미국 최초의 연방 지원 수소 허브, ARCHES 출범

2024년 7월 17일, 캘리포니아 주에서 재생 가능한 청정 수소 에너지 시스템 연합(Alliance for Renewable Clean Hydrogen Energy Systems, ARCHES)이 공식 출범했다. ARCHES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청정하고 재생가능한 수소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한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수립됐다. 미국 에너지부(DOE)는 미국 내 수소 허브 구축을 목표로 지역 청정 수소 허브 프로그램(Regional Clean Hydrogen Hubs, H2Hubs)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 프로그램에 따라 7개 지역이 수소 허브로 선정됐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ARCHES다.

ARCHES는 DOE와 협약을 체결해 에너지부가 제공하는 최대 12억 달러, 공공 및 민간 자금 114억 달러를 포함해 총 126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확보했다. 여기에서 에너지부가 제공하는 12억 달러는 초당적 인프라법을 통한 연방 자금에서 지원된다. ARCHES는 미국 에너지부의 청정 에너지 시범 사무소(OCED)에서 관리하는 지역 청정 수소 허브(H2Hubs) 프로그램에서 파생된 것이기 때문에, 해당 프로그램의 목표를 그대로 따른다. 즉, 수소 생산자, 소비자, 그리고 지역 연결 인프라 네트워크를 구축해 수소를 청정 에너지 운반체로 활용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OCED는 ARCHES에 1단계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위한 첫 번째 자금으로 3000만 달러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전체 프로젝트 비용의 연방 분담금은 앞서 밝힌 바와 같이 최대 12억 달러에 달할 예정이다. ARCHES가 출범과 동시에 OCED가 ARCHES 팩트 시트(FACT SHEET)를 통해 공개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ARCHES의 1단계 프로젝트 개요>

[자료: OCED, ARCHES FACT SHEET]

향후 전개될 프로젝트는?

ARCHES가 최종적으로 구축하고자 하는 허브는 캘리포니아 항구의 여러 시설을 포함한 청정 수소 생산 사이트 네트워크로, 연간 약 200만 미터톤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는 대략 44만5000대의 휘발유 자동차가 배출하는 연간 배출량에 해당된다. OCED는 ARCHES 수소 허브에서 생산되는 수소로 3개의 대형 항구에서 200개 이상의 화물 처리 장비, 5000대 이상의 연료전지 전기트럭, 1000대 이상의 연료전지 전기버스, 1척의 해양 선박, 터빈과 고정형 연료전지를 구동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ARCHES 허브는 수소 운송 및 사용을 위한 관련 인프라를 개발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수소 보관 및 운송을 위한 수소 액화, 60개의 중장비 수소 연료 충전소, 약 165마일의 개방형 접근 파이프라인이 포함된다. 현재 ARCHES는 캘리포니아 전역에 걸쳐 잠재적인 부지와 시설 옵션을 검토하고 있으며, 선정된 사이트(프로젝트)는 앞으로 다음과 같은 내용을 포함할 것이라고 밝혔다.

<캘리포니아 수소 허브에서 향후 전개될 프로젝트 내용>

[자료: OCED, ARCHES FACT SHEET]

시사점

캘리포니아 주는 수소 구동 교통 분야에서 미국을 선도하고 있다. 지난 7월 19일 샌프란시스코 베이 페리와 민간 및 공공 부문 파트너 그룹은 100% 무공해 수소 연료 전지로 구동되는 세계 최초의 상업용 여객선인 씨 체인지(Sea Change)의 운항을 시작했다. 씨 체인지는 캘리포니아 주 대기 자원 위원회(CARB)에서 제공한 보조금의 지원을 받아 개발됐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 산타크루즈에 기반한 항공사 조비(Joby)는 2024년 7월 11일 수소 전기식 에어택시 시제품이 523마일을 성공적으로 비행했다고 발표했다.

<수소 연료 전지로 구동되는 여객선 씨 체인지(좌) 및 조비의 수소 전기식 에어택시 시제품(우)>

[자료: California Air Source Board, Joby]

미국 정부는 청정 수소의 생산 규모를 2050년까지 5000만톤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며, 이에 따라 2050년 탄소 중립 목표의 10%를 청정 수소가 담당하게 된다. 캘리포니아 주의 이번 수소 허브 출범 발표는 이러한 미국 정부 목표에 한걸음 다가서는 중대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관련 분야 우리 기업은 미국과의 공동연구 및 기술개발을 통해 미국 시장 진출을 도모해볼 수 있다. 차세대 블루 수소 생산설비 설계 및 제작, 새로운 수소 생산방식을 통한 생산공정 단계 축소 등의 기술 개발을 통해 협업을 추진함은 물론, 한미 양국이 최근 공통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인 음이온 교환막 수전해 스택 및 시스템 개발 분야에서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향후 수소 허브 개발에 정부∙민간 차원의 자금 지원도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수소 생산 기술, 수소 압축, 운송, 충전, 발전 관련 기자재 시장에서 기회요인을 포착해야 한다. 한국의 수소 전기차, 수소 충전소, 발전용 연료전지 보급 등 수소의 활용 측면에서는 세계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다. 해당 부문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수소 분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OCED, ARCHES FACT SHEET, California Air Source Board, Joby,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