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의 슈퍼마켓 이커머스 시장 현황

최근 칠레에서는 슈퍼마켓 이커머스 시장이 급성장하며 붐을 맞이하고 있다. 슈퍼마켓 업계가 이커머스 시장에 본격적인 첫발을 내디딘 시작은 2015년 ‘코너샵(Cornershop)’이라는 애플리케이션(앱)이 론칭되면서다. 코너샵은 식재료, 일상 소모품, 청소용품 구매 등 일상적이고 주기적인 장보기를 직접 슈퍼마켓에 가지 않고 집에서 더 편하게 할 수 있도록 제작된 앱으로 한국의 쿠팡과 유사한 플랫폼이다. 코너샵이 론칭되면서 칠레 소비자들은 다양한 슈퍼마켓 체인, 약국, 기타 소규모 상점의 제품을 훨씬 신속하고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이후 2021년 우버 이츠(Uber eats)가 코너샵을 인수하면서 배달 서비스 속도가 더욱 빨라졌고, 이로 인해 앱 성장은 가속화됐다. 슈퍼마켓 체인이 참여하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발달하고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앱을을 통해 장을 보게 되면서 이커머스가 슈퍼마켓 체인의 확고한 사업모델로 자리 잡기 시작했다.

<우버의 코너샵 인수>

[자료: Diario Fianciero, 2023]

팬데믹 기간에는 우버이츠 외의 다른 배달 앱도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칠레 슈퍼마켓 체인점도 자체 이커머스 서비스를 개시하면서 슈퍼마켓 이커머스 시장이 크게 성장하기 시작했다. 줌보(Jumbo), 리데르(Lider) 등 칠레의 주요 슈퍼마켓 체인점은 온라인 구매, 배달 예약, 매장 픽업 등의 서비스가 제공되는 자체 앱을 개발했다. 여론조사업체 닐슨아이큐(NielsenIQ)에 따르면, 슈퍼마켓 매출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2023년에는 이커머스가 슈퍼마켓 전체 매출의 6.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 비중을 기록했다.

한편, 칠레에는 미국의 블랙프라이데이와 유사한 ‘사이버데이(Cyber Day)'라는 세일 시즌이 존재한다. 사이버데이는 보통 3~5일 정도로, 수많은 기업들이 자체 사이트 및 다양한 이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온라인 할인 행사를 대규모로 진행한다. 칠레상공회의소(CCS, Cámara de Comercio de Santiago)는 올해 6월 진행된 사이버데이 첫날, 슈퍼마켓 부문의 판매량이 작년 대비 55%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슈퍼마켓 업계의 온라인 판매 부문이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음을 보여주는 데이터라고 분석했다.

슈퍼마켓 업계에서 이커머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나날이 성장함에 따라, 주요 슈퍼마켓 체인들은 온라인 서비스의 품질을 개선하고 서비스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개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 배송 시간 단축, 재고 파악 정확성 제고 등을 통해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 하고 있다. 칠레 주요 체인은 월마트 칠레(Walmart Chile), 줌보, 스피드(Spid), 산타 이사벨(Santa Isabel), 우니막(Unimarc), 토투스(Tottus) 등이다.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이커머스는 계속해서 슈퍼마켓 업계의 옴니채널 전략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시에 실제 매장 방문 고객이 팬데믹 이전 수준을 점차 회복해 감에 따라 실제 매장에서의 고객 경험을 제고하는 것도 이커머스 소비자 지속 확보를 위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과 칠레의 슈퍼마켓 이커머스 시장은 어떻게 다를까

한국에는 다양한 슈퍼마켓 이커머스 플랫폼이 있다. 이를 통해 신선식품부터 가전제품, 의류, 화장품까지 다양한 제품을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해외상품 직구까지도 가능하다. 한편, 칠레의 슈퍼마켓 앱은 주로 칠레 국내 혹은 역내 제품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아시아 제품 등 해외 제품은 많이 찾아볼 수 없는 편이다. 배송 서비스 측면에서는  한국의 경우 새벽 배송, 당일 배송, 특정 시간대 예약 배송이 가능하고 배송 상황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 매우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로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칠레에도 당일 배송 서비스가 있지만 시간 제한이 있다. 예를 들어 줌보는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만 배송을 진행한다. 할인 혜택 및 프로모션 행사 측면에서 한국의 슈퍼마켓 체인은 앱을 통해 종종 다양한 할인, 쿠폰, 멤버십 포인트 및 특별 프로모션을 제공한다. 반면, 칠레는 멤버십 프로그램은 있으나 프로모션은 한국에 비해 자주 진행하지는 않으며 포인트의 적립 및 사용이 한국만큼 활발하지 않다. 

줌보(Jumbo): 칠레 대형 유통기업 센코수드(Cencosud)가 운영하는 슈퍼마켓 체인이다. 온라인 웹사이트와 앱을 통해 물건을 구매할 수 있다. 줌보는 '줌보 프라임(Jumbo Prime)' 멤버십을 운영하고 있으며 가입비는 3만 페소(약 4만5000원)다. 멤버십 가입 시 6개월 동안 1만5000페소(약 2만2500원) 이상 구매 시 무료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회원에게는 센코수드 포인트 2배 적립, 독점 특가상품 제공, 고객센터 우선지원, 주유소 코펙(Copec)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한다. 멤버십 미가입 시 배달 건마다 4000페소(약 6000원) 정도의 배달료가 추가된다.

<Jumbo 웹사이트와 어플>

[자료: Jumbo 웹사이트, 2024]

리데르(Lider): 월마트 칠레의 자회사다. 칠레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슈퍼마켓 체인이다. 라이더 웹사이트 혹은 앱을 통해 장을 볼 수 있다. 다만 점보와 달리 리더는 회원제 프로그램을 운영하지 않는다. 배송 비용은 보통 건당 3000페소(약 4500원)이며, 4만 페소(약 6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로 배송해 준다. 

<Lider 웹사이트와 어플>

[자료: Lider 웹사이트, 2024]

기타 체인: 기타 체인으로는 산타 이사벨(Santa Isabel), 우니막(Unimarc), 토투스(Tottus) 등이 있다. 산타 이사벨은 센코수드에서 운영하며, 유니막, 토투스는 백화점 체인 팔라벨라(Falabella)에서 운영한다. 줌보나 리데르보다 비교적 소규모의 슈퍼마켓 체인이지만, 이들 업체도 모두 웹사이트 및 앱을 통한 온라인 주문 서비스를 제공한다. 산타 이사벨의 경우, 회원 혜택을 제공하는 구독 서비스는 없고, 배달료는 일반적으로 3000페소(약 4500원) 정도다. 우니막은 앱으로 클럽 우니막(Club Unimarc)에 가입한 회원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 배송 비용은 4000페소(약 6000원)이며, 4만 페소(약 6만 원) 이상 구매 시 무료다. 또한, 은행과도 제휴를 맺어 에스타도 은행(Banco Estado) 카드로 결제하면 총구매 금액에서 추가 할인을 받을 수 있다. 토투스의 경우, 앱에서 할인받으려면 CMR 팔라벨라 카드로 결제해야 한다. 4만9990페소(약 7만5000원) 이상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서비스가 제공된다.

<Santa Isabel, Unimarc, Tottus 어플 로고>

[자료: 구글플레이, 2024] 

시사점 

지난 6월 초, 칠레에서는 산티아고상공회의소(CCS) 주최로 사이버데이 행사가 열렸다. CCS의 분석에 따르면, 사이버데이 기간 동안 매출 증가 폭이 컸던 부문은 배달 식품 및 패스트푸드, 슈퍼마켓, 약국, 관광상품 순이었다. CCS의 관계자 Y 씨는 "그중에서도 슈퍼마켓 부문이 주목할 만한 성과를 보였다"고 강조하면서 "(이는 소비자들이 기본 일상용품을 많이 구매하는 월초와 맞물려) 대규모 할인이 효과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요인과 더불어 슈퍼마켓 업계의 온라인 판매 부문은 전반적으로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며, 지난해 대비 55%나 증가하는 성과를 기록했다.

한편, 한국의 슈퍼마켓 이커머스 시장에서의 특징들이 칠레 시장에 소개되고 도입된다면 고객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배송 옵션을 다양화해 당일 배송, 새벽 배송, 특정 시간대 배송 예약 서비스 등을 확대하고, 할인 혜택, 쿠폰 제공, 프로모션 빈도를 늘린다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비회원 구매자들의 멤버십 가입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Diario Financiero, CCS, 유로모니터,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산티아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