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 가능성 및 정전 사태 발생

최근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이 대두되고, 일부 지역에서 눈, 비로 인한 정전 사태가 종종 발생하면서 가정용 태양광 패널에 대한 칠레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칠레의 전기요금은 약 5년 전인 2019년 9.2% 인상됐다가, 전기요금과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분노한 시민들로 인해 대규모 사회 소요 사태가 발생하면서 이전 요율로 원상복구 된 바 있다. 그 이후로 칠레의 전기요금은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 요금 인상을 통해 전력발전 비용 일부를 충당하려던 계획이 무산되면서 전력발전 비용 상승으로 인한 부채는 고스란히 정부와 발전소가 부담하게 됐다. 따라서 칠레 정부는 두 차례에 걸쳐 전체 31.5억 달러에 달하는 발전소 지원 기금을 조성했으나, 전력발전 비용 지속 상승에 따라 이마저도 부족한 상황에 도달했다.

결국 2024년 5월, 발전소에 총 60억 달러가 넘는 누적 부채를 지급하기 위한 법안이 제정됐다. 국가에너지위원회(CNE, Comite Nacional de Energia)에 따르면 동 법안이 제정됨에 따라 전기요금 인상이 확실시되고 있으며 인상 범위는 각 가구별 전력 소비량에 따라 8~88%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뿐만 아니라, 최근 들어 이상기후 현상으로 칠레 중부지역의 가을, 겨울 강수량이 증가하면서 정전 사태 발생 빈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일례로 지난 5월 중순 칠레 중부에 발생했던 태풍으로 약 6만5000명이 정전을 겪는 사태가 발생하기도 했다.

보다 저렴하고 끊김없는 전력공급 대안 모색

이처럼 전기요금 인상과 정전 발생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면서 칠레 소비자들은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끊김없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바로 가정용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주유소 체인 COPEC의 태양광 패널 설치 및 판매 자회사인 Flux Solar에 따르면, 전기세 절감과 에너지 효율 향상을 위해 기업은 물론 일반가정에서도 태양광 패널 설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Flux Solar의 자료에 따르면, 월 전기요금이 약 7만 페소였던 가정에서 태양광 패널을 설치한 이후 전기요금이 5천 페소로 감소했던 사례도 있다.

태양광 패널 설치 가격은 패널의 크기, 전력 공급량, 품질 등에 따라 달라진다. 태양광 패널 업체인 Enerlife에 따르면 가정용 태양광 패널의 초기 설치 비용은 최대 400만 페소다. 2024년 현재 칠레의 월 최저임금이 46만 페소인 점을 고려하면 만만치 않은 비용이나, 태양광 패널의 유효 수명이 약 25년이고, 패널을 설치할 경우 연간 전기세 약 30~55만 페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5~10년 내에 초기 투자 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 따라서 태양광 패널의 경제성과 지속성, 일조량이 높은 칠레의 지리적 특성, 전기세 요금 인상 전망, 강수량 증가로 인한 정전 사태 등이 한데 맞물려 칠레에서 가정용 태양광 패널에 대한 관심과 수요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기업 및 브랜드

태양광 패널 산업은 크게 제조업체와 유통 및 설치업체로 나눌 수 있다.

제조업체 중 품질, 경험, 재무 건전성 등에 비추어 칠레 시장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는 ‘1티어(Tier1)’ 업체로는 Jinko(일본), Canadian Solar(캐나다), JA Solar(중국), Longi(중국), Risen(스페인), Trina(중국) 등이 있다. 한편, 칠레 가정용 태양광 패널 시장의 주요 유통 및 설치업체로는 아래와 같은 기업들이 현재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칠레 가정용 태양광 패널 시장 주요 유통 및 설치업체 목록>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및 KOTRA 산티아고무역관 자료 가공]

한편 태양광 패널 기업 Synertec의 대표인 Pablo Millar는 KOTRA 산티아고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칠레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양면 패널 도입이 증가하고 있으며, 패널의 효율성 향상을 위한 신기술 도입 또한 이루어지는 추세”라고 언급하면서, ”(기술 발전에 따라) 가정용과 산업용 패널 가격이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초기 비용이 계속해서 진입장벽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태양광 발전소 프로젝트의 수월한 허가를 위한 규제 틀 마련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용 확대를 위한 정부의 지원

한편, 칠레는 중남미에서 에너지전환에 가장 박차를 가하는 나라다. 칠레는 2019년 개최된 COP25에서 ‘2050년 탄소중립’을 선언한 바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국가에너지전략(2022)’, ‘그린수소 국가전략(2020)’, ‘그린수소 국가전략 액션플랜(2024)’ 등을 발표하고 정부가 적극적으로 에너지전환을 추진 중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에 대해서도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이 존재한다. 정부의 대표적인 지원 프로그램은 ‘카사 솔라르(Casa Solar)’다. '카사 솔라르' 프로그램은 태양광 패널 공동 구매를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부동산의 가치에 따라 총 설치 비용의 20~65%에 해당하는 보조금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산탄데르 은행, 칠레 은행과 같은 시중은행들도 태양광 패널 설치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시사점

칠레 태양광 패널 시장에서 한국제품의 수입은 아직 미미한 수준이다. 2023년 한국제품 수입은 전체 태양광 패널 수입의 0.06%에 불과했다. 반면, Global Trade Atlas에 따르면 칠레 태양광 패널 수입의 90%는 중국산이며, 스페인과 미국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하지만 전기요금 인상 전망, 정전 사태 발생 등으로 칠레 가정의 태양광 패널 설치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칠레의 가정용 태양광 패널 시장은 계속해서 성장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205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정부 및 은행에서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이미 우리 기업들이 산업용 태양광 패널 시장에 진출해 있고 한-칠 FTA로 한국 제품의 관세가 0%인 만큼 가정용 태양광 패널 시장으로의 보다 적극적인 진출 또한 모색해 볼 만하다.

자료: Global Trade Atlas, La tercera, Electricas, 산탄데르은행, 칠레은행, 그 외 KOTRA 산티아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