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들의 건강에 대한 인식은 남다르다. 인도의 전통 의학인 아유르베다(Ayurveda)는 ‘삶의 지혜’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는 인도인들이 삶과 건강을 분리하지 않고, 삶을 곧 건강 그 자체로 여겼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전통적으로 이어져 온 건강에 대한 인식은 현대 인도의 의료 산업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연결됐다.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인도 의료 산업의 고용 규모는 총 470만 명으로, 15억 인구 대국답게 방대하다. 병원, 의료기기, 임상시험, 원격 의료, 의료 관광, 건강보험, 의료 장비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는 의료 산업은 높아지는 인도 국민의 생활 수준과 다양한 산업을 망라하고 있다는 점에서 잠재력이 높다.

2021년 기준 인도의 의료관광지수(MTI: Medical Tourism Index)는 46개국 중 10위 규모였다. 여타 의료 관광국 대비 낮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어 경쟁력을 갖췄다. 2020년 의료 관광의 목적으로 인도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은 약 18만 명이었고, 2021년에는 그 규모가 30만 명으로 늘었다.

<인도 의료 산업 시장 규모>

(단위: US$ 십억)

[자료: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 Nexdigm]

인도의 의료 산업은 2016년 이후 매년 22.52% 성장했다. 2022년 기준 시장 규모는 3720억 달러에 달했고, 2026년까지 610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원격 의료 부문도 매년 평균 31% 성장해 시장 규모 54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찬가지로, AI 의료 분야는 연간 45% 성장하며 기술 중심 의료 솔루션으로의 전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 AI 의료산업

AI 의료 산업은 인도 의료산업에서 가장 주목받는 분야다. 인도의 AI 분야 지출은 2018년에 전년 대비 109% 이상 증가한 6억6500만 달러에 달했는데, 2025년까지 그 규모가 118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AI 인도 의료 산업의 과제는 적지 않다. 환자 대비 낮은 의료 인력 비율, 숙련된 인적 자본 부족, 진단 오류 및 지연 등 안정적인 의료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부분들이 많다. AI는 이와 같은 문제점에 대한 주효한 해결책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AI 의료 시장 규모>

(단위: US$ 백만)

[자료: INDIAai]

인도 정부가 개발한 국가 AI 포털 INDIAai에 따르면, 인도 AI 의료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매년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4년 기준 인도의 의사 1명당 환자 수는 834명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기준인 1000명보다 적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료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시골 및 외곽 지역의 의료 관련 시설은 현저히 부족하다. 30%의 인구가 거주하는 도시 지역에 70%의 의료 시설이 밀집해 있는 상황이다. 2020년을 기준으로 인도 내 사망자의 66%는 비전염성 질병(NCD: Non-Communicable Disease)으로 인해 사망했다. 당뇨병, 심혈관 질환, 암과 같은 만성 질환자 증가 또한 의료 분야의 AI 도입을 가속화하고 있다.

AI 의료는 방대한 의료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고, 진단 및 치료 과정을 신속화한다는 장점이 가장 크다. 2020년 기준 인도의 의료비 자기 부담 비중은 47.1%를 차지했다. 2015년에 62.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속한다. AI 의료 도입은 비용 효율화 및 의료 접근성 제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기업 및 기관별 AI 의료 활용 사례>

[자료: 기업별 홈페이지 및 KOTRA 뉴델리 무역관 직접 작성]

시장 분석

의료 산업의 세부 분야별로 AI 적용 방식은 다양하다. 진단 영상의학 및 방사선학 분야의 경우, 특히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부족하나 수요가 많은 인도에서 AI 기반 진단이 필수적이다. 도시 지역의 환자들도 더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을 위해 AI 활용을 희망하고, 이를 통해 여러 차례 진행되어야 할 진찰을 소수로 줄일 수 있다. 디지털 의료를 장려하는 정부 이니셔티브에 힘입어, 기존 의료 서비스 제공기업들은 AI 기반 진단 영상 솔루션을 다루는 스타트업과 협업 등을 통해 기술 발전을 촉진하고 있다.

원격 모니터링 분야도 대표적인 수혜 분야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시골 및 낙후 지역에 거주하거나, 거동이 불편한 환자의 경우 AI 기반 원격 의료 플랫폼이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있다. 신약 및 맞춤형 의약품 개발 분야도 AI 접목이 필요하다. 다양한 인종을 가진 최대 인구국인 만큼 인도는 유전적 변이가 다양하므로 유동적인 맞춤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만성 질환이나 유전적 소인이 있는 환자의 경우 각자 고유한 특성을 고려한 AI 맞춤형 솔루션이 필요하다. 보험사 및 의료기관은 현지 스타트업과 협업해 신규 AI 기반 유전자 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등 적극 투자에 가담하고 있다.

관계자 인터뷰

현지 의료기기 제조업체 CEO인 D 씨는 인터뷰를 통해 AI 의료 도입을 통한 비용 및 의료 인력 부담 절감 등의 이점을 언급했다. 더불어, 인도의 200만여 개 병상 중 5%만이 환자 모니터링이 가능한 ICU(중환자실) 병상인데, AI를 적용하면 ICU 병상의 10분의 1 비용만으로도 같은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이며 비용 효율성을 강조했다.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의 디지털 및 자동화 부문 책임자 N 씨는 인도 AI 의료에 대해 “초기 단계이지만, 유망한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AI가 임상, 테스트 등 일상적인 단계를 자동화해 시작을 절약하고, 이를 통해 의료 인력이 중요한 진단 및 양질의 환자 치료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고 덧붙였다. 더 나아가 챗봇을 통한 예약 및 청구, 결제 지원, 문의 해결 등 소비자 일선에서의 지원도 가능해 전 단계에 걸친 이점을 강조했다.

시사점

인도의 의료 산업은 다양한 부문에서 성장을 보이고 있다. 그중 AI 의료가 큰 변화를 주도한다. AI 도입으로 의료 체계 전환과 더욱 빠르고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가능하며, AI 의료는 인도 의료 분야가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인 지역 격차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다. 15억 인구를 가진 인도에서 AI의 구현은 의료 시스템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다. 하지만 AI 의료가 오히려 외곽 지역의 디지털 인프라 미비로 인한 정보 격차 확대, 의료 서비스 비용 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인도 AI 의료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우리 기업은 인도의 언어 다양성을 고려해야 한다. 당뇨병, 결핵, 심혈관 질환 등과 같은 인도 내 유행하는 질병에 대한 특정 AI 기술에 집중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의료 공급자와 환자 모두 이용할 수 있는 비용 효율적인 AI를 개발하여 진입장벽을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자료: 인도브랜드자산재단(IBEF), 인베스트인디아(Invest india), INDIAai, Nexdigm, WorldBank, 인도 언론정보국(PIB), 인도 소프트웨어개발자협회(NASSCOM) 및 The Hindu BusinessLine, Hindustan Times, Times of India, Livemint, Forbes India 등 현지 언론, KOTRA 뉴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