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유동인구는 회복 중

일본 정부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계절성 독감과 같은 등급으로 전환한 2023년 5월부터 도시를 중심으로 음식점, 상업시설 등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내각감염증 위기관리 총괄청(内閣感染症危機管理統括庁) 유동인구 추이 데이터에 따르면, 전국 주요 60개 지점에서 집계한 오후 3시경 유동인구(2023년 8월 29일부터 최근 365일 평균)는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에 측정한 같은 시간대 유동인구의 평균치를 1로 했을 때 0.8238까지 회복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전국 주요 지점의 유동인구 추이(15시 기준)>

[자료: 내각감염증 위기관리 총괄청]

계속되는 엔저와 중국 정부의 일본 단체관광 허용 등의 영향으로 향후 외국인 관광객도 증가해 관광지를 중심으로 거리를 활보하는 인파가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일손 부족에 따른 오프라인 매장 운영 방식 변화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일손 부족으로 오프라인 매장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이 사라지면서 기존의 인력이 다른 직장에 취직하고 코로나19가 끝난 이후에도 돌아오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소비자에게 새로운 경험 제공, 매장 내 데이터 수집 및 활용‘에 집중해 인력 부족 상황에서도 고객을 매장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 AI 카메라, 무인 결제 시스템 등을 도입한 ’스마트 스토어화‘와 매장은 체험의 장으로만 활용하고 판매는 주로 온라인에서 진행하는 '팔지 않는 매장(쇼룸형 매장)' 등의 형태가 있다.

    주*: 디지털 사이니지: 네트워크로 제어할 수 있는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통해 공공장소 및 상업 공간에 다양한 정보 및 광고를 전달하는 디지털 미디어

매장의 스마트 스토어화: TRIAL GO

트라이얼 홀딩스는 소매점의 스마트 스토어화에 앞장서고 있는 기업으로 트라이얼 홀딩스 산하 트라이얼 컴퍼니는 코로나19 사태 때부터 스마트스토어화를 추진해왔다．

트라이얼컴퍼니의 280여 개 점포 중 74개 점포에 약 4000대의 AI 카메라를 도입하고 186개 점포에 약 1만7000대의 자체 개발한 태블릿 탑재 스마트 쇼핑 카트를 도입했다. 카트 도입 매장에서는 이용객이 계산대를 통과하는 속도가 카트 도입 전보다 최대 1.7배 빨라졌으며 매출도 증가했다.

<트라이얼 컴퍼니의 스마트 쇼핑 카트 ‘레지 카트’>

 [자료: 트라이얼 컴퍼니]

최근에는 차세대형 스마트 스토어 'TRIAL GO’의 보급에 힘을 쏟고 있는데 형태는 인근 대형 매장인 슈퍼센터 트라이얼(매장 면적 약 4,950~6,600㎡)을 모점으로 삼고 모점으로부터 차량으로 편도 약 20분 거리에서 ‘TRIAL GO’ 매장을 운영하는 것이다. 슈퍼센터 트라이얼보다 작은 매장으로 오프라인 점포망 확대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TRAIL GO는 인력 절감으로 운영 비용을 낮추면서도 다양한 상품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현재 규슈 지역에 13개 매장을 출점했다.

TRIAL GO 이마이즈미 2초메점(今泉2丁目)에는 24시간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셀프 계산대 5대와 디지털 사이니지 6대, AI 카메라 15대가 배치돼 있다.

<TRIAL GO 이마이즈미 2초메점 셀프 계산대와 AI 카메라>

[자료: 닛케이트렌드]

고객은 사전에 자신의 얼굴과 운전면허증, 마이넘버카드(일본의 신분증), 여권 등 본인 확인 서류를 매장의 별도 시스템에 등록하고 체험판 회원카드 또는 결제 앱인 '수-페이(SU-PAY)'를 연결해서 이용할 수 있다. 계산대의 안면 인식 카메라로 본인 확인 후, 상품을 계산대에 스캔하면 결제가 완료된다. 시스템에 등록된 신분증으로 나이를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별도의 연령 확인 없이도 24시간 주류를 구매할 수 있다.

안면 인식 결제 시스템을 이용하지 않는 고객은 셀프 계산대에서 현금으로 결제할 수 있다. TRIAL GO 이마이즈미 2초메점은 유인 계산대가 없어 매장 전체 운영에 필요한 인력이 적기 때문에 낮에는 2명, 밤에는 1명으로도 운영할 수 있다.

TRIAL GO 담당자 N씨는 “앞으로 모점과의 물류망 효율화를 추진하면서 동시에, POS 데이터와 AI 카메라로 촬영한 고객 행동 데이터 등을 분석해 제조업체와 협력해 상품의 종류와 진열을 개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팔지 않는 매장(쇼룸형 매장): b8ta Japan

b8ta Japan은 기업의 새로운 상품을 고객에게 소개하기 위해 보다 좋은 입지에 간편하게 출품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체험형 매장이며, b8ta 매장에 입점하는 브랜드와 종류는 다양하다.

<b8ta 오사카 한큐 우메다점>

[자료: b8ta]

b8ta Japan은 도쿄 유라쿠초점과 시부야점을 포함해 총 4개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오사카 한큐 우메다 본점 내 모든 공간과 도쿄 유라쿠초점의 반 개인실 공간의 2023년 예약은 거의 찬 상태로 기업의 수요가 높다는 점을 알 수 있다.

b8ta Japan은 방문한 고객과 매장 직원 간의 대화, 매장 안팎에 설치한 AI 카메라로 촬영한 고객의 움직임 등을 데이터화해 출점 기업에 피드백을 제공한다. 자사 상품이 고객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데이터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상품 개발이나 마케팅에 활용하고자 하는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 등에서도 입점을 희망하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완화되면서 b8ta Japan은 체험형 스토어(코너)를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싶지만 방법을 모르는 기업(소매 사업자 등)을 지원하기 위해 점포 내 고객 행동 데이터 가시화 하드웨어, 정보 관리 소프트웨어, 점포 레이아웃, 직원 교육 등 총 8개 항목으로 구성돼 있는 ’by b8ta’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후쿠시마현 내에 40개 이상의 자동차 판매점이 있는 후쿠시마 닛산자동차(이하 ‘후쿠시마 닛산’)가 월간 약 1000명의 고객이 방문하는 고리야마점(郡山店)에 2023년 4월 by b8ta를 도입해 매장 한쪽(약 40평 규모)에 가전제품, 재난용 다목적 손전등 등 20여 종의 상품을 입점시켰다.

<후쿠시마 닛산 고리야마점 체험형 매장(by b8ta 도입) 모습>

[자료: b8ta]

자동차 판매점에서 구매 혹은 정기 정비를 받을 때 일정 대기 시간이 발생하는 경우, 고객은 체험형 코너에서 다양한 상품을 체험할 수 있고 출점 브랜드는 고객의 행동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는 것이다.

시사점

JNTO(일본정부관광국) 데이터에 따르면 2023년 7월 기준 방일 외국인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505% 증가했으며 이를 통해 코로나19 이전 유동인구 수준으로 회복 중임을 알 수 있다. 일본 내 유동인구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일손 부족으로 기업은 자체적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것에 대해 어려움을 느끼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에서 스마트스토어, 쇼룸형 매장 등이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일본에 처음 진출하거나 신제품을 홍보하고 싶은 우리 기업이 쇼룸형 매장에 입점할 기회를 발굴한다면 일본 고객 뿐만 아니라 외국인 고객에게도 제품이 소개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자료: 닛케이트렌드, b8ta, 내각감염증 위기관리 총괄청,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