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마트에서는 한국 사과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주로 중국, 미국, 뉴질랜드 등의 국가에서 수입된 사과 대비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한국 사과의 수출이 늘어남에 따라 종종 대형마트에서 한국 사과를 볼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지난 4월 국내 한 지자체에서 현지 대형 유통업체와 업무협약을 맺고 현지 대형마트 등에 한국 사과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등 수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필리핀 사과 시장동향

필리핀에서는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신선하고 영양가 높은 과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사과는 특히 다양한 영양소와 건강 이점으로 인해 필리핀에서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사과 소비가 점차 늘고 있다.

또한, 팬데믹 이후로 필리핀 경제는 빠르게 회복하고 성장하고 있다. 2022년에는 연 7%, 2023년에는 연 6%의 경제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경제 성장은 소득 수준의 향상을 수반한다. 소득이 많아짐에 따라 필리핀인들의 과일에 대한 구매력도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필리핀 과일 시장에서의 전반적인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사과와 같은 수입 과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필리핀 신선과일 시장 매출>

(단위: 10억 달러)

[자료: Statista Market Insights(2023)]

필리핀에서는 가장 인기있는 사과 품종은 Fuji와 Gala라는 품종이다. Fuji 사과는 필리핀에서 가장 인기있는 사과 품종 중 하나로, 당도가 높고 고소한 맛을 가지며 보존기간이 길다. 또한 크기가 크고 윤기를 띤다. 한국 사과도 주로 Fuji 품종에 해당한다. Gala 사과는 부드럽고 달콤한 맛으로 유명한 품종으로, 필리핀에서 많이 소비되는 사과이다. 부드러운 질감과 달콤한 맛을 가지는 것이 특징이며 Gala 사과 역시 오랫동안 신선한 상태로 보존이 가능해 인기가 많다.

필리핀에서는 야키마산타로사 지역, 릴라완 지역, 무릇 지역, 바타안 지역 등 날씨가 서늘한 고산지대에서는 사과를 직접 재배해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국토 대부분이 열대기후로, 사과 생산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국내 생산으로는 수요를 모두 충족하지 못해 많은 양의 사과를 수입하고 있다.

필리핀의 주요 사과 수입국은 다음과 같다. 2022년 기준 필리핀의 사과(HS 0808.10) 수입액 기준 중국·뉴질랜드·미국 순으로 한국은 약 4800달러를 기록하며 7위를 차지하고 있다. 

<필리핀 사과 수입 현황>

(단위: US$, 톤)

[자료: Global Trade Atlas]

필리핀에서 유통되는 수입 사과의 주요 경쟁국별 장단점은 아래와 같다. 수입 및 소비량이 월등히 많은 중국 사과 다음으로 한국 수입 사과의 인식이 비교적 경쟁력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필리핀 수입 사과 시장 주요 경쟁국별 장단점>

[자료: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체 정리]

필리핀 대상 한국 사과의 수출 실적을 살펴보면 2021년 9월 2000달러 수출 이후 2023년 3월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2023년 4월 잠깐 주춤했으나 2023년 5월 다시 역대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했다. 2023년 5월 필리핀 한국 사과 수입액(1만4000달러)과 필리핀 수출 금액(1만3000달러)이 다른 이유는 수출입 통계 산정 기준*이 다르기 때문이다.

   주*: 수출: FOB 기준, 수입 CIF 기준. 자세한 내용은 각 기관 통계 산출 방법 참고

<필리핀 대상 사과 수출 실적>

(단위: US$ 천, 톤)

[자료: 관세청 자료 KOTRA 마닐라 무역관 정리] 

필리핀 신선과일 주요 유통업체

필리핀의 경우 대부분의 농산물을 중국과 거래를 하고 있어 한국산 사과 수출을 위해서는 자신의 브랜드 이미지 등을 고려해 유사한 이미지의 현지 유통업체를 선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필리핀의 주요 신선과일 유통업체는 아래와 같다. 이 중 Dizon Farms의 경우 한국산 딸기, 감, 배 등 여러 차례 거래 및 유통을 진행해 온 바 있다. 한국 과일의 경우 상대적으로 고급 제품의 이미지 구축이 가능해 필리핀에서 오가닉 제품을 소비하는 고급 소비층을 노리는 방식의 마케팅을 추진한 바 있다. 

<현지 신선과일 주요 유통업체>

[자료: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체 정리] 

관세율 및 인증 

필리핀에 사과 수출 시 RCEP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유리하다. 기본세율(MFN)은 7%인 반면, RCEP 적용세율은 0%이기 때문이다. 단, 이는 HS 코드 0808.10-0000(사과) 기준이며 HS 코드가 다를 시 관세율도 달라질 수 있다. 또한, RCEP을 활용하게 될 경우 원산지 증명서 발급이 필수이다. 이는 원산지 관련 규정을 제대로 알아야 활용 효과가 극대화된다. RCEP에서는 기관 발급 원산지증명서와 더불어 인증수출자 자율 증명방식도 활용이 가능해 관련 절차의 간소화로 업무 절차가 간편해졌다. 

필

<필리핀 사과 관세율>

[자료: 필리핀 관세위원회] 

필리핀으로 수입되는 모든 식품은 동식물 위생법 및 식품안전법을 준수해야 하며, 자국민의 건강에 직간접적으로 위험을 초래하는 제품은 수입이 불가하다. 수출 전 현지 거래를 진행하는 수입업체는 수입면허(CAS)를 취득해야 하며 농축산식품 수입 시 위생/검역증명서(SPSIC)를 발급받아야 한다. 따라서, 한국산 사과를 수출하기 위해서는 필리핀 농무부(DA)가 인정한 수출 재배지 등록과 사과 재배에 사용되는 우려 병해충 관리 등의 수출 요건을 준수해야 한다. 요건을 준수하고 한국 검역관의 검역 완료가 된 제품에 한해 필리핀 농무부(DA)는 수출을 허가하고 있다. 

<파프리카 검역 절차 - 식물제품 수입 허가서 발급>

[자료: 필리핀 수출입인증조회(PNTR)]

시사점

아직 필리핀을 비롯한 동남아 시장 대상 한국 사과 수출은 미비한 수준이다. 하지만 동남아의 소득수준 상승에 따른 신선과일 시장의 성장 가능성, 한류에 따른 한국 식품에 대한 기호 등을 고려하면 매력적인 시장임에는 틀림이 없다. 따라서 필리핀 시장 진출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먼저 유통망을 확보하고 마케팅을 통해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 등 주요 경쟁국이 가지지 못한 한국 사과의 특징을 활용해 고급 과일의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다면 추후 성장할 중산층 대상 판매 확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필리핀의 과일 유통업자 C씨는 최근 필리핀에서의 이상기후로 인해 현지 생산 과일의 가격이 상승하고 있어 수입 과일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산 사과도 마케팅과 가격 설정이 적절하게 이루어진다면 딸기처럼 시장에서 인기를 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더불어 한국산 딸기처럼 호텔이나 고급 레스토랑을 타깃으로 해 고급 과일로 취급하는 유통 전략도 충분히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료: 청송군 보도자료, Statista Market Insights, Global Trade Atlas, 무역협회, 관세청, 필리핀 관세위원회 및 KOTRA 마닐라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