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소매업 시장 개요

사우디아라비아의 소매업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령이 해제되면서 크게 회복되었다. 이는 그간 폐쇄되었던 매장을 대체하듯 상당수의 신규 매장이 문을 열면서 소매시장이 활성화된 부분도 있지만, 코로나19 이후 국제유가가 대폭 상승하며 사우디 내수시장 회복에 기여한 것도 크게 작용하였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2년 만에 처음으로 2022년에 100만 명 이상의 순례자가 하지(Hajj)를 수행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코로나19 기간동안 국가 간 이동이 제한되었고 인원 제한까지 적용되어 1000명만이 허용됐던 것을 감안하면 도시 간, 국가 간 이동 및 대규모 인원의 부대지출이 발생하는 효과를 확인하였다. 

더불어 사우디 정부는 리야드, 제다와 같은 주요 도시에서 사우디 시즌을 지정 및 개최토록 하였으며 일부 국가 및 지역의 방문객이 관광 전자 비자(e-visa)를 더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관광산업을 육성하는데 주력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로 유입되는 유동인구를 증가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궁극적으로는 소매업의 매출과 전체적인 시장의 성장을 촉진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소매업 시장 규모

사우디의 소매시장은 코로나19 이전까지 지속적인 성장을 해왔으며, 특히 저유가 시기에도 내수시장은 증가세를 보여왔다는 특징을 알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회복한 2022년 기준 약 3635억 리얄(969억 달러)을 기록했으며 2027년에는 5000억 리얄(1333억 달러)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8~2027 소매 판매량 및 전망치>
(단위: SAR 백만, 2023~2027년은 전망치))

[자료: 유로모니터]

사우디의 소매산업의 실적 전년대비 증감률을 보면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0% 이상의 감소세를 보이며 크게 떨어졌으나 이후 2021년부터는 부분적으로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이후로는 전년대비 증가를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다.

<2008~2027년 소매업 실적판매 전년대비 증감률>

[자료: 유로모니터]

소매업 동향 및 트렌드

사우디의 소매산업이 2021년부터 활성화되기 시작한 것은 코로나19 회복으로 인한 요인도 크지만, 다른 두 가지 요인도 크게 작용하였다. 첫 번째는 국제유가가 가파르게 회복하면서 사우디 국가경제가 흑자전환을 하며 프로젝트 시장을 위시하여 내수시장을 활성화시켰다. 두 번째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관련 전 세계적으로 영향이 컸던 곡물과 원유시장에서 영향력이 적었기 때문에 물가 안정으로 인한 경제활동 회복이 가능하였다. 실제로 곡물가격 상승 및 유가 상승이 대부분의 국가에서 물가 급상승과 경기불황을 야기하였지만 사우디는 곡물수입에 대한 러시아 의존도가 낮고 원유는 자급자족하고 있어 그 영향이 적었다. 이는 정상적인 경제활동으로 이어지며 소비자의 소비 장려와 관광객들의 방문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사우디의 소매산업은 코로나19을 거치며 온라인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 오프라인 기반의 소매업자들과 브랜드 역시 온라인으로 입지를 확장하고 개선하기 위해 투자를 단행했으며 이러한 환경이 이커머스(E-commerce) 시장의 매력을 키우고 있다. 더불어 사우디 정부의 VISION 2030 하 2025년까지 디지털 경제, 즉 현금 없는 결제 비율을 70%까지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이러한 경향은 보다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기술 기업들 역시 온라인 쇼핑 경험을 개선하기 위한 지원에 힘쓰고 있는데 구독 서비스인 Miqyas는 사용자가 온라인으로 피팅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 지원을 하는 등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과 함께 사우디에서는 새로운 대금결제 옵션도 인기를 얻고 있다. ‘선 구매 후 결제(Buy Now Pay Later, BNPL)’이라고 불리는 옵션은 소비자가 상품을 먼저 구매한 뒤, 대금을 바로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월급일에 맞춰 지불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이다. 특히 소비자가 이자를 지불할 부담 없이 서비스를 이용하게 함으로써 온라인 구매의 장점을 극대화하였다. 이처럼 단순히 소매업이 온라인시장으로 옮겨간 것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온라인 소매시장이 그 자체로 새로운 시장으로 자리잡을 수 있게 하였다.

<카테고리별 소매 판매량>
(단위: 백만 리얄)

[자료: 유로모니터]

소매시장 경쟁동향

사우디의 소매시장은 다양한 하이퍼마켓, 의료기업, 이커머스 등이 융합되어 유사한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사우디가 대표적인 수입시장으로 국내 도소매업 및 유통업의 중요성이 크다는 것을 반증한다. 2022년 기업별 시장점유율 기준으로 Panda Retail, Al Nahdi, Abudallh Al-Othaim, Jarir, Al Bandar Trading 등이 2.0% 이상의 점유율을 가진 것으로 판단되며 그 뒤를 Amazon, United Electronics, Al Dawaa Medical Service, Bin Dawood Group, Noon 등이 미세한 차이로 쫓고 있다.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은 기업별 시장점유율과 거의 유사하나 일부 유통체인의 경우 다양한 브랜드 채널이 복합돼 있는 것을 감안하면 조금 차이가 발생한다. Al Nahdi, Al Othaim, Jarir 등 특정 산업품목에 특화된 전문 유통채널이 기업의 시장점유율을 거의 유사하게 반영하며 높은 순위에 위치하였고 그 뒤를 Amazon, Hyper Panda, Al Dawa, Panda Supermarket, Extra 등의 유통브랜드가 이었다. 사우디의 소매시장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워낙 다양한 로컬 브랜드와 글로벌 브랜드들이 모두 진출하여 특정 기업, 특정 브랜드가 압도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는 않고 각 점유율이 2.0%대 미만임에도 국내시장에서의 노출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감안하면 절대 작은 수치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

시사점

사우디에는 여전히 보고서에 명시된 공식적인 소매 유통채널 외에도 비공식 소매업이나 행상인, 노점상들도 성행하고 있다. 하지만 사우디 정부에서 불시검문을 통해 강하게 이를 단속하고 있어 점차 감소하는 추세이며 오히려 최근에는 소셜미디어가 새로운 비공식 소매채널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등 사우디 내에서 주로 사용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인플루언서들이 해외 제품을 소개하고 대리구매를 진행하는 등 젊은 층의 수요를 충족하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비공식 소매업이 가내수공업 제품 등을 저렴하게 팔기 위한 벼룩시장의 역할을 대행했다면 지금의 비공식 소매업은 새로운 제품이나 문화를 들여오는 창구가 되고 있다.

사우디 내 대표 하이퍼마켓이자 유통채널인 Danube의 매장책임자 Z에 따르면, 사우디 소매시장은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고 했다. 코로나 이 전인 2019~2020년까지만 해도 기도 시간에는 영업을 중단해야 해서 기도소리가 울리면 매장 문을 닫고 계산도 멈추었는데, 2021년 이후 완전히 조치가 해제되면서 보다 소비자 이용편의성에 초점을 맞추기 시작했다고 답변했다. 실제로 지금은 기도시간과 관계없이 쇼핑하고 계산할 수 있으며 영업시간 역시 자정을 넘는 시간까지 운영하는 곳들이 많은데 이는 날이 더워 해가 지고 외출을 하는 현지인들의 생활습관을 반영하는 조치라고 설명하였다. 입점되는 제품의 종류 역시 점차 글로벌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으며 특히 한국 라면의 종류가 점차 확장되고 있다고도 하였다.

국가적으로 사우디는 엄청난 변화를 겪고 있다. 아마 그 중에서 가장 먼저 다가올 변화가 소매업, 유통업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 정책 변화에 대응할 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수요, 글로벌 트렌드들을 모두 반영하기 위해서 오프라인 시장 뿐만 아니라 온라인 시장을 통해서도 보다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처럼 경쟁이 치열하면서도 그 확장성의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는 점은 사우디 시장의 가장 매력적인 점 중 하나로 보인다.

자료: Euromonitor, Arab News, Saudi Gazette 등 KOTRA 리야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