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지속가능경영을 선도하는 국가로, 2019년 8월 태국 정부는 ‘BCG(바이오 · 순환 · 녹색경제)’ 경제모델을 도입했다. 작년 11월에 진행된 APEC 정상회담에서 태국은 BCG 경제모델에 기초한 ‘방콕 목표(Bangkok Goals on BCG Economy)’를 채택했으며 ‘방콕 목표’에는 △기후변화 완화 △지속가능한 무역과 투자 △환경 보존 △폐기물 관리 등에 관한 내용을 포함했다.

<BCG 경제모델 개요>

[자료: 태국 국가과학기술개발원(NSTDA)]

ESG 개념이 국제적 현안으로 떠오르면서 태국 정부와 상장기업 및 투자가들 사이에서 ‘지속가능경영’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2023년 발표된 S&P 지속 가능성 평가에서 태국기업 23개 사가 상위 10%에 들었으며, 2022년 기준 다우존스 지속가능경영지수(DJSI)에 26개 태국 상장기업이 포함됐다.

<2023년 S&P 지속 가능성 평가 Top1% 등재 기업>

<2022년 태국 다우존스 지속가능성 지수(DJSI)>

[자료: 태국증권거래소(SET)]

ESG 관련 정책 추진 현황

1) 환경(E, Environment)

2022년 11월 이집트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에서 태국은 탄소중립 장기계획 개정안을 발표했다. 태국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시한(20~25%)을 2030년에서 2025년으로 앞당겼으며, 탄소중립 도달 기한은 2065년에서 2050년으로 수정, 온실가스 배출량 넷제로(net zero) 기한을 2100년에서 2065년으로 변경했다.

태국은 탄소 중립 실천방안으로 2018년 7월부터 “플라스틱폐기물 관리 계획 2018-2030(National Plastic Waste Management Roadmap 2018-2030)”을 도입하여 플라스틱 사용을 규제 중이다. 2020년 주요 편의점과 대형마트에서 무료 비닐봉지 제공을 금지했으며, 2022년에는 36마이크론 이하 비닐봉지, 스티로폼 음식 포장 용기, 100마이크론 이하 플라스틱 컵, 플라스틱 빨대 사용을 금지했다. 그 결과 태국 공해관리국(PCD)은 최근 3년 동안 일회용 플라스틱 및 플라스틱 쇼핑백 사용량이 총 148,699톤 감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 2월 내각과 국가환경위원회(NEB)는 2022~2027년까지 계획된 플라스틱폐기물 관리 계획 2단계를 승인했다. 2단계 플라스틱폐기물 절감 목표로는 △쓰레기 매립지 내 폐플라스틱 완전히 없애기 △폐플라스틱 재활용률 100% 달성 △폐플라스틱으로 인한 해양오염 50% 감소가 있다.

<태국 플라스틱폐기물 관리 계획 2018~2030>

[자료: 태국 공해관리국(PCD)]

한편, 2018년 중국이 폐플라스틱 수입을 전면 금지함에 따라, 선진국들의 태국 및 주변 동남아시아 국가로 폐플라스틱 수출이 증가했다. 태국 관세청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0년까지 백만 톤에 달하는 폐플라스틱이 태국으로 수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태국 정부는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단계적인 플라스틱 스크랩 수입 금지 계획을 발표했다. 태국 정부는 올해부터 자유무역지대에 있는 14개소의 지정된 공장만 실 생산 용량의 100%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폐플라스틱 수입을 제한적으로 허가하며, 내년엔 실 생산 용량의 50%로 수입제한을 강화할 방침이다.

2) 사회(S, Society)

 2022년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보고서에 따르면 태국은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1위를 (전 세계 43위) 차지했다. 태국은 총 2개 항목에서 그린(목표 달성), 10개 항목에서 오렌지(중요한 과제가 남았음), 총5개 항목에서 레드(주요 과제가 남았음) 등급을 받았다. 태국이 취득한 항목별 등급과 트렌드를 살펴보면 아래표와 같다.

<태국 UN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 등급 및 트렌드>

[자료: 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KOTRA 방콕무역관 정리]

2023년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Global Gender Gap Report 2023)에서 태국은 전체 국가 146개국 중 74위를 기록하였다. 이 보고서는 여성의 △경제적 참여와 기회 △교육 성취 △건강과 생존 △정치적 권한 부여 네 가지 주요 영역에서 성 평등을 평가했다. 특히 태국은 교육 성취도 부문에서 작년 대비 92위에서 61위로 올라 상당한 진전을 이루었다.

<글로벌 성별 격차 보고서 2023>

[자료: 세계경제포럼(WEF), KOTRA 방콕무역관 정리]

3) 기업지배구조(G, Governance)

태국 기업의 ESG 도입은 상장 기업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2020년 9월 1일, 태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연례 등록 신고서(Form 56-1)와 연례 보고서(Form 56-2)의 작성에 관한 규정을 56-1 단일 보고서 제출로 개정했다. 2022년 1월 1일부터 상장기업은 ESG 원칙에 따른 연례 보고서인 56-1 보고서를 제출해야하며, 보고서에는 ESG 원칙에 따른 사업운영 방식을 제시해야 한다.

태국 증권거래소(SET)는 지속 가능성을 보장하고 새로운 세대의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ESG 품목의 홍보를 우선시하고 있다. 또한, 2022년 10월 ‘ESG Data Platform’을 출시함으로써 투자자가 신뢰할 수 있는 기업의 ESG 데이터를 제공 중이다.

태국관리자협회(IOD, Thai Institute of Directors)는 매년 상장기업 대상 기업지배구조 평가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2022년에는 750개 사장 기업을 조사했으며, 기업의 40%(2021년에는 37%)가 "우수" 등급을 받았다. 

[자료: 태국 관리자협회(Thai-IOD)]

태국 기업의 ESG 경영 사례

① PTT Global Chemical Public Company Limited

태국석유공사(이하 ‘PTT’)는 2022년 다우존스 지속가능성지수(DJSI) 화학 사업 부문에서 4년 연속 1위를 차지했으며, 또한 DJSI World and Emerging Markets Index에서 10년 연속 상위 10위 기업에 선정됐다. PPT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2030년 내 30%, 2040년 내 50% 감축하고 2050년 내에 최종적으로 순배출 제로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저탄소 사업을 추진 중이다.

PTT의 천연가스 부문 자회사인 PPTEP는 태국 최초의 탄소 포집 및 저장(CCS)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며, 해당 프로젝트로 태국은 연간 700,000-1,000,000톤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2022년 9월 PTT는 ALPLA Company Limited와 협력하여 ENVICCO사를 설립했으며, 세계 최고 수준의 고품질 등급의 친환경 재활용 플라스틱 수지를 생산할 예정이다. 태국 라용의 마타풋 산업단지에 위치한 이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은 태국에서 연간 6만 톤의 국내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는 동시에 7만 5천 톤의 이산화탄소를 감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태국석유공사 ESG목표>

[자료: 태국석유공사(PTT)]

② Thai Union Group Public Company Limited

세계 최고의 해산물 제조업체 중 하나인 타이유니온 그룹은 2016년 첫 번째 글로벌 지속가능성 계획인 SeaChange®를 공개했다. 타이유니온 그룹은 지속 가능한 조달과 운영을 통해 생태계를 복원하고 보호하는 데 초점을 맞출 뿐만 아니라 책임감 있는 노동 관행과 제품을 통해 지역사회의 복지를 우선시하고 있다. 

타이유니온 그룹은 2025년까지 브랜드 제품의 100%를 지속 가능한 포장재로 사용하고, 2030년까지 개인 상표(PB) 제품의 60%를 지속 가능한 포장재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맹그로브, 산호초 및 열대우림과 같이 타이유니온 그룹의 공급망과 연결된 중요한 생태계의 보호 및 복원을 위해 2억 5천만 바트(약 93억 원)를 기부할 계획이다. 

<타이유니온그룹의 SeaChange®목표>

[자료: 타이유니온그룹 홈페이지]

③ Charoen Pokphand Group Co., Ltd.

식료품, 농업, 통신 등 다양한 사업을 운영 중인 CP 그룹은 2016년부터 지속 가능한 개발을 위한 세계 비즈니스 협의회(WBCSD)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매년 그룹 계열사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혁신 경진대회'를 개최해 직원들이 사회적 또는 환경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제공하는 사업 아이디어를 제안하도록 하고 있다. 그 결과, 사내 ‘혁신 경진대회’에서 선정된 긴급 디지털 의료시스템 "MorDee"앱은 현재 태국 최고의 E2E 원격 의료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2023년 6월 CP그룹은 토요타 자동차와 협력하여 올해 11월부터 바이오가스를 사용하여 태국에서 수소를 생산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바이오가스는 CP Group이 운영하는 태국 가금류 농장에서 제공하는 닭 거름과 토요타 지역 본사 구내식당의 음식물 쓰레기로 만들어지며, 두 회사는 CP가 도입할 수소 배달 트럭에 연료를 공급하는 방법을 조사할 예정이다.

CP그룹의 식료품 부문 자회사인 CP Foods는 올해 말까지 모든 사업에서 석탄 사용을 단계적으로 중단하고, 바이오매스 에너지로 전환할 계획이다. 또한 2030년까지 친환경 제품의 매출을 총 매출의 40%까지 늘릴 계획이며, 2025년까지 지속가능한 포장재 사용 100%를 달성할 계획이다.

CP그룹의 통신 부문 자회사인 트루 코퍼레이션은 2023년 6월부터 태국에서 중고 스마트폰과 전자기기를 재활용하는 '전자 폐기물 팅툭티 디떠짜이(e-Waste TinkTookTee DTorJai)'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트루 코퍼레이션에 따르면 지난해 태국 내 휴대전화 1,670만 대, 5G 스마트폰 570만 대가 출하됐지만, 미사용 휴대전화 25,050톤 중 재활용된 휴대전화는 17톤에 불과했다고 한다. 트루 코퍼레이션은 1년 안에 100만 대의 전자 폐기물을 재활용하고, 2030년까지 매립 처리를 없애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자료: CP그룹 홈페이지]

시사점 및 전망

 태국채권시장협회(ThaiBMA)에 따르면 태국 ESG채권 가치는 2023년 6월 기준 5,830억 바트(약 21조7,634억 원)이며, 글로벌 ESG 동향에 따라 ESG 채권 발행이 더욱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ESG경영은 ‘트렌드’를 넘어서 ‘주류’로 부상하는 만큼 태국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은 ESG 경영을 정착할 필요가 있다. 또한 태국 내 ESG 관련 품목 및 서비스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바 우리 기업은 청정에너지 전환, 생물다양성 보호, 사회문제 개선 관련 분야에서 태국 진출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작성: KOTRA 방콕무역관 구슬, 이태형

자료: 태국 국가과학기술개발원(NSTDA), S&P, 태국증권거래소(SET), 태국 공해관리국(PCD), UN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 세계경제포럼(WEF), 태국 관리자협회(Thai-IOD), 태국석유공사(PTT), 타이유니온그룹, CP그룹, 태국채권시장협회(ThaiBMA), 방콕포스트, 더네이션 및 KOTRA방콕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