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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택근무와 고금리로 인한 미국 상업용 부동산 위기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정진수
  • 2023-07-17
  • 출처 : KOTRA

뉴욕시 사무실 상주인구 감소로 매년 124억 달러 경제적 손실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31%, 2023~2024년 만기 도래

대출 2/3 중소형 은행에 몰려 있어, 금융권 부실로 이어질 우려 존재

앤데믹에도 도시로 돌아오지 않는 소비자들

 

컨설팅 기업 매킨지가 2023년 7월에 발표한 ‘공실과 하이브리드 지역(Empty Spaces and hybrid places)’ 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으로 바뀐 근무 패턴이 나비효과를 불러일으켜, 대도시의 부동산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2022년 10월 기준 일주일 평균 사무실 근무 일수는 뉴욕이 3.6일, 샌프란시스코와 휴스턴은 3.3일로 나타났다. 보안회사 캐슬 시스템(Kastle Systems) 따르  2023년 6월 사원증 출입 기록 기준, 사무실 출근 인원 비율은 50% 정도로 이러한 현상은 지난해 10월부터 이어져 왔다.

 

<뉴욕시 사무실 출근 인원 비율  동향>

(단위: %)

[자료: Kastle System]

 

맥킨지는 도심에서 근무하고 거주하던 사람들이 팬데믹을 겪으면서 외곽으로 이사를 했으며, 저렴한 집값과 넓어진 공간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팬데믹이 종료됐음에도 다시 도시로 돌아오지 않고 장거리 통근 중이라고 보고했다. 이러한 현상은 오피스가 밀집돼 있고 주거비가 높게 형성된 지역일수록 더욱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맥킨지는 주거 위치의 변화와 재택근무 인프라 확충으로 인해 하이브리드 근무형태가 뉴노멀로 자리잡았다고 분석했다. 하이브리드 근무로 사무실 근무 인원이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을 유지하자, 회사들은 사무실 임대 공간을 줄였으며, 리스 기간도 팬데믹 이전에 비해 짧게 계약하는 추세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도심으로 출근하는 사람들이 사무실 인근에서 소비하던 금액도 감소했다. 블룸버그는 뉴욕시 기준, 도시로 출근하던 사람이 매년 일인당 평균 4,661달러를 식사, 쇼핑, 유흥비로 지출했으나 재택근무로 그 금액이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러한 소비 감소는 소매 상점 매출 하락은 물론, 뉴욕시가 걷어 들이는 세수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했다. 재택근무 일반화로 뉴욕시는 매년 약 124억 달러 규모의 경제적 손실을 보는 것으로 추산했다. 

 

도시 종말의 고리(Urban Doom Loop)

 

이스테인 반 니우에뷔르흐(Stijn Van Nieuwerburgh)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2022년 11월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도시 종말의 고리’에 빠질 가능성을 경고했다. 도시 종말의 고리는 도시민 감소로 인한 황폐화 과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3단계로 진행된다. 재택근무의 활성화로 사무실 건물의 가치가 하락하고, 지방정부 걷어 들이는 부동산세, 소득세 등 세수가 감소한다.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자 식당과 세탁소같은 생활 인프라가 폐업하고, 세수가 부족해진 도시는 도서관 이용 시간과 주택 보조금을 줄이는 등 공공 서비스를 축소한다. 도시 내 교통량이 줄고, 노숙자가 늘며, 범죄가 증가해 안전에 대한 불안감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도시를 떠나는 악순환에 빠진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뉴욕타임스는 2020년에만 30만 명의 뉴욕 시민이 도시를 이탈했으며, 2022년에는 강력 범죄가 전년 대비 22% 상승했다고 보도했다. 월스트릿저널은 7월 13일 뉴욕 맨해튼 서남부 철도기지를 재개발 해 고층 아파트와 사무실 건물이 들어선 허드슨야드 지구가 개발 당시의 기대와는 달리 고전하며 지난 6월 말 기준 공실률이 50%에 달한다고 전했다. 또한, 뉴욕시에 아파트 거래 등록 매물의 가격은 최초 책정가보다 평균 30%가량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일부 매물 중에는 50% 가까이 할인된 것도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상업용 부동산 기업 VTS에 따르면, 2023년 1월의 사무실 임대 수요는 팬데믹 이전의 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반 니우에뷔르흐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상업용 부동산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이미 도시 종말의 고리가 시작된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러나 (도시 인프라가 축소되는) 두번째 단계가 시작되지 않아 충분히 되돌릴 기회는 있다”고 말했다.

 

<미국 사무실 임대 수요 동향>

[자료: VTS Office Demand Index Report, 2023.2.]

 

금리 인상도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 악재

 

지난 5월 샌프란시스코 시내에 있는 대형 백화점인 노드스트롬(Nordstrom)이 유동인구 감소로 폐업을 선언했다. 인근에 위치한 사무용품 판매점 오피스 디폿(Office Depot), 의류 전문점 앤트로폴로지(Anthropologies)도 몇 주 앞서 폐점한 바 있다. 이같은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6월 샌프란시스코 웨스트필드 몰이 부도 처리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웨스트필드 몰은 샌프란시스코 도심에 위치한 대형 쇼핑몰로 팬데믹 이전인 2019년 4억55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으나 지난해 2억9800만 달러 매출을 일으키는데 그쳤다. 세계 최대 상업용 부동산 기업인 브룩필드(Brookfield Corp.,)도 LA시내에 위치한 2개 건물의 모기지 비용 지불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사회적인 현상만으로 매출에 감소해 위기를 맞는 와중에 지난해부터 상승하는 금리로 인해 대출 금리가 급등하는 악재까지 겹쳤다. 투자 은행에서 리스크 전문가로 일하고 있는 A씨는 KOTRA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상업용 부동산 모기지는 30년 고정으로 가는 주택 모기지와는 달리 단기 대출을 갱신하는 방식이 대부분이라 고금리는 건물주에게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모기지은행연합(Mortgage Bankers Association)의 조사에 따르면 2023~2024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은 전체 대출의 31%이다. 2020년 저금리 환경에서 대출 받고, 2023~24년에 만기가 도래하는 경우 갱신 시 2~2.5%p가량의 추가 금리를 부담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6월 12일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스 솔로몬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상업용 부동산 부도의 절반이 사무실 건물”이라며, “상업용 부동산 대출 2/3가 중소형 은행권에 집중돼 있어 상황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2024년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대출이 대부분 고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자산 부실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 상황이며, 이는 중소형 은행의 부실로 확대돼 미국 금융권의 리스크가 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2024년 만기 도래 미국 상업용 대출 형태별 점유율>

[자료: FDIC, Moody’s Analytics]

 

시사점

 

반 니우에뷔르흐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 말미에 “나 자신도 대학 졸업 후 계속 뉴욕에서 살고 있으며, 내 자녀들도 뉴욕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다”며, “ 뉴욕이 갖고 있는 생활 문화 인프라를 누리고 싶은 젊은 세대가 아직도 많이 있으며 이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사무실이 병원으로, 병원이 오피스텔로 임차인에 따라 용도 변경이 용이하도록 리노베이션을 단행해 단기 리스에 최적화된 임대 환경을 제공한다면 ‘도시 종말의 고리’에 빠지지 않고 충분히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뉴욕주의 캐시 호컬(Kathy Hochul) 주지사는 팬 스테이션(Penn Station) 인근에 70억 달러 규모의 사무 구역 건설 계획을 파기하고, 시민들의 민원이 많은 철도시설을 개선하는데 예산을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투자은행에 근무 중인 A씨는 뉴욕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도시내 사무실 공실률이 높아 사무실 공간을 확대하기보다는 교통 인프라를 확충해 유동인구를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며, “고금리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금융권에 얼마나 큰 충격을 안길지는 미지수”라고 밝혔다. 미국 대도시 부동산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만큼 우리 기업들이 미국 진출 시 부동산과 관련된 사안을 결정할 때 신중을 기해야 할 때이다.

 

 

자료: Mckinsey, Goldman Sachs, Moody’s, Fortune, Wall Street Journal, New York Times, CNBC, Bloomberg, Mortgage Bankers Association, Boston Consulting Group, US Census Bureau, Kastle Systems, VTS, National Bureau of Economic Research,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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