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5월 25일 페루 의회는 오브라도르(Andres Manuel Lopez Obrador) 멕시코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면서 입국 금지 조치했다. 이에 5월 26일 멕시코 대통령은 페루와의 교역 중단을 시사했다. 현 상황이 미치는 경제적 영향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페루 전직 대통령 탄핵을 두고 양국 간 긴장 고조

<페루 Dina Boluarte 대통령과 멕시코 Lopez Obrador 대통령>

[자료: El Comercio]

2022년 12월 7일, 카스티요(Pedro Castillo) 페루 전 대통령은 의회 해산 시도 무산 후 헌법 쿠테타 시도 사유로 탄핵됐다. 카스티요 전 대통령과 그의 가족은 망명을 위해 멕시코 대사관으로 향했고 가족은 성공했으나 대통령은 피신 도중 반란 혐의로 체포됐다. 당시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페루 대통령과 그의 가족, 페루에서 괴롭힘과 박해를 받고 있다고 느끼는 모든 사람을 위해 멕시코의 문은 열려 있다”라며 전 대통령 가족 망명을 수용했다. 또한 “탄핵된 페드로 카스티요 전 페루 대통령을 앞으로도 페루의 적법한 대표자로 간주하겠다”라고 하면서 현 볼루아르테(Dina Boluarte) 페루 대통령 정부를 비판했다.

12월 20일, 멕시코의 망명 수용에 페루 정부는 강력히 항의하며 멕시코 대사를 추방했다. 그리고 2023년 2월, 멕시코 대통령의 지속적인 페루 내정간섭 발언에 대한 항의 표시로 주멕시코 페루 대사를 소환하고 양국 관계를 대사 대리(Encargado en negocios) 수준으로 격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멕시코는 태평양동맹(Pacific Alliance) 조약에 따라 2023년 1월 1일부로 의장국 임무를 페루로 넘겨야 했지만, 멕시코 Lopez Obrador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칠레로 넘길 것을 발표했다. 다행히 태평양동맹국가는 6월 28일 산티아고에서 열린 회의를 통해 7월까지 칠레가 임시 의장국 역할을 수행하고, 8월 1일부로 페루에 의장국 지위를 넘길 것을 합의했다. 칠레 외무장관은 회원국 간 대화, 경제 교류, 협력을 강조했다.

페루 의회는 ‘자국 대통령에 대한 반복적이고 무례한 언사’와 ‘자국 정치 상황에 대한 내정 간섭 언행’ 등의 이유로 멕시코 대통령을 외교적 기피인물(Persona Non Grata)로 지정하면서 입국 금지 조치를 내렸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페루를 향해 “그 나라와 상업적·경제적 관계를 맺고 싶지도 않다”라고 말하며 볼루아르테 대통령이 집권하는 동안 페루와 교역 중단을 시사했다.

페루-멕시코 경제 관계

1) 페루-멕시코 교역 규모

2011년 태평양동맹 체결 및 2012년 페루-멕시코 통상협정(Acuerdo de Integracion Comercial) 발효 이후 양국 간의 교역은 활발하게 이루어져 왔다.

2022년 페루의 대멕시코 수입액은 20억443만 달러(페루 전체 수입의 3.15%)로 전체 수입대상국 중 5위이며, 수출금액은 8억4230만 달러로 전체 수출대상국 중 16위(페루 전체 수출의 1.4%)이다. 2020년 팬데믹 상황을 제외하면 최근 5년간 페루와 멕시코 교역액은 매년 2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2022년 페루의 대멕시코 수출액은 전년 대비 53% 증가했다.

<2018~2022년 페루의 대멕시코 교역액>

(단위: US$ 백만)

[자료: Adex Data Trade, KOTRA 리마 무역관 가공]

2) 페루의 대멕시코 주요 수출입 품목

페루의 대멕시코 주요 수입제품은 전자제품, 차량, 소비재, 철강 제품이며 상위 5개 품목이 전체 수입의 23.2%를 차지한다.

<2022년 페루의 대멕시코 주요 수입 품목>

(단위: US$, %)

[자료: Veritrade, KOTRA 리마 무역관 가공]

페루의 대멕시코 주요 수출제품은 농·수산물 및 광물이며 포도, 팜유, 오징어, 동광, 아연광 등이 있다. 2022년 수출 상위 5개 품목이 전체 수출의 33.4%를 차지한다.

<2022년 페루의 대멕시코 주요 수출 품목>

(단위: US$, %)

[자료: Veritrade, KOTRA 리마 무역관 가공]

3) 외국인 직접투자

<연도별 멕시코의 대페루 투자금액>

(단위: US$ 백만)

[자료: ProInversión(페루 투자청), KOTRA 리마 무역관 가공]

2022년 대페루 외국인 직접투자 주요 국가는 영국(54억2000만 달러), 스페인(52억2000만 달러), 칠레(35억8000만 달러), 미국(32억2000만 달러)이며 멕시코는 13위를 기록했다. 멕시코의 대페루 투자는 꾸준히 증가해 왔으며 2021년 6억 달러를 달성했다.

<멕시코의 대페루 주요 투자기업>

[자료: Gestion]

페루 투자청(ProInversion)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멕시코의 주요 투자산업은 통신(4억 달러), 광업(1억1000만 달러), 상업(5000만 달러) 등이 있으며 총 5억9300만 달러를 투자했다. 멕시코 주요 투자 기업으로는 Grupo Mexico(광업), America Movil(통신), Arca Continental(음료), Grupo Salinas(통신), Bimbo(식품) 등이 있다.

외교 갈등이 미치는 영향

현재까지 교역 중단에 관한 구체적인 조치는 없으나 약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KOTRA 리마 무역관이 진행한 페루 화장품 협회장 인터뷰에 따르면 “양국 간 화장품 인증에 대한 패스트트랙을 추진하고 마무리 단계에 있었으나 현 정치적 상황으로 인해 중단됐다”라고 언급했다.

페루와 멕시코 교역 중단 시 우리나라 수출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전자제품, 자동차 등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조립·가공해 수출하고 있으며 멕시코도 그중 하나다.

2022 기준, 페루로 수출하는 한국 제품 중 멕시코 생산 비중은 LG전자 가전제품이 59%, 기아자동차가 9%를 차지했다. Adex Data Trade와 SUNAT(페루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멕시코로부터 가장 많이 수입한 페루 내 기업은 삼성전자와 LG전자이며 두 기업의 수입액 합계는 약 16억 달러에 달한다.

<2018~2022년 페루 내 대멕시코 주요 수입기업>

(단위: US$ 백만)

[자료: Adex Data Trade, SUNAT(페루 통계청), KOTRA 리마 무역관 가공]

시사점

페루 무역수출협회(ComexPeru) 관계자는 멕시코 대통령의 교역 중단 시사는 정치적 발언에 가깝다고 하면서 실제 양국 간의 교역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교역 중단 시 페루보다 수출 금액이 큰 멕시코가 더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양국 간 교역 중단 시 멕시코에서 생산해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도 영향이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진출 기업은 양국 현안을 모니터링해 실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해 대처해야 할 것이다.

자료: Adex Data Trade, SUNAT, Andina, Veritrade, El Comercio, AIF, ProInversion,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