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한 번으로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시대가 왔다. 영국은 팬데믹 이전에도 유럽 내 가장 큰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를 자랑했는데, 봉쇄와 함께 인터넷 시장은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했다. 2021년 영국의 전자상거래 매출 총액은 사상 최대인 1771억 파운드를 기록했으며 2010년만 해도 7% 남짓이던 온라인 구매 비중도 10년 새 4배 이상 증가해 30%에 육박한다. 멕킨지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팬데믹 이후 소비자의 60%가 팬데믹 이후 온라인으로 쇼핑하기 시작했으며, 그중 90%가 팬데믹 이후에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구매할 것이라 답했다.

오프라인 마켓이 봉쇄되자 기업들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뛰어들었다. 덕분에 소비자들은 웹, 모바일 등 다양하고 편리한 루트로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전자상거래 매출액은 연이어 상승가도를 달리고 있으며, 2025년에는 2851억에 이를 것이라 전망된다. 많은 업체가 더 많은 소비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온·오프라인 옴니채널을 운영하지만, 몇몇 소매업체는 온라인 쇼핑 매출이 오프라인 매출의 2~3배 이상 발생하자, 상점을 닫고 온라인 상점만 운영하는 등 비즈니스 패러다임을 전환하기도 했다.

전자상거래는 일종의 윈윈 플랫폼이다. 소비자는 직접 매장에 가지 않고도 상품을 사진, 영상 등으로 미리 확인하고 구매한다는 점에서 편리하다. 마찬가지로 판매자도 물리적인 공간을 얻어 상품을 전시하지 않고도 소비자에게 상품을 홍보하고 판매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제적이다. 비록 코로나19로 가속되긴 했지만, 편리함과 경제성을 모두 잡은 만큼 코로나19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온라인 구매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류 전자상거래 시장

전자상거래 시장을 통한 구매 비중이 가장 높은 품목은 의류다. 2022년 개인의 온라인 구매 품목 절반 이상이 의류일 정도로 타 물품에 비해 독보적으로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의류 시장의 온라인 매출액도 335억 달러(한화 약 45조 원)에 이른다.

<2017~2025년 영국 의류 전자상거래 총매출액>

(단위: US$ 십억)

[자료: Statista]

온라인으로 의류를 구매하는 주 고객층은 여성, 밀레니얼-z세대다. 설문조사 결과 2022년 Z세대(만 18~24세)는 67%가 온라인으로 의류를 구매한다고 답했고 밀레니얼 세대(만25~40세)는 63%로 뒤이었다. 여성 50%, 남성 40%는 인터넷으로 의류를 구매한다고 답했으며 규모로 보면 여성복이 남성복에 비해 4배가량 많이 판매됐다.

영국 여성 소비자가 애용하는 온라인 쇼핑몰은 ASOS, MARKS&SPENCER, NEXT, SHEIN 등이 있다. 주로 중저가 의류를 판매하는 쇼핑몰로, 주요 소비층의 연령대가 낮아지면서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대의 옷이 인기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2022년 5월, 방문자수 기준 영국 여성 인기 패션 브랜드>

[자료: Statista]

의류구매 앱 성장세

온∙오프라인 옴니채널로 제품을 판매하는 쇼핑몰이 늘어나면서 모바일 앱을 통한 의류 구매도 덩달아 증가했다. 2022년 8월 다운로드 수 기준 영국 내 패션, 뷰티 쇼핑 앱의 선두 주자는 VINTED, SHEIN, JD sports. CIDER, H&M 등이 있다. 압도적으로 가장 많은 다운로드 수를 보이는 VINTED는 빈티지 상품 판매 앱으로 약 4500만 명의 사람들이 판매자 및 구매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연간 3200만 달러(한화 약 430억 원) 규모의 수익을 내고 있다.

<2022년 8월, 영국 내 패션&뷰티 앱 다운로드 수>

(단위: 천 회)

[자료: Statista]

안드로이드 앱스토어 쇼핑 카테고리 인기차트를 살펴보면, 의류 전문 판매업체로는 SHEIN이 2위로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한다. 이어 VINTED(3위), JD Sports(19위), CIDER(21위) 등이 순위권에 있다. 2022년 8월 한 달간 패션 및 뷰티 앱 다운로드 수를 파악한 결과, VINTED, SHEIN과 같은 앱의 다운로드 수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의류 판매 앱 다운로드 수가 많이 증가하는데 인스타그램, 틱톡과 같은 SNS가 상당 부분 일조했다. 많은 온라인 의류 쇼핑몰들이 SNS에 적극적인 홍보를 진행하는데, 이를 통해 많은 소비자가 유입되면서 앱 다운로드 수가 늘어났다. 일례로 전체 앱 다운로드 수 2위를 기록하는 SHEIN의 경우 공격적인 SNS 마케팅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그 결과 현재 인스타그램 팔로워가 2800만 명을 넘는다. 2008년 시작해 창립한 지 10년 남짓 된 SHEIN이 1981년 설립된 JD sports, 1947년 설립된 H&M보다 앱 다운로드 수가 높은 것을 고려하면 SNS 마케팅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과 기술의 만남  

누구든 인터넷 쇼핑몰에서 마음에 드는 상품에 '좋아요'를 누르면 그 상품과 비슷한 상품 여러 개가 추천되는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이처럼 전자상거래 시장이 확대되면서 AI와 같은 기술이 전자상거래 시장에 접목되고 있다. 판매자는 기술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구매 성향을 빠르게 파악하고, 구매 성향에 맞는 제품을 추천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높이는 동시에 매출을 올릴 수 있다.

그러나 고객 맞춤형 추천 서비스를 위해서는 다량의 데이터베이스와 기술이 필요하다. 지금도 비슷한 상품 추천과 같이 어느 정도의 개인화된 광고를 제공하는 기업은 많지만, 그 이상의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일반적인 수준 이상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오랜 기간 데이터를 수집해야 하고, 데이터 분석과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해야 한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전자상거래 시장 내 고객 맞춤형 AI 기술은 2027년 230억 달러(한화 약 31조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관련해 이커머스계의 거인이라 불리는 중국의 알리바바(Alibaba)는 AI 기술에 150억 달러(한화 약 20조 원)를 투자하기도 했다. 게다가 개인화 기술은 의류시장에 국한되지 않고 호텔, 리조트, 백화점 등 온라인 몰을 운영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 적용가능하기 때문에 확장성이 더욱 무궁무진하다.

91%의 소비자가 맞춤형으로 제작된 광고를 제공하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한다. 그러나 온라인 쇼핑이 개인화돼 있다고 생각하는 소비자는 27%에 불과하다. 즉, 전자상거래 시장에서 개인화 기술이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음에도 정작 소비하는 개인들은 이를 잘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향후 소비자들이 맞춤화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느낄 정도로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이 소비자 충성과 매출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련 전시회

ㅇ eCommerce Expo 2023

eCommerce Expo는 온오프라인, B2B, B2C 등 전자상거래 비즈니스에 몸담은 기업인을 위한 전시로, 1만여 명 이상의 소매상과 브랜드 관계자가 참석한다. 이 전시에서는 코로나19 이후 변화된 비즈니스 모델과 기술 등 전자상거래와 관련된 모든 사항을 전체적으로 훑을 수 있다. 더불어 전자상거래 사업을 시작하거나 확대하고자 하는 기업인들을 위한 세미나, 토론 세션 등이 마련돼 있고, 300여 개의 비즈니스 지원 기업들과도 직접 만나볼 수 있다. 앞서 언급된 맞춤형 기술 관련 세션도 마련돼 있어 다른 기업들이 맞춤형 기술을 어떻게 적용하고 있는지를 살펴볼 수 있다.

2023년 eCommerce Expo는 런던 ExCel 전시장에서 9월 27~28일, 이틀간 진행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링크: Welcome - eCommerce Expo 2023

시사점

코로나19는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거부감을 크게 줄여주었다. 팬데믹이 해제되고 오프라인 마켓이 활성화되면서 전자상거래 시장이 주춤하고 있지만, 태어날 때부터 전자상거래 시장에 익숙한 Gen-Z 세대가 주요 소비자층으로 성장하고, AI 기술의 성장과 함께 다시 부흥기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Statista, Linkedin, BBC, eCommerce Expo 홈페이지, KOTRA 런던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