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자동차 생산 중 전기차 비중 크게 확대

유럽 2위 자동차 제조국인 스페인의 전기차(EV+PHEV) 생산 비중이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스페인 자동차제조협회(ANFAC)에 따르면, 스페인 전체 자동차 생산 중 전기차 비중은 2019년 0.6%에 불과했으나 2022년에 이르러 해당 수치는 12.0%(EV: 5.7%, PHEV: 6.3%)까지 확대됐다. 또한, 같은 기간 중 전기차 판매 대수는 1만7000대에서 26만6000대로 급성장했다.

<스페인 자동차 생산 중 전기차 비중>

[자료: ANFAC]

<스페인 전기차 생산대수 추이>

(단위: 대)

[자료: ANFAC]

스페인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인 기업은 9개사로 총 20개의 모델을 제조 중이다. 생산 중인 모델은 승용차, SUV, 밴, 소형 상용차 등으로 다양하다.

<스페인 내 전기차 제조 브랜드 및 모델명>

[자료: ANFAC]

스페인 내 전기차 배터리 생산 계획

현재 스페인에서 전기차용 리튬 배터리를 생산하는 제조기업은 아직 없다. 그러나 전기차 생산 활동이 빠르게 증가함에 따라, 동 제품을 현지에서 직접 제조하고자 준비 중인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 양산 시점이 가장 빠를 것으로 보이는 기업은 중국계 Envision으로 Navalmoral 지역에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것임을 발표했다. Envision은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공장 규모는 초기 10GWh이나 향후 최대 30GWh까지 확대하는 것을 계획 중이다.

또 다른 기업은 폴크스바겐으로 자사 완성차에 필요한 리튬 배터리를 직접 생산할 것임을 밝혔다. 동 기업은 2026년까지 Sagunto 지역에 40GWh 규모(이후 60GWh까지 확대 가능)의 기가팩토리를 완공할 계획이다.

그 밖에 스페인 토종 기업들도 자체적인 리튬 배터리 생산을 위해 준비 중이다. 대표적인 기업은 Iberdrola(신재생에너지), CIE Automotive(자동차부품), Enagás(에너지, 송전)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인 Basquevolt이다. 동 기업은 Vitoria 지역에 초기 2GWh(10GWh까지 확대 가능)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2026년부터 가동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스페인 내 기가팩토리 건설 발표 기업>

[자료: https://cicenergigune.com/, 현지언론종합]

전기차 제조산업 관련 스페인 지원 정책

스페인 정부는 2021년부터 자국 내에서 전기차 부품 생산부터 완성차 조립까지 모든 생산 공정을 자체적으로 소화해 낼 수 있도록 산업 생태계 조성하는 것을 주 목적으로, 커넥티드 전기차 산업 육성을 위한 PERTE(페르테, 경제 회복 및 전환을 위한 전략산업 육성 프로젝트) 정책을 시행 중이다.

전기차 PERTE 총예산은 240억 유로로, 스페인 정부와 참여 민간기업이 각각 43억 유로, 197억 유로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스페인 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2023년 3월까지 43억 유로 중 20억7000만 유로의 예산을 집행한 것으로 확인된다.

<전기차 PERTE 방안별 공공/민간 투자액>

(단위: € 백만)

주: 민간투자액은 스페인 정부 추정치임.

[자료: 스페인 정부]

전망 및 시사점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스페인은 유럽 2위 자동차 제조국으로 국가 GDP 중 자동차 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한다. 또한, 스페인에서 생산된 자동차 중 85%는 수출용으로, 국가 전체 수출 중 자동차 판매 기여도가 10%를 넘는다. 즉, 자동차 제조는 스페인의 가장 핵심적인 산업 중 하나이므로 스페인 정부는 동 분야에서 유럽의 선도적 입지를 굳히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유럽 전문가들은 스페인이 향후 유럽 최대 전기차 생산국이 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프랑스계 자동차 산업 연구 기업인 Inovev에 따르면, 스페인은 2030년에 이르러 연간 164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해 독일(121만 대)이나 프랑스(83만 대) 등 자동차 제조 강국을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스페인 전기모빌리티협회(AIDIVE)의 Arturo Perez 협회장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스페인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 정책과 기술력 대비 저렴한 노동비용, 풍부한 신재생에너지 자원 등이 갖춰져 있어, 앞으로 유럽의 전기차 제조업을 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진단했다. 이에 따라, 향후 스페인 내 전기차용 필수 부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므로 우리 기업들은 스페인 기업들을 대상으로 리튬 배터리, 충전장치, 인버터, 파워트레인 등을 수출하거나, 단독 또는 현지 기업과의 합작으로 스페인 내 생산법인을 설립해 진출하는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료: Anfac, 스페인 정부, Inovev, Cic Energi Gune, Aedive 인터뷰, 현지언론, KOTRA 마드리드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