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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과의 상생을 꿈꾸는 호주 건설산업 - Sydney Build 2023 참관기
  • 현장·인터뷰
  • 호주
  • 시드니무역관 진선영
  • 2023-03-20
  • 출처 : KOTRA

10개년 인프라 개발 계획과 함께 무한한 잠재력 가진 호주 디지털 엔지니어링 산업

수출시장 확대 위해 국내 관련 기업의 진출 모색 가능성 타진 필요

2016년 시작돼 올해 8회를 맞이한 시드니 빌드(Sydney Build)는 명실공히 호주 건설업계에서 가장 많은 인원이 참석하는 행사로 자리 잡았다. 시드니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올해 행사는 시드니 인프라 엑스포(Sydney Infrastructure Expo)와 함께 개최돼 500개 이상의 업체가 참가하고 2만여 명의 방문객이 다녀갔으며, 400명의 전문가가 강연을 통해 업계 지식을 공유하는 자리를 가졌다. 


호주 건설 및 인프라 주요 기업이 모두 참여하는 자리인 만큼, 시드니 빌드를 돌아보면 호주 건설 분야의 주요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기도 하다. 이에 올해 시드니 빌드에 참여한 기업과 강연자들을 통해 호주 건설산업의 주요 화두를 살펴보았다.


<시드니 빌드 개요>

전시회명

Sydney Build Expo 2023

기간

2023. 3.6. () ~3.7.()

장소

ICC Sydney (International Convention & Exhibition Centre)

연혁

2016년부터 매년 개최

규모

19,043S.q.m / 390개사(‘23), 참관객 약 14,000

주최

Oliver Kinross Ltd.

품목

건설/인프라 자재 및 장비

홈페이지

https://www.sydneybuildexpo.com/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시드니 빌드 2023 전시장 전경>

[자료: KOTRA 시드니 무역관 직접 촬영]


호주 건설산업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는 디지털 엔지니어링


2023년 시드니 빌드에서는 무엇보다 디지털 엔지니어링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졌다. 전시회장 한 켠에 마련된 디지털 건설 스테이지에서는 양일간 총 46명의 연사 및 패널이 참여해 호주 건설 분야의 디지털화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되었다. 디지털 건설 스테이지의 강연장은 때로 앉을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많은 사람의 관심을 받았다. 디지털 엔지니어링에 대한 전폭적인 관심은 최근 호주 정부의 움직임과 깊은 관련이 있다. 


<디지털 건설 스테이지 강연 모습>

[자료: KOTRA 시드니 무역관 직접 촬영]


이미 전 세계 건설 분야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개념인 만큼 호주에서도 디지털 엔지니어링 산업이 전무한 것은 아니었다. 극소수이기는 했지만 2010년대부터 건설정보 모델링(BIM) 등의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도입하려는 업체들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이들 업체는 호주 건설산업 내 디지털 기술 도입을 위한 물밑 작업에 힘을 쏟았다. 


그러한 노력 덕분에 2016년 호주 인프라, 교통 및 도시에 관한 하원의원 상임 위원회(House of Representatives Standing Committee on Infrastructure, Transport and Cities)가 5000만 호주 달러(약 435억 원) 이상의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에 있어 BIM 사용 의무화를 권장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간하고 정부의 관련법 제정을 제안한 바 있다. 


2023년 현재 연방정부 차원에서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술 도입에 관한 법규가 제정되지는 않았지만 대신 몇몇 주 정부에서는 디지털 엔지니어링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뉴사우스웨일즈주 도로교통부(Transport NSW)에서는 처음 디지털 엔지니어링 프레임워크의 도입을 공표한 지 4년 만인 2022년 12월 주 정부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 입찰 기업을 위한 디지털 엔지니어링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여기에는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개념 및 원칙, 요건 등에 대한 개괄적인 정보와 함께 CAD, GIS, ECM(기업 콘텐츠 관리) 등의 사용 요건이 정리돼 있다. 


퀸즐랜드주 정부 역시 2023년까지 모든 주요 정부 인프라 프로젝트에서 BIM의 사용을 의무화한다는 퀸즐랜드 인프라 디지털 활용 정책(Digital Enablement for Queensland Infrastructure)을 발표했다. 이와 유사한 맥락으로 빅토리아주 역시 빅토리안 디지털 자산 전략(Victorian Digital Asset Strategy)을 통해 향후 조달 프로젝트에서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핵심 요소로 평가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디지털 트윈 기술 업체(좌) 및 VR 기술 활용 업체 부스(우)>

[자료: KOTRA 시드니 무역관 직접 촬영]


이러한 제도적인 요인 외에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기술 자체에 대한 고객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호주에서 부상하고 있는 이유로 볼 수 있다. 전시회 기간 중 ‘인프라 프로젝트에 대한 기술 역할 확대(The Growing Role of Technology in Infrastructure Projects)’라는 주제의 연사로 참여한 호주 엔지니어링 기업 A사의 제이슨 퍼레이라(Jason Pereira)는 그동안 디지털화에 다소 냉소적인 자세를 보이던 호주의 건설업체들도 코로나19 이후, 디지털화가 가져오는 여러 장점을 깨닫게 되면서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더욱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엔지니어링으로 더 빠르고 안전해지는 건설 분야


많은 업계 전문가는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장점으로 프로젝트 운영 및 관리의 편의성, 비용 절감 등을 들고 있다. 실제로 전시회에 참여한 업체들의 제품을 보면,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활용하여 어떤 혜택을 볼 수 있는지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카메라를 부착한 안전모를 쓰고 건물을 오르고 내리는 것만으로도 해당 건물의 3D 도면을 그려주는 솔루션이나 증강현실 기능을 통해 작업 현장에서 미리 설계 완성도를 살펴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 등은 많은 시간과 인력이 드는 설계 작업을 더욱 빠르고 효과적으로 완성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장치들이다. 


여기에 한 단계 더 나아가, AI를 접목한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IT 기술 통합 솔루션 전문가인 롤랜드 레겟(Roland Leggat)은 AR 고글을 통해 현장 이미지를 클라우드로 공유하고 ChatGPT 기술을 응용한 AI 프로그램이 해당 현장에 적용가능한 설계 모델을 제안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 


레겟은 “AI를 이용하면, 1명의 건축가가 2주에 걸쳐 완성하는 설계도를 불과 20초 만에 완성할 수 있다”고 설명하며, “AI를 접목한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통해 과거에는 수 십년의 경험을 통해서만 쌓을 수 있던 정보를 모두가 공유하고 업데이트하여 더 큰 혁신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인건비가 비싼 호주에서는 작업 시간의 단축이 비용 절감에 직결되기 때문에 디지털 엔지니어링을 통해 상당한 작업 비용이 절감될 수 있으리라는 것은 이미 자명한 사실이다.


<ChatGPT의 AI 및 VR 기술을 적용한 소프트웨어 체험 장면>

[자료: KOTRA 시드니 무역관 직접 촬영]


디지털 엔지니어링이 건설 분야에 가져오는 장점은 비단 작업 속도의 단축과 그에 따른 경제적 이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전문가는 건설 분야에 디지털 기술을 적용함으로써 건설 분야의 안전성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예견한다. 


글로벌 건축 설계 그룹인 B사의 아태지역 리더인 아담 조던(Adam Jordan)은 “디지털 엔지니어링은 중앙통제식 데이터 관리를 통해 작업자가 언제 어떤 작업을 진행했는지를 정확하게 추적할 수 있게 해줘 건설 안전성을 도모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추후 AI 및 로봇 기술을 활용한 용접 작업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마찬가지로, 전시장에는 감전사 등의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건물 정보 모델링 및 VR 기술을 접목한 전기 서비스 업체와 위험한 고층 난간 작업 대신 무선 조종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는 건설장비 업체 등이 안전성 강화를 위한 저마다의 기술을 선보였다.


<드론을 이용한 건설장비(좌) 및 VR 시스템을 이용하는 호주 전기 서비스 업체(우)>

[자료: KOTRA 시드니 무역관 직접 촬영]


실제 접목 위해선 시스템 통일, 정보 보안, AI 오류 등의 문제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건물정보 모델링 등과 같은 디지털 엔지니어링은 이미 건설 분야에서 폭넓게 활용되고 있고 딥러닝 시스템으로 축적된 데이터를 학습한 AI가 이미 기본적인 설계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는 하지만,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모든 기술을 하루아침에 실제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론상 클라우드 기반 데이터 관리를 통해 현장 작업 현황, 비품 사용 현황까지 세세히 관리할 수 있다고는 하나 이러한 플랫폼이 순조롭게 활용되기 위해서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먼저 각 플랫폼의 인터페이스의 호환성 문제가 지적된다. 예를 들어, 주 정부 조달 프로젝트에서 입찰 업체별로 사용하는 인터페이스가 다르고 이들 간의 호환성이 떨어진다면 향후 여러 프로젝트를 관리하기가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만큼 데이터 유출 등의 정보 보안 문제에 대한 대응책도 필요하다. W사의 엔지니어인 마이사라 알 라이스(Maisara Al Rais)는 프로젝트의 모든 정보를 휴대기기에서 확인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접근권한이 없는 제3자가 우연히 정보를 열람하는 상황을 미연에 방지할 방법이 강구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AI를 접목한 기술의 경우 AI의 오류로 인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호주 엔지니어링 기업 E사의 컨설턴트로 근무하는 재인 재파(Zain Jafar)는 현 수준의 AI는 결국 기존의 경험적 데이터를 학습하는 데 불과하기 때문에 AI가 판단의 근거로 삼는 과거의 데이터에 문제가 있다면 결국 해당 판단에도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이에 대해 다른 전문가들은 한 분야의 기술 혁신은 하루아침에 생겨나는 것이라기보다는 기술 발전을 해당 분야에 창의적으로 응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기술의 한계를 논의하는 것보다는 현재 안정적으로 갖춰져 있는 기술 가운데 건설 분야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것을 취사선택하고 개선해 나가면서 발전해 나간다면 불안정한 기술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대응했다.


시사점


이번 시드니빌드에는 상당수의 해외 기업이 참여했고 그중에는 호주에서 시장을 꾸준히 넓혀가고 있는 건실한 우리 중견기업도 많았다. 하지만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디지털 엔지니어링 산업과 관련된 기술을 선보인 우리 기업이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호주는 2022/23 연방 예산안에서 10개년 공공 인프라 투자 계획을 마련하여 향후 10년간 1200억 호주달러(약 103조700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프로젝트의 상당수는 인구가 밀집된 N0SW, QLD, VIC 주에서 진행될 예정이며, 이들 3개 주 모두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에 있어 디지털 엔지니어링의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디지털 엔지니어링 분야는 호주 시장에서 더 빠르게 확산될 것임이 자명하다. 


급변하는 세계정세 속에서 우리나라의 수출시장도 큰 타격을 받고 있다. 수출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 특성을 생각하면, 향후 수출시장을 견인할 새로운 산업 모색이 절실하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국무역협회에서는 지난 13일 수출 확대 대책 회의를 열고 플랜트 및 엔지니어링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비록 이 대책 회의에서는 호주가 유망 수출국으로 거론되지 않았지만 앞서 말한 10개년 인프라 개발 계획과 한-호 교역 관계의 가능성을 고려할 때, 호주로의 디지털 엔지니어링 기술 수출도 충분히 고려해봄 직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다른 호주 건설 생태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호주 건설분야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의 기술은 이미 호주 시장의 많은 바이어들이 인정하고 있는 만큼 디지털 엔지니어링 산업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하드웨어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호주 현지 디지털 엔지니어링 솔루션 기업과의 합작을 통해 호주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을 고민해볼 수 있다. 


에너지 분야 등의 기타 산업에서 한국 기업이 호주로 진출하고 있는 사례를 볼 때, 혁신적인 기술을 보유한 소프트웨어의 경우 호주의 관련 국가기관이나 대학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통해 호주 시장으로의 진출을 노려볼 수도 있을 것이다. 탄탄한 기술력과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우리 기업의 제품이 향후 10년간 호주 공공 인프라 건설에 널리 활용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자료: 전시회 홈페이지, Parliament of Australia, Transport NSW, Queensland Government, Victoria Government, 한국무역협회, KOTRA 시드니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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