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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가스레인지 신규 판매 금지 검토
  • 트렌드
  • 미국
  • 실리콘밸리무역관 이지현
  • 2023-01-20
  • 출처 : KOTRA

미국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 가스레인지 신규 판매 금지 검토 중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 반영, 전기 스토브와 공기 청정기 수요 높아질 듯

가스레인지 사용 중지되나? 미국은 뜨거운 논쟁

 

미국에서 가스레인지 사용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의 시작은 최근 미국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USCPSC: US Consumer Product Safety Commission)의 위원 중 한 명이자 민주당원인 Richard Trumka Jr.의 발언이었다. 그는 Bloomberg News와의 인터뷰에서 “가스 스토브(가스레인지)는 사용하지 않을 때에도 위험한 수준의 독성 화학 물질을 방출할 수 있으며, 미국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는 이의 규제에 대한 모든 접근 방식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측과 화석연료 산업계는 즉각 해당 발언에 대해 큰 반발을 제기하며 바이든 정부가 환경 기준을 지나치게 엄격하게 설정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고 해당 소식은 연이어 미국 주요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그렇다면 가스레인지는 당장 미국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인가? 답은 '아니오'다. 미국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는 가스레인지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자 대변인 성명을 통해 “이 문제에 대한 공식적인 제안은 없으며, 위원회의 모든 규제 조치에는 긴 과정이 수반될 것”이라고 밝혀 당장 가스레인지 사용이 중지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다만 해당 대변인은 2023년 후반기에 가스레인지 사용 위험에 대한 솔루션을 제안하기 위해 2023년 가스레인지 위험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고 논란을 불러왔던 Richard Trumka Jr.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모든 규정은 가정에 있는 현재 제품이 아닌 새로운 제품에 적용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들은 미국에서 당장 가스레인지 사용이 중지되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신규 가스레인지 제품은 규정을 준수해야 할 것으로 분석했다. Washington Post는 이와 관련해 미국 가스협회를 비롯한 각계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건강 문제와 관련한 정보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고 바이든 행정부가 전국적으로 가전 제품을 전기화하는데 집중함에 따라 가스에서 전기로의 전환은 '만약'이 아니라 '언제'의 문제일 수 있다고 논평했다.

 

나날이 높아지는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

 

여러 연구에 따르면 가스레인지로 요리할 경우 인간의 머리카락 굵기보다 30배 이상 작은 PM2.5 크기의 공기 입자와 함께 이산화질소, 일산화탄소 및 포름알데히드 등의 유해 가스가 방출된다. 둘 다 폐를 자극하고 소아 천식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12월 International Journal of Environmental Research and Public Health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서 발생하는 소아 천식 사례의 12% 이상이 가스레인지 사용에서 기인할 수 있다. TIME지는 해당 연구의 공동 저자인 Brady Seal과의 인터뷰에서 가정 내에서 가스 요리를 할 경우 아이들에게 천식을 일으킬 위험도는 간접 흡연에 노출된 경우와 거의 같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또한 2022년 10월 학술지 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발표된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가스레인지는 작동하지 않을 때에도 낮은 수준이긴 하나 메탄 가스와 벤젠이 누출될 수 있다.

 

가스레인지 사용과 실내 공기질에 대한 논의에 가장 민감한 영향을 받는 분야는 요식업계다. 특히 가스레인지 불꽃으로 조리하는 경우에 가장 좋은 맛을 낼 수 있는 요리를 주요 메뉴로 하는 레스토랑은 가스레인지 전면 사용 금지 시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한국식 BBQ 레스토랑은 일반적으로 테이블에 바로 내장된 가스 그릴에서 고기를 조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므로 전기 스토브로는 손님들에게 직접 불로 조리한 것과 동일한 경험과 만족감을 주기 어려울 수 있다. 이에 반해 레스토랑에서 가스레인지 사용을 금지하는데 찬성하는 입장도 당연히 존재한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물론 레스토랑 내 손님들의 호흡기 건강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셰프이자 상업용 주방 컨설팅 회사인 Forward Dining Solutions의 설립자인 Chris Galarza는 TIME과의 인터뷰에서 “가스레인지 대신 인덕션 스토브로 교체한 후 직원들의 신체적∙정신적 건강이 개선됐고, 손님의 서비스 만족도도 올라갔다”고 주장했다.

 

실내 공기질을 규제하는 법률은 미비

 

실내 공기질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아직까지 미국 연방 정부에는 가스레인지 사용에 따른 배출물을 실외로 반드시 배출하도록 요구하는 법률이나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다. 미국 환경보호청(EPA)은 각 가정과 업무공간 등에서 실내 공기질(IAQ: Indoor Air Quality) 관리를 위한 지침을 소개하고는 있지만 실내 공기질을 실제로 규제할 권한은 없다. 다만 환경보호청은 연소 가스 및 기타 대기오염 물질 등으로부터 거주자를 보호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해당 기준을 충족하는 신규 주택에는 Indoor airPLUS 인증을 부여하고는 있지만, 이 역시 실시간으로 실내 공기질을 관리할 수 있는 규제는 아니다. 소비자제품 안전위원회는 가스레인지 자체의 품질 안전을 관리하기 위한 규정을 마련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배출물에 대한 규제는 없는 실정이다.

 

<미국 환경보호청에서 제공하는 Indoor airPLUS 인증 마크>

[자료: EPA]

 

한편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민간 차원에서는 가스레인지 사용을 자체적으로 금지하는 분위기도 감지되고 있다. Washington Post와 CNN은 버클리, 샌프란시스코, 로스앤젤레스, 시애틀, 뉴욕을 포함한 일부 도시에서 이미 일부 새로 짓는 주택과 아파트에서 천연가스 연결을 금지하고 있다고 보도했고 뉴욕 주지사이자 민주당원인 Kathy Hochul이 뉴욕 주 전체의 새 건물에서 가스레인지를 포함해 가스 연결을 금지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언급했다.

 

전기 스토브와 공기 청정기 수요 늘어날까?

 

미국 에너지정보청(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의 데이터에 의하면 2020년 기준으로 미국 가정의 약 38%가 가스레인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캘리포니아와 뉴저지 같은 일부 주에서는 그 수가 전체의 70%에 달하고 있다.

 

<미국 주별 가스레인지를 사용하는 가구 비율>

 

[자료: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CNN]

 

일각에서는 지금까지 미국인들은 가스레인지를 전기 스토브로 바꾸는데 다소 소극적이었지만, 탄소 배출과 기후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실내 공기질과 건강의 상관관계가 가시화되면서 전기 스토브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에 통과된 인플레이션 감소법(IRA: Inflation Reduction Act)도 이러한 변화에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고급 전기스토브는 기존 가스레인지보다 더 다양한 기능을 제공해 매력적이긴 하지만 높은 비용 때문에 선뜻 교체하지 못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하지만 IRA에 따르면 2022년 말부터 저소득 및 중간 소득 가정이 새 전기 스토브를 구매할 경우 최대 840달러의 리베이트를 받을 수 있다.

 

<미국 가정에서 주로 쓰이는 전기스토브, (좌)는 코일 스토브 (우)는 인덕션 스토브>

[자료: Summit, GE]

 

한편 실내 공기질에 대한 관심은 공기청정기에 대한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Euromonitor는 2022년 4월 “미국 공기처리제품 시장”에 관한 보고서에서 코로나19 이후로 미국인들이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고 있고 바이러스 확산, 알러지 원인 물질, 산불로 인한 미세먼지, 홍수로 인한 곰팡이 및 대기 오염 물질에 대란 우려가 지속되면서 공기청정기 부문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르면 공기청정기 제품의 경우 2022~2027년 향후 5년간 연평균 4.4%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카테고리별 미국 공기 처리 제품 소매 판매량, 연평균 성장률 동향 및 전망>

(단위: 대)

[자료: Euromonitor]

 

Euromonitor는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정이 향후 공기청정기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Euromonitor International의 “소비자의 소리: 라이프스타일 설문조사 2022”에 따르면 미국 가구의 62%가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고 연소득이 15만 달러 이상인 가구의 83%가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반려동물 소유자들은 실내를 매일 청소하기 때문에 이들의 공기청정기 제품 사용 빈도가 더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미국에서 공기청정기 제품의 과반수는 HEPA 필터를 사용하는 기계식이다. HEPA 필터는 0.3㎛ 이상의 분진을 포집하고, 오존 등의 유해물질 발생이 없어 가장 대중적으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HEPA 필터에 사용되는 나노섬유의 기술적 한계 때문에 0.3㎛ 미만의 미세분진과 유해가스 및 세균류는 포집할 수 없는 한계가 있고 필터를 자주 청소하고 교체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또한 가정 내에서 요리할 때 나오는 가스, 냄새 및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등은 HEPA 필터도 통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신규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공기청정기에 센서를 부착해 사물인터넷으로 통합되는 스마트 공기청정기도 대중화되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 것으로 전망된다.

 

가정용 전자제품 바이어 B씨는 인터뷰에서 “미국 소비자 제품 안전 위원회가 가스레인지의 위험성에 대한 데이터 수집을 시작한다는 것은 시장 기회를 의미한다. 미국의 많은 소비자들이 이번 일로 화석 연료 사용에 대한 경각심은 물론, 무심코 지나쳤던 실내 공기 오염도에 관심을 갖게 될 수 있다.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기업이라면 오래된 가스레인지를 교체할 시기가 왔을 때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선택할지, 실내 공기질을 의식한 소비자들이 어떤 제품을 검색해볼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전기스토브나 공기청정기 부문에서 한국산 제품은 아직까지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지만 기술경쟁력이 매우 높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조언하며, “미국 시장은 소비자층이 매우 다양하게 분화되어 있으므로 소비자 선택의 폭을 고려해 다양한 제품 전략을 구사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덧붙였다.



자료: USCPSC, Bloomberg News, Washington Post, TIME, EPA, CNN, US Energy Information Administration, Summit, GE, Euromonitor,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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