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미 FDA는 오염된 식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도록 특정 식품에 대한 이력추적 규정을 최종적으로 발표했다. 식품 이력 추적 리스트에는 치즈, 달걀, 채소, 과일, 생선 등이 포함되며 해당 식품을 제조, 가공, 포장 또는 보관하는 기업들은 중요한 추적 사건(CTE, Critical Tracking Events)에서 로트 번호, 수확 위치와 같은 주요 데이터 요소(KDE, Key Data Elements)를 관리하고, 필요한 KDE를 다음 식품 수령자에게 전송해야 한다. 이 규정은 2023년 1월 20일에 발효하며, 2026년 1월 20일부터 시행 예정이므로 우리 수출기업들은 규정을 숙지하고 대비해야 할 것이다.

FDA, 특정 식품에 대해 추가 이력 추적 기록 요구

지난달 미 FDA는 오염된 식품을 보다 효과적으로 추적할 수 있는 식품 이력 추적(Food Traceability)에 대한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 최종 규칙은 FDA의 스마트 식품 안전 청사진(New Era of Smarter Food Safety blueprint)의 핵심 구성 요소이며, FDA 식품 안전 현대화법(FSMA)의 섹션 204(d)를 구현한 것으로 신선 잎채소, 견과류 버터, 포장 조각과일, 즉석 델리 샐러드 등 특정 식품(FTL, Food Traceability List)의 제조, 가공, 포장, 보관업자들을 위한 추가 추적 기록 보관 요건을 담고 있다. 이를 통해 FDA는 산업계와 협력해 오염된 식품의 시작과 이동 경로를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식별해 식품 매개 질병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완화하고, 심각한 건강 및 사망 위협을 해결하며 지나치게 광범위한 권고 및 리콜을 최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식품 이력추적 리스트(FTL)>

[자료: FDA]

2020년 FDA는 관련 규정의 초안을 발표하고 2021년 초까지 식품 생산자 및 기타 이해 관계자로부터 의견을 접수했다. 접수된 의견에 근거해 현재 산업의 접근 방식과 더 유사하고, 공급망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규칙을 다소 수정하게 됐다. 최종 규정은 FTL에 포함된 식품을 제조, 가공, 포장 또는 보관하는 기업들이 중요한 추적 사건(CTE, Critical Tracking Events)에서 로트 넘버, 수확 위치와 같은 주요 데이터 요소(KDE, Key Data Elements)를 관리하고, 필요한 KDE를 다음 식품 수령자에게 전송하도록 요구한다. 그러면 농장에서 소매점까지 식품을 추적할 수 있는 정보가 쉽게 연결될 수 있으며, 이력 추적 기록 보관에 대한 표준화된 데이터 중심 접근 방식은 업계가 단기적으로나 미래에 더 많은 디지털, 상호 운용 가능 및 기술 지원 추적 시스템을 채택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식품 이력추적이 중요한 이유

이러한 식품 이력추적을 통해 식품으로 인한 질병 발생 시 빠르게 많은 인명을 살리고, 수백만 달러의 절약하며, 소비자 신뢰 훼손을 예방할 수 있다. 또한 식품 오염 발생 시 제품 가치 사슬 내에서 오염의 원인을 제공하지 않은 식품 생산자가 부당하게 피해를 보는 상황을 방지할 수 있다. 2018년 가을, 미국의 큰 명절인 추수감사절을 앞두고 로메인 상추에서 장출혈성 대장균(E.coli O157:H7) 감염이 발생했을 때, 오염의 원인을 가려내지 못했기 때문에 모든 로메인 상추 판매가 중단된 사례가 있다. 이로 인한 소비자 신뢰 하락은 업계 전체에 매우 치명적이었다. 공중보건에 있어서 식품 안전성은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정부 차원에서 대비가 필요한 것이다.

식품 이력추적 예시

공급망 내 식품을 제조, 가공, 포장 또는 보관하는 주체들은 식품 이력추적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 FTL에 포함돼 있는 식품인 신선 오이를 예로 들어 보겠다. 만약 오이 농장의 농부가 수확, 냉장, 포장을 하지 않고 기르기만 한다면, 농부는 오이를 기르는 것과 관련된 KDE를 보관할 필요가 없으나, 오이를 수확하는 주체는 수확 관련 KDE(Harvesting KDE)를 보관해야 하며, 최초 오이 포장 업체에 KDE를 제공해야 한다. 수확 이후 오이가 냉장 장소로 운송된다면 냉장 업체는 오이의 냉장과 관련한 KDE(Cooling KDE)를 보관하고, 최초 오이 포장 업체에 KDE를 제공해야 한다. 포장이 되기 전에 냉장을 하지 않는 경우에는 냉장 관련 KDE가 요구되지 않을 것이다. 이후 최초 포장시설에서는 포장 관련된 KDE(Initial Packing KDE)를 보관해야 하며, KDE에는 수확업체와 냉장업체로부터 제공받은 오이 수확과 냉장에 관한 정보도 포함하게 된다. 최초 포장업체는 해당 오이에 이력추적가능 로트 코드(TLC, Traceability Lot Code)를 할당해야 하고, TLC를 할당한 장소는 이력추적가능 로트 코드 소스(Traceability Lot Code Source)라고 칭한다. TLC를 통해 FDA는 업체 내 및 공급망 전반에 걸쳐 연결 고리를 만들 수 있다. FDA가 어떤 제품의 TLC와 TLC가 부여된 지점을 확인한다면, 식품으로 인한 질병 발생 시 신속히 질병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어 이를 통해 추가 질병의 발생을 방지해 인명을 구할 수 있게 된다.

<농산물 공급망 내 식품 이력추적 예시>

[자료: FDA(2022.11.)]

<해산물 공급망 내 식품 이력추적 예시>

[자료: FDA(2022.11.)]

이제 오이는 최초 포장업체에서 포장이 되고 TLC가 부여됐으므로 포장업체는 이제 식품 판매를 위해 재포장을 하는 식품 가공업체로 오이를 보낸다. 포장업체는 운송 관련 KDE(Shipping KDE)를 보관하고 공급망 내 다음 주체인 식품 가공업체에 운송 관련 KDE도 함께 전달해야 한다. 식품 가공업체는 오이와 함께 전달받은 KDE를 보관해야 한다. 이 예시에서 식품 가공업체는 소매 판매를 위해 재포장을 한다고 가정한다. 재포장은 제품이 변환되는 과정이므로 가공업체는 변환 과정에 대한 KDE(Transformation KDE)를 보관해야 하며, 재포장된 오이에 대해 TLC를 부여하고 정보를 보관해야 한다. 과거 사례들을 봤을 때 재포장하는 시점에서 이력추적이 어려웠으므로 가공업체에서 정보 보관이 중요하다. 오이 재포장이 완료되면 가공업체는 소매점으로 제품을 유통하기 위해 유통센터로 제품을 보낸다. 가공업체는 유통업체로 보내지는 배송과 관련한 KDE(Shipping KDE)를 보관해야 한다. 유통센터는 오이 수령 관련한 KDE(Receiving KDE)를 보관한다. 수령 KDE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는 가공업체로부터 얻게 된다. 최초 포장업체, 가공업체와는 달리 유통센터는 TLC 부여 지점이 아니므로 식품에 신규 TLC를 부여해서는 안 된다. 유통센터는 소매업체로 오이를 배송할 때 배송과 관련한 KDE를 보관해야 하며 소매업체로 KDE를 전송해야 한다. 소매업체는 오이 수령 관련 KDE를 보관해야 하며, 이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는 유통센터에서 받을 수 있다.

<단계별 KDE 포함 내용>

[자료: FDA(2022.11.)]

식품 이력추적 규정은 2026년 1월 시행 예정, 이에 대한 대비 요구

FDA가 최종적으로 발표한 식품 이력추적에 관한 규정은 2023년 1월 20일 발효되지만, 관련 업계가 제도에 잘 적응해 필요한 정보의 기록/보관 요구사항을 이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2026년 1월 20일까지 시행되지 않는다. 또한 이 기간에 FDA는 웨비나 등을 통해 식품 이력추적 규정에 대해 관련 업체들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정보를 제공할 계획이다. 한편 소규모 생산자, 소규모 식품 소매업체 및 식당, 소비자에게 직접 식품을 판매하는 농장 등은 이 규정에서 제외되는데, 제외 대상 여부는 FDA 사이트(https://collaboration.fda.gov/tefcv13/)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내 식료품 업계 단체들은 강화된 식품 이력추적 규정에 함께 대응 노력 중이다. 한 예로 11월 초 미국 식료품 협회(National Grocers Association)는 식품 이력추적 솔루션 제공업체인 레포시 트랙(ReposiTrak)과 협업해 회원들이 데이터를 공유할 수 있도록 레포시트랙의 이력추적 네트워크(Traceability Network) 접속을 위한 설정 비용을 면제하기도 했다. 또한 FDA는 12월 7일 웨비나를 개최해 새로운 규정에 대해 보다 자세히 설명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웨비나에서 FDA는 식품 이력추적 규정으로 인한 총 경제적 혜택은 약 13억 달러 수준인 반면, 필요한 비용은 미국 내 기업은 5억7000만 달러, 외국 기업은 5100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했다. 또한 FTL은 매 5년마다 개정될 계획이라고 한다. 질의응답으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포함됐다.

질문 1) 업체의 규모, 형태에 따라 규정 발효, 시행일자가 상이한가.

답변 2) 보다 효과적으로 규정을 도입하기 위해 업체의 규모, 형태와 상관없이 모두 동일한 일자에 적용된다.

질문 2) 미국에 수입되기 이전에도 해당 규정이 적용되는가.

답변 2) FTL에 포함된 식품을 제조, 가공, 포장, 저장하는 업체에 모두 적용이 되며 물리적으로 식품을 소유하는 수입업체의 경우도 포함이 된다.

질문 3) 자료 기록을 영어로 해야 하는가.

답변 3) 영어 외에 다른 언어로 기록을 하는 것은 상관이 없으나 FDA가 해당 자료를 요청할 경우에는 24시간 또는 합리적인 시간 내에 영어로 번역돼 제출돼야 한다.

질문 4) FDA의 식품 이력추적 규정을 위배할 경우 어떤 조치가 이뤄지는가.

답변 4) 미 연방정부는 연방 식품, 의약품 및 화장품법 301호에 따라 다양한 조치를 할 수 있다. FDA는 경고메일(Advisory action letter) 통해 업체의 자발적이고 신속한 조치를 요구할 수도 있고, 업체가 불응한다면 정부는 업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할 수도 있으며, 수입품의 경우 통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FDA의 식품 이력추적 규정에 대한 웨비나 화면 캡처>

[자료: FDA, KOTRA 달라스무역관]

미국은 우리의 주요 농수산물 수출국이다. 2021년 미국이 한국으로부터 수입한 농수산물은 1억6800만 달러에 달하고, 올해는 그 규모가 더 증가해 10월까지 수입액이 1억 7700만 달러에 이른다. 한편 최근 미국 농무부(USDA)는 달러 강세로 인해 내년 미국의 농산물 수출이 둔화되고 수입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FTL에 포함된 식품을 미국으로 수출하는 우리 기업은 해당 공급망 단계에서 요구되는 KDE를 종이 또는 전자식으로 저장해 FDA의 정보 요청이 있을 경우 24시간 또는 합리적 시간 내에 전자 분류 가능한 스프레드시트(TLC, 수량 및 단위, 제품 설명 등)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보통 정보가 생성된 지 2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아직 본격 시행까지는 3년 이상이 남았지만 해당 기업들은 지금부터 FDA의 식품 이력추적 규정을 숙지, 필요한 정보를 기록/보관해 향후 식품 이력추적 규정이 본격적으로 시행됐을 때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해야 할 것이다.

<전자 분류 가능한 스프레드시트 예시>

[자료: FDA,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FDA, Rutgers University,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