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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미국의 공급망 전망은?
  • 경제·무역
  • 미국
  • 로스앤젤레스무역관 우은정
  • 2022-12-12
  • 출처 : KOTRA

올해 초 최고치 기록한 미국 공급망 스트레스 지표, 최근 꾸준히 완화 중

내년 상반기까지 공급망 이슈 지속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은 공급망 관리 강화 모색

2020년 초, 전 세계에 들이닥친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거대한 먹구름은 소위 엔데믹(Endemic) 시대에 접어든 2022년 현재는 거의 물러난 듯하다. 2020년 당시 우리 사회를 떠올려보면 하루아침에 직장과 사업장이 폐쇄되고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적인 만남에 제약이 생기고 외부 활동을 할 수 없게 되는 등 갑작스러운 변화를 그대로 맞닥뜨려야 했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우리들의 일상뿐만 아니라 국가 전체 공급망에도 큰 영향을 끼쳤고 결국은 공급망의 붕괴로 이어졌다. 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노동력 부족과 의료 체계 붕괴, 패닉에 따른 사재기 현상과 생필품 품절 사태, 온라인 쇼핑을 비롯한 소비 수요 급증, 그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공급… 이러한 악순환의 지속은 우리의 생활 및 소비 방식과 사회 전반을 송두리째 변화시켰고 위태로워진 공급망 체계에는 다양한 문제와 이슈들이 불거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팬데믹 등장 이후 2021년 위드 코로나 시기와 엔데믹으로 향하는 2022년을 거치며 올해 2월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던 미국의 ‘공급망 스트레스 지표’가 최근 완화세로 돌아섰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팬데믹 이외에도 글로벌 지정학적 분쟁들과 자연재해 등 다수의 국내외 이슈들로 인해 약해질 대로 약해진 미국의 공급망, 과연 이대로 내년까지 꾸준한 회복세를 기대할 수 있을까?

 

내년 상반기, 美 공급망 정상화 ‘가시적’

 

지난 10월 미국의 언론 매체 블룸버그(Bloomberg)는 2023년 공급망 정상화(Normal)가 가시적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레 대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미 지역 물류(Logistics) 및 공급망(Supply chain) 분야의 주요 구성원들이 조사, 분석하는 물류 및 화물업계 지표인 Logistics Managers’ Index(이하 LMI)에 따르면, 근 2년간 그야말로 혼돈에 휩싸였던 미국의 물류와 공급망이 지난 9월을 기점으로 점차 제자리를 찾아가는 듯하다. 글로벌 공급망 전문 분석기관 Sea-Intelligence에서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운송 적체 현상의 절반 정도가 해소된 상태이며, 내년 3월쯤엔 완전한 정상화도 목격 가능할 것”이라 분석한 바 있다.

 

공급망 정상화에 한걸음 가까워졌다는 가장 큰 신호는 바로 미국 내에서도 가장 혼잡하고 물동량이 많기로 알려진 로스앤젤레스/롱비치항(Port of Los Angeles/Long Beach)의 오랜 적체 현상이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점이다. 팬데믹 이후 공급망 문제로 불거진 LA항의 병목(Bottleneck) 현상은 2020년 10월 15일 5대의 화물 선박 적체로부터 처음 시작됐는데 2021년 2월에는 적체 선박 규모가 40대로, 10월에는 60대, 올해 1월에는 109대 수준으로 늘어나며 정점을 찍었다. 이같이 심각했던 적체의 시기가 무색하게도 올해 10월 첫째 주 기준 LA항 대기 선박 수는 단 8대로 기록되며 서부 항만은 현재 정상 수준을 되찾은 것으로 보인다. 이는 물가 상승 심화와 그에 따른 긴축 경제 정책, 인플레이션 부담으로 인한 소비자의 수요와 지출 감소, 소매업계의 충분한 재고 수준, 유통·물류·해운 업계의 항로 및 운송 거점 변경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글로벌 경제분석 전문기관 Oxford Economics의 보고서에서도 미국 공급망의 회복세를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Oxford Economics에서 공급망과 관련된 활동량(Activity), 운송(Transportation), 가격(Prices), 재고(Inventory), 노동력(Labor)의 5가지 요인을 분석해 매월 발표하는 ‘공급망 스트레스 지표(U.S. Supply chain stress tracker index)’를 살펴보면, 미국의 공급망 스트레스 지수는 올해 3월 최고치를 기록한 뒤 4월부터 10월까지 6개월 사이 꾸준한 하락세를 나타냈으며 특히 9월과 10월 지표에서는 운송과 가격 요인의 스트레스 수준이 상당히 감소하는 모습을 보였다. 항만 적체 현상이 해소되기 시작하면서 트럭 운송업계(Trucking)와 창고업계(Warehousing) 등 운송 연관 시장에서도 가격 하락과 창고 여유 공간 발생 등의 변화로 이어지며 전반적인 공급망 스트레스 레벨을 낮춘 것으로 보인다.

 

<2020~2022년 미국의 월간 공급망 스트레스 지수 변화 추이>

 

[자료: Oxford Economics]

 

한편, 공급망 이슈의 핵심 중 하나로 꼽히는 반도체 칩 업계의 최근 행보를 통해서도 공급망 문제가 완화되고 있음을 눈치챌 수 있다. Oxford Economics에 따르면 올해 10월 기준 반도체 가격은 최고점에 달했던 3월 가격 대비 35% 감소했고 개인 및 기업 소비자로부터의 수요가 위축됨에 따라 반도체 업계 주요 기업들의 실적 또한 조금씩 감소하는 중이다. 이는 지난 2년간 심각한 메모리 칩 및 반도체 공급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 온 자동차 생산업계에는 희소식이 될 수 있겠다.

 

그러나 불확실성 여전히 존재, 기업들은 공급망 강화와 대비에 집중

 

위와 같은 다양한 지표와 시장 여건을 통해 내년 미국 공급망의 정상화를 예견하는 시각이 제법 지배적이지만, 그와 동시에 아직도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기에 공급망 이슈에 관해 안심할 수만은 없다는 분석도 매우 활발하다. 미시간 주립대(Michigan State University) 공급망 관리 분야의 Jason Miller 부교수는 Bloomberg와의 인터뷰에서 “원자재나 부품을 확보하려는 미국 기업들에 현재 공급망 상황은 여전히 우호적이지 않다”고 전하며, 공급망 회복 속도에 대한 너무 낙관적인 시각에 우려를 표했다.

 

올해 9월 다국적 소프트웨어 기업 SAP SE에서 다양한 규모의 미국 기업들 내 물류 및 공급망 전략 담당 의사결정권자 400여 명을 타깃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들 중 절반 이상이 현재의 공급망에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으며 절반에 가까운 49%는 미국 공급망 이슈가 내년 상반기까지도 지속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러한 우려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단연 ‘글로벌 정치 불안정 지속(Global political unrest)’이 꼽혔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의 장기화, 중국과 대만 사이의 긴장감 고조 등이 그 대표적인 예로, 조사 대상 중 약 58%가 이에 따른 여러 이슈로 인한 공급망 문제 지속에 대해 우려했다. 그 외 약 44%는 원자재 부족을, 40%는 연료 및 에너지 물가 인상을, 31%는 인플레이션을 그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2023년 공급망에 가장 큰 지장을 줄 요인으로는 미국 내 원자재 확보 가능성 축소, 주택 신축 둔화, 운전기사 부족으로 인한 운송 차질 등이 거론됐다.

  

따라서 기업들은 내년을 비롯해 향후 지속적으로 우려되는 공급망 지장에 대비하고 공급망 탄력성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변화를 계획 중인 것으로 보인다. 공급망 지장에 따른 어려움을 효율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신기술을 도입하고 더욱 빈틈없고 유연한 비상 상황 대비책을 마련하고 강화하는 등의 변화가 대표적이다. 또한, 리쇼어링(Reshoring)과 같이 미국 내에 기반한 공급망 마련에 우선순위를 두거나 보다 친환경적인 새로운 공급망 해결책을 모색하는 등의 움직임도 예상된다. 무엇보다도 많은 기업이 그때그때 알맞은 재고 수준을 유지하며 비용 효율성을 유지해왔던 기존의 ‘적기(Just in time)형’ 공급망 전략에서 벗어나 재고 수준을 높여 공급망 리스크를 줄이려는 ‘만약 대비(Just in case)’형 공급망 전략으로 옮겨가는 움직임 또한 포착된다.

 

시사점

 

지난 12월 2일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철도 노조의 파업을 막기 위한 노사 합의 강제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친노조 성향인 바이든 대통령뿐 아니라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큰 반발을 감수하면서까지 초당적인 합의를 거쳐 표결한 법안이다. 미국 내륙 물류 운송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철도 노조의 파업으로 물류 대란의 악몽이 되풀이될지도 모른다는 우려는 이로써 우선 일단락됐지만, 향후에도 이와 같은 예상치 못한 리스크들이 공급망 이슈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서부 항만 적체 상황을 피하려 항로를 바꾼 많은 화물 선박들이 동부로 집중되면서, 서부 항만들보다 상대적으로 인프라가 부족한 동부 항만들은 지금 갑작스러운 물동량 증가와 적체 현상을 뒤늦게 겪으며 이 역시 또 다른 공급망 이슈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 이처럼 공급망 정상화와 리스크 지속에 대한 전망이 상당히 엇갈리는 가운데, 우리 진출기업들을 포함한 업계 구성원들은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리스크 및 추가적인 공급망 이슈에 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하는 동시에 향후 공급망 전략 강화를 위한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Bloomberg, Logistics Managers’ Index, Sea-Intelligence, Oxford Economics, SAP SE, Bloomberg Law, KOTRA 뉴욕 무역관, 그 외 KOTRA 로스앤젤레스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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