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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반도체 무역 허브에서 혁신 생산기지로
  • 트렌드
  • 홍콩
  • 홍콩무역관 Ivy Szeto
  • 2022-11-24
  • 출처 : KOTRA

중국 본토의 '반도체 자립' 전략에 홍콩 반도체 생산 부문 역량 강화 필요성 대두

기업들 28nm 반도체, 3세대 반도체, AI 칩 개발에 도전

세계 반도체 산업 현황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미∙중 갈등 심화 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위기가 지속되면서 중국을 비롯한 주요국은 반도체 산업의 공급망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에 따르면, 2021 글로벌 반도체 시장은 5559억 달러로 전년 대비 26.2% 성장했으며이는 2010 31.8% 성장률을 보인 이후 가장 큰 폭의 증가였다이러한 추세에 따라 향후 반도체에 대한 투자가 활발할 것으로 전망되기도 했지만글로벌 공급망 위기와 더불어 최근 세계 주요국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수요 위축 등을 반영해 반도체 산업의 성장폭이 다소 축소될 가능성이 있다지난 8월 2022년 WSTS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3%에서 13.9%로 조정했으며, 2023년 전망치 역시 5.1%에서 4.6%로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성장률 전망치(2022년 2분기 기준)>

[자료: WSTS]

 

반도체 공급망 내 홍콩의 역할

 

서비스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발전 전략을 추진해온 홍콩은 현재 GDP 90% 이상이 서비스산업으로 구성돼 있다반면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매우 적다과거 1980~90년대의 홍콩은 웨이퍼 디자인에서부터 반도체 소재 생산까지 탁월하고 세계적인 반도체 생산기술 및 경쟁력을 갖췄었다지금의 스마트폰과 같이 과거에 유행했던 'PDA'* 대표 브랜드인 '(Palm)'의 핵심 부품인 '드래곤볼(DragonBall) ' 당시 세계 2대 휴대폰 생산기업인 '모토롤라(Motorola)'에 속한 홍콩 반도체 업체에서 개발해 홍콩 내에서 활발히 생산하기도 했다그러나 1990년대부터 반도체 생산기업을 포함 홍콩  공장을 보유했던 기업들이 중국 본토로 거점을 기며 홍콩의 반도체 산업 점점 쇠퇴하게 됐다

 * 터치 스크린을 주 입력장치로 사용하는 한 손에 들어올 만큼 작고 가벼운 컴퓨터로 스마트폰의 초형으로 볼 수 있음.

 

홍콩은 싱가포르와 유사하게 아시아의 반도체 공급망에서 무역 및 유통 허브로서의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중국 전자제품 기업들 중 생산기지는 대만구(GBA) 지역 또는 아세안(ASEAN)국가에 두는 한편, 홍콩에 사무실을 설립하고 물류창고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많기 때문이다또한 홍콩에 투자회사를 설립해 계열사 증자 등을 통해 반도체 관련 투자금을 조달하기도 한다이는 홍콩이 낮은 세율과 간편한 법인설립 절차와 더불어원자재를 포함한 대부분의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하지 않은 자유무역항의 장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대만 또는 해외로부터 반도체전자제품 소재 및 중간재를 수입하고홍콩을 통해 무관세로 중국 본토로 수입할 수 있다블룸버그는 2020년 중국의 반도체 수입 중 38%가 홍콩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밝힌 바 있다

 * 홍콩은 주류담배탄화수소메틸알코올 4개 품목을 제외하고 모든 수입품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지 않음.

 

중국의 반도체 자립에 발맞추기 위 홍콩 내 반도체 연구⋅개발 본격화

 

세계 각국이 가속화되는 글로벌 공급망 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는 가운데중국은 반도체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반도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유도하고 있다아울러 2021년 반도체 산업을 국가의 ‘14차 5년 규획(十四五規劃)’의 전략육성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대규모 반도체 펀드를 통해 반도체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자립전략에 따라 홍콩에서도 반도체 생산 부문의 역량을 다시 강화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홍콩 정부는 지난 2020년 불균형의 산업구조를 개편하기 위해 '재공업화(Re-industrialization)' 전략을 발표했고 최근 신세대 반도체 소재 및 장비에 대한 연구⋅개발을 촉진하려는 시도를 보이고 있다

 

홍콩 정부의 반도체 산업 지원

 

1) 과학기술 혁신 인프라 구축

 

홍콩 과학기술원(HKSTP) 홍콩  규모가 가장  과학기술 산업단지  하나로 2022 5 기준 반도체 기업  60개사가 입주하고 있다. HKSTP 2022 2 홍콩   혁신 생산단지인 '첨단 제조업센터(Advanced Manufacturing Centre)' 건설공사를 마치고 2024년부터 윈롱(Yuen Long) 공업 단지에서 반도체 전문 제조센터인 '마이크로 전자기술센터(Microelectronics Centre)' 운영할 계획이다. '마이크로 전자기술센터' 현재  세계에서 가장 주목받 센서 3세대 반도체  미전자공학을 비롯한  반도체 기술의 개발테스트  시제품 생산에 집중할 것이다면적이 3만6000 생산단지에 입주 기업들을 대상으로 클린룸*(clean room), 위험물 보관 창고폐기물 처리 시설을 제공할 계획이다.  

 * 다양한 산업환경에서 먼지나 세균이 전혀 없는 청정공간 

 

<홍콩 윈롱(Yuen Long) 반도체 공업단지 Microelectronics Centre 예상도>

 

[자료홍콩중화총상회(HKGCC)]

 

뿐만 아니라, 2021년 홍콩 정부의 시정연설에서는 2024~2027년 중 완공 예정인 ‘홍콩-선전 혁신 및 과학기술원'(Hong Kong-Shenzhen Innovation and Technology Park)을 선전과의 경계까지 확대해 ‘신전 과학기술성’(San Tin Technopole)으로 통합 발전시키는 방안이 제안됐다‘신전 과학기술성’은 해외 혁신기술분야의 인재를 유치하고 기술 연구시제품 생산융자 등 창업에 필요한 모든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첨단 제조업센터 '마이크로 전자센터'에 이어 홍콩 내 3번째의 혁신제조 산업단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 반도체 포함 혁신제조산업에 대한 보조금 제도

 

홍콩 정부는 2020 7월부터 홍콩 내 설립된 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 생산라인 도입 또는 생산 자동화를 지원하는 보조금 제도인 Re-industrialization Funding Scheme을 출시했다보조금 신청 기업들은 생산 과정에서 IoT, 빅데이터인공지능머신 학습 등 혁신기술을 활용한 경우생산라인당 최대 1500만 홍콩 달러( 191만 미 달러)를 지원받을 수 있다정부 당국에 따르면, 2022 8월 기준 보조금 수령기업 수는 전자제품생명공학의료장비나노섬유 소재 분야를 걸쳐 19개사에 달했다. 

 

3) 과학기술 인재 육성 및 유치

 

인재육성과 관련해 홍콩 정부는 현지 기업들의 4차 산업혁명 기술 전환을 촉진하기 위해 2018년부터 '재공업화 및 과학기술 교육 프로그램(Reindustrialisation and Technology Training Programme)'을 통해 매치업교육과정을 제공하고 있다또한 2021년부터 현지 대학교들과 합력해 5년간의 '글로벌 STEM 전문가 프로그램(Global STEM Professorship Scheme)'을 통해 해외 혁신기술 연구원 등을 홍콩으로 유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전체 프로그램에 총 20억 홍콩 달러( 2억5500만 달러)를 도입할 예정이다

 

반도체 산업과 관련해 지난 10월 홍콩 행정장관은 2022년 연내 홍콩 미래의 혁신과학기술 분야의 추진 방향과 구체적인 전략을 제시하는 '홍콩 혁신과학기술 발전 로드맵(香港創新科技發展藍圖)'을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이를 바탕으로 향후 홍콩에서는 반도체 산업을 포함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첨단 생산라인들이 더 많이 도입될 것으로 기대된다.

 

3세대 반도체 기술 발전, 뜨거운 화제

 

최근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제재가 확대되는 가운데중국은 자국 반도체 육성 사업의 핵심을 3세대 반도체에 두는 추세이다. 3세대 반도체란기존 실리콘 웨이퍼 기반 기술에서 벗어나 탄화규소(SiC)와 질화갈륨(GaZ)으로 조합된 차세대 반도체를 의미한다이는 기존 실리콘 기반 1, 2세대 반도체에 비해 에너지 소모량이 낮지만 효능이 높기 때문에 향후 자동차풍력발전, 5G 통신기술 등 광범위로 사용될 수 있는 차세대 반도체 재료로 조명받고 있다

 

중국 반도체 산업의 전반적인 변화에 발맞춰 홍콩 사회도 3세대 반도체 분야에 주목하기 시작했다현지 기사에 따르면홍콩 정부는 현지 대학 및 상공회의소들과 공동으로 3세대 반도체 연맹을 설립해 3세대 반도체에 대한 연구 및 생산을 확대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이와 관련해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소(Hong Kong Applied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 ASTRI)' Denis Yip 행정총재는 중국계 미국인 과학기술 인재를 홍콩으로 유치해 향후 10~15년 반도체 칩의 양산 및 보급화를 촉진할 것을 건의했다이를 통해 중국의 전반적인 반도체 산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3세대 반도체>

[자료: Now News]

 

홍콩반도체  설계(Design)  키지(Package) 공정에 비교우위

 

홍콩의 반도체 시장과 관련 기술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있지만 홍콩 정부에 따르면 홍콩은 이전의 경험을 바탕으로 반도체 칩 설계과 패키지 공정 등 면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이에 해당 분야에서부터 반도체 산업을 활성화할 가능성이 있다. 

 

아시아 글로벌 연구소(Asia Global Institute) 부총괄 Heiwai Tang에 따르면, 최근 자율주행차 및 전기차 등 자동차 기술 개발로 7nm(나노미터이하의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지만,  홍콩 기업들은 TV, 디스플레이 장치 및 전기차 사물인터넷(IoT)에서 사용되는 28㎚의 반도체 소재 분야에 우선 도전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장기적으로는 향후 재력이 높은 3세대 반도체 또는 인공지능 관련 기술에 집중할 수 있다고 덧붙었다.


인공지능과 관련해 홍콩 과기대학교(HKUST)는 지난 2020년 미국 스탠퍼드대학교(Stanford University)  세계 유명 대학과 공동으로 반도체연구소 ‘AI Chip Center for Emerging Smart Systems, ACCESS’를 설립했다. ACCESS는 지난 1년 동안 메모리 컴퓨팅(computing-in-memory), 스마트 센서 및 지능형 사물인터넷(AI-IoT) 등 AI 반도체 응용 분야에서 많은 연구를 수행했다. 이에 더해 최근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소와 홍콩에서 AI 반도체에 대한 연구개발 및 산업화를 추진하기 위한 MOU를 체결했다.

 

<홍콩 AI 반도체 연구소(ACCESS)와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소(ASTRI) 간 AI 반도체 연구 및 산업화 추진 MOU 체결>

[자료: 홍콩 과기대학교(HKUST)]

 

또한 홍콩 응용과학기술연구소는 2022년 4월부터 글로벌 반도체 그룹 ASM Pacific과 같이 홍콩 내 최초로 전기차에 응용되는 탄화규소(SiC) 전원 모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러한 사례들과 같이 홍콩 내에서 반도체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진행 중이다.

 

국제 수준의 지적재산권(IP) 보호제도를 통 중국의 반도체 산업 지원

 

중국의 반도체 산업 발전을 지원하기 위해 반도체 IP 코어는 홍콩에서 또 하나의 유망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반도체 설계에서 반도체 IP 코어란, 지식재산권이 되는 논리, 셀, 집적 회로 레이아웃 설계의 재이용 가능한 유닛이다. 즉, 반도체 설계 기업이 외부에서 이미 제작돼 있는 반도체 IP를 새로운 설계와 결합하기만 하면 짧은 시간 내 복잡한 칩을 개발할 수 있다

 

선전 홍콩 과학기술 연맹 고문 장극과(張克科)에 따르면, 중국은 반도체 생산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반도체 IP 코어분야에서는 큰 성과를 이루어지지는 못했다고 밝혔다. 이에 비교적 자유로운 IP 제도를 갖고 있는 홍콩을 통해 외국 기업의 반도체 IP 라이선스를 접할 수 있다면 중국 본토 기업의 반도체 생산 과정이 용이해지며 전체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홍콩이 이러한 국제 수준의 지적재산권 보호 제도를 활용한다면 더 많은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중국의 반도체 산업에 참여하도록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시사점

 
코로나19 이후 세계 각국이 공급망 위기에 직면하는 가운데 중국은 반도체의 수입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다양한 반도체 자립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금까지 서비스업을 주요 산업으로 삼아온 홍콩 역시 균형적인 산업구조 개선 및 대 중국 본토 반도체 산업 지원 등 이유로 반도체를 포함한 혁신기술의 연구개발 분야를 다시 활성화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홍콩 정부는 현지 기업들의 혁신제조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업단지 건설, 스마트 생산라인 도입 보조금 제공 및 해외 인재 유치 등 여러 방면에서 이를 지원하고 있다.

 

향후 홍콩 반도체 산업은 28nm의 반도체 칩 개발에서부터 시작해 현재 반도체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3세대 반도체 및 AI 칩 개발에 차차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업계에서는 전기차, 사물인터넷(IoT), 5G, 스마트센서 등에 대한 반도체 응용 기술에도 주목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콩은 한국대만, 싱가포르와 같이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주목받았던 만큼 향후 반도체 산업 분야에서 더욱 높은 가치를 창출하고 성장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자료: Asia Global Institute, AI Chip Center for Emerging Smart Systems(ACCESS), HK01, hket, Hong Kong Applied Science and Technology Research Institute(ASTRI),Innovation and Technology Commission(ITC), Innovation and Technology Fund(ITF), MingPao, Now News, Wen Wei Po, 홍콩과기대학교(HKUST), 선전-홍콩 과학기술연맹(深港澳科技联盟), 홍콩중화총상회(HKGCC), 홍콩과학기술원(HKSTP), 세계반도체시장통계기구(WS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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