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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떠오르는 프렌드쇼어링
  • 트렌드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유지윤
  • 2022-11-24
  • 출처 : KOTRA

제조기업의 공급망 재편 및 내재화 움직임 커져

프렌드쇼어링이 안정적 공급망 확보의 돌파구로 떠올라

팬데믹이 안정되며 전 세계가 제조업을 중심으로 생산 정상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자 원자재, 중간재 및 물류 서비스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그러나 갑자기 수요가 급증해 가용 공급을 초과하자 이는 가격 상승 및 공급 불균형이라는 결과를 불러일으켰다. 이러한 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돼 공급 병목현상을 초래했고 결과적으로 제조업을 비롯해 경제 전체에 가격상승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원자재 가격동향(2020.1=100)>

[자료: Refintiv, 자료인용: Confindustria]

 

이러한 현상은 러-우 사태로 더욱 심화되는 추세로 글로벌 공급망 교란과 급격한 원자재 가격변동으로 공급을 확보하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탈리아 기업들 또한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공급망 확보를 위해 기업 전략에 변화를 주고 있는데 그중 가장 큰 특징이 바로 탈세계화이다.


공급망 재편의 현실

 

이탈리아의 유명한 디자인 가구 브랜드인 나뚜찌(Natuzzi)는 최근 루마니아에 있는 생산 프로세스 일부를 이탈리아 남부 풀리아로 이전하는 리쇼어링을 실행했다. 리쇼어링이란 해외에 있던 생산공장을 다시 국내로 이전하는 것을 일컫는 단어로, 최근 몇 년간 본국으로 돌아가는 리쇼어링에 대한 부분이 이슈가 돼 왔다.

 

실제로 이탈리아 경제인연합인 콘핀두스트리아(Confindustria)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약 850개의 유럽 기업이 고국으로 이전했으며 그 수로는 이탈리아와 프랑스가 선두에 있다. 이들 중 대부분인 약 42%가 아시아 국가들에서 리쇼어링을 했으며, 이 기업들의 리쇼어링은 팬데믹을 계기로 ‘전략산업’으로 분류된 품목인 의료기기 및 하이테크 제품 등을 중심으로 국내 생산시설 확보의 필요성이 대두되며 가속화됐다.


그러나 전체 제조업을 살펴봤을 때 리쇼어링은 제한적인 상황으로, 콘핀두스트리아가 762개 국내 제조 회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해외에 생산시설을 보유한 기업 수는 16%이며, 전체 해외 시설보유 제조업체 중 45%가 해외 현지화 전략을 변경하거나 변경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의 해외 현지화 전략 변화를 살펴보면 16.5%가 다시 이탈리아로 리쇼어링했다고 답했으며, 12%는 향후 3~5년 내에 리쇼어링을 할 계획이 있다고 답변했다. 여기서 주목할만한 부분은 14%는 본국이 아닌 다른 나라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고 답변했고, 인근국가로 니어쇼어링을 계획하고 있다는 답변도 1.7%로 공급망 재편과 함께 현지화 전략이 다양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해외보유 생산시설 이전 및 이전계획 조사 결과>

주: 니어쇼어링(Nearshoring)-본국이 아닌 인접국가로 이전

[자료: Re4lt, Confindustria]


기업이 기존의 해외 공장을 폐쇄한다는 것은 재정적 손실과 함께 수년에 걸쳐 축적된 경험과 자본을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공급망의 회복과 관련해 기업들은 조심스러운 움직임을 보인다. 또한, 현지화 전략 변화와 함께 공급선 변화 또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죠르지아 피렌체 정치경제학 교수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이탈리아 기업의 90%는 공급선을 변경하지 않았으며 3.8%는 해외 공급업체를 국내 공급업체로 변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콘핀두스트리아 자료에 따르면, 분석 대상 기업의 21%가 해외 공급업체에서 국내 공급업체로의 교체를 결정했다고 답해 공급망이 점차 내재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의 중요성 증가

 

팬데믹 이전 기업들이 추구했던 글로벌 가치 사슬은 낮은 관세와 생산 프로세스의 효율성으로 인건비가 낮고 환경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국가를 공급망에 포함시키는 것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그러나 원자재 병목현상과 함께 일부 국가의 노동 비용 상승, 물류비용 증가, 지정학적 위협 등이 생산공정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을 증폭시키자 기업들은 가치 사슬 전략을 변경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바로 공급망의 탄력성 확보가 있다.

 

콘핀두스트리아가 해외 생산시설을 보유한 업체를 대상으로 현지화 전략에 가장 중요한 사유를 조사했을 때, 모든 업체에 가장 큰 사유는 노동비용 감소였다. 그리고 두 번째 사유를 봤을 때 그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났는데 이전계획이 없는 업체는 생산비용 절감을 꼽았고 다른 나라로 생산시설을 이전한 업체는 해외 유용자원 가용성을, 그리고 리쇼어링을 한 업체들은 원자재 가용성을 두 번째 사유로 꼽아 많은 업체에 노동비용 다음으로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가 기업 생산시설 확보 전략에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생산시설 해외 보유 및 이전 사유(5점 척도)>

[자료: Re4lt, Confindustria]

 

최근 가치 사슬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품목인 기본 원자재 수급에 지정학적 긴장의 위협이 가해지자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이라는 용어는 친구(Friend)와 기업의 생산시설(shoring)을 의미하는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생산의 가치 체계 또는 이익 체계를 신뢰할 수 있는 우호국 간에 안정된 공급망 구축을 뜻한다. 실례로 애플을 비롯한 일부 미국 기업은 공급망의 일부 주요 단계를 중국보다는 미국의 이익에 더 가까운 대만, 인도 및 베트남과 같은 국가에 이전해왔다.


이탈리아 또한 특정 품목의 생산에 있어서는 국내에 적합한 인프라 부족으로 리쇼어링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프렌드쇼어링의 중요성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이탈리아 금융사인 피네스트(Finest)와의 인터뷰에 따르면 세계가 불안정해짐에 따라 시장 또한 개방성이 약화되고 추세로, 인접국가로 이전하는 니어쇼어링은 기업이 가치 사슬을 관리하기 위한 적응적 대응방안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니어쇼어링이란 전략에 가치 구성 요소를 더한 프렌드쇼어링이야말로 기업의 평판을 포함해 안전하고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 가치 사슬을 구축하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물론 단기간에 가치 사슬을 옮기는 것은 불가능하기에 이탈리아 회사들은 가치 사슬을 재편하기 위해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팬데믹 이후 러-우 사태가 발발하며 기존의 세계화에 대한 기업전략으로는 리스크 관리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시시각각으로 변동하는 변화의 움직임 속에서 생산 및 산업 시스템과 시장의 흐름을 잇는 상호 연결에 공급망의 지정학적 일치에 관한 변수가 삽입됐고, 이탈리아 기업들은 이에 맞춰 새로운 가치 사슬을 만들어가고 있다.

 

시사점 및 전망

 

지정학적 의미가 무엇보다 중요해지는 지금, 이탈리아 기업은 전략적 선택을 통해 새로운 가치 사슬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금융기업 피네스트의 대표인 미논씨는 프렌드쇼어링을 통해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가치 사슬 구축으로 노하우 공유, 연구 개발 및 혁신을 통해 기업의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물론 이러한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는 세계 공급망이 정치적으로 유사한 국가로 구성되거나 지역 경제 협정으로 통합된 국가들 중심으로 재구성될 경우 지난 30년 동안 쌓아온 경제모델이 훼손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많은 이탈리아 기업은 공급망 구축의 비용보다는 안정성을 고려하는 방향으로 그 무게 중심을 바꾸고 있다. 이미 지난 7월 미국과 한국, 이탈리아를 비롯한 전 세계 17국가는 글로벌 공급망을 개선하고 다양화하기 위해 협력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러한 세계의 움직임 속에서 이탈리아 기업들이 추진하는 프렌드쇼어링에 우리 기업이 관심을 가지고 향후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자료: 일간지 Il Sole 24 Ore, 경제인연합(Confindustria) 연구소 회지 ‘Rivista di Politica Economica’, 이탈리아 중앙은행(Banda d’Italia) 보고서,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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