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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미 프렌드쇼어링 살펴보기
  • 경제·무역
  • 미국
  • 뉴욕무역관 김동그라미
  • 2022-11-24
  • 출처 : KOTRA

반도체, 희귀광물, 바이오, 전기차 등 미래 먹거리인 첨단 산업이 중심

프렌드쇼어링 기회와 리스크 꼼꼼하게 따진 전략 수립 필요

프렌드쇼어링이란

 

미국의 대중견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한국을 방문해 ‘프렌드쇼어링(Friend-shoring)을 제시하며 한국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구했다. 프렌드쇼어링은 우방국 중심으로 공급망을 재편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을 꾀한다는 미국의 공급망 전략이다. 우선적으로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 등 주요 첨단 산업 중심으로 프렌드쇼어링을 통한 공급망 재편을 추진 중이다. 최근 시행된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 IRA), 반도체 과학법(CHIPS and Science Act), 국가 바이오 기술∙제조 이니셔티브(National Biotechnology and Biomanufacturing Initiative) 등이 미 자국 우선주의와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기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지난 7월 LG사이언스파크를 찾아 한국의 프렌드쇼어링 동참을 촉구하는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

[자료: 재닛 옐런 재무장관 트위터 갈무리]

 

프렌드쇼어링을 통한 미국 중심의 세계무역 질서 재확립 시도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지나치게 높은 대중국 수입 의존도를 안보위협의 요인으로 보고 대중 정책을 강화했던 미국은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침공 사태를 겪으면서 미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 주도권 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 팬데믹과 전쟁은 공급망 문제가 국가 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 계기가 됐다. 세계 제조기지인 중국이 코로나19로 제품의 생산과 운송에 차질을 빚자 미국도 타격을 입었다. 반도체 공급 문제로 미국 주요 자동차 제조기업들이 가동을 멈추거나 조업량을 축소했고 주요 소매업체들은 공급 차질을 우려해 재고확보에 열을 올렸다. 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전 세계적으로 식량과 에너지 공급이 문제가 됐다. 이처럼 팬데믹과 전쟁으로 공급망 문제가 안정적인 국가 운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 공급망 주도권이 곧 안보라는 인식이 확산됐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공급망 관련 정책들이 잇달아 나오는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이다.

 

우방국과의 관계를 기반으로 공급선이 특정 국가에 집중돼 있던 과거와 달리 공급선을 다변화하고 좀 더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것이 프렌드쇼어링의 목적이다. 또 공급망 외에도 제조업·기술 및 인적 교류 등 전체 무역, 투자를 블록 내로 한정시켜 우방국과 중심으로 협력 틀을 구성하고 비우호국 경제와는 배타적 관계를 설정하려는 의도도 포함돼 있다. 프렌드쇼어링은 중국과 러시아 경제, 국제사회 신냉전 체재 가속화에 대한 미국의 대비책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미국이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미국-유럽연합 무역기술위원회(TCC),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는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구축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시절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복귀하기보다 지역 간·다자 간 새로운 연합을 통한 공동 대응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EU와 무역기술위원회(TTC), 인·태지역 주요국과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를 본격 추진 중이다. IPEF는 무역뿐 아니라 디지털 경제, 에너지·기후변화, 공급망 안보 등 포괄적인 경제 협력 체제로 한국도 지난 5월 IPEF 출범 멤버로 참여하기로 했다. 

 

프렌드쇼어링에 대비하는 기업과 정부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으로 각국 정부와 기업들도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10월 광물 분야에 대한 외국인 투자심사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자국 리튬 업체에 투자한 중국기업 3곳에 투자 철회 명령을 내렸다. 철수 명령을 받은 홍콩 시노마인자원, 청쩌리튬인터내셔널, 청두 짱거광산투자는 캐나다 리튬업체 파워메탈과 리튬칠레, 울트라리튬에 투자했다. 블룸버그는 캐나다와 동맹국들이 전기차부터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상품 생산에 필요한 주요 광물 확보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캐나다의 이번 조치가 광물분야의 프렌드쇼어링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패권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반도체 산업 역시 중국을 배제한 프렌드쇼어링 움직임으로 반도체 관련 기업들의 기민한 대응이 요구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 일본, 대만을 묶은 글로벌 반도체 동맹인 칩4(CHIP4) 결성을 추진한 데 이어 지난 10월 첨단 반도체 장비의 대중국 수출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미국의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중국에서 직원들을 철수하고 있다고 월스트릿저널이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장비 업체인 KLA, 램리서치·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이 중국 메모리반도체 생산 업체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에 파견 직원을 철수시키고 설치 장비 지원과 새 장비 설치도 중단했다. 이번 조치로 중국에 생산 공장을 둔 한국 기업들도 미국 정부로부터 1년의 규제 유예기간을 적용 받게 되었으나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프렌드쇼어링이 불러올 수 있는 리스크는

 

미국이 제시한 바와 같이 프렌드쇼어링은 국가 간 신뢰를 기반으로 한 안정적인 공급망 구축과 같은 순기능도 있으나 해당 정책이 야기할 경제, 외교적 리스크도 제기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의 앨런 비아티 통상전문 선임 기자는 지난 8월 오피니언란을 통해 프렌드쇼어링의 매력도가 급상승하고 있지만 해당 콘셉트가 여전히 많은 어려움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프렌드쇼어링의 ‘프렌드’가 누구이며, 어떻게 결정해야할 지가 명확하지 않고 국가 간 정치적 신뢰성에 대한 결정을 내리기 어려운 실정에서 어떤 국가와 ‘프렌드십’을 유지할 수 있을지 판단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꼬집었다. 또 공급망 재구성에 드는 비용과 효율성 부분에 의문을 제기하며, 프렌드쇼어링의 정책 중 하나인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금 공제를 예로 들었다. 세금 공제 혜택이 종료된 후 북미 기업들이 새로운 경쟁사를 능가할 정도로 효율적인 공급망을 구축하지 못할 경우 그 비용은 고스란히 미국 소비자들이 떠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결국 공급망 재편의 비용은 소비자들이 치르게 될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이밖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빚어진 식량과 에너지 공급문제를 언급하고 이 전에도 경제를 위협하는 많은 공급망 문제들이 있었다며 정치적 동기로 유발되는 문제가 공급망의 유일한 문제가 아님을 피력했다.


컨설팅 기업 콘페리도 프렌드쇼어링이 적을 만들 수 있는 전략이 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콘페리의 공급망 능력 최적화 운영팀의 톱 로블스키 공동 리더는 “프렌드쇼어링은 매우 위험성이 높을 수 있다”며 “정치적 부분과 특정 국가와 비즈니스를 지속해야할 실질적 이유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올리비에 구린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5월 프렌드쇼어링이 자유무역의 장점을 해치는 세계 경제의 재앙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전망 및 시사점

 

옐런 재무장관은 최근 인도 뉴델리를 방문해 프렌드쇼어링 정책을 홍보하며 인도의 동참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그는 “미국과 인도는 특정 정부가 지적학적인 측면을 무기로 무역을 위협하는 세계에서 공급망을 강화하는데 관심을 공유하고 있다”며 “미국은 인도와 프렌드쇼어링이라는 의제를 추구하면서 인도와의 비즈니스 및 상업적 파트너 관계를 견고하게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프렌드쇼어링을 위한 프렌드십 구축에 잰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무역, 투자 부분에서 중국이 해오던 역할을 할 국가들을 우방국 중심으로 재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첨단 기술 산업의 핵심인 반도체, 배터리, 희귀광물, 의약품 부분은 미국의 주도권 확보를 위해 한국을 포함한 우방국들에 프렌스쇼어링 참여 압박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기업은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기회 포착과 동시에 프렌드쇼어링 리스크에 대한 적절한 대비책도 마련해야 한다.


 

자료 : Washington Post, Bloomberg, Financial Times, Korn Ferry, Wall Street Journal 및 KOTRA 뉴욕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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