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 포장의 대안을 제공하여 순환 경제의 밑거름이 될 수 있는 지속가능한 포장 제품 개발이 활발하다. 새로운 기술 중심의 프로세스 발전으로 플라스틱과 유사한 이점을 제공하면서도 환경 친화적인 다양한 대체 포장재가 등장하고 있으며,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포장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대체 포장 시장 성장을 도울 수는 있지만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으며 각 주정부는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플라스틱 포장 시장 동향

플라스틱 포장은 가볍고 편리하다. 비용이 저렴하고 식품 보관에 용이하며 변형이 쉽기 때문에 매우 매력적인 포장 재료이다. 그러나 94%에 달하는 플라스틱이 화석 연료에서 기인하기 때문에 생산 과정에서 기후 변화를 초래할 수 있고 폐기물은 환경에 악영향을 미친다. 또한 플라스틱에 사용되는 BPA와 같은 화학물질들은 인체 건강에 해롭다는 연구결과가 많으며, 해양생물이 섭취한 미세 플라스틱은 결국 인류에게 전달된다.

매년 미국 내에서 생산되는 종이, 유리, 플라스틱 등 포장 제품의 무게는 약 8220만 톤에 달한다. 이 중 음료병이나 플라스틱 쇼핑백 같은 1회용 플라스틱이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은 포장 제품의 35.1%인 3790만 톤이 소각되거나 매립지로 향한다고 밝혔다. 또한 상당한 양의 포장 폐기물이 결국 수로로 유입돼 매년 약 800만 톤의 플라스틱이 바다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일부 종류의 플라스틱은 미세 플라스틱으로 분해가 가능하지만 일반적인 플라스틱은 자연적으로 생분해되지는 않기 때문에 이에 따른 환경 문제가 심각하다.

<미국 포장 폐기물 처리 방법>

[자료: EPA]

전 세계 플라스틱 포장 시장은 2020년 기준 3481억 달러이며 향후 10년간 연평균 4.8% 성장하여 2030년에는 5862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 중 음식 및 음료 포장이 시장의 51%를 넘으며 1회용 소비자 제품 포장 부문이 시장의 주요 성장 동력으로 꼽힌다. 음식 및 음료 플라스틱 포장의 대부분은 소수의 글로벌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 코카콜라는 플라스틱 포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기업으로 매년 290만 톤의 플라스틱을 생산한다. 코카콜라가 사용하는 플라스틱 포장의 99%가 재활용이 가능하지만, 대부분은 그냥 버려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펩시코, 네슬레, 다논과 같은 기업도 비슷한 상황이다.

<주요 기업의 연간 플라스틱 사용>

(단위: 톤, %)

[자료: Break Free from plastic]

지속 가능한 포장

1940년 플라스틱 포장 도입 이후 사용이 급증했지만 플라스틱 포장은 환경, 건강,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서 정부, 투자자들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새로운 기술 중심의 프로세스 개발을 통해 플라스틱과 유사한 이점을 제공하는 대체 포장재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으며, 가격도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대체 플라스틱 산업 생태계>

[자료: Pitchbook]

지속 가능한 포장 산업은 물리적인 재료뿐만 아니라 1회용 및 새로운 플라스틱 사용을 대체하거나 줄이는 공급망 전략을 포함한다. 예를 들면, 생분해성 바이오 플라스틱·천연 재료·재활용된 재료들이 플라스틱 신제품(Virgin Plastic)을 대체한다.

<주요 지속 가능한 포장 재료>

지속 가능한 포장 산업 투자 동향

지속 가능한 포장 관련 VC 투자는 지난 10년간 꾸준히 증가하여 2021년 8억3440만 달러를 기록했으며, 거래 건수로는 전년대비 58.2% 증가한 87건을 기록했다. 2022년에 들어서서 경제 침체에 대한 우려와 함께 관련 투자는 다소 위축돼 3분기까지 투자 규모는 5억6600만 달러, 투자 건수는 47건에 머물렀다. 경기 침체 가능성으로 시장에 불확실성이 더해지고 있으며 전반적인 포장 수요와 지속 가능성을 강조한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가격 지불 의지가 단기적으로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지속 가능한 포장 산업에 대한 투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 가능한 포장 관련 글로벌 VC 투자 규모 및 건수>

[자료: Pitchbook(2022.10.)]

플라스틱 대체 소재 사례

(버섯 플라스틱: 에코바티브) 에코바티브(Ecovative)는 버섯 균사체로 만들어 완전히 퇴비화가 가능한 포장 제품을 만든다. 최소한의 자원을 사용하였으며 인공 화학 물질이 전혀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스티로폼에 대한 자연친화적인 대안이라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또한 최소한의 가공을 하기 때문에 제품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에코바티브는 포장 재료 외에 대체 가죽을 선보였으며 단열재, 소비자 제품 등 추가 응용에 대해서도 연구하고 있다.

<에코바티브 포장재 활용 예시>

[자료: Ecovative]

(음식물 폐기물을 활용한 플라스틱: 풀 사이클) 풀 사이클(Full Cycle)은 박테리아를 이용하여 자연적인과정을 통해 식품 폐기물을 바이오폴리머인 PHA(polyhydroxyalkanoate)로 변환시키고 PHA를 재료로 대체 플라스틱을 만드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화학적으로 합성되었기 때문에 산업 시설에서만 퇴비화가 가능한 플라스틱과는 대조적으로 PHA로 만든 플라스틱은 자연발생적인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자연적으로 분해가 된다. 예를 들어 PHA로 만든 플라스틱 제품이 따뜻한 해수면에 가까이 버려지게 된다면 자연 분해에 걸리는 시간은 약 7주이다. 만약 PHA 플라스틱이 바다 깊은 곳에 가라앉게 되면 분해되는데 수년이 걸릴 수 있지만, 일반적인 플라스틱과 달리 독성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해양동물들이 섭취를 한다고 해도 해를 끼치지 않는다. 풀 사이클은 식품 폐기물을 활용함으로써 식품 폐기물이 버려지면서 발생하는 메탄가스 방출 방지와 함께 기존 플라스틱 사용으로 인한 탄소 방출을 줄이기 때문에, 탄소 발자국을 줄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풀 사이클의 기술 모식도>

[자료: Full Cycle]

(식용 가능한 숟가락: 인크레더블 잇츠) 인크레더블 잇츠(IncrEdible Eats)는 해양 플라스틱 쓰레기 제거를 목표로 하여 기존 플라스틱을 식용이 가능한 제품으로 대체재를 선보인다. 밀, 귀리, 옥수수, 병아리콩 및 현미를 재료로 비건, 논-GMO를 특징으로 하기 때문에 건강함은 물론이고 바닐라, 초콜릿, 후추 등 다양한 맛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는 제품을 제공한다. 또한 뜨거운 수프나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에도 30분간 숟가락의 형태를 유지할 수 있는 내구성을 자랑한다. 제품은 개별 포장되어 있는데 이 포장재도 생분해성, 재활용 가능한 재질을 사용하여 환경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였다. 가격은 보통 20개 포장에 8.99달러, 100개에 24.99달러 수준이다. 구슬아이스크림으로 유명한 디핑닷(Dippin’ Dots)은 올해 1월, 친환경 추구를 위해 인크레더블 잇츠와의 제휴를 시작한다고 발표하며 일부 매장에서 플라스틱 숟가락 대신 인크레더블 잇츠의 숟가락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인크레더블 잇츠 제품 이미지>

[자료: IncrEdible Eats]

친환경 포장으로의 전환을 위한 정책적 움직임

지속 가능한 포장에 대한 소비자 선호가 대체 포장 시장 성장을 도울 수는 있지만, 플라스틱 소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규제가 더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022년 6월 말,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보다 엄격한 플라스틱 감축 목표 설정 및 포괄적 생산자 책임제도(EPR: 생산자에게 사후 소비자 제품의 처리 또는 폐기에 대한 재정적 및/또는 물리적 책임을 부여)를 내용으로 하는 법안 SB 54(플라스틱 오염 방지 및 포장 생산자 책임법)에 서명했다. SB54는 2024년 1월 1일까지 일회용 포장 생산자는 생산자 책임 기구(PRO)를 구성 또는 참가하여 법의 요구 사항을 준수하기 위한 업계 노력을 관리해야 한다고 의무화했다. 또한 2032년까지 캘리포니아 내 모든 포장이 재활용 또는 퇴비화가 가능해야 하며, 플라스틱 포장 생산량을 25% 줄이고 사용 후 포장의 65%를 재활용해야 한다. 2032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 2028년 1월 1일까지 포장재의 30%, 2030년까지 40%를 재활용해야 한다. PRO는 캘리포니아 주정부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할 필요가 있으며, 이를 캘리포니아 자원 재활용 및 복구 부서(CalRecycle)가 검토하게 된다. 또한 캘리포니아 주정부 소유 또는 계약된 식품 서비스 시설은 재사용, 재활용 또는 퇴비화가 가능한 포장만을 사용해야 한다. CalRecycle는 2022년 3월 4일 최초로 캘리포니아 주정부 승인 포장 제품 리스트를 발표했으며, 해당 리스트에 포함되기를 원하는 포장 제조업체는 주정부에 별도로 신청해야 한다.

이에 앞선 6월 3일 제레드 폴리스 콜로라도 주지사도 콜로라도주 내에 식품 포장 관련 법률에 서명했는데, 2024년 1월 1일까지 식품 포장 내 PFAS 금지와 포장 제품에 대한 ERP를 내용으로 한다.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한 포장 업체의 관계자는 2022년에만 뉴욕, 워싱턴, 뉴저지 등 16개 주가 ERP 법안을 도입했으며, 2021년 메인, 오레곤주를 시작으로 2022년에는 콜로라도, 캘리포니아가 포장 산업 ERP를 제정했다며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으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포장 산업계의 친환경 포장으로의 움직임은 더욱더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캘리포니아 주정부 승인 식품 서비스 포장 제품>

[자료: CalRecycle]

자료: EPA, Pitchbook, Sparkoncept, Future Bridge, Matmatch, CalRecycle, Food Packaging Forum, Plastics Today, Amazon,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