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인들은 식료품 소비를 줄이고자 하며, 예전에 비해 할인 매장을 자주 이용하고 더 저렴한 제품을 더 적게 소비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들의 소비 축소 움직임에도 자녀를 위한 스낵류 구매 시에는 가격보다는 여전히 품질과 영양성분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 중이며, 이동 중에 간단히 섭취할 수 있는 소포장 스낵류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 소비 동향

지난 8월 미국의 소비자 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8.3% 상승했는데 특히 식품 소비자 물가지수는 11.4%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으로 압력을 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애테스트는 인플레이션이 미국인의 식료품 쇼핑 습관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7월 경제활동 가능 연령의 미국인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이에 따르면 소비자의 41.2%가 식료품 구매 여력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6개월 전에 비해 주당 평균 식료품 지출이 14.4% 증가하였으며 이에 따라 소비자의 46.7%가 식료품 쇼핑을 할 때 예산을 정해 그 안에서 지출을 엄격히 통제하고자 하고 노력 중이라고 답했다.

 

<미국 소비자 물가지수, 식품 소비자 물가지수 동향>

[자료: US BLS(2022.9.)]

더 저렴한 제품, 더 적게 산다

 

식료품 비용을 절약하기 위한 주된 소비 행동 변화는 더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이라고 응답자의 50.1%가 대답했다. 또한 저렴한 브랜드를 선택하는 것 외에도 더 저렴한 대체재를 선택한다는 응답도 46.1%에 달했다. 소고기 대신 닭고기를 선택한다거나 신선식품 대신 냉동식품을 이용하는 경우가 그 예이다. 응답자의 40.4%는 비용 상승으로 인해 음식을 덜 구입하고 있다고 답했는데 55~64세 응답자의 경우는 52%로 그 비율이 더욱 높았다. 미 농림부는 2020년 3800만 명 이상의 미국인들이 활동적이고 건강한 삶을 살기에 충분한 음식을 얻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는데, 인플레이션은 이런 상황을 더 악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또한 33.4%의 소비자들은 절약을 위해 저렴한 할인 매장을 이용하게 됐다고 답했다. 실제로 LA 타임스는 주요 식료품 15종을 구입했을 때 상점에 따라 적게는 48.88달러에서 많게는 79.65달러까지 비용이 차이가 있다고 보도한 바 있어 소비자들이 할인 매장을 이용해 식료품 비용을 줄일 수 있어 이용이 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식료품비 절감을 위한 소비행태 변화>

[자료: Attest(2022.9.)]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프리미엄 식품 부문

 

미국인들은 식료품 종류에 상관없이 소비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는데 가장 소비를 줄인 부문은 프리미엄 식품으로, 응답자의 61.3%가 프리미엄 식품 소비를 줄였다고 답했다. 이외에도 주류 소비를 줄인 응답자는 48.9%, 간편식 36.9%, 과일과 야채 22.1%의 순이었다. 그러나 저렴하면서도 유통기한이 긴 통조림 및 저장 식품은 8.3%, 신선식품의 대체제가 될 수 있는 냉동식품은 16.3%로 감소폭이 비교적 적었다. 미국인들은 식료품 이외 제품 쇼핑도 줄이고 있는데 세면용품 및 화장품 소비를 줄인 응답자는 29%, 청소 및 가정용품을 줄인 응답자도 27.5%에 달했다. 상점 자체 브랜드(PB 상품) 및 저렴한 제품군은 낮은 수치이긴 하지만 소비가 줄지 않고 오히려 0.4% 증가를 기록하며 저렴한 브랜드를 찾는 소비자들의 경향을 보여줬다.

 

음료는 상대적으로 브랜드 충성도 높아

 

식료품비 절감을 위해 보다 저렴한 브랜드로 대체하는 경향이 컸는데, 품목별로는 응답자의 42.9%가 더 저렴한 브랜드의 빵을 대체 구매했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화장지 40.1%, 감자칩·과자 종류 39.4%, 시리얼 38.5%에 달했는데, 이는 소비자들이 빵, 화장지, 감자칩·과자 종류, 시리얼 제품 가격에 특히 민감함을 반영했다. 반면에 주류의 경우는 비교적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 10.6%만이 저렴한 브랜드로 대체했다고 답했다. 가격 상승에도 계속 구매할 식료품 브랜드를 묻는 질문에 상위 3개 브랜드는 코카콜라, 펩시, 닥터 페퍼로 모두 음료 브랜드였다.

 

<품목별 저렴한 브랜드로 대체한 소비자 비율>

[자료: Attest(2022.9.)]

 

할인 식료품점 점유율 상승

 

소비자의 33.4%가 알디(Aldi), 푸드4레스(Food 4 Less), 그로서리 아웃렛(Grocery Outlet), 프라이스 라이트(Price Rite), 세이브 어 랏(Save A Lot), 윈코(Winco)와 같이 보다 저렴한 할인 상점에서 쇼핑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할인 식료품점에서 쇼핑을 주로 하는 소비자의 비율은 6개월 전 11.9%에서 18.2%로 크게 증가하였다. 이 중에서도 독일계 할인 식료품점인 알디에서 쇼핑을 하는 소비자의 비율은 6개월 전 5.7%에서 7월 조사에서는 9.4%로 증가하며 가장 많은 신규 고객을 유치하였다. 알디는 현재 미국 내 약 2000여 개의 매장을 운영 중인데, 회사에 따르면 작년에 비해 매출이 두 자릿수 상승을 기록했다고 한다. 매출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는 수입이 5만 달러 이상인 중산층 및 고임금 소비자들의 유입 증가를 꼽고 있다. 다시 말하면 이전에는 할인 매장을 이용하지 않던 소비자층도 이제는 할인 매장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시장 점유율 확대와 함께 2022년 알디는 150개 매장을 추가하고 앨라바마에 신규 유통 센터를 운영할 예정이다. 

반면에 월마트(Walmart), 타깃(Target)과 같은 대규모 식료품점은 고객이 소폭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소매업계의 또 다른 동향으로는 팬데믹 이후 온라인 쇼핑 이용이 줄고 다시 직접 장보기를 하는 경향이 늘었다는 것이다. 2021년 1월 미국 소비자들 중 온라인으로만 혹은 온라인으로 주로 식료품 구입을 하는 비율이 25.6%에 달했으나 현재는 9.9%로 크게 감소하였다. 반면에 매장에서만 직접 구입을 하는 소비자 비율은 26.4%에서 50.6%로 약 2배 증가했다.   

 

유통기한에 대한 개념 전환

 

식품 유통기한에 대한 오해로 인해 불필요한 음식 쓰레기가 발생하고 있는데, 미국 음식 쓰레기 중 40%는 가정에서 발생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식료품 가격 상승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유통기한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최근 들어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섭취하게 되었다는 소비자가 16.6%에 달했으며, 이미 그런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소비자들이 29.5%였다. 즉 46.1%의 소비자들이 유통기한과 상관없이 제품의 상태를 확인하고 섭취를 결정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유통기한에 대해 비교적 신경을 덜 쓰는 제품은 감자칩·과자류(56.5%), 시리얼(50.4%), 쿠키 및 캔디(47.9%), 빵(38.6%) 등으로 나타났다.  

 

<유통기한이 지나도 상태가 좋을 경우 식품을 섭취하겠다는 응답자 비율>

[자료: Attest(2022.9.)]

 

지속가능성에 대한 추구는 다소 위축

 

식음료 브랜드를 선택할 때 가장 고려하는 사항을 묻는 질문에 지속가능성이라고 응답한 소비자의 비율은 2021년 1월 조사 결과 5.8%에서 최근 조사에서는 4.8%로 다소 감소했다. 또한 지난 조사에서는 품질과 맛이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이었던데 반해 최근 조사에서는 가격이 52.0%의 절반을 넘는 중요한 사항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변화를 봤을 때 소비자들이 지속가능성이나 환경 정책 지원을 위해 비용을 지불하고자 하는 경향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파악된다. 마찬가지로 지난 조사에서 환경친화적인 브랜드를 구매하고자 한다는 소비자의 비율은 32.1%에 달했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23.6%로 낮아졌다. 유기농 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비율도 30%에서 25.3%로 하락했고 지역 내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비율도 43.7%에서 36.3%로 떨어졌다. 이런 결과를 봤을 때 소비자들이 어느 때보다도 비용을 가장 중요한 구매 결정 요소로 여기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식음료 브랜드 선택 시 가장 중요한 사항>

(단위: %)

구분	2022년 7월 조사 결과	2021년 1월 조사 결과
가격	52.0	30.3
품질/맛	19.6	32.3
건강	14.0	22.4
편리함	5.3	5.7
지속가능성	4.8	5.8
포장/광고	4.3	3.6

[자료: Attest, KOTRA 달라스 무역관 정리(2022.9.)]

  

스낵류 구매에는 여전히 품질과 영양이 중요 요소로 작용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더 많은 소비자가 저렴한 대안을 찾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한 스낵류 구매에 있어서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가격보다는 여전히 품질과 영양적인 가치를 제일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특히 설탕 함유량이 적은 스낵을 찾고 있으며, 단백질이나 섬유질 추가된 제품이나 유기농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종 첨가물 없이 단순한 성분으로 구성된 제품을 찾고 있어 자녀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건강을 염두에 둔 소비를 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RX바, 카인드 스낵, 퍼펙트 바 키즈 등은 이러한 소비자 요구에 부응하는 제품과 포장으로 다양한 매체에서 베스트 스낵으로 선정된 바 있다. 포장에는 제품 내 단백질의 함량을 표시하고 나쁜 성분이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제품의 단가는 보통 1달러(약 1,400원)에서 2달러(2,800원) 내외로 저렴하지 않은 가격에도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이와 같이 소비 축소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자녀를 위한 스낵류 시장의 제품 단가는 오히려 더 상승할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팬데믹 이후 다시 대면 수업을 하고 잠시 중단했던 방과 후 운동, 악기 수업 등의 재개와 함께 간편하게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소포장 스낵류의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RX바(좌), 카인드 스낵(중), 퍼펙트 바 키즈(우)>

[자료: Amazon, Target]

 

한국 제품 진출전략

새로운 브랜드를 접하는 경로와 구매 결정을 내리는 데 중요한 요소로 친구나 가족의 추천이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으며, 매장 내 홍보를 통해서라는 대답이 두 번째로 많았다. 실제로 KOTRA 달라스 무역관은 우리 식품 기업들의 미국 유통망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최근 텍사스 내 주요 프리미엄 식료품점인 센트럴마켓(Central Market)에서 매장 내 홍보 행사를 개최하였다. 불고기, 파전 등 한국 음식의 조리 과정을 시연하고 시식 행사를 진행하여 현지인들에게 낯선 한국식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고 제품 구매로 이어질 수 있도록 판촉 활동을 벌였다. 시식 행사에 참가한 한 소비자는 한국 음식에 관심이 있었으나 직접 재료를 구매하여 요리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고 밝히며 판촉 행사 제품이던 불고기 양념을 활용하여 집에서 한국음식을 시도해보겠다고 말했다.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센트럴마켓의 관계자는 이런 시식·시연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이 한국식품을 호기심에서라도 구매하고 소비 경험이 있는 이들이 다른 사람들에게 제품을 권하면서 한국식품 소비가 늘어날 수 있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KOTRA 달라스 무역관이 실시한 센트럴마켓 한국 식품 판촉 행사>

[자료: KOTRA 달라스 무역관 촬영]

 

미국 진출 시 라벨링 규정도 꼼꼼히 살펴야

미국 FDA는 2021년부터 미국에서 유통되는 모든 식품에 대해 새로운 라벨링을 요구하고 있다. 주요 변경 내용으로는 (1) 1회 제공량 현실화 및 크거나 굵은 글자 표기 (2) 칼로리는 크고 굵은 글자 표기 (3) 지방 칼로리 정보 삭제 (4) 첨가당 함유량 및 하루 영양 성분 기준치 비율(% DV) 병행 표기 (5) 비타민 D, 칼륨, 철, 칼슘의 % DV 표기, 비타민 A와 C 정보는 삭제 가능 (6) 신규 각주 표기(% DV 정의)이다. 2021년 가공식품 중 미국의 통관거부 64건 중 49건이 라벨링 및 포장 미준수 건으로, 라벨링은 통관거부 사유 중 가장 주요한 원인이다. 따라서 미국으로 식품을 수출할 때는 라벨링이 규정에 맞는지 꼼꼼히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존 식품 라벨링(좌), 변경된 라벨링(우) 예시>

[자료: FDA]

 

자료: BLS, Attest, FDA, St. Louis Fed, Very well Family, Business Insider, Food network, Amazon,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