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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원전’ 이탈리아, 원전 해체 기술 고도화에 주력
  • 트렌드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유지윤
  • 2022-09-15
  • 출처 : KOTRA

이탈리아, ‘탈원전’ 정책으로 신재생 등 에너지원 다각화에 주력

원전 해체 기술 확보로 노후 원전 해체시장 공략

이탈리아, ‘탈원전’이 되기까지

 

이탈리아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탈원전을 선언한 국가로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는 1958년 유럽에서 처음으로 153급 라티나(Latina) 원전 건설을 시작해 1963년 가동을 시작한 이후 1964년에는 가릴리아노(Garogliano)와 트리노(Trino-Fermi) 그리고 1978년 860MW의 카오르소(Caorso) 원전까지 가동하며 총 용량 1423의 상용원전 4기를 가동하는 세계 4위의 원전 대국으로 앞선 원전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탈리아 원전 종류 및 정보>

[자료: www.world-nuclear.org]

 

그러나 1986년 체르노빌 사고를 계기로 이탈리아에서는 국민투표(1987년)를 통해 신규 원전 건설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고 당시 가동 중이던 기존 원전의 전면적인 해체를 결정했다. 이후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가 신규 원자로 건설의 추진을 밝히며 2011년 다시 한번 국민투표로 표결을 했으나 당해 6월 발생한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국민투표 57% 참여자 중 94%가 원전 건설에 반대하며 이탈리아의 ‘탈원전’은 가속화됐다.

 

이탈리아의 탈원전을 주도하는 기업, 소진(SOGIN)

 

원전의 사용 수명은 약 30~40년이며, 확장수명인 40~60년이 넘어가게 되면 사용 수명이 다한 것으로 원자로 운영을 종료하고 발전소의 해체작업이 이뤄져야 한다. 이탈리아는 탈원전을 선언한 이후 원전 해체 기술 개발을 통해 원전 해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이러한 원전 해체 작업을 총괄하고 있는 곳은 이탈리아 국영기업인 소진(SOGIN, Società Gestione Impianti Nucleari)으로, 원자력 발전소 해체 및 이에 따른 방사능 폐기물의 통제, 오염을 제거하고 관리하기 위해 1999년 이탈리아 에너지 기업인 에넬(ENEL)사의 자회사로 설립됐으며 2000년 기업의 지분이 이탈리아 재정경제부로 이전되며 국영기업으로 전환됐다.


소진은 현재 가압수형(PWR)·비등수형(BWR)·흑연 가스로(GCR-Maganox) 등 3가지 타입의 원전 4기, 저농축우라늄(LEU) 연료 가공공장을 비롯한 핵연료 주기공장 5곳, 연구용 원자료 1기의 해체를 주도하고 있다. 특히 안전성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원전을 해체하는 기술에 중점을 두고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으며, 이러한 기술의 대표적 사례는 바로 글러브 박스의 개발이다. 글러브 박스는 액체 방사선 폐기물을 시멘트로 처리하는 방식으로 폐기물 처리의 절차와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탈리아 원전 및 주기공장 위치>

 [자료: www.sogin.it]

 

소진의 기술혁신 담당자는 '이탈리아 원전해체의 경제적 가치는 79억 유로에 달하며, 그만큼 원전을 해체하기 위해서는 복잡한 절차와 단계별로 이에 적합한 기술이 필요한 작업’이라고 강조했다. 소진은 기술 개발 및 확보를 위해 글로벌 원자력분야의 주요 워킹그룹에 참여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안전성을 기반으로 해체 기간과 비용을 감축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기술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원전 해체 과정

 

이탈리아 정부는 당초 원전의 지연해체방식(SAFSTOR)*을 계획했으나 1999년도에 즉시 해체로 전략을 변경하고 소진의 설립을 통해 해체 준비를 시작했다. 원전 해체를 수행하는 기업은 소진이나 이를 규제하는 기관이 별도로 있어 해체 수순에서 발생하는 방사선 폐기물 처리, 부지 제염 및 복원 등 세부적인 사항들을 규제하고 있다. 해당 기관은 ISIN(이탈리아 원자력 안전과 방사선 방호 등의 담당 규제기관)과 ISPRA(고등 환경 보호 및 환경연구소)로 원전 해체 준비부터 해체, 폐기물 처리, 부지 제염 및 복원관리까지 전 과정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해체 준비 및 제염이 완료되면 경제개발부의 허가 법령을 통해 해체 수순에 착수하게 된다.

  주*: 지연해체방식(Deferred dismantling, SAFSTOR): 원자료에서 핵연료 제거 후 방사선물질을 포함하는 설비를 일정 기간 안전하게 저장하거나 유지한 후 해체를 진행하는 방식

 

소진은 1999년에 해체가 예정된 원전 부지의 귀속을 완료하고 준비작업을 통해 2012년 트리노 원전을 시작으로 같은 해에 가릴리아노 원전의 해체에 착수했다. 가릴리아노 원전은 2017년 11월에 굴뚝 해체가 완료됐는데, 이 과정에서 로봇을 통해 굴뚝 내부의 오염을 제거하는 기술을 활용해 철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오염을 방지했다. 2014년에는 카오르소 원전 해체가 시작됐으며 2020년 6월 마지막으로 라티나 원전의 해체 1단계가 착수됐다. 라티나 원전은 2027년까지 예상비용 2억7000만 유로로 보일러 6개와 원자로 건물 높이 단축 및 건물구조물과 부대설비를 해체할 예정으로, 이로 발생한 방사선 폐기물은 임시 저장소 및 임시로 개조된 원자로 인근 건물에 보관될 계획이다.

 

이탈리아는 원전 해체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프랑스의 국영 원자력그룹인 아레바(Areva)에서 하고 있으며, 라티나 원전의 매그녹스 핵연료 재처리는 영국의 셀라필드(Sellafield)에서 재처리가 된다. 또한, 금속폐기물 처리 및 감용은 싸이크라이프(Cyclife)사*에서 수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년간 1800톤 규모의 해체 원전 금속 폐기물 처리 계약을 통해 해당 폐기물은 스웨덴으로 이송이 이뤄지고 있다. 이탈리아 원전 해체를 완료하기 위한 최종 단계는 국가 방폐물 처분장 건설이 완료된 이후에 가능하며, 현재 이탈리아 정부는 방폐물 건설을 위한 부지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처분장 운영은 2025년부터로 계획하고 있으며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가릴리아노 원전은 2033년, 카오르소는 2034년, 트리노는 2036년, 라티나는 2042년에 부지 복원까지 원전의 해체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 싸이크라이프(Cyclife): 프랑스의 EDF사가 스웨덴의 원자력 전문기업 Studsvik사의 방사선 폐기물 처리사업을 인수 후 창설한 자회사

 

원전없는 이탈리아의 에너지 정책

 

이탈리아의 전력 믹스 동향을 살펴보면, 원전 폐쇄 이후 전력 에너지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한 모습을 볼 수 있다. 전력 소비량에 비해 생산량이 감소한 만큼 부족한 부분을 인근 프랑스 등에서 수입해오고 있다. 또한, 2006년에 러시아의 서유럽 가스공급 중단사태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을 절감한 이탈리아는 이후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적 투자를 통해 화력발전 에너지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갔다. 그리고 2022년 현재 러시아의 유럽 가스 감산공급 및 중단으로 이탈리아 국내에서 에너지 안보에 대한 중요성이 다시 한 번 부각되고 있다.

 

<이탈리아 전력 믹스 동향>

 [자료: grafici.altervista.org]

 

현재 이탈리아의 에너지 정책을 주도하는 부처는 생태전환부로 최근 러시아 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원을 확보 및 EU의 탈탄소화 정책을 수행하기 위해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2026년까지 재생에너지로 70GW의 전력 생산을 목표로, 이탈리아 정부는 ‘국가 회복 및 복원성(PNRR)’ 프로그램을 통해 발전 시설의 현대화와 더불어 신규 추가 설립을 진행하고 있다. 이탈리아 전력청(GSE)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전기, 운송 등에 소비되는 총 에너지의 약 20.4%를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EU의 목표인 17%를 상회하는 것으로, 이에 더 나아가 이탈리아는 재생에너지의 비중 강화를 위해 설비 투자 및 신규 설립의 절차 간소화를 추진하고 있다.

 

전망 및 시사점

 

2022년 7월 기준 전 세계 38개국에 운전 중인 원전은 440기, 건설 중인 원전은 54기 그리고 운영이 중단된 원전은 204기로 집계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원전 중에서도 30년 이상 가동한 원전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와 향후 원전 해체는 원전산업의 핵심기술로 떠오를 전망이다. 지금까지 원전의 해체를 경험한 국가는 미국, 독일, 일본, 스위스 4개국이며 이탈리아가 이 뒤를 잇고 있다.

 

한국의 고리원전 1호를 비롯해 세계적으로 폐쇄 수순을 밟고 있는 원전 수가 증가하는 만큼 안전한 해체에 대한 중요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원전 해체는 높은 기술성과 안전성을 기반으로 해체 경험을 보유한 국가를 중심으로 선도그룹이 형성되고 있다. 그리고 이탈리아는 이미 해체 및 폐기물 처리 등에 선진화된 기술 보유한 국가로 세계 각국의 원전 해체 프로젝트 참여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소진의 기술책임자는 "디지털화가 원전 해체 분야에도 다양하게 적용되고 있다"며 "특히, 사람이 진입하기 어려운 현장에는 원격 시스템과 로봇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의견을 전했다. 한국은 이미 원전 건설 및 운영 분야에 높은 기술을 보유한 국가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더 나아가 국내 원전의 해체를 진행하며 해체분야에서 필요로 되는 디지털 기술 개발 및 앞서 해체를 진행한 이탈리아와 같은 선도국과의 기술협력이 이뤄질 경우 빠른 기술 습득으로 해체시장에서도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 소진사 홈페이지(www.sogin.it), www.world-nuclear.org, 에너지경제연구원, 이탈리아 전력청(GSE), 주한이탈리아대사관, 이탈리아 경제개발부(MISE),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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