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관은 우리 눈에 띄진 않지만 대규모 플랜트나 공장, 고층 빌딩, 주택과 같은 건축물의 공조·위생설비 등 사회의 인프라를 연결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이시구로 주식회사(イシグロ株式会社)는 일본의 종합 배관재 유통상사로 일본 국내외 600개사 이상의 제조사와 밸브, 파이프, 조인트 등을 일본에 유통한다. 취급품목은 40만 개 이상, 일본 전국 창고에 2만 개 넘는 상품의 재고를 갖추고 있다. KOTRA 도쿄 무역관에서는 일본 배관재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중소·중견기업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이시구로 주식회사 해외사업부 사카모토 아키라 과장과 인터뷰를 가졌다.

<이시구로 주식회사 기업 개요>

[자료: 이시구로 주식회사 홈페이지]

<이시구로 주식회사 해외사업부 상품개발부 사카모토 아키라 과장 인터뷰 장면>

(오른쪽: 이시구로 주식회사 사카모토 아키라 과장)

[자료: KOTRA 도쿄 무역관 촬영]

Q1. 귀사에 대해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시구로 주식회사는 창업 80년의 역사를 가진 종합 배관 기자재 상사입니다. 일본 국내외 600개사 이상의 제조업체에서 밸브 파이프 조인트를 비롯한 상품을 사들여 일본 내에 유통하고 있습니다. 80년간 쌓은 경험과 일본 전국에 보유한 물류 네트워크를 활용해 업계 최초로 24시간 365일 주문 접수가 가능한 인터넷 전자 상거래 사이트 'webstation'을 오픈했습니다. 또한 자사 프라이빗 브랜드(PB) 'i-VALUE'를 론칭해 밸브나 호스류, 부자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종류의 배관재를 고품질이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Q2. 2021년도와 비교했을 때 올해는 배관재 조달에 있어서 코로나의 영향이 있나요?

일본 국내 시장에서는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정책이나 우크라이나 사태 등 국제 정세 불안의 여파로 해외 수입업체(특히 중국 업체)로부터 배관재를 조달할 때는 갑자기 생산라인이 멈출지도 모른다는 불안한 마음을 갖고 있습니다.

Q3. 중국 이외에 수입처로 고려하고 있는 곳이 있나요?

중국에서 배관자재를 조달하는 것이 어려워질 경우를 대비해 대체 수입처로서 동남 아시아, 대만, 한국 등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특히 품질적인 측면을 고려했을 때 한국과 대만 업체를 우선 후보지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4. 현재 한국에서 수입하는 배관자재가 있나요?

현재 한국 업체와도 거래 중이며, 한국 배관업체로부터는 주로 고무 가스켓, 스테인리스 판재 등을 수입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취급하는 품목 중에 한국에서 조달하고 있는 품목이 아직까지는 그리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Q5. 한국 배관자재의 품질 및 가격, 서비스 등은 어떻습니까?

한국 배관자재는 품질이 뛰어나므로 품질 측면에서 크게 걱정되는 부분은 없습니다. 특히 한국 배관자재는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 품질과 성능을 향상시킨 제품이 많습니다. 이는 기존에 도입 실적이 있거나 안정성이 검증된 소재만 사용하는 일본 배관자재와는 사뭇 다른 모습입니다. 가격 측면에 있어서는 중국산이나 대만산 제품에 비해 확실히 비싼 것 같습니다. 배관제품의 경우 한국과 일본의 규격이 미세하게 달라 한국 규격 기준의 제품을 일본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따라서 일본의 규격에 맞추기 위해 공정이 추가되는 과정에서 생산단가가 상승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Q6. 배관재 조달 가격이 상승하면 판매 가격에 바로 전가하는 구조인가요?

배관자재 조달 가격이 상승하면 판매 가격에 전가하지만 저희 같은 유통 상사가 먼저 가격을 올리지는 못합니다. 일본 국내 배관자재 메이커가 먼저 가격을 인상하면 그에 따라 가격을 올리는 구조입니다. 일본에서는 가격 인상에 대한 저항이 크기 때문에 판매 가격을 인상하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최근 배관재 판매 가격 인상이 받아들여진 것은 세계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배관 자재의 원재료 가격이 40% 이상 상승했고, 엔저의 영향으로 마진폭이 10% 이상 감소 하는 등 가격 인상 요인이 명확했기 때문입니다.

Q7. 배관재 조달에 있어 어려운 점음 무엇인가요?

밸브, 파이프 등은 이미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 들었기 때문에 시장 확대폭이 제한된 시장에서 경쟁사끼리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업계처럼 내연기관차량에서 전기 자동차(EV)로 산업 구조가 전환되는 것과 같은 큰 변화가 배관업계에서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에 획기적인 제품이 시장에 나오지 않은 이상 현상 유지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올해 상반기 중국의 코로나 봉쇄 영향으로 중국으로부터의 배관재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국 수입 의존도를 낮추어야 한다는 의식이 강해졌습니다. 한국 배관자재 기업에게 있어서는 일본 시장에 새롭게 진출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Q8. 일본 배관자재 업계의 최근 트렌드는 어떤가요?

현재 일본 대부분의 산업이 탈탄소화 추진을 중요한 과제로 삼고 있는 것처럼 배관자재 업계도 지속가능 개발 목표(SDGs) 달성을 위한 친환경 제품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아직 배관자재 분야에서 이렇다 할 친환경 제품을 찾아보기 쉽지 않습니다. 탄소 배출을 절감할 수 있는 친환경 배관재를 내놓는 기업이 있다면 시장에 큰 임팩트를 줄 수 있을 것입니다.

Q10. 앞으로 한국으로부터 배관재 조달을 늘릴 계획은 있나요?

배관자재 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변화가 느린 산업입니다. 소수의 특정 기업이 배관재 시장 전체를 주도하고 있는 구조입니다. 한국 제품의 경우 품질 문제로 고민할 일이 없기 때문에 좋은 상품이 있다면 조달을 늘릴 의향이 있습니다. 수입할 때 가격, 수량, 품질, 이 세 가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보게 되는데 세가지 모두가 만족되어야 수입이 가능합니다. 신규 아이템 수입 검토 시 판매 후 1년 이내에 결과를 낼 수 있는 제품이 우선 검토 대상이 됩니다.

Q7. 일본 배관재 시장에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기업이 유의해야할 점은 무엇인가요?

새로운 소재를 사용해 성능이 좋은 배관재를 개발했다거나 해외 납품 실적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일본 내 납품 실적이 없으면 일본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일본에서 판매되고 있는 배관재 규격을 만족시켜야 합니다. 선진국의 경우 자체 규격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아서 해당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철저한 시장 조사를 통해 규격과 제품 인증에 문제가 없게 해야 판매가 가능합니다. 

시사점

일본의 배관재 시장은 성숙된 시장으로 급속한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사회의 인프라를 연결하는 필수자재이므로 향후 수요는 견조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의 코로나 봉쇄 영향으로 중국으로부터의 배관 자재 수입 의존도를 낮추려는 일본기업이 늘고 있어 한국 기업에 일본 시장 진입의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직 일본에서 찾아보기 힘든 친환경 배관자재 등 최근 탈탄소화 트렌드를 고려한 새로운 제품을 선보인다면 일본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료원: 이시구로 주식회사 홈페이지, 이시구로 주식회사 해외사업무 담당자 인터뷰 내용 및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