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로봇·자동화 시스템 전시회 'ROBOT TECHNOLOGY JAPAN 2022'(이하 RTJ)가 6월 30일~7월 2일 3일간 아이치현 도코나메시(愛知県常滑市) Aichi Sky Expo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며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제조업의 집적지이자 '일본에서 가장 로봇을 많이 사용하는 지역'이라고도 말할 수 있는 중부권에서 열린 만큼, 공장 자동화를 위한 제안이 다수 선보였다. KOTRA 나고야무역관은 10월 개최되는 ' Factory Innovation Week Nagoya 2022'에서 한국 기업 공동 홍보부스로 참여할 예정으로, 이에 앞서 중부지역의 로봇·자동화 시스템에 대한 관심도를 알아보기 위해 202개사 및 단체 규모로 개최된 중부권 최대 로봇·자동화 전시회 ' ROBOT TECHNOLOGY JAPAN(이하 RTJ) 2022'를 방문했다.

<ROBOT TECHNOLOGY JAPAN 2022 개요>

[자료: RTJ 공식 홈페이지]

<기업 부스 시연>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촬영]

RTJ(ROBOT TECHNOLOGY JAPAN)란?

RTJ는 일본에서 ‘국제 로봇전(iREX)’에 버금가는 규모의 로봇 전문 전시회로, iREX가 개최되지 않는 해에 열리기 때문에 올해 로봇 전시회 중에서는 최대 규모이다. DENSO WAVE와 FANUC, YASKAWA ELECTRIC 등 대기업 로봇업체들은 각각 대규모 부스에서 최신 솔루션을 선보였다. 또 Yamazaki Mazak과 Okuma, DMG MORI 등 공작기계 제조사도 다수 출전하여 금속가공 분야에서 공작기계와 로봇을 결합한 구체적인 자동화 시스템 제안이 이루어졌다. 그 외에도 로봇 핸드나 센서 등 주변기기, 무인 반송차(AGV), 계측 시스템 등 자동화와 관련된 폭넓은 분야를 다루었다. 금속 가공 분야뿐만 아니라 물류, 식품, 포장 등 다양한 목적으로 개발된 로봇도 전시되었으며, 특히 로봇의 현장 설치 및 시스템 구축을 담당하는 ‘시스템 인테그레이터(SIer, 에스아이어)’의 전용 구역도 있어 아이치 현지 기업을 중심으로 많은 SIer 기업이 참가했다. SIer 기업에 의한 로봇 본체 뿐만 아니라 ‘로봇 사용법’까지 전시 및 소개함으로써 보다 구체적으로 도입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산업용 로봇 수요 증가

일본로봇공업회 통계에 따르면, 회원과 비회원을 합해 산업용 로봇의 2021년도 수주액은 전년 대비 25.6% 증가한 1조 786억 엔으로 처음으로 1조 엔을 넘어섰고, 최근 10년간 약 2배가 증가하며 견조한 추세이다. 생산액도 22.5% 증가하여 9391억 엔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2년에는 수주액과 생산액 모두 사상 최대치를 경신할 전망이다. 또 협동(協働) 로봇은 고기능화에 따라 수요 분야 확대가 전망되며, 야노경제연구소에 의하면 협동 로봇의 세계시장(금액기준)은 2031년에는 2020년 대비 약 10배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일본 산업용 로봇 수주‧생산‧수출‧출하액 추이>

(단위 : 백만 엔)

 [자료: 일본 로봇 공업회 통계]

아이치현에서의 개최와 그 의의

아이치현을 필두로 한 중부권은 제조업의 중심지이다. 2020년 공업통계조사에 따르면, 도도부현별 제조품 출하액의 경우 아이치현이 47조 9244억 엔으로 1977년부터 40년 이상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하였다. 중부권에 위치한 시즈오카현, 미에현도 각각 3위, 9위로 높은 수준이다.

자동차 산업과 항공기 산업이 집중해 있고, 완성품 제조 업체·부품업체·수탁가공기업·설비업체 등의 공급망도 확산되어 있다. 또한 중부권은 로봇·자동화 시스템 도입이 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지역이라고 할 수 있다. ‘모노즈쿠리(제조)의 중부’ 지역이 한층 더 발전하기에는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인력 효율화 및 자동화가 필수적이며, 이번 전시회에 4만 명이 넘는 방문객과 그 주목도로 미루어보아 로봇의 활용이 더욱 진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주목해야 할 키워드

1. SIer(시스템 인테그레이터)

이번 RTJ에서 출전한 202개사 중 60개사가 SIer기업이었다. SIer기업은 고객의 요구에 맞추어 로봇 또는 자동화 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코디네이팅하는 기업으로, 인력 부족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제조 기업들에게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번에 출전한 메카트로닉스 전문 상사 Daido는 'FA&로봇 모빌리티'를 주제로 SANKI ENGINEERING의 '소팅 로봇', Sun-Tech의 'ROBOTAPE', FANUC의 'CRX+ DENSO DX-CELL', DENSO WAVE의 'COOTTA'를 중심으로 한 최신 기술들을 제안하였다. 이는 로봇 본체 뿐 아니라 로봇 핸드 등 주변기기 또한 풍부하여 시스템 전체를 원 스톱으로 구축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특히 물류센터 메인 공정인 분류 작업의 자동화를 위해 SANKI ENGINEERING이 개발한 'SANKI 소팅 로봇(SSR)'은 도입이 용이하며, 확장성이 높은 반송형 로봇을 이용한 자동 분류 시스템이다. 세계 최고 속도 120m/min 반송을 실현하여, 최대 200대의 운용이 가능하다. 반송(搬送, 화물 따위를 옮겨 보냄)형 로봇 1대에 컨베이어 벨트 2대를 장착하며, 소형 반송물의 경우에는 효율성이 높은 반송이 가능한 점이 특징이다.

<RTJ 2022 Daido 부스>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촬영]

<Sanki Sorting Robot>

[자료: SANKI ENGINEERING 홈페이지]

SIer 기업은 많은 기업과 협업이 가능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체적인 형태로 제안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기업 고객들로부터 관심도가 높았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에는 해외 메이커들이 SIer 기업을 통해 일본 제조 공장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생각해 볼 수 있다.

2. 산업용 로봇과 공작기계의 융합

또 다른 RTJ 2022의 특징으로 수많은 공작기계 메이커가 출전한 것도 들 수 있다. 산업용 로봇 수요는 금속 가공 현장에서도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일본로봇공업회가 발표한 기계가공분야 전용 로봇 출하액과 일본공작기계공업회의 공작기계 수주액 추이를 아래의 그래프로 정리하였다..

< 기계가공 분야용 로봇 출하액 및 공작기계 수주액 추이>

 (단위 : 출하액-백만 엔, 수주액-억 엔)

 [자료: 일본 로봇 공업회, 일본 공작기계 공업회 통계]

기계가공 분야는 '로드·언로드', '기계적 절단', '연마·트리밍', '기타 기계가공' 4가지로 구성된다. 기계 가공 분야를 위한 로봇 출하액 및 공작 기계 수주액도 18년도까지는 상승 경향에 있었지만, 그 이후에는 조금 다른 움직임을 보였다. 2019년에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문제, 2020년에는 코로나19 여파로 수주액은 2년 연속 큰 폭으로 감소하였다. 그러나 제조 현장 자동화에 대한 수요는 여전히 확대되고 있고, 코로나19 사태로 비대면 및 비접촉 수요도 높아지면서 2020년도까지 출하액은 200억 엔대를 유지했다.

수주액은 2018년과 2021년에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한 반면, 출하액은 두 해 모두 전년 대비 하락한 것에서도 그 차이점을 볼 수 있다. 이러한 이유 중 하나는 공작기계 납기의 장기화 문제에 있다고 볼 수 있다. 기계가공 분야에서 로봇의 주된 용도는 워크(피가공물) 탈착 작업이며, 로봇은 공작기계와 셋업된 상태로 출하되는 경우가 많다. 공작기계 수주가 호조여도 요소부품이나 반도체 수급으로 인해 납기가 길어지면 그만큼 로봇 출하도 늦춰진다.　최근 반도체 부족 현상으로 공작기계 생산이 둔화되며 2021년 출하액이 전년을 밑돈 것도 이러한 배경으로 보인다.

최근 공작기계 수주 호조로 제조 현장 자동화 니즈도 높아서 공작기계 메이커들은 공작기계와 로봇을 조합한 자동화 시스템 제안에 주력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도 다양한 자동화 솔루션을 볼 수 있었다. 특히 협동 로봇 시스템은 안전 울타리 없이 가동할 수 있고 조작도 간단해 금속 가공 현장에서는 다품종 소량 생산 및 변종 변량 생산 자동화에 힘을 발휘한다. 예를 들면 Yamazaki Mazak는 협동 로봇 자동화 셀 신제품 ‘Ez LOADER(이지로더) 20’을 선보였다. 약 15분 만에 이설이 가능한 데다 간단한 조작으로 동작 설정이 완료되기 때문에 손쉽게 시스템을 시작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공압식 대형 로봇 핸드를 탑재하여 최대 10kg까지 반송할 수 있다.

<Ez LOADER 20>

[자료: robot digest]

시사점

6월 30일에는 기술 세미나도 개최되어 스페셜 세션으로 ‘미래 로봇 사용법’에 대해 대표적인 로봇 메이커와 경제산업성이 현재와 미래의 로봇 활용 전망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졌다.

FANUC 로봇 사업 본부장 Inaba는 ‘요즘 로봇은 가전을 구입하는 것처럼 간편해졌고, 또 간단하게 조립이 가능해 직관적인 조작에 의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도록 발전하고 있다’ 라고 언급하였다. 또한 센서 발달로 로봇과 인간 사이에 울타리가 사라지고 상호 간에 협동이 가능해지면 더욱 관심이 늘어갈 것으로 주목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앞으로도 다양한 업종과 여러 분야에서의 도입이 진행될 것으로 생각된다.

YASKAWA ELECTRIC 로봇 사업부장 Ogawa에 따르면 이전 로봇은 제어된 상황에 대해서만 업무 완수가 가능했기에 다양한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지만, 디지털 트윈 등 가상 공간을 활용해 가상과 현실을 일치시키면서 정해지지 않은 일에도 대응할 수 있는 자동화 시스템이 구축됐다고 말했다. 또 SIer 기업이 각종 제조업체의 표준 제품을 커스터마이즈하거나 독자적인 기술을 이용해 시스템을 다양화하면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는 분야가 한층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였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제조업 중심지인 아이치에서 많은 기업이 FA 및 시스템에 관심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향후에도 수요가 증가할 분야에서 10월에 개최되는 「Factory Innovation Week Nagoya 2022」 한국 기업 공동 출전에서도 일본 로봇 메이커나 자동화 시스템 기업, SIer 기업 등과의 활발한 상담이 기대된다.

<RTJ 2022 전경>

[자료: KOTRA 나고야무역관 촬영]

자료: RTJ 공식 홈페이지, robot digest, 일본 로봇 공업회, 일본 공작기계 공업회, 야노경제연구소, 각사 홈페이지, KOTRA 나고야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