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Book Mark
[기고] 한-벨라루스 수교 30주년, 양국 간 교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되다
  • 외부전문가 기고
  • 벨라루스
  • 민스크무역관 김동묘
  • 2022-02-23
  • 출처 : KOTRA

벨라루스국립공대 기업경영학과 오덕희 교수


2022년 2월 10일은 대한민국과 벨라루스의 수교 30주년이 되는 날이다. 일반적으로 한 세대를 30년 주기로 본다면 양국 간 수교도 한 세대가 흘러갔다는 의미이다. 본인이 벨라루스 민스크에 정착을 시작한 것은 1992년 8월이다. 어쩌면 한-벨 수교 30년을 맞이하여 역사의 산 증인과 같은 뿌듯함을 감출 수가 없다. 사실 지난 30년 간의 시간을 되돌아 볼 때 한-벨 양국 간 교류의 변화뿐만 아니라 1990년 7월 구소련 연방으로부터 독립 이후 벨라루스 경제 발전 과정을 직접 체험하는 시간이 되었다.


처음 벨라루스 생활을 시작했을 때 북한에서 실행된다던 식료품 배급제를 체험한 것이 아직도 신기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밀가루, 쌀, 설탕, 식용유 등 기초 식료품은 1인 당 쿠폰 형식으로 배급을 받아 마트에서 구매하는 방식이다. 즉 동사무소를 통하여 식료품 구매권을 가족 수 단위로 배포하는 방식이다. 또한 담배, 껌, 과자 등 외국 물품은 소규모로 수입되었는데 마트에서 이를 낱개로 판매하는 것이 한국에서는 보지 못한 낮선 광경들이었다. 또한 의료체계 붕괴로 말미암아 지인 한 분이 급성 맹장염으로 입원했는데, 마취 없이 치료를 받은 열악한 의료 상황은 아직도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당시 한국에서 왔다고 소개하면 당연히 북한에서 온 것으로 알고 있었고, 의외로 구소련 시절 북한에 다녀온 경험이 있는 현지인들도 자주 만날 수 있었다. 특히 김일성 생일에 맞추어 각국에서 예술인들을 초청했는데 벨라루스 참가자가 한국말로 노래 가사를 가르쳐 달라는 부탁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 있을 때는 몰랐는데 88 서울 올림픽이 고려인 동포들에게는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정체성을 가지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소수민족으로 오랫동안 마음에 품고 있던 설움과 아픔을 한꺼번에 씻어 버린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88 서울 올림픽 이후 자신들이 한국인이란 사실을 자랑할 수 있었으며 조국이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이런 사실에 대하여 감사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도리어 진작에 이분들을 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죄송한 마음이 많았다.


구소련 시절 벨라루스 가전제품은 내수 시장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적지 않은 경쟁력을 소유하고 있었다. 한국의 가전산업보다 앞서 TV 브랜드로는 «HORIZONT», 그리고 냉장고는 «MINSK»로 명성을 날리던 때가 있었다. 그러나 1990년대 중반부터 내수 시장에서도 한국 가전제품에 서서히 자리를 양보하기 시작했다. 현재는 조립 생산으로 겨우 명맥을 유지하는 상황인데 이를 보면서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마저 들기도 한다.


2000년대로 들어서면서 한-벨 양국 간의 교류의 중심은 섬유 원단과 과학기술, 그리고 반도체가 중심을 이룬 시기였다. 방직과 경공업이 발달한 벨라루스와 선진 섬유 원단제품을 소유한 한국과의 궁합이 잘 맞은 시기였다. 또한 벨라루스의 기초과학 기술이 한국의 자본및 상용화 기술을 만나서 꽃을 피우는 시기였다. 구소련 시대 인공위성을 쏘아 올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 반도체회사 «INTEGRAL»은 벨라루스인들의 자부심이었다. 양국 간 협력 증진으로 «INTEGRAL»은 한국의 반도체 및 가전 산업의 발전에 기여를 했다.


2010년 이후로는 ICT 중심의 교류가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MINSK CITY TECHNOPARK» 와 벨라루스 국립공대 산하 «POLYTECHNIC» 중심으로 정기적인 교류 협력을 통하여 양국 간 ICT 분야의 발전을 도모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한국정보화진흥원 주체로 한국의 선진적인 전자정부 시스템에 대한 경험과 지식을 벨라루스에 접목시키는 교육이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이를 기초로 2017년 12월에 벨라루스 정부도 «디지털 경제개발정책»에 관한 법령을 공지하고 2018년 3월부터 본격적인 실행에 들어갔다. 주요 국정 과제로는 유망한 IT기업의 투자 유치 및 연구소 설립을 통하여 세계수준의 IT 제품 생산과 수출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또한 IT 전문 인력의 교육 강화와 육성을 통하여 프로그램 산업의 인력 확충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리고 2021-2025년 벨라루스 디지털 경제 정책의 청사진을 보면 ICT 고도화를 통하여 전자정부 시스템의 확충과 강화, 산업 전반의 생산성 향상, 사회전반과 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벨라루스의 «디지털 경제 정책»의 주요 실행 방향과 목적은 한국정부의 «4차산업 혁명» 대응 정책과 많은 부분에서 유사성을 발견할 수가 있다. 즉 한국과 벨라루스는 부존자원의 부족과 협소한 국내시장에도 불구하고 수출 드라이브정책과 우수한 인적 자원을 바탕으로 한 경제발전을 도모한 유사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ICT 분야의 경쟁을 소유한 부분에서도 매우 유사성이 많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벨라루스는 IT관련 인프라가 구소련 연방 국가들보다 상대적 우위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양국 간의 유사점은 지속적인 경제 협력과 발전의 가능성을 증대시키는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또한 한-벨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며 양국 간의 교역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에 이르렀다고 본다. 사실 지난 30년 간 한-벨 교역을 살펴보면 양국 간 상품교역이 주종을 이루는 시기였다. 그러나 2022년을 시작하면서 양국 간 교역의 중심이 IT분야를 기반으로 한 기술 및 인적교류 증대로의 세대교체를 기대해 본다. 특히 NAND Flash 메모리 솔루션 관련 SK하이닉스(SK hynix memory solutions Eastern Europe)의 투자가 양국 교역에 있어 세대교체의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벨라루스가 보유한 IT 분야의 강점과 자본 및 기술력의 강점을 보유한 한국이 상호 협력하여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때 경제발전의 좋은 동반자로 변모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앞으로의 30년은 양국 간 인적교류의 확대를 통하여 경제 발전뿐만 아니라 사회 문화 전반에 걸쳐 더욱 친숙한 관계성을 소망해 본다.

 


※ 해당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기고] 한-벨라루스 수교 30주년, 양국 간 교류에도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되다)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국가별 주요산업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