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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언택트 시대, ‘Ali & Nino’를 통해 본 코카서스에 대한 이해
  • 외부전문가 기고
  • 아제르바이잔
  • 바쿠무역관 이금하
  • 2021-04-12
  • 출처 : KOTRA

김충석 대표 Q&A Travel (cndtjr79@gmail.com)




비석유부문 육성 산업 중 하나인 관광산업도 코로나19로 애로


코로나19 펜데믹 상황이 1년 넘게 지속되면서 경제활동뿐만 아니라 그동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여행 등 개인 여가활동도 이제는 고마웠던 시절의 일환으로 기억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도 2019년 한국 TV 방송 프로그램에 여행 관련 콘텐츠가 방영되는 등 코로나19 이전까지는 꾸준히 관광객이 늘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었다. 특히, 아제르바이잔은 2016년 12월부터 석유·가스 의존도를 낮추고 산업 다각화를 통해 수출기회를 확대하고자 '국가 경제와 거시 경제 발전 전략 로드맵’을 도입 및 시행 중인데, 관광산업 육성도 주요 정책방향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관련해 아제르바이잔은 2020년 3월 31일부터 국경폐쇄 등 특별격리조치(Special Quarantine Regime)를 도입하였고 최근 2021년 6월 1일까지 연장한 상황이다. 이 여파로 2019년 아제르바이잔을 방문한 외국인 수는 317만 명이었으나 2020년에는 79만 명을 기록하였고 한국인 방문객도 2019년 9,415명에서 2020년 681명으로 대폭 감소하였다.


또한, 2020년에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두고 아제르바이잔-아르메니아 간 무력충돌이 발생하여 약 30여 년 만에 아제르바이잔이 해당 지역을 탈환하였다. 필자 또한 한국에 있는 많은 지인으로부터 코로나19, 무력충돌에 따른 안부문의와 함께 코카서스(카프카스) 지역에 대한 역사, 문화에 대해서도 많은 시간을 할애해 설명해야 헸다. 현실적으로 많은 분들이 아제르바이잔을 비롯한 코카서스 3개국의 지리적 위치, 역사, 문화 등을 제대로 모르기 때문에 심지어 현지진출을 준비하시는 분들도 러시아, 중동 어느 국가에 진출하는 방식을 그대로 적용하면 되는지에 대해 문의하시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현지 진출을 위해서는 역사와 문화 인식 필요, ‘Ali & Nino’가 낯선 코카서스 이해에 큰 도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아르메니아를 코카서스(카프카스) 3개국이라고 부른다. 코카서스 산맥이 위치해 있으며 보는 관점에 따라 동양의 서쪽 끝, 서구의 동쪽 끝 등으로 부르는 등 동서양이 교차하는 주요 지역으로 인식되어 역사의 소용돌이에 휩싸인 경우가 많다.

 

언제 다시 예전처럼 경제, 문화 교류를 할 수 있을지 불명확하나 코로나19 언택트 시대에 아제르바이잔을 포함한 코카서스의 1900년대 초반 역사를 조망하고 있는 영화를 통해 코카서스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문화를 이해하면 현지 진출에 관심있는 분들께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해 ‘Ali & Nino’를 소개한다.

 

‘Ali & Nino’는 종교와 민족을 뛰어 넘는 애잔한 사랑을 그린 영화이지만 필자가 살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격동의 근대사와 코카서스의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역사의 도시 바쿠를 중심으로 한 이슬람 문화가 자연스럽게 잘 표현돼 있다.

 

이 영화는1937년 쿠르반 사이드(Kurban Said)라는 필명으로 출간된 소설 ‘Ali & Nino’가 원작으로, 영국의 아시프 카파디아(Asif Kapadia) 감독이 아담 바크리(Adam Bakri)와 마리아 발베르드(Maria Valverde)를 남녀 주연으로 캐스팅해 촬영하고 2016년에 개봉한 영화이며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중심으로 한 1910~1920년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영화는 사막의 사자 같은 이슬람 청년 알리와 순수하고 자유로운 영혼을 지닌 기독교 소녀 니노의 종교를 뛰어넘는 아름다운 사랑이 동·서양이 만나는 아제르바이잔의 바쿠를 배경으로 제1차 세계대전과 러시아 혁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애절하고 안타깝게 펼쳐진다.

 

주인공 알리 칸 시르반시르는 러시아 제국의 명문학교를 졸업한 스무 살 청년으로 유서 깊은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이슬람 명문 귀족 가문 출신이다. 알리는 뜨거운 바람과 모래가 있는 황량한 사막 도시 바쿠를 사랑하고 코란의 율법을 존중하며, 가문을 명예를 위해서라면 피비린내 나는 복수도 마다하지 않고 또 조국을 위해서라면 기꺼이 목숨도 버릴 수 있는 강직한 무슬림으로 표현되고 있다.


알리가 사랑하는 니노 키피아니는 그루지야(現 조지아)인이지만 석유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아버지를 따라 가족들과 함께 바쿠에서 거주하는 아름다운 여인이다. 기독교도인 니노는 이슬람 여인들처럼 히잡으로 얼굴을 가리지 않고 오히려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실크 스타킹을 신고 다니면서 황량한 도시 바쿠보다는 화려하고 세련된 유럽에서의 삶을 꿈꾸며 살고 있는 여인으로 자신의 조국인 그루지야가 예전 페르시아의 침략으로 오랜 세월 동안 고통을 당해왔기에 이슬람 교도들의 잔혹함과 엄격한 율법을 싫어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곁에서 자신을 지켜  알리를 사랑하게 된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알리는 두 살 아래인 니노에게 청혼하고 니노의 부모는 처음에 반대하지만 알리의 집이 석유 재벌로 매우 부유하고 역사가 깊은 명문 가문의 자녀라는 사실을 알고 결혼을 허락하고 니노가 학교를 졸업하면 결혼하도록 약속한다. 한편 니노의 아버지와 함께 바쿠에서 비즈니스를 하던 아르메니아인인 나카라니안이 니노를 짝사랑하면서 많은 돈과 유럽에서의 삶을 미끼로 청혼하지만 니노가 거절하자 강제로 납치하게 되고 이 소식을 접한 알리는 이들을 추격해 결투를 벌여 결국 나카라니안을 죽이게 되고 처벌을 피해 코카서스의 깊은 산 속에 숨어 은둔 생활을 하게 된다.

 

니노의 부모님은 살인자가 되어 멀리 떠나버린 알리와 완전히 헤어지게 하려고 니노를 러시아로 유학보내려 하자 니노는 집을 나와 코카서스 산 속으로 찾아가서 알리를 만나고 마을 사람들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고 그들만의 사랑을 키워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낸다.

 

그러나 알리와 니노의 행복한 시간은 얼마가지 못한다.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알리의 조국 아제르바이잔에도 전운이 감돌고 급기야 소비에트 혁명으로 황제가 폐위되고 러시아 제국의 패잔병들이 아제르바이잔으로 내려오면서 전쟁의 소용돌이 빠진다. 전쟁과 혁명의 거센 물결이 바쿠까지 밀려왔을 때 니노는 알리에게 사랑하는 딸과 함께 프랑스로 떠나자고 애타게 애원하며 말하지만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한 조국 아제르바이잔을 사랑한 알리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기차에 태워 그루지야로 떠나보내고 자신은 전쟁터로 돌아온다.


코카서스 국가 중 석유라는 천연자원과 인력이 풍부한 아제르바이잔은 소비에트의 냉정하고 탐욕스러운 손길을 벗어나지 못하고 결국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되었고 70년이 넘는 세월이 흐른 1991년 독립하게 되지만 결국 사랑하는 알리와 니노를 갈라 놓은 것은 종교나 인종, 문화적인 차이 등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라 유럽의 팽창주의와 열강들의 약소국의 자원을 노린 침략 전쟁이며 그 속에 힘이 없는 약소국의 비애와 사랑하는 가족이 생이별해 영원히 만나지 못하는 아픔을 그려내며 안타깝게 영화는 끝이 난다.


동서양의 진출로 코카서스, 상호 차이점을 이해하고 접근해야


이 영화는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코카서스 지역과 그곳에 사는 여러 민족들, 그들의 복잡한 역사와 관습, 그리고 종교 등에 대해서 여러가지 다양한 좋은 정보를 알려준다. 특히 1910~1920대의 시대물 영화이지만 별도의 세트장을 설치하지 않고 바쿠의 올드시티에서 교통을 통제하고 직접 촬영하였는데, 꼭 세트장이나 CG기법을 활용하여 촬영된 영화처럼 보인다. 바쿠 올드시티는 100년 전 모습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아제르바이잔의 대표적 여행지로서 이 영화를 본다면 아제르바이잔에 대한 기대감도 높여줄 것이라 생각된다.

 

이 영화를 통해 살인한 후 도피하면서 알리가 걸어가는 길의 촬영지인 고부스탄 암각화 지역의 황량한 사막과 끝없이 이어지는 장엄한 설산 코카서스 산맥의 아름다운 자연 그리고 그 깊은 산 속에서 사는 소수 민족의 모습들을 볼 수 있다. 또한, 19세기 세계 원유시장 물동량의 50%를 감당할 정도의 엄청난 자원 부국인 아제르바이잔이 그토록 원했던 독립이 무산되고 어쩔 수 없이 소비에트 연방에 편입된 비극의 역사 일부도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제르바이잔에서 바쿠 시내의 "Ali & Nino" 영화 촬영지를 걸어서 돌아보는 투어 상품이 판매되고 있으며, ‘Ali & Nino’의 여 주인공인 니노의 나라 그루지야(現 조지아) 바투미에는 2010년에 ‘알리와 니노’ 조형물이 세워져 이 지역의 관광 명소가 되어 있다. 이 조형물은 움직이는 남자와 여자의 모습으로 높이가 약 8m 정도이며, 조지아 조각가 타마라 크베시타쩨(Tamara Kvesitadze)와 파아타 사나이아(Paata Sanaia)에 의해 스테인레스 강철로 만들어졌는데 스스로 돌면서 각 조형물의 아래에 있는 큰 원판이 움직여 두 조형물이 서로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는데 이는 서로 마주 보기도 하고 외면하기도 하고 상대편의 뒤만 바라보기도 하는 알리와 니노의 종교와 민족을 뛰어 넘은 애틋한 사랑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한다.

 

니노라는 이름은 조지아 사람에게 아주 친숙한 이름으로 조지아에 기독교를 처음 전파한 성녀 니노에서 나온 이름이며 남자 이름 알리 또한 무슬림들의 아주 흔한 이름이다. 이슬람인 아제르바이잔 귀족과 기독교인 조지아 니노는 근본적으로 사랑하기 어려운 상대인데 뜨겁게 사랑했고 전쟁으로 생이별을 해야만 했던 가슴 아픈 그들의 사랑을 기억하게 하듯 가까워졌다가 멀어졌다가 하나로 합쳐졌다가를 10분마다 반복하며 서 있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의 마지막 장면 촬영지이지만 거리가 멀어 가보지 못한 ‘피의 다리’를 필자는 아내와 함께 2년전 다녀왔다. 영화에서 주인공 알리는 24세의 나이에 이 다리를 폭파하면서 니노가 타고 떠났던 기차를 침략자들이 추격하지 못하게 하고 장렬하게 전사한다. 경제, 사회 문화 등 전반에서 코카서스 지역에 대한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이 영화를 통해 이해도가 높아질 것이라 생각하며, 만약 한국에서 영화를 찾을 수 없다면, “알리와 니노” 한글판으로 서점에 있는 책을 읽으시기를 추천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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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다리’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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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아 바투미 Ali & Nino 조형물

 자료: 김충석 대표 개인사진,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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