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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고급 식당의 코로나 19 생존전략, 파인 '홈' 다이닝
  • 트렌드
  • 과테말라
  • 과테말라무역관 안성희
  • 2020-05-06
  • 출처 : KOTRA

- 과테말라의 새로운 식 트렌드, 밀 프렙 -

 

 

 

코로나19로 인해 외출과 외식이 모두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배달뿐만 아니라 밀 프렙을 출시하는 고급식당이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식당 및 소비자 모두 새로운 트렌드를 접하는 기회가 됐으며, 향후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소비자들의 식문화 변화가 예상된다.


과테말라 코로나 대응 기조, #QuedateenCasa(집에 있어!)

 

과테말라는 자국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하기 이전인 2020년 3월 5일부터 코로나19로 인한 국가 재난사태를 선포하고 항구, 공항, 국경 경계태세를 최대로 강화하며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왔다. 3월 13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3월 17일부터는 전면적으로 국경 봉쇄, 전국 조업 중단, 대중교통 중단, 모든 종류의 모임 금지, 쇼핑몰 영업 중단 등 강경 대책을 실시했다. 또한 3월 22일부터는 통행금지(16:00~04:00) 조치가 추가됐다.

 

정부와 민간에서는 주재국의 의료 인프라 환경, 취약계층(영양 불균형 인구, 노약자) 등을 고려해 시민들에게 자발적으로 집에 머물러 줄 것을 당부하며 #QuedateenCasa(집에 있어!)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아야 했고 식당들도 정식 오픈을 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음식 배달은 필수 업종 중 하나로 지정돼 과테말라 시민들의 식탁을 책임지고 있다.

 

또다른 배달의 민족, 과테말라  

 

최근 몇 년 동안 과테말라에서는 한국만큼이나 배달이 자연스러운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점심시간 즈음에는 각 배달 앱들의 깃발을 꽂은 오토바이를 쉽게 볼 수 있었고 코로나19로 기업들이 재택근무를 시작하고 통행금지가 시작되면서 도로는 배달용 오토바이 전용이 됐다.

 

과테말라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배달 앱은 스페인 기업이 운영하는 Glovo, 미국의 Uber Eats, 인근국인 엘살바도르에서 개발한 Hugo이다. 배달 앱들은 밀레니얼의 등장, 스마트 폰 보급 증대로 탄력을 받아 과테말라에서는 2018년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각 앱은 현지 식당과 협약을 맺고 음식을 픽업해 배달하고 있으며, 소비자는 음식값 외에 2달러(14케찰) 정도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배달 앱 메인 화면(좌로부터 Glovo, Uber Eats, Hug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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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자체 화면 캡처

 

3개사에 모두 가입돼 있는 식당도 있고 특정 앱에서만 배달이 가능한 식당도 있다. 배달 이후에는 배달부 지정 및 배송 루트 이동 내역, 주문 처리 내역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하다. 배송 배달부들은 각 업체를 통해 수수료를 받으나 소비자는 추가로 팁을 지급할 수도 있다. 이들 앱의 장점은 식당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희망하는 매장에서 특정 물건을 픽업 할 수도 있고 배달을 보낼 수도 있는 등 용도가 다양하다는 점이다. 식당이 아닌 다른 서비스는 거리에 기반해 수수료가 계산된다.

 

하지만 이들 앱이 생기기 전부터도 과테말라에는 배달 문화가 존재했다. 패스트푸드(맥도날드, 버거킹, Pollo Campero 등)는 배달서비스를 기본으로 제공했으며,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대중식당들도 자체 배달부를 채용해 전화 주문 고객들에게 무료로 배달을 제공하는 경우도 많았다.(심지어 약국들도 전화로 주문을 받고 오토바이 배달을 해주는 서비스가 기본적으로 제공되고 있다.) 특히 과테말라는 교통 체증이 심각한 나라 중 한 곳으로 심한 경우에는 100m 전진하는데 30분 이상이 걸릴 정도로 운전하는 것에 대단히 스트레스를 받고 있어 배달은 요긴하게 쓰이고 있다.


 

애초 배달 음식은 빨리 먹고 치우는 음식, 일단 한끼 때우는 음식의 이미지였으나 배달 앱이 등장하면서 서빙을 하는 레스토랑들도 음식을 쉽게 소비자의 집으로 보낼 수 있게 됐다. 다만 경험을 중요시하는 파인 다이닝을 추구하는 고급 레스토랑은 여전히 배달과는 거리가 먼 그룹이었다. 사람들이 모이는 모든 장소가 폐쇄됨에 따라 식당들은 현장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게 됐고 테이크 아웃 혹은 배달로만 서비스를 할 수 있게 됐다. 또한 보통 디너만 서빙하는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들의 경우에는 통행금지까지 도입되며 아예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기회가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이에 과테말라의 최고급 식당 역시 살 길을 모색하기 위해 과거에는 절대 생각하지 않았을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하게 된다.

 

Sublime의 새로운 시도, 밀 프렙 Wine & Dinner

 

과테말라 최고급 식당 중 하나인 Sublime는 과테말라시티의 가장 고급 동네 Zona 14에 위치하고 있다. 메인 셰프 세르히오 디아스(Sergio Diaz)는 Sublime와 브런치, 칵테일을 제공하는 Patio San Roman, Ambia, Biba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Sublime는 그가 운영하는 식당 중에서도 가장 최고급에 속한다.

 

Sublime에서는 코로나 19로 영업이 어려워지자 Wine & Dinner라는 테마로 밀 프렙을 개시했다. 한 키트는 4인 기준 애피타이저, 메인디시, 디저트와 와인 한 병으로 구성되며 약 66달러(495케찰)로 식당에서 서빙하는 메뉴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성돼 있으며 매주 수요일~금요일 Whatsapp으로 예약할 수 있다. 금요일 오전이 되면 사전에 손질된 재료를 진공으로 포장해 발송하며 whatsapp으로 그 날의 레서피를 보내준다.

 

실제 배달된 밀 프렙 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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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직접 촬영

 

여기까지는 일반 밀프렙과 크게 다를 바 없지만 그 이후 Sublime만의 특별한 이벤트, 셰프가 진행하는 인스타그램 라이브 쿠킹 클래스가 시작된다. 금요일 저녁 7시부터 인스타 라이브를 통해서 소믈리에가 오늘의 와인을 함께 따고 설명을 해준다. 그리고 역시 통금으로 집에 머물러 있는 셰프가 본인의 주방에서 실시간으로 재료를 어떻게 조리하는지 알려준다. 파스타 물 잡는 법, 파스타 물에 소금 넣는 양까지 세세하게 설명해주고 셰프의 부인은 실시간 댓글 창으로 질문을 받아 셰프에게 직접 질문을 해준다.  

 

인스타 라이브를 통한 쿠킹 클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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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Sublime Restaurante 인스타그램 캡쳐

 

Sublime에서 먹는 수준의 음식 완성도는 기대할 수 없지만 자가격리로 집에만 머물러 있던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평소라면 만날 기회가 드문 셰프와 직접 소통하면서 요리를 준비하는 일종의 홈테인먼트가 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커플, 부부들이 주로 참여하면서 함께 요리를 준비하는 일종의 이벤트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완성된 플레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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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직접 촬영

 

마야 신화를 식탁에서, FLOR DE LIS en casa

 

Flor de Lis(FDL)는 가장 과테말라스러운 파인 다이닝 경험을 제공하는 곳으로 마야 창조신화인 뽀뽈 부(Popol Vuh)를 음식으로 재현하고 있다. 덴마크의 Noma, 스페인의 Mugaritz 등 미슐랭 3스타 식당에서 일했던 디에고 텔레스(Diego Telles) 셰프가 과테말라의 식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고향에 돌아와 오픈한 레스토랑이다. 이 곳은 8코스(US$ 50/Q3 80), 10코스(US$ 57/Q 425) 테이스팅 메뉴만 저녁 시간에 서빙하고 있었기에 코로나 19로 인해 많은 타격을 입게 됐고 Flor de Lis에서는 4월부터 두 가지 비즈니스 모델을 도입했다.

 

Flor De Lis 시그니처 메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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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직접 촬영

 

  1) FDL Delivery: 셰프의 킥이 들어간 런치메뉴를 저렴하게 구성해서 배달(메뉴당 6~10달러) 배달받아 바로 먹을지 혹은 나중에 조리해서 먹을지 선택할 수 있다. 향후 식당을 방문했을 때 사용가능한 25달러 상당의 랜덤 쿠폰도 함께 보내준다.

  2) Experiencia FDL: 미리 사용권을 구입하고 향후 일상생활로 돌아간 이후 사용하는 방식으로 세 가지 옵션을 제공한다.

    - Voucher FDL(Q 250) 8코스 시그니처 메뉴 + 웰컴 칵테일 사용권

    - Cenas con el Chef(Q 665) 셰프와 함께 즐기는 10코스 시그니처 메뉴, 음료 페어링 사용권. Popol Vuh 신화 책자 포함

    - FLOR DE LIS en casa(Q 425/인, 3인 이상): FDL의 셰프와 스테프들이 집으로 찾아와서 8코스 시그니처 메뉴를 음료 페어링과 함께 제공하는 옵션으로 레스토랑에서 사용하는 식기, 크리스털 등을 모두 집으로 옮겨오는 콘셉트

 

디에고 텔레스 셰프는 KOTRA 과테말라 무역관과 진행한 유선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라는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도였다고 밝혔다. 소비자에게 경험을 제공하는 레스토랑 입장에서는 이 시기를 겪으며 존재가 잊혀질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스태프들이 자리를 유지할 수 있게끔 최소한의 비용을 마련할 방안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사실 기존 메뉴보다 저렴한 비용에 판매를 하고 있어 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지만 직원들을 유지할 수는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과거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던 부분이지만 이번 기회를 통해 소비자들도 다른 경험을 하고 레스토랑 입장에서도 사람들이 좀 더 간편하고 저렴하게 FDL를 즐기게 함으로써 장벽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코로나 19 상황이 종료된다 해도 일부 서비스는 유지하는 계획을 생각 중이라고 한다.

 

시사점

 

무역관 인터뷰에 응한 다른 셰프 니콜라스 솔라니야(Restaurante Maiz)는 밀 프렙 혹은 고급 식당의 배달 트렌드는 한시적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셰프 중 하나다. 기본적으로 파인 다이닝을 추구하는 식당들이 저렴하게 대량으로 조리하는 것에 맞춰진 대중 식당과 장기적으로 경쟁을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또한 밀 프렙 역시 소비자들이 호기심에 주문을 할 수는 있겠지만 이를 원하는 소비자는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이런 서비스를 공급하는 식당은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의견이다.

 

지금의 과테말라 홈 다이닝 트렌드는 분명히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으로 생겨났다. 배달 음식은 우리 삶에 있어 전혀 새로운 것도 아니고 밀 프렙 역시 코로나19가 끝나면 없어질 서비스일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각 식당들이 이런 움직임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쳐질 수 밖에 없다는 것, 이에 동참하는 식당이 많아지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음식을 즐길 수 방법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또한 소비자들이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는 것 역시 요식업계에서 충분히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고 Post 코로나가 가져올 뉴 노멀을 맞이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해야만 하는 상황이기도 하다.

 

밀 프렙은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이미 정착한 비즈니스 모델이지만 과테말라에서는 이제야 시작되는 신규 서비스이다. 또한 해외에서는 바쁜 직장인을 위한 시간 및 비용 절약형 서비스이지만 과테말라에서는 항상 새로운 경험을 찾는 소비자를 위한 홈테인먼트로서의 역할이 더 클 수 있다. 기본적으로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이고 식자재를 저렴하게 구할 수 있기 때문에 밀 프렙이라는 서비스를 한번 거치는 것이 비용을 증가시켜 다수의 대중은 접근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에 레스토랑 입장에서도 항상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수익을 다변화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 중 하나로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자료: 각 식당 홈페이지, 인스타그램 채널, 인터뷰 등 KOTRA 과테말라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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