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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명품 회사에는 디자이너가 없었다
  • 현장·인터뷰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오기호
  • 2018-11-08
  • 출처 : KOTRA

- ‘2018 -이탈리아 장인기업 연수단동행기(1/2) -



 


20181015일부터 18일까지 이탈리아에서는 14개 중소기업 18명으로 구성된 -이탈리아 장인기업 연수단행사가 있었다. 14일 밀라노에 도착한 일행은 15일과 16일 양일간 밀라노 북부지역에서 시작된 연수단 프로그램에 참가하여 이탈리아가 자랑하는 분야별 5개 회사를 직접 견학했다.


견학 분야는 디자인, 가구, 식품, 자동차, 패션 등 모두 5개 분야였다. 견학은 분야별 대표 기업을 방문하여 기업 경영자로부터 기업소개 및 공장견학, 질의응답 순으로 진행되었으며, 각 분야에서 12~29년의 경력을 가진 한인 현지 전문가가 동행하여 연수 참가자들의 이해를 도왔다.


행사를 주관한 밀라노 무역관에서는 3명의 직원을 투입하여 23일간 총 700km에 이르는 연수단 일행의 활동을 지원했다. 연수를 마친 일행은 17일에는 로마에서 정상순방 기념으로 개최된 비즈니스 파트너링 행사에 참가하여 이탈리아 현지 기업인들과 1:1 상담을 가졌으며, 오후에 개최된 -이탈리아 비즈니스 협력 세미나에도 참석했다. 그럼 연수단이 견학한 내용을 1, 2편에 나눠서 살펴본다.

 

밀라노무역관 제작 연수단 안내자료 표지디자인


◇ 디자이너가 없는 디자인 명품 회사, Alessi


14일 밤 밀라노에 도착한 연수단 일행은 북쪽으로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숙소에 도착해서 무역관이 마련한 간단한 사전설명회에 참석했다. 연수를 추진하게 된 배경과 목적에 대한 설명이 있었고, 참가자 간에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도 가졌다. 하루 밤을 보낸 일행은 15일 아침 숙소 근처에 위치한 첫 방문 기업인 알레시(Alessi)로 향했다. 알레시 본사가 위치한 이탈리아 북부 오메냐(Omegna)는 밀라노에서 약 100km 떨어진 작은 마을이다. 과연 이런 시골 마을에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인 용품 회사가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마을은 조용하고 한적했다. 알레시 본사는 쇼룸, 박물관, 아울렛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우리 일행이 안내된 곳은 쇼룸이었다. 그곳에는 알레시의 알베르토 알레시 (Mr. Alberto Alessi) 사장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둘러 선 우리를 향해 알레시의 역사부터 얘기를 시작했다.


자료원: KOTRA 밀라노무역관 자체촬영


1921년 이탈리아 북부 작은 마을인 오메냐(Omegna)에서 금속 주방용품 가내 수공업체로 출발한 알레시는 장인 정신에 예술성과 상품 디자인이 더해져 이제는 세계적인 생활용품 명품기업으로 성장했다. 1970년대에 들어 알레시의 3대손인 알베르토 알레시는 세계적인 디자이너들과의 협업을 통해 단순한 주방용품이 아닌 예술성을 띤 감성적인 디자인 상품들을 선보이며 디자인 역사에서 한 획을 그으며 세계적인 명품기업으로 거듭났다.


알레시의 제품군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첫번째는오피치나 알레시(Officina Alessi)’ 라인으로 디자인에 가장 많은 공을 들인 제품들이다. 이 라인에 속한 상품들은 보통 유명 디자이너와 합작해서 만든 독특한 디자인 상품이 많은데 대중들에게 접근성이 높지는 않지만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한다. 둘째는 알레시(Alessi)’ 라인인데 스테인리스로 만든 제품들이 포함된다. 마지막아디 알레시(A di Alessi)’ 라인에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디자인이 많으며, 알레시의 대표작들이 대부분 이 라인에 속해 있다. 다른 라인의 제품들과 달리 딱 봤을 때 어떤 용도로 쓰이는지 쉽게 한 눈에 파악이 가능한 특징이 있고, 당연히 세 가지 라인 제품군 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많다고 한다.


알레시가 세계적인 명품 디자인용품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으로 디자인의 힘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데, 놀라운 것은 정작 이 회사 내에 근무 중인 약 400명의 종업원 가운데 디자이너가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알레시는 사내에 근무하는 전속 디자이너의 개념을 버리고 세계 도처의 디자이너들과 자유롭게 교류함으로써 독창적이고도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고 있다. 이들 디자이너와는 주로 상품의 판매량에 따라 지불되는 로열티로 보상을 하고 있다. 세계적인 건축가이며 디자이너인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가 디자인한 와인 오프너 안나 G(Anna G)’, 이 시대 최고의 산업디자이너로 불리는 필립 스탁(Philippe Starck)이 디자인한 오렌지 즙 짜개 주시 살리프(Juicy Salif)’ 등도 이런 과정을 거쳐 탄생한 알레시의 상품들이다.


자료원: Allesi사 홈페이지


쇼룸에 이어 연수단 일행이 안내 받은 곳은 알레시 박물관이었다. 박물관에는 프로토타입(prototype)만 나오고 아직 출시되지 않은 제품들도 있기 때문에 사진촬영이 제한되었다. 이 곳에서는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엔지니어들이 실제 상품으로 구현하는 과정을 알 수 있는 각종 시제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렇다면 알레시는 디자인과 실용성 중에서 어느 부분에 더 초점을 둘까? 박물관 안내를 맡은 알레시 직원은 실용성, 생산성도 중요하지만 역시 디자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1980년대에 새가 달린 모양의 주전자를 출시했는데, 당시 시장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형태였기 때문에 시장에서 잘 팔릴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결과는 디자인에 매료된 대중들이 이 주전자를 선뜻 구매하면서 히트상품이 되었다. 혁신적인 디자인이 상품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알게 해주는 좋은 사례이다.


시장의 트렌드를 쫓지 않고 창조합니다

- 알베르토 알레시(Alberto Alessi) 사장 인터뷰 -


Q. 알레시의 제품개발 철학은 무엇입니까?

시장의 유행을 따르지 않고 새로운 디자인을 창조함으로써 시장의 트렌드를 바꿔나가는 것입니다. 저희는 신제품을 개발할 때 유행을 고려하거나 시장의 트렌드를 조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이를 배제하려고 노력합니다. 그래야 디자이너와 함께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혁신적인 상품을 만들 수가 있거든요.


Q. 디자인 중심 기업이면서도 회사 내에는 디자이너가 아예 없습니다. 외부 디자이너들과 협력은 어떻게 이루어집니까?

우선은 작품경력을 고려하여 디자이너와의 협력을 결정합니다. 디자이너는 실질적인 기술자와 심도 있는 협의를 통해 복잡한 디자인의 제품을 만드는데도 관여합니다. 이 과정에서 시제품만 적어도 4~5번을 제작하는데, 난이도가 높은 제품의 경우는 시제품을 10번까지 제작하기도 합니다. , 디자이너가 디자인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품이 완성되기까지 지속적으로 협력을 합니다. 디자이너에게는 완성된 제품의 매출액 중 약 3%를 로열티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자료원: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촬영

 

◇ 예술작품을 만드는 가구회사, Riva 1920


알레시에 이어 방문한 회사는 원목가구로 유명한 리바 1920’이었다. 이 회사가 위치한 밀라노 북부지역은 몬자(Monza), 브리안자(Brianza) 등 가구로 유명한 지역들이 밀집한 곳이다.  이 회사 본사 앞에 도착하자 건물 외관에서부터 목재를 활용하여 가구를 만드는 회사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갈색과 회색만을 이용하여 디자인한 건물이 마치 목재를 연상시켰다. 회사는 2층 건물로 1층에는 쇼룸, 2층에는 박물관이 있었다.


1920년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아의 고급 가구 회사가 밀집한 지역에서 출발한 리바 1920은 세계 경제 불황으로 이탈리아의 많은 가구 업체들이 어려움을 겪을 때 조차도 홀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일 정도로 우수한 경영실적을 기록했다. 그 원인으로는 현재의 경영자가 할아버지와 아버지로부터 배운 경영방식과 전통 목제 가구 제작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자료원: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촬영


좋은 품질의 수종으로 우수한 원목가구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였고, 희귀한 고급원목과 천연재료를 우수한 디자이너의 손길을 거쳐 희소성 높은 작품으로 승화시킨 것이 시장에서 통했던 것이다. 접착제와 나사의 사용을 최소화하고 화학제품을 이용한 컬러링을 일절 하지 않는 등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생산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지금까지 약 100명이 넘는 디자이너와의 협업을 하면서 시대의 흐름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우리에게는 나무에 난 흠집도 훌륭한 디자인입니다

- 직원(Ms. Anna Radice) 인터뷰 -


Q. Riva 1920 가구 제작과 재료 선택의 특징은 무엇입니까?

친환경 재료와 원목의 사용을 고집하고 있습니다. 인위적으로 가공된 가구가 아닌, 나무 느낌이 그대로 살아있는 제품을 제작하는 것이 회사의 철학입니다. 심지어 자연적인 흠집이 있는 원목이더라도 그 부분을 가공하거나 변형하지 않고 하나의 디자인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좀 더 자연적이면서도 독특한 느낌을 주는 가구를 만들고 있습니다.


Q. 재료가 되는 원목은 주로 어디에서 조달합니까?

대부분의 원목은 이탈리아 내에서 조달합니다. 하지만 이탈리아에서 모든 종류의 원목을 조달할 수는 없기 때문에 특수한 원목은 해외에서 공급받기도 하고요. 대표적으로 아메리카 월넛(walnut) 수종은 미국, 카우리(kauri) 수종은 뉴질랜드, 그리고 마호가니(mahogany) 수종은 아프리카에서 공급받고 있습니다.


Q. 자연의 느낌을 살리는 디자인이 내구성 등 실용적인 면에서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까?

내구성이 1000년은 지속될 정도로 좋은 원목을 사용하고 있고, 디자인할 때도 내구성을 충분히 고려하고 있어서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러운 부분을 최대한 살린 디자인이어서 소비자들이 더욱 더 친근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자료원: KOTRA 밀라노무역관 자체촬영


 (2편에서는 식품, 자동차, 패션 분야 방문기업 동행기가 이어집니다.)


 

작성자: KOTRA 밀라노 무역관 방윤선 인턴, 장수영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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