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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명품 뒤에는 행복한 직원들이 있었다
  • 현장·인터뷰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오기호
  • 2018-11-19
  • 출처 : KOTRA

- '2018 한-이탈리아 장인기업 연수단' 동행기(2/2) -

 


이 글은 20181015일부터 18일까지 이탈리아에서 진행된 -이탈리아 장인기업 연수단동행기의 1(제목: 디자인 명품회사에는 디자이너가 없었다)에 이은 2편으로 식품, 자동차, 패션 분야의 기업을 방문한 내용이다.


100년 전통의 발사믹 식초공장, Acetaia Sereni


연수단 일행은 연수 첫날의 마지막 일정을 위해 밀라노에서 남쪽으로 약 180km 거리에 있는 모데나(Modena)로 향했다. 모데나는 인구 18만 명의 작은 도시이지만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3가지를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발사믹 식초와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 명품 자동차, 그리고 이탈리아가 낳은 세계적인 성악가 루치아노 파바로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연수단은 이 중에서 발사믹 식초공장과 수제 자동차공장을 방문할 예정이었다.


15일 저녁 연수단이 찾은 곳은 본래 발사믹 식초 생산저장고였는데, 2000년도에 사업을 확장해 지금은 일반인에게 견학과 시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아체타이아 세레니(Acetaia Sereni) 발사믹공장이었다. 공장 견학에 앞서 식당에서 발사믹 식초가 곁들인 요리를 즐긴 후 차로 2분 정도 떨어진 발사믹 식초공장으로 향했다. 9시가 넘은 늦은 시간이었음에도 세레니 가문의 4세인 프란체스코 세레니(Mr. Francesco Sereni)가 직접 안내를 맡았다.


 

자료원: 아체타이아 세레니 홈페이지


공장은 2층 건물이었는데 1층에는 발사믹 식초를 만드는 기계와 크기가 큰 식초 통들이 보관돼 있었고, 2층에는 크기가 훨씬 작은 통들이 보관돼 있었다. 크기가 작을수록 오래된 식초가 보관돼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원액의 양이 점점 줄어들고, 이에 맞춰 작은 통으로 옮겨서 숙성시키기 때문이고 한다. 보관하는 통도 밤나무, 벚나무, 뽕나무 등으로 바뀌면서 식초에 다양한 향과 풍미를 더하게 된다. 이렇게 숙성된 발사믹 식초는 최소 12년 이상이 돼야 세상에 나와서 소비자에게 판매된다. 그리고 25년 이상 숙성된 것도 있는데 오래되면 오래될수록 가격이 급상승한다고 한다.


견학에 참가한 KC대표는 “4대째 같은 일을 하고 있는 장인정신과 가업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이야말로 명품을 가지게 된 비결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100억 원이 넘는 수제 자동차 생산 현장, Pagani


연수 둘째 날은 전날 마지막 일정을 마친 모데나에서 시작됐다. 모데나의 3대 명물 중에서 이 날은 명품 자동차를 볼 차례다. KOTRA 밀라노 무역관에서 섭외한 곳은 하이퍼 스포츠카를 생산하는 파가니(Pagani) 자동차공장이다. 모데나에 있는 명품 자동차로는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는 페라리, 람보르기니, 마세라티 등이 있지만 이미 규모가 너무 커져서 한국 중소기업이 보고 영감을 얻기에는 파가니가 더 좋겠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파가니 본사는 쇼룸과 공장으로 구성돼 있었는데 연수단 일행은 우선 쇼룸으로 안내됐다. 파가니가 어렸을 때 만들었던 자동차 모형부터 파가니가 제작한 슈퍼카 중 가장 값비싼 차인 파가니 존다 친퀘 로드스터(Cinque Roadster)까지 파가니의 역사를 한 눈에 보기 쉽게 전시돼 있었다.


자료원: 파가니 홈페이지


창업자 호라치오 파가니(Horacio Pagani)는 이탈리아 출신이 아닌 아르헨티나 출신의 엔지니어다. 아르헨티나에서 빵집 아들로 태어난 파가니는 어렸을 때부터 자동차에 관심이 많아서 모형 자동차를 만들었다고 한다. 자동차에 대한 애착과 주위의 도움으로 모데나에 위치한 명품 자동차회사인 람보르기니에 입사했고, 그곳에서 회사 측에 자동차 전체를 경량소재인 카본파이버(탄소섬유)로 만들 것을 제안한다. 하지만 거절당한 파가니는 직접 카본파이버로 만든 자동차를 만들게 됐다고 한다.


파가니 공장은 생각보다 규모가 크지 않았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일 년에 만드는 자동차가 40여 대로 열흘에 한 대 꼴에 불과하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대량생산 자동차공장과는 성격 자체가 다른 것이다. 전량 주문 후 생산을 시작하고 있고 전체 공정은 수작업으로 진행되고 있어 공장이라기보다는 마치 예술품을 만드는 현장같다는 인상을 줬다. 하지만 가격은 일반 자동차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한 대 가격은 기본적으로 15억~30억 원의 고가이며, 가장 비싼 차는 105억 원에 달할 정도라고 한다.


파가니가 26년에 불과한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슈퍼카기업 반열에 오를 수 있었던 것은 비싼 소재를 사용했고, 최고의 인재 그리고 부품 하나하나를 마치 수공예품처럼 만드는 장인정신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엔진은 메르세데스 벤츠에서 만든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 안내를 맡은 Ms. Laura Tancredi메르세데스 벤츠에는 파가니 엔진을 만드는 직원만 약 70명이 있습니다. 따라서 외주를 해서 엔진을 들여오긴 하지만 그 누구도 파가니 엔진 기술을 탐낼 수는 없는 거지요.”라고 말했다.


◇ 직원이 행복해야 아름다운 상품을 만들 수 있다, Brunello Cucinelli


연수단의 마지막 견학은 파가니에서 남쪽으로 약 3시간을 달려 도착한 브루넬로 쿠치넬리라는 회사에서 진행됐다. 패션업계에서는 캐시미어의 제왕으로 불리고 있는 회사다. 1978년 창업한 이 회사는 1985년 이탈리아 중부의 작은 마을인 솔로메오에 있는 14세기 성을 사들였고, 이곳을 회사의 이미지에 맞게 리모델링해 지금까지 본사로 쓰고 있다. 그리고 인근에 있는 극장, 도서관, 직업학교 등을 재건축해서 브루넬로 마을로 만들어가고 있다. 현재는 마을 주민의 반이 이 회사 직원이라고 한다.


자료원: 브루넬로 쿠치넬리 홈페이지


연수단 일행이 처음 안내된 곳은 이 회사가 직접 운영하고 있는 직업학교였다. 때마침 10여 명의 학생이 옷을 만들고 있었다. 주위 시선에는 아랑곳없이 오로지 주어진 일에 몰두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 학교는 의상 제작뿐만 아니라 조경, 벽 공사 등의 기술도 가르치는데 입학한 학생에게는 회사가 전액 장학금으로 무료교육을 시키고 있다. 3년 교육과정을 마치면 대학 졸업과 같은 인정을 받는다고 한다. 쿠치넬리 입사를 희망하는 졸업생은 다시 정식 절차를 거쳐 입사가 결정된다. 물론 다른 경쟁업체에 입사를 하더라도 아무런 제지도 가해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매년 60명 모집에 600명이 몰릴 정도로 입학경쟁률이 치열하다고 한다.


학교를 나와 방문한 곳은 쿠치넬리가 운영하는 극장이었다. 이곳에서는 연극, 프레젠테이션, 공연 등이 진행되는데 회사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 주민 등 누구든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 회사가 지역사회와 어떻게 어울리고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마지막으로 방문한 곳은 초고가 캐시미어 의류가 생산되고 있는 공장이었다. 일행은 공장에 들어서는 순간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공장 내부에는 직원들로 가득했는데, 그들이 일하고 있는 옆에는 넓은 창문이 있어서 전혀 공장이라는 느낌이 들지가 않았던 것이다. 공장이라 하면 보통 기계음이 들리고 제품들이 쌓여있는 현장을 상상하겠지만 이곳은 벽면이 모두 넓은 창문으로 돼 있어 탁 트인 외부가 한눈에 들어오는 멋진 공간이었다. 직원들의 창조성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일하는 곳의 분위기가 중요하다는 쿠치넬리의 철학이 반영된 결과이다. 그리고 디자이너들은 보통 분리된 공간에 있기 마련인데 여기서는 공장 바로 입구에 디자이너가 있었고 계급에 상관없이 어울려서 일을 하고 있었다.


직원이 행복해야 아름다운 상품이 만들어집니다

 - 부사장(Mr. Riccardo Stefanelli) 인터뷰 -


Q1. 쿠치넬리의 경영철학은 무엇인가요?

A1. 직원들이 일과 가정생활을 안정적으로 양립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하루 8시간 근무시간을 원칙으로 하고, 오후 5 30분이 되면 모두 퇴근합니다. 항상 좋은 근무환경과 인간적인 관계를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직원들이 회사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와 함께 성장해나간다는 인식을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인지 직원 중에는 나이가 많은 분들이 많고, 이직률이 굉장히 낮은 편입니다.


Q2. 향후 쿠치넬리의 경영방향은?

A2. 올해가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만 계속해서 변화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합니다. 아직은 회사의 규모가 작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규모를 키우기 위해서 품목을 좀 더 세분화할 예정입니다. 현재로서는 여성복 및 액세서리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료원: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촬영

 

◇ 한국에서도 100년 이상 가는 장수기업 만들 것(연수 참가기업 대표 반응)


  ㅇ T사 H대표: “이번 연수단이 기존 무역사절단에서는 느끼지 못했던 이탈리아의 숨은 힘을 발견할 수 있는 기회가 돼서 정말 좋았습니다. 저도 나름 명품과 장인기업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역사나 경험에 비춰 여전히 부족함을 느끼는 계기가 됐습니다.”


  ㅇ J사 K대표: “이번에 여러 이탈리아 명문 장수기업들을 둘러보며 받은 영감으로 한국에서도 100년 이상 가는 장수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열심히 해 보겠습니다.”


  ㅇ O사 B대표: “이탈리아 하면 관광패션의 도시만 생각했는데, 그 내면에는 이탈리아인들의 장인정신이 있었기에 지금의 명품 최강국이 될 수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ㅇ H사 Y대표: “명품이 되는 비결은 공법에만 있지 않고 스토리 있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ㅇ C사 H대표: “장인기업이 지역 재생에 도움이 되는 것을 보고 감동했고, 사회적 기업으로서의 자신감과 확신을 가지는 계기가 됐습니다.”


  ㅇ F사 K대표: “디자이너가 디자인뿐만 아니라 제품 개발과정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사실에 큰 감명을 받았습니다.”


자료원: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체 촬영

 


작성자: KOTRA 밀라노 무역관 방윤선 인턴, 장수영 관장

자료원: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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