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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The Silo 호텔 건설로 알아본 남아공 건축디자인 트렌드
  • 외부전문가 기고
  • 남아프리카공화국
  • 요하네스버그무역관 정미성
  • 2017-12-04
  • 출처 : KOTRA




이민규 SSH Design Senior Architectural Technologist

 

필자는 2001년 남아공으로 이주하였으며 현지 건축 대학을 졸업 후 현재는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건축디자인 사무소에 재직하고 있다. 최근 남아공 안팎에서 업계와 미디어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The Silo 호텔 건축디자인에 참여하였고 이를 통해 경험한 남아공 건축디자인 트렌드를 공유하고자 한다.

 

인구 370만 명의 도시 케이프타운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입법 수도이며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관광도시이다. 또한 지리적으로 아프리카 대륙의 최남단에 위치하여 1652년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 소속의 상선에 최초로 발견된 이래로 주요 보급 기지 역할을 맡으며 일찍이 유럽과의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케이프타운은 유럽의 발전된 문물을 받아들이며 건축물과 도시의 형성에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되었다.

 

유럽 문물의 영향으로 케이프타운에는 유럽의 건축양식을 따른 건물이 세워지기도 하였지만, 점차 유럽의 건축양식이 현지 환경에 더욱 잘 맞게끔 개량 발전되는 양상을 보여 왔다. 네덜란드의 건축에 영향을 받아 탄생한 케이프 더치 건축양식(Cape Dutch Style)이 그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케이프 더치 건축양식이란 회칠한 외벽에 경사진 초가지붕을 얹히는 것이 특징이며 박공 구조가 화려하고 덧문 달린 창을 주로 사용한다.

 

케이프 더치 건축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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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료원: 구글 이미지

 

최근 CNN이 선정한 2017년 꼭 가봐야 할 새로운 호텔 15곳 중 하나로 선정된 그레인 사일로 미술관 및 호텔(Zeitz MOCCA & Grain Silo Hotel)은 케이프타운의 항구인 빅토리아 앤드 앨프리드 워터프런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에 위치해있다. 1924년 곡물 저장고로 지어진 그레인 사일로(Grain Silo)20세기 말까지 무역 곡물 창고의 기능을 담당해 왔으나 최근 수년간 그 기능을 상실한 채 애물단지로 전락해 있었다. 한때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등극한 이력이 있는 건물을 씨앗의 성전작업으로 그 이름을 세계에 널리 알린 영국의 건축가 겸 디자이너 토머스 헤더윅(Thomas Heatherwick)이 곡물 저장고의 기존 틀을 그대로 보전하고 내부를 미술관으로 단장해 새롭게 정체성을 부여하였다. 버려진 곡물 창고가 런던의 테이트 모던이나 함부르크의 엘프필하모니(Elbphilharmonie) 콘서트홀 부럽지 않은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2017922일에 이곳에 개관한 미술관 제이츠 모카(Zeitz MOCCA)는 아프리카 미술을 전면에 내세운다. 9층에 걸쳐 9,500제곱미터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에 80개의 전시 공간을 갖췄으며, 루프톱 조각 정원과 서점, 레스토랑, 바가 함께 들어섰다. 특히 루프톱 정원은 빅토리아 앤드 앨프리드 워터프런트(Victoria & Alfred Waterfront)를 비롯한 최고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는 전망 포인트이다.

 

The Silo 호텔 및 Zeitz MOCCA 전경  

  * 자료원 : The Silo 호텔 웹사이트, 구글 이미지

   

2012년 그레인 사일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후 토머스 헤더윅은 세 군데의 케이프타운 내 현지 건축설계회사들과 협업으로 설계를 진행하였는데 필자가 소속되어 있던 설계회사 Rick Brown & Associates도 그 중 하나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다. 프로젝트의 핵심은 약 100년 전 콘크리트로 지어진 원통형 구조체를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보존해 내는 데에 있었다. 하지만 과거 총 3만 톤의 곡식을 수용하던 30m 높이의 콘크리트 원통형 창고 틀은 오랜 세월이 지나 이제는 그 자체의 무게를 겨우 견디는 수준으로 약해져 있어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쉽지 않은 과제였다. 결국 기존의 구조체 안쪽 내벽에 새로운 콘크리트 구조물을 밀착해 세우는 기법을 활용하고, 건물 상부 외벽에 56개의 삼각형 유리 페널로 구성된 유선형의 Pillow facade를 설치하였는데, 이는 전 세계 어디서도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모습으로 건물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확립하는데 기여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건축 공법은 세계 최정상의 기술력으로 이미 업계에서 인정받았으며 남아공의 건축 위상을 한껏 드높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The Silo 호텔 프로젝트를 필두로 케이프타운에는 세계적인 규모의 건축 프로젝트들이 잇따르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세계적인 관광지답게 기존의 건물을 현대적으로 활용한 건물들이 속속 생겨나고 있으며, 선진국 못지않은 건축 수준과 탄탄한 기반 기술과 함께 늘어나는 관광객과 이주민들의 높은 니즈 또한 지속되고 있기에 커다란 천재지변이 일어나지 않는 한 건축, 건설업의 전망은 밝아 보인다. 요하네스버그 또한 아프리카 최대 쇼핑몰인 Menlyn shopping mall, Mall of Africa 등 서구식 쇼핑몰과 오피스 단지들이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 특히 The Silo 호텔 프로젝트와 같이 기존의 건축물을 활용하는 건축디자인 트렌드 또한 자리 잡고 있는데 빛을 활용하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친환경 건축이 각광받고 있으며 자연스레 일반 건축 자재 외에도 친환경 자재에 대한 수요가 함께 증가하고 있다. 남아공은 현재 자국 철강 업계 보호를 위해 철강 품목에 대해 각종 규제 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친환경 자재는 국내에서 공급되는 물량이 한정적이므로 해외 자재에 대한 수요가 높은 편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하지만 남아프리카 전역에 퍼져있는 커다란 빈부격차로 인해 생겨나는 자본주의적 계급 사회는 케이프타운을 비롯한 남아프리카의 모든 도시가 다음 레벨로 넘어가기 위해 넘어야 하는 과제로 보인다. 소수 자본에 의존하는 사회적 태생을 벗고 극빈층의 감소와 중산층의 증가를 이루어내 사회가 단단해진다면 남아공의 건축. 건설업은 이제껏 누리지 못한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상한다.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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