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PP 실질적 타결에 따른 EU 측 반응

- 미국, 일본과의 FTA 협상 가속화 기대 -

- TPP 역내 통합이 진전되기 전에 TPP 참여국과의 조기 FTA 체결 추진해야 -

 

 

 

□ TPP 개요 및 TPP와 EU와의 관계

 

 ○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rans-Pacific Strategic Economic Partnership, 이하 TPP)은 아태지역 경제통합을 위한 관세 및 비관세 장벽 철폐를 목표로 2005년 시작된 지역경제협정임. 한국시간으로 2015년 10월 5일 미국, 일본을 비롯한 12개 참여국은 이 협정의 실질적 타결을 선언함으로써 세계 최대의 경제블록을 형성하게 됨.

 

 ○ 협정문이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공개된 요약본 및 분석에 따르면 TPP는 총 30장에 걸쳐 관세, 비관세장벽과 주요 이슈를 총망라하고 있음.

  - 예를 들어 95%의 자유화를 기록한 상품 양허에 있어서는 미국에 대한 일본 자동차부품 관세율 2.5%가 즉시 철폐되는 등 우리 기업의 타격이 예상되는 부문이 있음. 반면 TPP 참여국에서의 현지 생산이 많은 섬유 등에서는 우리 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열렸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는 등 TPP에 따른 이해득실에는 복잡한 셈법이 작용하고 있음.

 

 ○ 2014년 명목 GDP 기준 18조5000억 달러로 IMF가 발표한 세계 최대 경제권인 EU도 일찍부터 TPP에 관심을 기울였으며, 미국, 일본과의 FTA 협상을 본격적으로 진행함에 따라 타결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음.

 

 ○ TPP 참여국과의 FTA 체결 관련 EU와 경쟁 중인 우리나라는 TPP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정리하는데 EU 측 반응을 살펴볼 필요가 있음.

 

한국, EU와 TPP 참여국 간 FTA 체결 현황

	한국	EU
미국	- 한-미 FTA 발효(2012.3)	- EU-미 FTA(TTIP, 10차) 협상 중
일본	- RCEP(9차) 협상 중 - 한중일 FTA(8차) 협상 중 - 한-일 FTA 협상재개 여건 조성 중	- EU-일FTA(12차)협상 중
베트남	- RCEP(9차)협상 중 - 한-ASEAN FTA 발효(2007.6) - 한-베트남 FTA 서명(2015.5)	- EU-ASEAN FTA 협상 중단(2009) - EU-베트남 FTA 타결(2015.8)
말레이시아	- RCEP(9차) 협상 중 - 한-ASEAN FTA 발효(2007.6) - 한-말레이시아 FTA 협상 준비·공동연구 중	- EU-ASEAN FTA 협상 중단(2009) - EU-말레이시아 FTA 협상 중단(2010)
호주	- RCEP(9차) 협상 중 - 한-호주 FTA 발효(2014.12)	- EU-호주 Partnership Framework (2008) 내 통상협력채널
뉴질랜드	- RCEP(9차) 협상 중 - 한-뉴질랜드 FTA서명(2015.3)	- EU-뉴질랜드 Partnership Agreement(1999) 내 통상협력채널
캐나다	- 한-캐나다 FTA  발효(2015.1)	- EU-캐나다 FTA  타결(2014.9)
브루나이	- RCEP(9차) 협상 중 - 한-ASEAN FTA 발효(2007.6)	- EU-ASEAN FTA 협상 중단(2009)
싱가포르	- RCEP(9차) 협상 중 - 한-ASEAN FTA 발효(2007.6) - 한-싱가포르 FTA 발효(2006.3)	- EU-ASEAN FTA 협상 중단(2009) - EU-싱가포르 FTA 타결(2014.10)
페루	- 한-페루 FTA 발효(2011.8)	- EU-안데스공동시장(콜롬비아/페루) FTA 발효(2013.3)
칠레	- 한-칠레 FTA 발효(2004.4)	- EU-칠레 FTA  발효(2003.2)
멕시코	- 한-멕시코 FTA 협상 재개 여건 조성 중	- EU-멕시코 FTA  발효(2000.1)

자료원: 산업통상자원부 FTA 포털, EU집행위, KOTRA 브뤼셀 무역관

 

□ TPP 실질적 타결에 대한 EU 각계 현지 반응

 

  ○ (EU 집행위) TPP 타결로 현재 EU에서 진행 중인 다른 무역 협상의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기대하며 환영하는 분위기

  - (Cecilia Malmström 통상담당 집행위원) TPP 타결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이번 TPP 타결로 미국이 EU와의 FTA(TTIP) 협상에 보다 열정적으로 참여해 협상이 가속되기를 바란다고 밝힘.

  - (Marika Jakas 통상총국 한국 담당) TPP 타결로 미국, 일본 등과의 FTA 협상이 빨라질 것으로 전망하며 EU에서는 TPP 타결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재확인함.

 

 ○ (유럽 의회) TTIP, EU-일 FTA에 속도 내야

  - (Guy Verhofstadt 유럽 자유당 대표) 세계시장에서 EU가 선두자리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스마트하면서도 신속하게 TTIP를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함. 통상담당 집행위원 Malmström이 유럽 중소기업들의 미국 시장 진출에 유리한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고 전함.

  - (국제 무역위원회 소속 Marietje Schaake 의원) 오랫동안 협상이 지속돼 온 TPP가 타결된 것에 기쁨을 표명함. 이번 타결에 따라 미국은 EU와의 TTIP 협상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전망. EU-일 FTA의 경우, TPP 타결 내용이 양측 협상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함.

 

 ○ (Business Europe; 유럽의 전경련에 해당) 미국, 일본과의 FTA에 긍정적 영향 기대

  - (Markus J. Beyrer 사무총장) TPP 타결로 무역자유화에 대해 한 걸음 더 진전하게 됐으며, 이는 EU에서 추진 중인 미국, 일본과의 FTA 협상에 촉진제가 될 것이라 밝힘.

 

 ○ EU 주요 씽크탱크 및 석학의 논평

  - (Bruegel 연구소 André Sapir) TPP 참여국 간의 무역자유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는 경우, 이들 국가로 수출하고 있는 EU 기업들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전망함. 이에 따라 EU는 아세안, 일본, 미국 등 TPP 참여국과의 FTA를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고 밝힘.

  - (유럽국제정치경제연구소(ECIPE), Hosuk Lee-Makiyama) TPP는 유럽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안겨다줄 최초의 경제통합지대가 될 것이라고 밝힘. 장기적인 관점으로 보면 유럽 내 투자, 경쟁력 및 생산성 부분에서도 부정적 영향이 있을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현재 TPP 참여국에 활발히 수출 중인 농업분야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함.

  - (Friends of Europe Shada Islam) 향후 EU-아세안 FTA가 전략적으로 중요해질 수 있어 빠른 시일 내에 협상을 재개해야 한다고 주장. 더 나아가 EU-아세안-호주-뉴질랜드 FTA를 체결하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고 밝힘.

  - (프랑스 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 Sciences Po) Patrick Messerlin 명예교수) 이번 TPP로 향후 미국 및 일본 시장 내 유럽산 제품의 입지가 줄어들 것이라고 우려하며, EU는 미국과의 TTIP 협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힘. EU는 RCEP(Regional 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ASEAN 10 + 한, 중, 일, 호주, 뉴질랜드, 인도) 가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함.

 

 ○ EU 주요 언론

  - (Euractiv) TPP는 5년이 넘도록 비밀리에 진행된 협상으로 논란이 돼 왔음. 이번 TPP로 인해 예를 들어 치즈 가격부터 암 치료비까지 거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됨. 또한 TPP가 TTIP 협상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EU와 TPP 참여국과의 FTA 협상 역시 촉진할 것으로 예상

  - (프랑스 일간지 Le monde) TPP는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국이 적극적으로 추진한 협상으로, 이번 타결로 오바마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할 수 있음. 그동안 미국은 TTIP보다는 TPP 협상 추진에 더 중점을 두고 추진해온 바, 지금부터 미국은 TTIP 협상에 초점을 둘 것으로 전망됨

 

□ 전망 및 시사점

 

 ○ TPP 실질적 타결에 대한 EU 측 주된 반응은 EU가 TPP 참여국과의 FTA 협상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것임. 특히 미국과 일본과의 FTA 협상은 최대한 빨리 마무리돼야 하며, TPP 역내 통합이 진전될 때까지 지연될 경우에는 EU에 막대한 피해가 있을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함.

 

 ○ 이 중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미국과의 TTIP 협상에 최우선순위를 두고 있음.

  - 제11차 TTIP 협상이 오는 2015년 10월 19~23일 미국 마이애미에서 개최될 예정임. TPP에서 타결된 내용이 TTIP 협상에도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됨.

  - EU 내에서는 ISDS를 비롯해 지리적 표시(GI), GMO 등의 TTIP 주요 이슈에 대해 반대의 목소리가 높음.

   · 현재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ISDS 관련 EU집행위는 2015년 9월 16일 대안으로 투자 보호를 위한 별도의 상설재판소 설립을 제안한 바, 미국에서 이를 어떻게 받아들일지 지켜볼 필요가 있음. TPP에서는 ISDS의 일반적인 틀이 유지됨.

 

 ○ EU집행위는 2015년 10월 14일 신무역정책전략(New Trade Policy Strategy)을 발표할 예정으로 EU의 대외통상정책의 큰 흐름을 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보임.

  - 앞으로 EU와 FTA 및 양자간 투자협정(BIT; Bilateral Investment Treaty) 협상을 시작하게 될 국가 리스트가 포함될 것으로 알려진 바, TPP로 다급해진 EU에서 어떠한 카드를 내놓을지 주목됨.

 

 ○ 무역관에서 인터뷰한 EU집행위 통상총국 관계자는 ASEAN과의 FTA 체결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임.

  - 현재 EU는 ASEAN 회원국과의 양자 간 협정을 먼지 진행하기 위해 2009년 이후 ASEAN과의 FTA 협상을 중단한 상태임.

  - 이후 싱가포르(2014년 10월), 베트남(2015년 8월)과의 FTA가 타결되는 등 ASEAN 회원국과의 FTA에서 성과를 내고 있음. 향후에도 양자 간 협정에 집중할지, TPP를 계기로 EU-ASEAN 간 FTA 협상을 재개할지가 우리의 FTA 경쟁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됨.

  - 다만, RCEP는 협상이 너무 느리고 이슈가 복잡해 EU가 RCEP에 가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밝힘.

 

 

자료원: EU 집행위, 유럽의회, 미국무역대표부(USTR), Bruegel 연구소, ECIPE, Friends of Europe, Euractiv, 프랑스 르몽드, 현지 언론 보도 및 KOTRA 브뤼셀 무역관 인터뷰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