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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역발상 마케팅, Made in USA 빨래판(washboard)
  • 외부전문가 기고
  • 미국
  • 달라스무역관 이성수
  • 2016-02-11
  • 출처 : KOTRA

 

역발상 마케팅, Made in USA 빨래판(washboard)

     

이승현 The University of Texas at Dallas 교수

     

 

     

임금 수준이 올라가면서 고부가가치 물품을 생산하지 않으면 살아남지 못하는 곳이 미국이다. 미국 문화의 상징이라고 광고에 나오는 리바이스(Levi’s) 청바지도 미국 생산을 중단했고, 바비인형도 더 이상 미국에서 생산하지 않는다. 컬러 TV도 인기 있던 2004년이 미국에서 생산됐던 마지막 해였다.

     

이런 시대에 미국에서 빨래판이 생산되고 외국으로 수출도 된다면 믿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에 생산이 되고 수출도 된다면 그 이유는 무엇일까? 비즈니스의 세계는 냉정하다. 소비자가 외면하면 더 이상 그 제품은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렇다면 빨래판은 어떻게 미국에서 이렇게 잘 살아남을 수 있을까? 그 이유를 역발상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역발상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 기존의 고정관념을 깨는 사고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품이나 서비스에 연결시켜 수요 창출을 하는 것이 역발상 마케팅이다.

     

일단 미국에서 도대체 누가 빨래판을 사용할까? 가난한 사람들? 사실 가난한 사람들은 코인 런드리(Coin laundry)를 사용한다. 그럼 시골에 사는 사람들? 요즘은 시골에 사는 사람들도 다들 세탁기를 쓴다. 그런 세상에 빨래판을 수출까지 한다고? 그럼 도대체 어떤 나라에 수출을 할까? 멕시코? 수요자가 많을 테니까? 그러나 잘 생각해보면 멕시코는 말이 안 된다. 멕시코에서는 미국에서 생산하는 것보다도 훨씬 싸게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고객군을 생각하지 말자. 역발상적으로 생각한다면 어떤 고객들이 생각날까? 먼저 빨래판 원래의 목적과 상관없는 고객군이지만 빨래판을 구입하고자 하는 고객군이 어떤 고객군인지를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훨씬 비싸게 주고도 빨래판을 살 의향이 있는 고객군이라야 한다. 그 정도의 가치를 빨래판에 두는 그런 사람들이어야 한다. 왜냐하면 임금이 비싼 미국에서 빨래판을 생산하려면 웬만한 가격에서는 생산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럼 어떤 고객군일까?

     

컨트리 뮤지션(country musician)이 아주 큰 고객군이고, 앤티크 샵(Antique shop)이 또 하나의 큰 고객군이다. 본래의 목적으로 사용하고자 하는 사람들에게는 빨래판이 5달러만 넘는다고 해도 사기 힘들 것이다. 가난해서 빨래판을 사용해야 하는 사람들에게는 5달러도 쉽게 쓸 수 있는 돈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컨트리 뮤지션(country musician)과 앤티크 샵(Antique shop)이 고객이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음악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빨래판은 중요한 악기가 되고, 빨래판을 앤티크 샵에서 구입하는 사람들에게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귀한 보물이 된다.

     

그렇다면 이런 사람들에게는 빨래판이 과연 얼마나 가치가 있을까? 확실히 빨래를 하기 위해 구입하는 사람들보다는 훨씬 가치가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훨씬 비싼 가격에도 빨래판을 구입한다. 최소한 20달러에서 비싸게는 150달러에도 판매가 되고 있다.

     

그렇다면 어느 나라에 수출을 할까? 비슷한 고객군을 충분히 찾을 수 있는 나라여야 할 것이다. 바로 영국이다. 이 업체가 바로 ‘Columbus Washboard Company’다. 이처럼 조금 다르게 생각하면 마켓이 보인다. 최첨단 제품만이 살아남을 것 같은 미국에서 빨래판 제조회사는 엄청난 성공을 거두고 있고, 수출까지 하고 있다.

     

Columbus Washboard Company

자료원: Columbus Washboard Company 홈페이지

     

빨래판은 한 예일 뿐이고, 역발상 마케팅하면 생각나는 예는 많이 있다. 호텔의 예를 보자. 우리는 2성급 호텔에서 무엇을 기대할까? 아니 무엇을 기대한다기보단 기대가 별로 없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그렇다면 2성급 호텔에서 4성급 호텔에서나 누릴 수 있는 것들을 누릴 수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독일의 프리체호텔(Prizeotel hotel)이 한 예인데, 이 호텔은 2성급 호텔이다. 하지만 다른 2성급 호텔에 비해 엄청나게 세련된 곳이다. 4성급 호텔에서 볼 수 있는 인테리어와 장식 등이 주요 특징이다. 그래서 투숙객의 추천도는 97%에 달하고 재방문율 또한 매우 높다. 다른 2성급 호텔에 비해 비싸지도 않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 호텔은 2성급 호텔 가격으로 이런 멋있는 디자인에 97%에 달하는 추천도를 자랑할 만큼 좋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2성급 호텔에서 제공하는 많은 것들을 제공하지 않아야 한다. 공짜는 없기 때문이다. 이 호텔은 예를 들면 유선전화기가 없다. 요즘은 휴대폰이 대중화되서 유선폰의 필요성이 줄어들었다는 것을 알고 이를 없앴다. 미니바와 유료TV 채널도 제공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2성급 호텔에 묵는 사람들은 일반적으로 미니바나 TV 유료채널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은 일반적으로 호텔하면 막연히 기대되던 서비스들을 없애고, 대신 동급호텔에서는 기대할 수 없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최근(2016년 1월) 힐튼 호텔의 브랜드 호텔 사업으로 시작한 Tru 호텔은 역발상마케팅을 활용한 호텔이라 할 수 있다. Tru는 밀레니얼(Millennial) 세대를 겨냥해 중저가 가격대로 룸은 좁지만, 넓은 놀이 공간 및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어 젊은 기혼 부부들을 공략하고 있다.

     

Tru 호텔 인테리어 이미지

 

자료원: USA Today

     

따라서 역발상 마케팅은 생각의 전환이고,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주요 전략이 될 수 있으며, 빨래판처럼 수요가 전혀 없을 법한 산업에서 잘 나가는 기업으로 생존도 가능하다.

     

역발상 마케팅이 항상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이 글로벌 기업들의 경연장인 미국 시장에서 역발상 마케팅으로 틈새시장 공략을 고려해볼 수는 있을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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