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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호주의 식품 표시에 관한 소비자 이슈
  • 외부전문가 기고
  • 호주
  • 시드니무역관 이지원
  • 2014-05-20
  • 출처 : KOTRA

 

호주의 식품 표시에 관한 소비자 이슈

-“free-range”와 “gluten-free”표시에 대한 소비자 시각 -

 

한국소비자원 박지민 차장

 

 

 

건강한 식생활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지금, 호주에서도 몸에 좋은 식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가 많아짐에 따라 이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식품 표시와 광고들이 넘쳐나고 있다.

 

건강기능 식품뿐만 아니라 기능성이 없는 일반식품을 선택할 때에도 소비자들은 조금이라도 건강에 좋은 제품을 고르기 위해 제품의 표시와 광고를 살펴보고 구입하게 된다. 최근 호주 소비자들에게 이슈가 되고 있는 식품 표시를 실제 사례를 통해 소개하고 이에 대한 기업과 소비자의 이해를 돕고자 한다.

 

1. “Free-range egg” 표시의 이해

 

호주 현지 대형 유통업체의 계란과 닭고기 판매코너를 보면 “free-range”라는 표시가 눈에 많이 띈다. 우리나라에서도 계란에 “방사란”, “자연방목” 등의 표시를 사용하고 있는데, “free-range”의 사전적 의미는 개방형 사육을 말하는 것으로 닭장 안에 가두어 키우지 않은 닭이나 이런 닭이 산란한 계란을 말한다.

 

소비자가 “free-range” 제품을 구입하는 이유는 동물 복지 측면에서도 개방형 사육이 바람직하기도 하지만, 닭장 안에 가두어 키워 각종 질병에 노출되는 닭보다는 개방형으로 사육되는 닭과 그 닭이 산란한 계란은 항생제 잔류가 낮을 것으로 기대되어 더 안전한 식품이라고 인식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호주소비자협회에서 발간하는 잡지인 “CHOICE”의 조사에 따르면, 닭장이나 우리 안에서 사육된 닭의 계란을 “free-range egg”로 잘못 표시하여 업체들이 적발당한 예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고, “free-range”에 대한 공식적인 기준이 없어 소비자를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free-range egg”는 일반 계란에 비해 비싼 가격으로 판매되는 반면, 이에 대한 인증 기준은 관련 협회에 의해 자율적으로 설정·관리되고 있어 이 표시에 대한 객관성이 문제로 지적된다.

 

소비자가 “free-range egg”라는 표시를 보았을 때 추측하는 사육밀도에 비해 이러한 표시와 광고를 사용하는 기업의 실제 사육밀도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는 넓은 풀밭에서 드문드문 자유롭게 자란 닭이 낳은 계란을 상상하지만, 실제로 닭들이 자라는 환경은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2. “Gluten-free food”의 허와 실

 

글루텐은 보리나 밀에 있는 불용성 단백질 성분으로 이 성분 중 일부분이 특정인에게 소화장애나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러한 특성 때문인지 최근 가공식품에 “gluten-free”라는 표시가 자주 눈에 띈다. 특히, 호주에서는 밀 가공품이 한국보다 더 다양해서인지 대형유통업체의 경우 “gluten-free”제품 코너가 마치 유기농 식품 코너처럼 따로 마련되어 있기도 하다.

 

글루텐은 사실 가공식품의 식감을 좋게 하는 데 필수 요소이기도 하다. 반죽할 때 생성된 글루텐이 공기를 함유하게 되면서 가공식품의 좋은 식감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이러한 글루텐을 가공단계에서 인위적으로 제거하게 되면, 밀가루보다 비싼 쌀가루 등을 사용하거나 특별한 가공기술을 써야하는데, 이는 가공식품의 가격을 상승시킬 수 있다.

 

물론, 글루텐에 예민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 이러한 제품들이 개발·판매되는 것은 희소식이다. 자신의 체질에 맞는 가공식품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고, 결과적으로 건강한 식생활을 영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별한 음식섭취를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글루텐 성분이 없는 식품을 섭취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은 것일까?

 

사실 글루텐이 없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영양면에서 더 우수하다고는 할 수 없다. 실제 호주에서 유통되는 밀가루 제품 중 글루텐을 제거한 제품은 원래 제품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62% 적고, 섬유질도 34% 적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 심지어 글루텐을 제거한 밀가루 중 한 제품은 타피오카와 옥수수 전분을 원료로 사용함으로써 GI 지수가 더 높아 보통 밀가루와 비교하여 건강상의 이점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이어트의 목적으로 글루텐이 없는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들도 많은데, 글루텐을 제거한 제품은 원래 글루텐 성분이 줄 수 있는 수분감과 질감을 보충해주기 위해 추가로 지방을 사용하거나 더 많은 양의 설탕을 사용하는 경우도 있어 소비자들은 성분 표시를 까다롭게 비교해 볼 필요가 있다.

 

한 가지 더 심각한 문제는 원재료 특성상 글루텐 성분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gluten-free”제품을 추가로 개발하여 더 높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CHOICE”의 조사에 따르면, 현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쌀 크래커 제품은 주재료가 쌀이기 때문에 원래 글루텐 성분은 없지만, “gluten-free”라는 표시를 추가해 더 비싼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일부 감자칩 제품에도 같은 형태로 더 비싸게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 표시는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어서 제품을 선택할 때 도움을 줄 수 있어야 한다. 마케팅 효과를 노려 소비자들을 현혹는 형태의 식품 표시는 결코 바람직할 수 없으며 장기적으로 시장에서 성공할 수 없다고 생각된다.

 

당장의 판매량을 높이기 위해 유행을 따라가는 식품 표시보다는 규정과 기준에 적합하고 소비자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줄 수 있는 표시를 사용하는 것이 소비자와 기업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전략이라 사료된다.

또한, 소비자도 본인이 선택하는 식품의 표시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확한 정보를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정보의 홍수 속에서 본인에게 맞는 제품을 합리적으로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 이 원고는 외부 글로벌 지역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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