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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더이상 골칫거리가 아닌 보물? 눈을 활용한 홋카이도의 '화이트' 데이터센터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하세가와요시유키
  • 2022-06-03
  • 출처 : KOTRA

일본의 에너지 순환 성공 모델, 홋카이도의 친환경 데이터센터 운용사례

도시의 골칫거리였던 눈을 이용해 데이터센터 전력비용 절감

일본을 덮친 기록적 폭설제설 작업은 경제적·육체적 면에서 큰 부담

예년 같으면 눈이 쌓일 정도의 적설량을 기록하는 일이 드문 도쿄지만, 남안 저기압(일본열도 남안을 따라 발달하며 동진하는 저기압)의 접근과 강한 한기의 남하가 겹치며 2022 1월 도쿄 도심에 4년 만에 눈이 쌓였다. 일본 전체로 보면 겨울철에 폭설이 내리는 지역이 상당수 존재하는데, 그 중에 다테야마·구로베 알펜 루트나 스카유 온천 등 관광명소도 다수 포함된다. 흰 눈이 대지를 뒤덮으면 절경을 이뤄 인기 관광지가 되기도 하지만, 생활적인 측면에서는 제설 작업을 위한 노동력 투입과 경제적 비용이 늘기 때문에 지자체의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예를 들어 홋카이도 삿포로시의 2021년도 제설비 총액은 역대 최고인 303억 엔에 달했다. 2022년 2월 기록적인 대설에 따른 제설 비용 폭증으로 일부 지자체에서 재정운영에 지장이 있을 것을 우려한 일본 무성은 특별교부세의 일부인 291 2,500만 엔을 19개 광역지자체 232개 기초지단체에 교부하기로 결정했. 저출산 고량화로 인구 감소가 진행되고 있는 지방의 경우, 제설비용 부담이 지방재정을 압박할 수준에 이른 것이다.

 

<관광자원으로 활용되는 눈(상단) 및 과도한 적설량에 따른 제설작업 현장(하단)>

[자료: VISIT 도야마, 시라카와무라 관청, NEXCO 동일본, 에코칠 홋카이도]

 

홋카이도의 적설 한랭지인 비바이시에선 눈을 이용한 데이터센터 운용 시도

과거 일본의 에너지원 역할을 담당했던 홋카이도의 석탄 산지가 쌓인 눈을 이용한 새로운 데이터센터 도입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삿포로에서 북쪽으로 약 60km, 이시카리 평야의 중앙부 근처에 위치한 비바이시(美唄)는 현재는 허니베리(댕댕이나무, 현지명: 하스카프)의 최고 산지로 알려진 농업 도시이지만, 과거에는 손꼽히는 탄광 도시로 번성했다. 비바이시는 홋카이도 내에서도 적설량이 많은 곳으로 유명한 데, 매년 적설로 인한 가옥 붕괴 사고가 끊이지 않을 정도다. 제설 공공비용 부담은 연간 약 5억 엔으로, 2만 명 규모의 인구를 감안하면 1인당 약 2 5천 엔에 달한다.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가 지속되는 가운데 연이은 가옥 제설 작업이 큰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눈은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비바이와 이웃 도시를 포함해 형성된 <소라치 공업단지>에는 겨우내 시내에 내린 3,000톤에 달하는 눈이 옮겨져 5m 높이의 작은 동산이 만들어진다. 동산의 표면에는 단열재 역할을 담당하는 우드칩이 약 30cm의 두께로 뿌려져 눈을 여름까지 녹지 않고 보존 가능케 한다비바이시는 쌓인 눈을 활용해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냉각하는 실증실험을 2010년 세계 최초로 실시했다원래라면 버려졌을 눈을 대량의 열을 방출하는 데이터센터 서버 냉각에 활용하는 이 프로젝트는 현재 실용화 단계에 접어들었다. 홋카이도시는 예로부터 '설실(雪室)'이라고 불리는 눈을 활용한 냉온 저장고를 만들어 활용해왔으며, 그 밖에도 저온창고, 눈 냉방 맨션 등 눈 냉방 시스템 실적이 다수 존재한다. 

 

<화이트 데이터센터의 외관(좌측 상단), 내관(우측 상단), 우드칩으로 덮은 설산(좌측 하단), 식량생산 비닐 하우스(우측 하단)>

 

[자료: 화이트 데이터센터]

 

에너지 순환 모델의 성공사례: 홋카이도의 화이트 데이터센터

2021년 홋카이도 비바이시에 눈을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제로 실현을 목표로 하는 친환경 데이터센터 <화이트 데이터센터>설립됐다데이터센터는 안전성 관점에서 통상적으로 내부 온도가 35℃ 이하로 유지되어야 하나, 여름철에는 최대 60℃ 이상까지 상승하는 경우도 있다. 24시간 365일 가동되는 데이터센터의 서버를 냉각시키기 위해서는 막대한 전력 비용이 소요된다. 데이터센터 서버를 냉각시키는 데 눈을 활용한다면, 냉방 비용을 도쿄에서 운용할 때와 비교해 약 80% 절감된 약 3억 엔 수준으로 억제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300개 랙 규모의 서버 기준) 실제로 화이트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PUE)*는 여름철에도 1.04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PUE(Power Usage Effectiveness): 데이터센터의 전력사용효율을 나타내는 지표로산출공식은 PUE =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 / (서버 전력 사용량)이다. 예를 들어 PUE 1.0이라면 서버 가동 이외 목적으로는 전력을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일반적인 데이터 센터의 경우에는냉각 목적의 전력이 서버 가동 목적의 전력과 비슷한 수준으로 요구되기 때문에 PUE 1.5~2.0 정도다.


눈을 활용해 서버를 냉각시키고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농수산업 등 기타 산업에 활용하고자 하는 '화이트 데이터센터' 구상은 약 10년 전부터 제창된 것으로, 2014년 이후 5년간 NEDO(신생 에너지 산업기술 종합개발기구)의 연구비 지원으로 실증실험이 진행되어 왔다. 실증실험의 주목적은 눈으로 냉각시킨 부동액을 순환시켜 데이터센터 실내 온도를 28℃로 유지하는 것이다. 제설 작업을 통해 모인 눈에는 염분을 포함하는 융설제가 섞여있으므로 부동액이 지나가는 파이프를 부식되기 쉬운 금속관에서 수지 성분의 관으로 변경하는 등의 세심한 대응이 요구된다


한편 화이트 데이터센터에서는 데이터센터의 폐열을 활용한 농산물 재배나 해산물 양식 등 다양한 시도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 시설 내에 비닐하우스를 설치해 흰 목이버섯, 토마토, 양상추, 소송채 등의 농산물을 재배하고 있으며, 전복 육상양식도 진행 중이다. 최근 양식장 온도를 따뜻하게 조성해 주로 난류에 서식하는 장어 양식도 시도 중이다. 2022년 올해 여름부터 본격적인 양식에 들어가 연간 약 30만 마리 양식을 목표로 하고 있다. '겨울에는 배열을 이용해 온도를 높이고, 여름에는 눈 재생 에너지를 이용해 온도를 낮춘다'는 에너지 순환 모델의 성공사례로서 화이트 데이터센터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화이트 데이터센터의 에너지효율>

PUEPower Usage Effectiveness의 약자. 산출공식은 PUE = 데이터센터 전체 전력 사용량 / 서버 전력 사용량.

[자료: 화이트 데이터센터]

 

코로나19에 따른 디지털 전환 가속화로 데이터 처리량 급증, 데이터 센터의 역할 확대

5G, AI, 빅데이터 활용 확대, 자율주행, 원격의료, 공장 IoT화 등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화 수요가 급증하며 데이터 처리량은 하루가 다르게 증가하고 있다이에 최근 코로나 사태로 자택에서의 PC 이용시간이 크게 늘면서 데이터 소비량과 처리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 경제산업성의 조사에 따르면, 향후 10년 내에 사람들의 데이터 소비량은 현재의 30배 이상 수준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향후 자율주행이 본격적으로 보급되면 차량 1대 당 하루 1,000편 분량(1,000GB)의 데이터가 수집되고, 그 데이터 처리에 수십만 대의 PC가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경제산업성은 지적하고 있다. 데이터는 '21세기의 석유'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자원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데이터센터의 중요성에 사람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현재 데이터 센터 운영에 있어서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 중국이다. 데이터센터의 면적 기준으로 비교했을 때 중국이 172.9만 제곱미터로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2위 일본(42.3만 제곱미터), 3위 싱가포르(41.7만 제곱미터)와의 격차는 갈수록 확대되어 가는 양상이다. 그러나 최근 데이터센터나 서버가 해외에 있는 경우에 현지의 법적 규제를 받거나 치안 정세에 따라 안전성에 영향을 받는 등 국가 리스크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며, 데이터 센터 소재지를 자국 내로 이전시키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입지 상황(2021년 예측)>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

 

현재 일본에서는 데이터센터 신설 붐이 불고 있으며, 도쿄와 오사카 지역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이 대거 진행 중이다. 2대 거점에 데이터센터 건설 수요가 몰리는 가장 큰 이유는 데이터를 실제로 사용하는 기업과의 물리적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또한 통신환경이 잘 정비되어 있어 접속하기 용이하고, 트러블 발생 시에 담당자가 직접 방문하기 용이하다는 이점도 무시할 수 없다. 실제로 일본 내 데이터센터의 60%는 도쿄를 중심으로 한 관동 지역에 위치하고 있으며, 20%는 오사카를 중심으로 한 관서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2018년 기준. 일본정책투자은행 조사).

 

<일본 내 주요 데이터 센터 현황(2021 9월 시점)>

[자료: NIKKEI X-TECH]

 

한 가지 우려되는 것은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일본 수도권 지역 및 관서지역에 지진 등의 재해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에 따르면 수도권에서 진도 7 규모의 수도권 직하지진이 향후 30년 이내에 약 7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며, 관서 지역에서는 진도 8 규모의 거대 지진이 향후 40년 이내에 약 90% 확률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근 들어 일본 각 지역에서 지진과 쓰나미가 빈번하게 발생하면서 기업의 사업연속성계획(BCP) 관점에서 재해 발생으로 인한 본사 기능 상실 시 백업 플랜으로서 원격지에 서버를 두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 민간뿐만 아니라 일본 정부 차원에서도 향후 데이터 센터의 지방 분산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체적으로는 경제산업성이 지방에 대규모 데이터 센터를 건설할 사업자를 공모하고 토지 조성전력·통신 인프라 정비에 요구되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할 계획이다. 총무성은 데이터센터 건설 기금을 설치해 수도권 1 3현 이외 지역에 입지하는 것 등을 조건으로 데이터센터 건설비용의 일부를 보조할 예정이다.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향후 10년 내에 15배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린 데이터 센터'에 대한 관심 확대

데이터센터 운영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과제는 전력 확보다. 디지털 수요 증가에 따라 데이터 유통량이 폭증하면서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데이터센터가 집중된 아일랜드는 2030년 자국 전력 소비의 25%를 데이터센터가 차지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을 토대로 데이터센터 사업자에 대한 규제를 마련할 정도로 전력 확보는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일본의 과학기술진흥기구 저탄소사회 전략센터의 추정에 따르면, 기기 성능이 현재 수준이라는 전제 하에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는 향후 10년 내에 15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터센터의 입지를 검토함에 있어서 전력의 원활한 수급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가운데, 홋카이도는 전력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홋카이도 이시카리시에 위치한 사쿠라 인터넷 데이터센터의 경우, 외부 공기를 서버 룸에 직접 공급함으로써 일반적인 도시형 데이터센터에 비해 소비 전력을 약 40% 절감 중이다. 일본 환경성의 재생에너지 정보 제공 시스템에 따르면, 홋카이도는 풍력 발전, 태양광 발전, 소수력발전 분야에서 <도입 잠재력*>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지열 발전 분야에서도 3위다. 이처럼 전력 수급 측면에서도 유리한 조건을 지닌 홋카이도에 대한 데이터센터 유치 열기는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도입 잠재력: 각종 자연조건·사회조건을 고려한 에너지의 크기(kW) 또는 양(kWh 등). 부존량 중 에너지의 채취·이용에 관한 여러 제약 요인(토지의 경사, 법 규제, 토지이용, 거주지로부터의 거리 등)에 의해 이용할 수 없는 것을 제외한 추계 시점의 에너지 크기(kW) 또는 양(kWh 등)

 

시사점

본고에서는 '적설 한랭지'라는 지리적 특성을 살려 친환경 데이터센터를 운용하는 일본 홋카이도 비바이시의 사례를 살펴 보았다. 반도체 생산의 메카이자 데이터센터 수요가 많은 우리나라는 적설량이 많은 환경 조건을 갖추고 있는 만큼, 비바이시의 사례를 참고해 적설량을 활용한 재생 에너지 이용, 데이터 센터를 매개로 한 코제너레이션(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에너지절감 효과를 높이는 시스템)의 도입 여지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화이트 데이터센터'의 구상을 처음 내놓은 혼마 고타 WDC 이사는 비바이시를 비롯해 홋카이도에는 과거에 탄광 도시로 번성했던 곳이 많은 데, 당시에 귀중한 에너지원이었던 석탄은 '검은 다이아몬드'라고 불렸다. 오늘날 우리는 눈을 '하얀 다이아몬드'라고 부른다. 하늘에서 쏟아지는 '골칫덩이'가 아니라 보물인 셈이다발상을 전환하면 쓸모 없어보이는 것도 유용한 에너지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설작업 부담, 교통 장애 요소 등으로 인해 '골칫덩이'로 여겨져왔던 눈이 앞으로는 우리 국력에 보탬이 되는 에너지원이 될지도 모른다.

 

자료: 일본 경제산업성, NHK, NIKKEI 신문, NIKKEI X-TECH, VISIT 도야마, 시라카와무라 관청, 비바이화이트 데이터센터 자료 및 KOTRA 도쿄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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