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9일 KOTRA 이스탄불 무역관은 한-튀르키예 우주항공 웨비나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는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 분야 대표 기업과 협력 기회 물색을 위해 마련됐다. 연사로는 튀르키예 대표 우주항공기업 A의 R&D 구매 부서 담당자와 미사일 제조 기업 B의 소재 엔지니어링 부서 담당자가 참석했다. 약 두 시간에 걸쳐 각 기업의 진행 사업 및 프로젝트에 대해 전해 듣고 우리 기업과의 협업 가능한 분야를 논의했다. 방위산업 특성상 기업명과 담당자명은 비공개 해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2024 한-튀르키예 우주항공 웨비나 안내>

[자료: KOTRA]

연구 개발부터 공급망 진입까지 광범위한 협력 기회

A사는 항공기 및 위성 시스템 생산이 주력 산업으로, 기체 및 발사체의 초경량화를 위해 탄소 소재 등 첨단 소재 개발 및 확보에 힘쓰고 있다. 티타늄 합금은 A사가 많이 사용하는 중요한 소재이나 튀르키예 내 티타늄 합금은 수요 대비 공급이 충분하지 않은 실정이라고 한다. 이에 A사는 각국의 벤더를 발굴하는 데에 적극적이라고 한다.

B사는 우주항공 프로젝트, 탄도방어시스템 관련 사업은 주력으로 하고 있다. 최근에는 방호용 제품 및 시스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B사는 신소재 및 관련 부품 공급선 확보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고 한다. 한국과는 첨가제, 신소재, thermal battery 및 정밀부품 부분에서 협업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도파관, 안테나 등 전자통신산업 부문의 수요가 향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두 회사 모두 첨단기술 도입에도 적극적이라고 밝혔다. 연구개발 단계에서 AI 기술 접목 부분에 관심이 특히 높았는데, A사는 피로시험(fatigue test)을 예로 들었다. AI 분석을 활용하면 이틀이 걸리는 시험 기간을 하루로 단축하거나 10개의 샘플을 대상으로 테스트해야 할 것을 3개만으로도 유의미한 결과 도출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A사는 자사의 R&D 연구소에서 각종 시험에 AI를 활용 중인 점을 밝히며 연구개발 단계부터 한국의 첨단 기술 도입을 통한 협업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성장 중인 튀르키예 방위산업 시장

튀르키예 방위산업부 2024 퍼포먼스 프로그램에 따르면 2023년 튀르키예 방위산업 매출은 150억 달러로 추정되며, 2024년에는 165억 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2023년 방산 수출액은 총 60억 달러를 기록하고 2024년에는 66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튀르키예 방위산업 2024년 1~2월 수출액은 6억30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대비 12% 증가했다.

튀르키예 방위산업은 최근 몇 년간 육해공에 걸쳐 플랫폼을 개발해 국방 대외 의존도를 2000년대 초 80%에서 현재 20% 수준으로 낮추는데 성공했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서 2023년 12월 발표한 ‘100대 무기 및 군수기업’에는 4개의 튀르키예 기업(Aselsan, Baykar, TAI, Roketsan)이 등재됐다. 

<SIPRI 100대 무기 및 군수기업 목록 내 튀르키예 기업>

(단위: 백만 달러)

[자료: SIPRI]

2023년 이스탄불에서 개최된 튀르키예 방산박람회 IDEF23에서 레젭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튀르키예의 전체 방위산업 프로젝트 규모가 2002년 55억 달러 규모에서 2023년 750억 달러 규모로 늘어났다고 밝히며, 튀르키예 방위 산업이 정부 주도 하에 지속 성장 중임을 알렸다. 이와 같은 성장세를 이어가기 위해 튀르키예 정부는 2024년 국방 예산도 확대했다. 현지 국방 전문 저널 Savunmasanayist에 따르, 2024년 튀르키예 국방부 예산은 405억 달러로 전년 대비 250% 증액 편성됐다(2023년 튀르키예 국방부 예산 160억 달러)

MADE IN TÜRKİYE의 바람, 방위 산업에도 부는 중

튀르키예는 방위산업의 국산화를 목표로 하며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군용 드론인 바이락타르의 성공을 시작으로 2024년에는 자체개발 전투기, 미사일, 엔진 등의 테스트에 성공하는 성과를 거두기 시작했다.

주목할 만한 성과로는 2024년 2월에 전투기 칸(Kaan)이 초도 비행을 성공한 것을 꼽을 수 있다.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에 따르면, 튀르키예의 전투기 칸은 13분간 230노트 속도를 기록했으며 고도 8000피트에 도달하는데 성공했다. 튀르키예는 2030년 이후부터 F-16을 대체해 칸 전투기를 배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칸 전투기는 F-16에 사용된 F-110 엔진을 사용하고 있다. 이를 자체 개발 엔진으로 대체하기 위한 연구 개발도 진행 중이다.

2024년 3월에는 TEI(튀르키예 TUSAS 엔진 공업)가 군용 터보팬 제트 엔진인 TF6000의 테스트에도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튀르키예 방위산업청 Görgün 청장에 따르면 TF6000은 튀르키예의 무인 전투기인 Kızılelma, 심층 타격 무인 전투기인 Anka-3에 사용될 것이라고 한다. TEI는 TF6000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엔진 출력 6000 lbf 수준의 터보팬 제트엔진 TF10000도 개발 중에 있다. TEI는 튀르키예 항공우주산업(TAI)과 GE Aerospace의 합작법인으로, 항공용 엔진과 미사일을 생산하는 기업이다.

튀르키예 자체 제조 대함미사일이 2024년 3월 10일 테스트에서 목표를 성공적으로 타격하기도 했다. 해당 테스트는 튀르키예 방산기업 ROKETSAN이 방위산업청 후원으로 진행한 ATMACA 미사일 프로젝트에서 개발된 하위시스템, 부품 검증을 위해 실시됐다. 해당 미사일에는 Kale Arge에서 개발한 자국산 터보제트엔진 KTJ-3200이 탑재됐다. 튀르키예가 개발 중인 ATMACA 미사일은 미국의 Harpoon 미사일을 사용하는 선박과 잠수함을 비롯해 튀르키예의 자체 군함 개발 프로젝트인 MILGEM을 통해 건조될 코르벳함에도 사용될 예정이다.

시사점

튀르키예는 엔진, 미사일, 선박 등 방위산업 전반에 걸쳐 연구개발이 활발하다. 일부 부품 및 소재를 해외로부터 조달을 하는데 장비 경량화를 위해 필요한 첨단 소재나 도파관, 유도신관 등의 정밀부품류 관련 수입 수요가 있다. AI를 활용한 첨단 기술 개발 관련 협력 수요도 높다고 한다. 튀르키예 방위산업 시장에 관심 있는 기업은 현지 기업에 소재 및 부품 수출도 추진할 수 있고 기술 협업을 통한 생산 역량 강화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튀르키예 방산 기업들의 장비 국산화 의지가 강하므로, 중장기적으로는 현지 기업과 디자인 및 개발 단계부터 협업할 수 있는 기회를 찾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튀르키예 국방부, 튀르키예 방위산업청, 튀르키예 대통령실, Daily sabah, Sanayi Gazetesi, Hürriyet Daily News, SIPRI, KOTRA 이스탄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