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표적인 IT산업 전문 리서치 기업 가트너(Gartner)가 지난 10월 발표한 ‘2024년 10대 전략 기술’ 보고서에 따르면, 생성형(Generative) AI 기술이 2024년 우리 생활 속에서 더욱 보편화(Democratized)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생성형AI를 더욱 효과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엣지(Edge) AI 기술이 AI 산업에서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하고 있다.

엣지 AI란 데이터(Data)의 처리나 분석이 데이터센터나 클라우드(Cloud)를 거치지 않고 데이터가 생성되는 장소에서 직접 실시간으로 이루어지는 AI기술을 말하며, 데이터에 가장 근접한 네트워크의 끝단(엣지·Edge)에서 AI 연산이 이뤄지기 때문에 기존의 중앙 집중형 AI 기술 대비 응답시간과 보안면에서 높은 효율성을 자랑한다. 엣지AI 기술은 사용자 개개인의 기기에서(On-device) 수행될 수 있어 '온디바이스 AI(On-device AI)'라고도 불리기도 한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의 생성형 AI 열풍, 온디바이스 AI로 확산 중

2023년 새해 벽두부터 혜성처럼 등장한 AI챗봇 챗GPT(Chat GPT)는 전 세계적인 AI 열풍을 불러일으키며 생성형AI 시대의 서막을 열었다. 이어 얼마 되지 않아 구글(Google), 메타(Meta)와 같은 빅테크(Big Tech) 기업들 또한 바드(Bard), 라마(Llama)를 경쟁적으로 내놓으며 생성형AI 시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러나 2023년이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한 생성형AI의 시대였다면, 2024년에는 개별 기기 안에서 스스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가 AI 산업의 새로운 화두로 부상할 전망이다. 이를 방증하듯 구글은 이달 초 차세대 생성형 AI 거대 언어모델(Large Language Model, LLM)인 '제미나이(Gemini)'를 선보이며, 온디바이스 모델 ‘나노(Nano)’ 버전을 올해 10월 공개한 자사 최신 스마트폰 ‘픽셀8 프로(Pixel 8 Pro)’에 탑재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인터넷과 연결하지 않고도 녹음된 오디오 추출 및 텍스트 요약, 스마트 답장, 문법 교정 등 생성형AI 기능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구글 제미나이 나노 시연 예시>

[자료: Google]

대표적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plication Processer, 이하 ‘AP’)기업 퀄컴(Qualcomm) 또한 지난 10월 온디바이스 AI 도입을 고려해 설계된 스냅드래곤8 3세대 AP를 공개한 바 있어 사용자의 민감한 개인정보 데이터 유출을 방지하고 네트워크 연결 없이도 기기 자체에서 AI 연산을 수행하는 온디바이스 AI는 앞으로 사용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스마트폰과의 접목을 시작으로 개인용 PC, 스마트 스피커, 웨어러블 기기, 자동차, 드론, 로봇 등으로 점차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 비전 기술 탑재한 엣지AI 보안카메라 시장 확대 전망

한편, 알고리즘과 기계학습(Machine Learning, ML) 모델을 사용해 사람의 눈과 뇌처럼 주변 사물이나 움직임, 방문객의 외형 등 방대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인식하고 해석해 다음 행동을 판단하는 컴퓨터비전(Computer Vision) AI 기술은 엣지AI 보편화에 따라 보안 시장에서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엣지AI 기술을 적용한 컴퓨터 비전 AI 보안 카메라는 최근 확산 중인 무인매장 및 소매 유통 산업에서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쇼핑객의 움직임이나 행위, 체형, 생체정보 등 데이터를 분석해 결제 자동화를 실현하고 매장 내 상품 증감 모니터링을 통해 재고 감소 및 도난을 감지하게 하는 컴퓨터 비전 AI 기술에 엣지AI가 더해진다면 클라우드로 다량의 데이터를 전송하고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 없이 로컬 장치에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어 단시간에 벌어질 수 있는 도난과 같은 사건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또한 엣지AI를 사용하면 데이터가 로컬장치에서 처리되므로 방문객의 중요한 개인 정보가 외부로 유출되는 것 또한 방지할 수 있어 소매 유통 산업 뿐 아니라 국방 및 산업 주요 시설, 또는 환자 개인정보를 다루는 의료기관 등 데이터 유출에 민감한 환경에서 사용될 때 더욱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엣지AI의 활성화는 컴퓨터 비전 AI 기술의 적용 범위와 효율성을 크게 확장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엣지AI 하드웨어 시장 품목별 시장 규모 전망(2022~2027)>

(단위: U$ 백만, %)

[자료: Marketsandmarkets(2022.10.)]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될 엣지AI 기술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Forbes)에 따르면, 엣지AI 기술은 더 많은 장치와 시스템이 연결되고 실시간 처리 및 효율적인 에너지 사용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함에 따라 다양한 산업에서 폭넓게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며, 다음과 같은 산업군의 네트워크 ‘엣지’에서 AI가 더욱 효과적으로 실현될 수 있다.

<엣지AI 적용 적용 유망 산업군>

[자료: Forbes]

<엣지AI 기술 적용 하드웨어 예시>

[자료: SIMA.AI]

시사점

시장 분석기관인 마켓앤마켓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엣지AI 시장 규모는 2023년 185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37.7% 성장해 1739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엣지AI 시장 규모 전망(2023~2030)>

(단위: U$ 백만)

[자료: Markets and Markets(2023.6.)]

엣지AI 기술이 산업 전반에서 확대 적용됨에 따라 AI 연산 시 전력 효율 및 작업 속도 개선을 위한 차세대 AI반도체 NPU(신경망처리장치·Neural Processing Unit), AI 전용 프로세서 등과 같은 새로운 수요가 예측된다. 또한 엣지 기기의 주변 환경 감지 및 분석을 위한 다양한 센서 기술이 폭넓게 사용될 것으로 보여 엣지AI 시장의 성장은 관련 산업 성장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 A사의 엔지니어 B씨는 KOTRA 달라스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엣지AI의 효과적인 실현을 위해서는 저전력 고효율 설계 기술이 관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팹리스(Fabless), 파운드리(Foundry) 등 AI 구현의 핵심인 반도체 산업뿐 아니라 엣지AI 적용이 유망한 로봇, 드론, 보안 등 관련 산업 기업들 또한 관련 전시회, 콘퍼런스 참여를 통한 기술 트렌드 파악과 적극적인 네트워킹을 통해 다가오는 2024년에 더욱 눈부신 성장이 기대되는 엣지AI 산업에서의 신속한 대응을 위한 전략을 수립할 필요가 있겠다.

자료: Google, Meta, Qualcomm, Forbes, SIMA.AI, Marketandmarkets, Gartner, KOTRA 달라스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