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는 해안 지대(Costa), 산악 지대(Sierra), 산림 지대(Selva) 등 지역별로 다양한 기후 조건을 갖추고 있어 색다른 자연경관을 자랑하고 역사적 유산, 문화적 다양성을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인의 관심을 받아왔다. 2015년부터 2019년까지 페루를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는 매해 7~9% 증가해 440만 명을 넘어섰고, 당시 페루 전체 고용 인구의 8%가 관광업을 통해 고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팬데믹으로 관광업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외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약 80% 감소했고 수많은 사람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후 현재까지 페루 정부는 관광업 재활성화를 위해 총력을 다해왔는데, 페루 통상관광부(Ministerio de Comercio Exterior y Turismo, MINCETUR)는 관광 수요를 늘리고자 2023년 6월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페루 관광 체류 중 구매한 물품에 대해 부가세(IGV) 환급 제도를 도입했다. 또한 2024년 12월 완공 예정인 리마 호르헤 차베스(Jorge Chavez) 국제 공항 확장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3000만 명 이상의 승객을 수용할 수 있도록 추진하고 있다.

민관의 노력으로 페루 관광업은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페루 통상관광부는 올해 9월 누적 외국인 관광객 수가 팬데믹 이전의 73.8%까지 회복됐다고 발표했다. 고용 창출, 인프라 개발, 외화 유입 등 페루 경제 전반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페루 관광업 현황과 트렌드 및 전망을 살펴봤다.

빠르게 증가 중인 페루 외국인 관광객

<페루 외국인 관광객 추이>

(단위: 명, %)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2024.10), KOTRA 리마 무역관 재구성]

페루 통상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2024년 1~9월 외국인 관광객 수는 약 245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5% 증가했다. 관광객 증가는 숙박·요식업 등 관련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져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발전에도 이바지한다. 페루 통계청(Instituto Nacional de Estadística e Informática, INEI)에 따르면 2024년 8월까지 숙박·요식업은 전년 동기 대비 3.24% 성장했고, 수도 리마의 3분기 서비스업 취업자 수는 2.3% 증가했다.

<국가별 관광객 추이>

(단위: 명, %)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2024.10), KOTRA 리마 무역관 재구성]

<1~7월 외국인 관광객 숙박시설 이용 동향>

(단위: 박, %)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2024.09), KOTRA 리마 무역관 재구성]

페루를 방문하는 관광객은 주로 남미(52.0%), 북미(23.9%), 유럽(16.6%)에서 유입되고 있다. 세부 국가별로는 칠레, 미국, 에콰도르가 전체 비중의 약 50%를 차지하고 있다. 9월까지 칠레인 관광객이 54만 명으로 집계되면서 2023년 전체 기간 방문객인 43만 명을 넘어섰으며, 미국인 관광객은 45만 명, 에콰도르는 22만 명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2024년 9월 기준 1만2801명이 방문하는 등 최근 3년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4년 페루 관광업 키워드 : APEC, 웰니스, 지속 가능성

과거에는 페루 관광이라 하면 마추픽추나 음식 정도만 떠올렸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 개인의 가치 실현 또는 특별한 목적을 위해 페루를 방문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2024년 페루 관광업 성장 요인과 앞으로 페루 관광 산업이 나아갈 방향을 이해하기 위해 세 가지 주요 키워드를 살펴봤다.

1) APEC

2024년 페루의 APEC(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개최는 관광업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APEC과 같은 국제 행사 개최는 인프라 개선을 촉진하고 관광명소를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페루 통상관광부에 따르면 2024년 1~9월 APEC 회원국에서 온 관광객은 약 120만 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이상 증가했다. 특히 APEC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에는 대표단, 기업인, 언론인 등을 포함해 회원국 당 최소 100명 이상이 방문하면서 더욱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APEC 개최 지역 숙박시설 수>

(단위: 명, %)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2024.09), KOTRA 리마 무역관 재구성]

2024년 APEC이 개최된 5개 도시(리마, 아레키파, 우루밤바, 트루히요, 푸칼파) 모두 관광객이 증가하면서 숙박시설이 증가하는 등 지역 경제가 활성화 되고 있다. 지난 9월 아레키파 주정부에 따르면 아레키파 관광객은 42%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연말까지 45만 명 이상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된다. 트루히요 역시 APEC 개최로 2024년 관광객이 10~12%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페루 정부는 APEC 정상회의 기간(11월 14~16일)을 임시 휴일(Dias no laborable)로 지정했는데, 해당일에 수도 리마 및 카야오(Callao) 시민들의 국내 여행을 촉진하고자 ‘즐기는 여행, 재활성화를 위한 여행(Viaja para disfrutar, viaja para reactivar)’ 캠페인을 홍보하고 있다.

<페루 정부의 국내 여행 촉진 캠페인 홍보 이미지>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

2) 웰니스(Wellness) 관광

최근 페루에 웰니스 관광을 목적으로 방문하는 외국인이 늘고 있다. 웰니스란 ‘웰빙(well-being), 행복(happiness), 건강(fitness)’을 합친 용어로, 여행을 통해 정신적인 안정과 신체적인 건강의 조화를 이루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18~30세 사이의 관광객 사이에서 웰니스 여행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2024년 발간된 페루 통상관광부 자료에 따르면 전체 외국인 관광객 중 10% 이상이 신체적·정신적 안정을 위해 온천, 스파, 마사지, 요가 체험을 했다고 밝혔다. 떠오르는 수요에 맞춰 페루 아마존, 안데스 지역 등 주요 관광지에서는 자연과 스파, 요가 프로그램 등을 결합한 관광 상품을 개발해 더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페루 쿠스코(Cusco)지역 요가 관광 프로그램>

[자료: evolutiontreksperu]

페루의 의료 관광 또한 주목할 만하다. 페루 관광회의소(Camara Nacional de Turismo, Canatur)에 따르면 질병 진단, 치료, 예방 목적으로 페루를 방문하는 의료 관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주로 칠레와 미국 관광객들이 비교적 저렴하게 치료받기 위해 방문하고 있다. 주요 진료 과목은 치과, 성형외과, 안과 등이다. 특히, 페루 남부 국경에 인접한 타크나(Tacna)는 연간 약 5만 명의 칠레인들이 치과 치료를 받기 위해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 지속 가능한 관광(Sustainable Tourism)

세계관광기구(World Tourism Organization, UNWTO)는 관광 활동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문화적 보존과 동시에 지역사회의 발전을 도모하는 방식의 지속 가능한 관광을 강조한 바 있다. 페루 역시 세계적 흐름에 동참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지난 10월 31일 페루 통상관광부는 공공기관 관계자, 관광업 협회, 여행사 등과 함께 ’해양 생물 관찰을 위한 지속 가능한 관리(Gestión Sostenible para el Avistamiento de Fauna Marina)’라는 제목으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에서 통상관광부 차관은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 보호와 지속 가능한 관광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페루 관광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페루의 지속 가능한 관광 사례로는 아마존에 위치한 탐보타파 국립보호구역(Tambopata National Reserve)의 에코투어리즘(Ecotourism)을 들 수 있다. 이곳은 다양한 동식물과 독특한 생태계를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귀중한 자연 보호지로 평가받고 있다. 관광객들은 현장에서 아마존 생태계를 이해하고 자연환경의 중요성을 배우게 되는 동시에 지역 커뮤니티는 관광객 유치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을 받고 있다.

<페루 자연 생태계 관광 프로그램>

[자료: Andina]

페루 최대 관광지인 마추픽추(Machu Picchu)에서는 페트병 재활용을 위한 압축기 설치, 주변 식당 및 호텔에서 버려지는 폐기 식용유를 바이오디젤로 재활용하는 등 탄소 배출량 감소에 동참하고 있다. 그린 이니셔티브(Green Initiative)에 따르면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2022년 마추픽추에서 발생하는 1인당 탄소 배출량이 2019년 대비 18.7% 감소했다.

페루 관광업 전망

페루 현지 여행사 K사 매니저는 KOTRA 리마 무역관의 인터뷰에서 "페루 관광업 회복세가 피부로 와닿는다"며 "팬데믹 당시 외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관광업 관련 업체 폐업이 이어졌는데, 최근 다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추세라면 2025년에는 팬데믹 이전만큼 페루 관광업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이에 따라 개개인의 수요에 맞춘 다양한 투어 프로그램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2024년 페루 외국인 관광객은 340~3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페루 통상관광부(MINCETUR)는 2024년 관광업 성장으로 130만 개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관광업이 국가 GDP에 차지하는 비중이 전년 대비 0.4%p 증가한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관광업 성장은 도로, 공항 개선 등 인프라 개발로 이어져 지역 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앞으로 페루 정부 주도의 관광업 성장이 지속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페루 수출을 희망하는 기업이라면 관광업 회복과 웰니스·지속 가능성 트렌드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

자료: 페루 통상관광부, 페루 통계청, APEC 공식 홈페이지, El Comercio, Andina 등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