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광업을 위한 칠레의 주요 전략

칠레는 광업이 국가 경제의 핵심 동력 중 하나로 자리 잡고 있으며, 광업 부문이 GDP, 고용, 수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특히 2024년 경제성장률이 2~4%로 예상되는 가운데, 광업 부문의 경제활동지수는 11.5%를 기록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성과와 동시에,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광업이 직면한 여러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대표적으로 수자원 보호, 에너지 전환, 광업 폐기물 관리 및 복구가 주요 과제다. 칠레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칠레는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해수 담수화, 청정 에너지 확대, 폐기물 재활용을 중심으로 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첫째로, 칠레는 광산에서의 내륙수 사용을 줄이기 위해 해수 담수화를 도입하고 용수 재활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칠레 광업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 4개 주에서 11개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가 건설 중이다. 이는 광산이 물 공급으로 인한 환경 부담을 줄이고, 자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대안으로 여겨진다. 또한, 칠레 정부는 담수화 플랜트 관련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등 제도적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둘째로, 광업 부문에서 청정 에너지 사용 비율을 높이고 있다. 칠레의 광업 부문 에너지의 약 64%가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되고 있으며, 이는 탄소 배출을 줄이고 환경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칠레 정부는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일 계획이며, 이를 통해 광업의 친환경 전환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셋째로, 광업 폐기물 관리와 재활용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침출잔사 및 제련부산물 등 광업 폐기물을 관리하고 재활용하여 순환경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현재 관련 규정에 대한 공청회가 진행 중이다. 

한편 지속 가능한 광업 발전을 위해서는 지역사회와 중소기업의 협력이 필수적이다. 특히 여성의 광업 참여율 증대와 탈중앙화가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칠레는 이러한 협력을 통해 지역사회에 경제적 기회를 제공하고, 광업 부문의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지속 가능한 발전 목표를 공유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칠레 기업들의 노력

안토파가스타 지역은 칠레 광업의 중심지로, 향후 칠레 광업 전체 투자액의 69%가 이 지역에 집중될 전망이다. 칠레 동위원회(Cochilco)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따르면, 49개의 광산 투자 프로젝트에 약 657억 달러가 계획돼 있으며, 4000개 이상의 공급 기업들이 90개국 이상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안토파가스타 지역에서 진행 중인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시에라 고르다(Sierra Gorda) 프로젝트'가 있다. KGHM과 South32의 합작법인으로 진행 중이며, 저탄소 녹색 구리 및 몰리브덴 생산을 목표로 한다. 이 프로젝트는 해수 사용, 저에너지 고압 파분쇄 기술 도입, 재생 에너지 활용을 통해 지속 가능한 운영을 추구한다. 또한, ESG 기준을 준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안토파가스타 미네랄(Antofagasta Mineral)은 세계 10대 구리 생산업체 중 하나다. 4개의 대형 동광을 30년 이상 운영해오고 있다. 2023년 기준 연간 66만 톤의 구리 생산량을 2030년까지 90만 톤으로 증대할 계획이다. 안토파가스타 미네랄은 생산량 증대와 더불어 저탄소 경제 전환과 광산 지역 경제 발전에 대한 책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27년까지 전체 용수의 90%를 해수 및 재활용수로 전환하고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로 공급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산림 보호를 통해 생물 다양성을 보장하려는 목표를 지속 가능성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칠레 업체 BHP는 에스콘디다(Escondida) 동광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동광은 3개 선광장의 용수를 전량 해수 담수화 플랜트에서 공급받고 있다. 전력도 100% 재생 에너지를 사용 중이다. 이는 지속 가능성을 향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속 가능한 광업을 위한 원주민 협력 및 친환경 프로젝트

1) 리튬

칠레중앙은행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리튬 수요는 2035년까지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리튬 생산은 대량 염수 사용으로 환경 문제를 초래하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칠레는 국가 주도의 리튬 전략을 수립하고 민관 협력을 통한 접근 방식을 택하고 있다. 개발 지역 원주민 커뮤니티와의 협의를 통해 보호구역을 지정하는 등 지속 가능한 관리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칠레 SQM은 아타카마 염호에서 리튬 생산량을 크게 늘려 4년간 생산량이 3배 증가했으며, 2030년까지 추가로 연간 30만 톤의 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SQM 관계자는 KOTRA 산티아고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SQM은 2060년까지 연간 28만~20만 톤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특히 물 사용, 탄소 배출, 염수 배출량을 2030년까지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또한, 1984년부터 아타카마 염호에서 리튬을 생산해온 기업 Albemarle은 지역 원주민과의 화합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회사의 칠레인 직원 중 26%는 원주민이며, 물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해수 담수화 전문 기업 CRAMSA와 협력해 DLE(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도입해 리튬 생산의 효율성을 높이고 물 사용을 줄이고 있다.

2) 그린수소

칠레 안토파가스타 지역은 그린 수소 핵심 생산지로 부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그린 수소는 칠레의 지속 가능한 광업을 가능하게 할 주요 기반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다. 칠레 정부가 올해 상반기 발표한 그린수소 국가전략 액션플랜에 따르면 칠레는 2050년까지 주요 그린 수소 수출국이 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4년 6월 기준으로 67개의 녹색 수소 및 관련 산업 프로젝트가 추진 중이다. 이 중 북부 지역에서는 광업과 연계한 프로젝트가 주를 이루고 있다.

3) 신재생 에너지

안토파가스타 지역은 특히 신재생 에너지원 활용에 적합한 천혜의 자연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지역은 현재 4GW의 신재생 에너지 설치 용량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칠레 전체 생산 용량의 약 26%에 해당한다. 태양광 발전 비용은 MWh당 25달러 이하로 세계 최저 수준을 기록하고 있으며, 현재 중남미 최대 규모의 담수화 플랜트(3.9m³/s)가 운영 중이다. 이를 통해 수자원의 안정적인 공급을 바탕으로 수력 발전이 가능하며, 800MW 규모의 육상 풍력 발전소도 건설 중이다. 자연적으로 유리한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신재생 에너지를 광업 생산에 통합한다면, 칠레의 광업은 더욱 친환경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시사점

광업이 칠레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칠레는 지속 가능한 광업 발전을 장기적 산업 성장의 필수 요소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주요 칠레 기업과 해외 기업들은 해수 담수화 기술 확대, 신재생 에너지 사용 증대, 여성 참여 확대, 지역 커뮤니티와의 협력 등 실제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칠레 구리와 리튬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거나 이를 검토하는 우리 기업들은 ‘지속 가능한 광업’이라는 트렌드를 깊이 고려하며 시장 진출 전략을 세워야 할 필요가 있다.

자료: 칠레 동위원회(Cochilco), 그 외 KOTRA 산티아고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