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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건설업계, 디지털 전환(DX)으로 초과근무 규제에 대응
- 트렌드
- 일본
- 도쿄무역관 장보은
- 2024-07-23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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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부터 일본 건설업계의 초과근무 상한 규제 강화
노동시간 단축으로 건설 기간 장기화 초래 우려
건설업계, DX 기술로 업무 효율성 제고 및 안전성 강화
지난 4월부터 일본 건설업계에서는 물류업계와 마찬가지로 초과근무 상한 규제가 강화됐다. 건설업 '2024년 문제'로 불리는 이 규제에 따르면 건설업계에서는 초과근무 시간을 한 달에 100시간 미만, 2~6개월 평균 80시간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1년 전체 초과근무 시간의 상한은 720시간이다. 노동시간 단축으로 건설 기간 장기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자, 일본 건설업계는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활용해 업무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노하우는 도시 조성과 건설업뿐만 아니라 노동집약형 소매업 등에서도 활용되고 있다.
3차원 CG, 원격 카메라를 활용한 업무량 감소
2025년 봄 개장을 목표로 공사 중인 다카마쓰시 소재 '아나부키 아레나 가가와'의 건설 현장에서는 3차원 3G 기업 홀로라보가 개발한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이 기술은 복잡한 3차원 모델을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등 다양한 단말기에 표시하는 데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건설업과 제조업을 위한 소프트웨어 '믹스스페이스(mixspace)'를 제공하고 있다.
아나부키 아레나 가가와 공사 현장에서는 믹스스페이스를 기반으로 개발된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전에는 수만 개의 철골 자재를 맨눈으로 일일이 확인해야 했으나, 이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태블릿을 철골 자재에 갖다 대기만 해도 설계도의 3차원 CG가 화면에 겹쳐 나타난다. 이를 통해 철골이 설계도대로 제작되고 있는 지를 즉시 확인할 수 있다.
<아나부키 아레나 가가와 공사현장에 사용된 홀로라보의 3차원 CG 기술>
[자료원: 닛케이신문]
지바현의 한 도로공사장에서는 클라우드 감시 카메라 시스템 기업 세이피의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시미즈건설이 공사를 주도하며, '2024년 문제'를 고려해 이전부터 건설 현장에 ICT 장비 도입을 추진해 왔다. 특히, 2021년에는 세이피의 카메라 시스템을 도입해 현장 감시 효율을 높였다.
지바현의 도로공사 현장에 시미즈건설은 총 7대의 정점 카메라를 설치했다. 이 카메라들은 높은 위치에서 굴착 작업을 감시한다. 지하 굴착 부분에는 휴대용 소형 카메라가 추가로 설치됐다. 모든 카메라에서 수집된 정보는 사무실에서 일괄적으로 확인되고 있다. 시미즈건설의 담당자는 "과거에는 작업 상황을 수시로 순찰하거나 작업자에게 전화로 확인해야 했지만, 지금은 사무실에서 실시간으로 최신 상황을 파악할 수 있어 매우 효율적"이라고 밝혔다.
건설 현장은 굴착 작업 중 토사 붕괴나 지하수 유출과 같은 예기치 못한 사태가 자주 발생한다. 그러나 최신 감시 시스템의 도입으로 이러한 이변을 신속하게 감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장에 인력을 추가로 배치하거나 1시간마다 순찰을 돌리는 등의 대응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이는 작업 효율성을 크게 향상하며 안전 관리를 강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시미즈건설의 굴착 작업 감시에 사용된 '세이피'의 카메라 시스템>
[자료원: 닛케이신문]
건축주의 설계와 시공을 지원
건축 스타트업 빌드(VUILD)가 개발한 시스템 '이마프(EMARF)'는 개인 건축주가 설계와 시공 일부에 관여하는 '셀프빌드'를 지원한다. 이 시스템은 목제품 설계부터 부품 가공까지 모든 과정을 디지털화해, 설계자가 데이터를 입력하면 부자재의 레이아웃을 합판 상에서 자동으로 조합해 준다. 또한, 각 제판소의 가공 방법과 합판 단가를 고려해 견적을 산출할 수 있다. 가공은 이 회사가 독점 수입하는 비용절감형 CNC(수치제어) 장비 '샵봇'으로 진행되며, 이 장비는 일반 CNC 장비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면서 다품종 소량 제작이 가능해, 독창성 높은 상품을 저렴하게 제공할 수 있다.
<VUILD의 '셀프빌드'로 설계, 가공한 나무의자>
[자료원: 닛케이신문]
홈센터 대기업 카인즈는 2023년 10월 빌드의 샵봇을 활용한 주문 생산 방식의 가구 판매 서비스 'CDM'을 시작했다. 고객은 온라인이나 매장에서 주문하며, 선택된 매장에서는 합판을 가공해 가구 부자재를 만들고 이를 고객에게 배송한다. 최종 조립은 고객이 직접 수행한다. 이 서비스는 대량 생산을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틈새 상품이나 독특한 디자인도 취급할 수 있으며, 복잡한 가공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수납 선반이 달린 의자, 고양이 침대 등 다양한 사이즈의 제품 70여 종을 판매하고 있다.
장인의 고령화와 일손 부족이 심화하는 가운데, 발주처가 시공과 조립의 일부를 담당하게 되면서 장인들은 더 복잡하고 어려운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변화는 작업의 효율화를 가져오며, 전체적인 생산성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카인즈의 ‘CAINZ DIY MARKET(CDM)’ 상품 예시>
[자료원: 카인즈]
아날로그 규제 철폐 위한 움직임도 활발
업무 효율화를 저해하는 '아날로그 규제'의 철폐를 목표로 업계 내에서 단체 구성 움직임이 활발하다. 시공관리 앱 개발사 앤패드를 포함한 건설 DX 관련 6개 사는 2023년 1월 건설 분야의 DX를 촉진하기 위한 임의단체 '건설DX연구소'를 설립했다. 이 단체는 첨단기술에 관한 정보 공유와 건설업계의 과제 해결을 위한 정책 제안 활동을 한다. 회비 없이 운영되고 법인격도 갖지 않는다. 참가 기업은 앤패드, 구조계획연구소, 세이피, 포리유즈(Polyuse), 리베라웨어(Liberaware), 로커스블루 등 총 6개 사다. 이 중 구조계획연구소를 제외한 5개 사는 2012년 이후 설립된 스타트업이다.
앤패드는 건설DX 분야의 선두 주자로, 시공 관리 앱 '앤패드(ANDPAD)'를 통해 사진과 도면 관리, 일보 및 공정표 작성 기능을 제공한다. 이 앱은 건설사 등에서 널리 사용돼 이용 기업 수가 18만 개, 사용자 수는 47만 명에 이른다. 앤패드는 원래 2021년부터 독자적으로 건설DX 관련 정보를 발신하는 연구소를 운영해 왔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활동으로는 지식이 특정 영역에 국한될 위험이 있어, 업계 전체의 DX 추진을 위해 다양한 영역을 아우르는 기업들과 함께 업계 단체 성격의 연구소를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비즈니스 관계를 맺어 온 기업들을 중심으로 구성됐다.
건설업계는 각 사업 공정에서 기업들이 자신들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이를 통해 인력 부족과 생산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더욱 효과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육안 확인, 대면 접촉, 상주 의무화 등의 아날로그 규제 철폐를 위해 원격 작업으로도 안전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와 관련해 2024년 5월에는 총리관저에서 개최된 '국내투자확대를 위한 민관협력 포럼'에 참석해 건설DX 추진을 위한 정부에 대한 제언을 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시사점
국토교통성의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으로 건설업의 노동생산성은 1인당 시간당 2875엔으로, 전체 산업 평균인 4952엔보다 낮았다. 이는 건설업이 인력에 의존하는 노동집약형 산업이기 때문이며, 디지털 전환(DX)의 지연이 이 산업의 주요 문제로 꾸준히 지적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인력난에 시달리는 중소 건설사의 DX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 노동력 절감 투자 보조금' 대상에 건설 관련 제품을 새롭게 추가할 예정이며, 이와 관련해 기시다 총리가 지난 5월 경제산업성과 국토교통성에 대한 적극적인 조치를 지시했다. 이 보조금은 중소기업의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노동력 절감을 위한 범용 제품 도입 비용의 최대 절반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보조 대상 제품을 카탈로그로 정리해, 필요한 장비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돕고, 건설 DX 관련 제품도 이 목록에 추가하기로 결정됐다.
노동력 부족과 임금 상승 압박, 그리고 정부의 초과근무 규제로 큰 위기에 직면한 건설업계에서 DX는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러한 상황은 관련 시장이 향후 유망할 것임을 시사하며, 진출을 희망하는 우리 기업들은 철저한 현지화와 레퍼런스 축적을 통해 시장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료: 카인즈 등 각사 홈페이지, 닛케이신문, 닛케이XTech, 국토교통성, KOTRA 도쿄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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