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스베이거스 사진영상기자재전(PMA)을 통해 드러난 사진영상산업의 미래

- 방수 및 충격흡수기능 갖춘 레저용과 하이브리드 카메라 큰 인기 끌어 -

- 경기침체 여파로 전시업체와 참관객수는 급감 -

‘라스베이거스 사진영상기자재전(PMA09)’은 미국 미시간주에 소재한 PMA(Photo Marketing Association)가 주최하고 있으며, 1924년 최초 개최 이래 매년 미국 서부와 동부의 주요 도시에서 개최돼오고 있다. PMA는 사진영상 산업의 최첨단 기술과 새로운 산업 트렌드를 소개하고 실질적인 비즈니스 기회가 제공되는 사진영상분야의 으뜸 전시회로 카메라와 캠코더를 비롯한 다양한 촬영장비와 출력시스템, 광학기기, 현상기, 스튜디오 기자재 등 매우 다양한 품목들이 출품된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올해 전시회에는 3월 3일부터 5일까지의 일정으로 약 100개국에서 500개사가 전시를 위해 참가했으며, 참관자 수는 1만5000명  이상으로 최종 집계될 전망이다. 비록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전시와 참관규모가 작년에 비해 작았던 것은 사실이나 국내 업체인 삼성디지털이미징을 비롯해 캐논, 소니, 니콘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참가하는 등 높은 수준의 행사로 평가된다.

라스베이거스 사진영상기자재전 내부와 외부 전경

PMA에서 제공하는 사진영상산업 현황자료에 따르면 디지털기기시장은 2008년 기준, 총 122억 달러 규모에 달한다. 이 중 디지털 카메라 판매가 전체 시장의 50% 이상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앨범을 포함한 맞춤형 사진 상품과 소매/온라인 인화 부문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미국 가정 보급률이 이미 70%에 달하고 있으며, 앞으로 판매 성장률은 다소 감소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사진 인화나 앨범 제작 등의 서비스 부문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요 디지털 사진시장 판매 추이

자료원: PMA Research

□ 차세대 기술을 채택한 신개념 카메라 등장

이번 전시회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품목은 무엇보다도 디지털 카메라 부문이었다. 캐논과 소니를 비롯한 글로벌 카메라 제조업체들의 부스에는 여성과 젊은  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색상의 초소형 디지털 Point & Shoot 카메라부터 전문가들을 위한 고가격 디지털 SLR 카메라까지 다양한 소비자 요구를 충족시켜줄만한 카메라들이 대거 선보였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디지털 카메라 시장이 포화상태에 접어들면서 카메라 제조업체들은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신개념 카메라 개발에 전념하고 있는 듯 했다. 이는 기술 경쟁이 그만큼 본격화됐음을 알리는 것이기도 하다. 이같은 추세는 줌인 기능이나 LCD 스크린 사이즈, 메가픽셀에만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인물, 거리, 밝기, 색상, 움직임 등 환경정보를 자동으로  감지해 최적의 촬영조건을 적용하는 장면인식 기능부터 한 번의 클릭과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파노라마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기능 등 지금까지 접하지 못했던 여러 신기술들이 다수 등장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엿볼 수 있는 또 다른 특징은 여성 소비자들이 디지털 카메라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하면서 여성들의 요구와 취향에 맞는 스타일과 조작이 쉽고 휴대하기 편한 카메라들이 늘고 있다는 점이다.

□ 야외레저활동을 위한 방수용 카메라 퍼레이드

특히 금년 전시회에서 눈에 띄었던 디지털 카메라 제품군은 물놀이나 스쿠버다이빙 등 야외레저활동을 위한 방수 및 충격흡수기능을 갖춘 소형 카메라들이었다. 캐논에서 출시한 PowerShot 'D10' 디지털 카메라의 경우 1210만 화소에 광학 3배 줌렌즈를 탑재하고, 앞면과 뒷면 커버 사이 틈새와 조작 버튼, 배터리 덮개, 커넥터 덮개 등 주변부까지 완벽하게 막아 수심 10m까지 방수가 가능하다. 게다가 섭씨 영하 10도의 저온에서도 렌즈 구동이 가능하며, 최대 2.5㎜ 두께의 외장 커버를 채용해 1m의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끄떡없을 정도로 내구성을 강화시켰다. 이밖에 스쿠버마스크에 사진과 HD 비디오 캡처 기능을 장착한 Liquid Image의 'VideoMask' 또한 예전 모델보다 성능과 기능면에서 향상돼 전시회 참관객들의 많은 관심을 끌었다.

캐논 PowerShot 'D10'                Liquid Image Video Mask

□ DSLR과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을 갖춘 하이브리드 카메라

삼성디지털이미징은 DSLR급의 성능과 화질 그리고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휴대성과 편리함을 두루 갖춘 신개념의 하이브리드 카메라 ‘NX'를 선보였다. 이 카메라는 DSLR 카메라처럼 렌즈 교환식이라 다양한 렌즈로 촬영이 가능하며, 촬영과 파인더를 보는 렌즈는 일안반사식은 아니지만 DSLR 카메라에 사용되는 것과 같은 크기의 APS-C 규격 대형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DSLR급 색상과 섬세한 화질 표현이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DSLR과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의 장점을 고루 갖춘 하이브리드 카메라가 전체 디지털 카메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2년까지 20% 이상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디지털이미징의 `NX`시리즈

□ 한국·중국·독일 3개국이 국가관으로 참가

KOTRA와 한국광학기기협회(KOIA)는 국내 사진영상 분야 중소기업 13개사로 한국관을 구성해 이번 전시회에 참가했다. 우리 기업들이 선보인 품목은 카메라 관련 주변기기, 스튜디오 기자재 및 소모품, 앨범 및 사진영상 관련 액세서리 등 다양했으며, 전시회 기간 중 3300만 달러 이상의 상담실적을 거양했다.

이번 전시회에 국가관으로 참가한 국가는 한국, 중국, 독일 3개국이었다. 이 중 전시관 2층 입구에 세워진 독일관은 기본 부스를 사용하지 않고 독특한 디자인과 뛰어난 레이아웃을 자랑하며 독일이 전시강국임을 보여주었다.

이번 전시회가 규모면에서는 전년에 비해 다소 줄어들었던 것은 사실이나 좋은 아이디어와 우수한 제품 경쟁력을 가진 국내 중소업체들은 부스를 찾은 여러 바이어들과의 상담을 통해 실질적인 거래로 이어질 수 있는 해외 수출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었던 좋은 기회가 됐던 것으로 평가된다.

□ 경기침체 속에서 보수적으로 바뀐 바이어 구매행태 변화에 주목해야

이번 전시회는 세계 경기침체로 인해 전년에 비해 빈 공간이 많이 눈에 띄었다. 전시업체 수도 작년 604개에서 495개로 줄어들었으며, 참관객 수도 작년에 비해 많이 감소한 것으로 최종 집계될 전망이다. 특히, 작년에는 행사장 부근이 수많은 광고판으로 가득 찼지만 올 해는 비교적 한산한 편이었다.

경기침체로 인해 한산해진 전시장 내부모습

그럼에도 불구하고 막상 부스를 찾는 바이어들의 발걸음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분주했다.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이번 전시회를 경쟁력 확보와 정보 교류, 파트너와 유망제품 발굴 기회로 생각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 참가업체들도 비록 참관객수는 줄어들었으나 실속 있는 상담을 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 가격경쟁력이 있는 신제품을 출품했던 한국 업체들은 바이어의 주목을 받았고 다른 경쟁사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이번 전시회에 참가를 포기하면서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작년에 이어 올해 미국의 소비시장이 크게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업체들로서는 품질과 디자인이 우수한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 그리고 경기침체로 인해 미주지역 바이어들의 구매행태가 경쟁력을 갖춘 저가제품 발굴에 주력하는 등 보수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을 주목하고, 이에 대한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원 : 라스베이거스 사진영상기자재전 참관 및 LA KBC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