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교도소를 통해 살펴보는 이탈리아 공공행정 및 정치의 비효율성

- 완공 후 3년간 방치되고 있어, 예산낭비가 매우 큼 -

- 이탈리아 정치의 비효율성, 남부문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 -

보고일자 : 2008.12.23,

밀라노 코리아비즈니스센터

정윤서 jys0916@kotra.it

□ 완공 후 3년 동안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이탈리아 남부지방의 교도소

 ○ 이탈리아 역시 다른 선진국처럼 기존 교도소는 수용한계가 넘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가 중 하나임. 하지만 이탈리아 남부 Reggio Calabria 지방의 Arghilla 지구에 위치한 교도소는 완성이 되고 나서도 사용되지 못하고, 2005년부터 일부 유지보수 인원을 제외하고는 텅 비어 있음.

 ○ 이 교도서는 수용인원 300명 규모이며 최신 감시망루, 3층 구조의 건물, CCTV를 포함한 최신 감시장비가 이미 설치돼 있음. 더욱이 행정요원이 근무할 사무실에는 이미 사무집기까지 다 갖춰져 있는 상황임. 기존에 있던 San Pietro 교도소의 경우 이미 수용한계를 크게 초과해, 하루 빨리 신교도소로 이전해야 하나 이전을 하지 못하고 있음.

 ○ 가장 큰 이유는 도로가 닦이지 않았음. 고속도로에서 교도소로 진입하는 진입도로가 예산 부족이 원인이 돼 설치되지 못하고 있음. 인근 포도밭을 지나는 작은 길이 있으나 이는 교도행정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작은 길이며, 실제적으로 고속도로에서 교도소로 들어가는 길이 없는 상황임.

 ○ 이 교도소 사례는 이탈리아 공공 예산이 낭비되는 대표적인 사례임. 이는 지방정부 및 정치가 효율적으로 작용하지 못하고 있어 발생하는 문제임. 특히 신교도소의 경우 정상적인 운영이 될 경우, 200여 명 이상의 신규고용을 창출 할 수 있어 지역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예상했음.

Reggio Calabria 위치

□ 비효율적인 공공행정이 초래할 수 있는 불필요한 낭비를 보여주는 사례

 ○ 이 교도소는 1988년 당시 시장이었던 Italo Falcomata가 건설을 결정했고 1993년 입찰에 붙여졌음. 당시 라벤사 소재 CMC사와 파르마 소재 pizzarotti사의 컨소시움이 사업권을 획득했음. 하지만 이후 공사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아, 공사가 중단되고 다시 시작되고 또 중단되는 악순환이 반복됐음. 이런 상황을 타계하기 위해 2006년 1월 특별위원장이 선임됐음. 하지만 여전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아, 도로 등 추가 공사를 위해서는 2000만 유로의 예산이 추가로 필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 또한 정치권에서도 지방정부는 건설부로 탓을 돌리고 중앙정부는 지방행정의 책임이라는 인식을 갖고 있어, 문제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임. 사실 이 교도소 공사와 운영이 지연이 된 데는 정권교체의 영향이 큼.

 ○ 이탈리아는 2001~08년 사이 정권이 3번 바뀌었음. 2001년 5월 우파가 집권(총리 베를루스코니, 5년)했고 이후 2006년 4월 좌파집권(총리 프로디)했으며, 다시 2008년 1월 좌파실각하고 2008년 4월 우파집권(총리 베를루스코니)의 과정을 거쳤음.

 ○ 베를루스코니 정부 때는 2억5000만 유로의 예산이 교도소 건설에 배정됐으나, 뒤를 이은 프로디 정부에서는 예산이 크게 삭감돼 250만 유로로 1/10 수준으로 줄어들었음.

 ○ 더욱 나쁜 상황은 일단 교도소 건물 자체는 완공이 된 관계로 유지보수 인력을 상주시켜야 하고, 필요할 경우 자동차로 11시간이나 떨어져 있는 라벤베로부터 엔지니어를 파견해야 하는 등 불필요한 지출이 일어나고 있음. 관련 금액은 연 250만 유로 수준으로 집계되고 있음.

□ 시사점

 ○ 정부 행정과 정치 안정이 국가의 안정적인 발전에 필수적인 요소임을 위 사례를 통해서 알 수 있음.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협조가 되지 않고 잦은 정권교체로 인해 정부운영 방침이 바뀔 경우, 큰 행정력 및 예산 낭비를 초래할 수 있음. 특히 이탈리아의 경우, 정치 및 행정문제가 남부지방의 특이성과 맞물리게 되면 해결이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음.

 ○ 이 사례를 통해 국가차원의 프로젝트나 지방자치단체의 주요 프로젝트는 시작 전부터 충분한 토의와 협의를 거쳐 효율적으로 진행이 되도록 하고, 정권의 교체에 영향을 받지 않고 일관되게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 수 있음.

자료원 : Corriere Della Sera 언론 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