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특장차 부품산업 발달 배경

- 중소기업 위주의 산업구조, 경쟁국 대비 크지 않은 자동차 생산량이 주요 원인 -

- 이탈리아 중견기업들의 유연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음 -

보고일자 : 2008.12.13.

밀라노 코리아비즈니스센터

정윤서 jys0916@kotra.it

□ 산업구조 및 기업규모로 인해 틈새시장 공략이 필요

 ○ 이탈리아는 자국 자동차 메이커 FIAT가 있음에도 상대적으로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가 많지 않음. 2007년 매출액 기준 세계 100대 자동차 부품업체 리스트에 이탈리아 기업은 Magneti Marelli 1곳만이 선정됐음. 이에 비해 미국은 30개사, 일본은 26개사, 독일은 21개사가 선정됐음. 참고로 우리나라는 현대모비스, 만도 등 2개사가 선정됨.

 ○ 이탈리아는 FIAT를 비롯, 마세라티, 페라리, 알파로메오, 람보르기니 등 세계적인 브랜드 인지도의 차를 생산하고 있으나 그 유명세만큼 생산량 자체는 많지 않음.

 ○ 한국 자동차 공업협회 자료에 따르면, 2007년 이탈리아의 자동차 생산량은 128만 대 수준임. 이는 독일의 619만 대, 프랑스의 301만 대에 비해서도 적은 생산량이며 영국의 175만 대보다 적은 수준임. 현재 이탈리아 자동차 생산량은 아시아의 태국 수준으로 볼 수 있음.

세계 주요국 자동차 생산현황

                       (단위 : 대)

자료원 : 한국자동차공업협회

 ○ 지금의 자동차 산업이 글로벌화됐다고는 하나 기본적으로 자국 내에 부품 공급처가 자동차 부품산업이 발달 할 수 있음을 고려할 때, 이탈리아 내에 대형 자동차 부품 업체가 존재하기 어려움을 알 수 있음. 또한 널리 알려져 있듯이 이탈리아의 많은 제조업체들이 중소규모로 존재하고 있어, 대형 제조기업이 많지 않은 것도 원인이 될 수 있음.

 ○ 기본적으로 지금의 자동차 부품산업은 대량생산, 표준화, 모듈화가 기본이 되는 추세인 관계로 규모의 경제가 어려운 이탈리아 업체로는 특히 자동차산업 기반이 강한 독일업체와의 경쟁이 쉽지 않다고 현지에서 면담을 실시한 이탈리아 업체들이 밝힘.

 ○ 따라서 상대적으로 제품 표준화 정도가 덜하고 맞춤형 제작이 필요한 특장차 부품에 이탈리아 업체들이 강점을 갖게 됐다고 함. 이런 이탈리아 업체의 실제 사례를 살펴보고자 함.

□ 특장차 조향장치 생산업체 C사

 ○ 이 회사는 특장차 Lighting System, 조향장치 등을 생산하는 업체임. 주요 거래처는 FIAT GROUP내 농업용 특장차 생산업체인 CNH사로, 대CNH사 매출이 전체 매출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음.

 ○ 북미, 유럽, 아시아지역에서 사업을 수행하고 있으며 아시아지역에는 현재 중국, 싱가포르, 호주에 진출에 있음. 아시아지역 중 특히 중국에 관심이 많은데, 이는 특장차(농기계, 건설용 차량등) 및 상용차 내수시장이 매우 크기 때문임. 단일국가로 CNH사 수준의 매출을 거양할 수 있는 곳은 중국이 유일할 것으로 보고 있음. 현재 한국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2% 정도를 차지하고 있음. 주요 수출 품목은 농기계 등 특장차의 조향장치(핸들 관련) 부품임.

 ○ 사업전략은 고객 수요에 맞춘 다품종 소량생산을 추구하고 있음. 자동차 특히 승용차 관련 부품은 표준화된 대량생산이 주를 이루게 되는데, 이 사업분야는 주로 독일 업체들이 강하다고 함. 따라서 특장차나 상용차, 군용차량 위주로 고객요청에 따라 부품을 제작해 공급하고 있음. 이에 C사에서 생산하는 부품은 약 1만5000종에 달하고 있음.

□ 특장차 베어링 생산업체 C사

 ○ 특장차 및 산업용 전문 베어링 생산기업으로 매출구조는 굴삭기 등 건설장비용 베어링이 65%, 섬유기계용 베어링이 약 15%, 로보틱스 관련 부품이 20% 정도를 차지하고 있음. 대부분 사업이 독일, 벨기에 등 인근 EU 국가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음. 주요 고객사는 Comau, ABB, Bonfiglioli, Carraro, Dana, Bosch 등이 있음.

 ○ 이 회사 제품 역시 고객 맞춤형 제품이 대부분이며, 표준화된 대량생산은 실시하고 있지 않다고 밝힘. 표준화된 제품의 경우 유럽에서는 독일기업, 북미에서는 미국기업들과 경쟁이 될 수 없기 때문이라고 함. 따라서 앞으로도 자사의 사업은 맞춤형 제품에 초점을 맞춰, 대형업체들이 진출하기 어려운 틈새시장을 지속적으로 공략해 나갈 것이라고 밝힘.

□ 시사점

 ○ 이탈리아의 발달된 특장차 부품사업은 이탈리아 중견기업의 시장환경에 대한 유연성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로 볼 수 있음. 대형 내수 기반이 있는 독일 자동차 부품업체와의 대량생산 경쟁을 피해 맞춤형 제작이 가능해, 유연성을 살릴 수 있는 특장차 부품 시장에 특화해나간 것임.

 ○ 또한 이탈리아는 자동차 연 생산량이 130만 대가 되지 않는 데 비해 우리나라는 410만 대에 육박하고 있어, 자동차 및 관련 부품산업이 발달할 수 있는 좋은 기반을 갖춘 것을 알 수 있음. 대한국 투자를 추진하려고 하는 이탈리아 자동차 부품업체 대부분이 우리나라 완성차 업체에 납품을 하려는 것이 제1의 목적임을 감안한다면, 한국의 규모 있는 자동차 시장은 부품소재산업 외자유치에도 큰 매력요인임을 알 수 있음.

 ○ 이상과 같이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사업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해가는 이탈리아 기업의 유연성을 벤치마킹하고, 외자유치확대를 위해서는 다른나라에는 없는 규모 있는 자동차 시장을 셀링 포인트로 적극 활용해야 할 것임.

자료원 : 현지업체 방문, 한국자동차공업협회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