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푸터 바로가기

사이트맵


‘버티기’ 대신 ‘갈아타기’ 나선 독일 자동차부품 업계, 사업 재편 4대 전략
  • 트렌드
  • 독일
  • 프랑크푸르트무역관 박준석
  • 2026-11-03
  • 출처 : KOTRA

수익성 악화 속 사업 매각·신시장 진출·기술협력 가속화

EU 역내 생산 우대 강화, 공급망 재편의 새 변수로 부상

한국 기업, 전력전자·열관리 협력 확대와 역내 공급망 대응 필요

수익성 악화 속 독일 자동차부품업계, 사업구조 재편 본격화

 

독일 자동차부품업계가 기존 사업을 유지하며 시장 회복을 기다리던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신시장 발굴에 나서고 있다. 전기차 전환 속도의 불확실성, 완성차업체의 원가절감 요구, 글로벌 경쟁 심화가 겹치면서 비용 축소만으로는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확산되고 있다.

 

유럽자동차부품협회(CLEPA)가 2026년 3월 23일 발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유럽 부품 공급업체의 76%는 2026년 영업이익률이 장기 투자에 필요한 최소 수준인 5%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직전 조사(2025년 추계)의 70%보다 6%p 늘었고, 적자를 예상한 기업도 15%에서 24%로 증가했다. 응답 기업의 73%는 제품 포트폴리오를 상당 부분 조정했으며, CLEPA는 저수익 범용부품 정리,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 투자, 센서·전력전자 기술의 산업용 전환 등을 그 예로 들었다.

 

<유럽 자동차부품 공급업체 경영 전망 설문 결과>

(단위: %)

항목

2025년 추계

2026년 춘계

2026년 영업이익률 5% 미만 예상

70

76

2026년 적자 예상*

15

24

제품 포트폴리오 상당 부분 조정

-

73

방산 등 비자동차 분야 비중 확대

-

40

*주: 영업이익률 -1% 미만 기준

[자료: 유럽자동차부품협회(CLEPA), 2026년 춘계 자동차부품업계 경영현황 조사(Pulse Check Spring 2026)(2026.3.23.)]

 

주요 기업의 대응은 선택과 집중, 비자동차 분야 다각화, 외부 기술협력, 비용 효율화의 네 갈래로 나눠 볼 수 있다. 여기에 EU의 역내 생산 강화 움직임이 새로운 변수로 더해지고 있다.

 

매각·분사부터 방산 진출까지, 기업별 4대 재편 전략

 

먼저 비핵심 사업을 떼어내고 핵심 분야에 자원을 모으는 움직임이 두드러진다. ZF는 2025년 12월 승용차용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사업을 삼성전자 자회사인 하만(HARMAN)에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기업가치는 약 15억 유로이며, 거래가 종결되면 약 3750명의 직원이 하만으로 옮겨 간다. ZF는 매각 대금을 부채 감축에 활용할 계획이다. 컨티넨탈(Continental)도 2025년 9월 자동차부품 사업부를 아우모비오(Aumovio)로 분사해 프랑크푸르트 증시에 별도 상장했다.

 

두 번째는 자동차에서 쌓은 기술을 다른 산업으로 넓히는 전략이다. 열관리 전문기업 말레(MAHLE)는 2026년 7월 반도체기업 인피니언(Infineon)의 데이터센터용 전력모듈에 쓰이는 냉각장치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말레는 4개월이 채 안 돼 시제품을 공급했으며 현재 인피니언이 검증을 진행하고 있다. 셰플러(Schaeffler)는 2026년 6월 프랑스 드론기업 델레어(Delair)와 손잡고 프랑스에 드론 생산라인을 구축하기로 했으며, 2026년 11월까지 하루 약 100대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이 목표다.

 

세 번째는 독자개발 대신 전문 기술기업과 손잡는 방식이다. 보쉬(Bosch)는 2026년 4월 미국 반도체기업 퀄컴(Qualcomm)과의 협력을 ADAS 분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소프트웨어와 반도체의 비중이 커지면서 개발 기간과 투자 부담을 나누려는 협력이 늘고 있다.

 

네 번째는 비용 효율화다. 보쉬는 모빌리티 부문의 연간 비용 격차를 25억 유로로 보고 독일 내 최대 약 2만 2000개 일자리를 줄이는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으며, 2026년 2월 기준 약 6000개를 감축했다. ZF도 2028년까지 독일 내 최대 1만 4000개 일자리를 줄일 계획이다. 효과도 일부 나타나고 있다. ZF의 2026년 상반기 매출은 193억 유로로 소폭 줄었지만 조정 영업이익 마진은 5.0%로 전년 동기 4.3%보다 개선됐고, 잉여현금흐름은 9억 8900만 유로로 두 배 수준으로 늘었다. 아우모비오도 연구개발비 절감과 생산거점 4곳 추가 통합을 추진하며 2026년 1분기 조정 영업이익 마진을 1.9%에서 2.4%로 끌어올렸다.

 

<독일 주요 자동차부품기업의 사업 재편 사례>

전략

기업

주요 내용

시기

선택과 집중

ZF

승용차 ADAS 사업 하만에 매각(기업가치 약 15억 유로)

2025.12.

선택과 집중

컨티넨탈

자동차부품 사업부 아우모비오로 분사·상장

2025.9.

비자동차 다각화

말레

인피니언 데이터센터 전력모듈용 냉각장치 개발

2026.7.

비자동차 다각화

셰플러

델레어와 프랑스 드론 생산라인 구축(일 100대 목표)

2026.6.

기술협력

보쉬

퀄컴과의 협력을 ADAS 분야로 확대

2026.4.

비용 효율화

보쉬

독일 모빌리티 부문 최대 약 2만 2000개 일자리 감축 추진

진행 중

비용 효율화

ZF

2028년까지 독일 내 최대 1만 4000개 일자리 감축

진행 중

[자료: 각 사 보도자료 및 언론 보도 종합]

 

자동차 밖 수요는 기회, 관건은 실제 수주

 

다각화는 기존 기술을 버리기보다 다른 고객과 산업에 적용하는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열관리, 전력전자, 센서·제어 기술은 데이터센터와 산업용 장비, 방산 등에서도 수요가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확대로 고성능 전자장비의 발열 관리가 중요해지면서 자동차용 정밀 냉각기술의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자동차 안에서도 전자 부문의 성장세는 뚜렷하다. 맥킨지(McKinsey)는 2026년 1월 보고서에서 자동차 소프트웨어·전자 시장이 2035년 5190억 달러 규모로 연평균 4.5% 성장해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률(연 1% 안팎)을 크게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인버터·컨버터 등 전력전자는 2025~2035년 연평균 9.7%, 레이더는 8.0%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신시장 진출이 곧바로 매출 회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CLEPA는 인접 산업으로의 다각화를 자동차산업의 기존 인력과 생산기반을 유지하기 위한 단기적·전술적 대응으로 평가했다. 새로운 산업의 성능·인증·품질 기준을 충족하고 실제 공급계약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유럽 역내 생산 선호 강화, EU 산업정책도 변수

 

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3월 산업가속화법(Industrial Accelerator Act) 제안을 발표했다. 공공조달이나 공적 지원 대상 전기차에 대해 EU 역내 조립과 함께 배터리를 제외한 부품 가치의 70% 이상을 EU산으로 채우도록 하는 요건이 담겼다. 모든 EU 판매 차량에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규정이 아니라 입법 절차가 진행 중인 제안 단계다.

 

독일과 프랑스는 2026년 10월 16일 자동차산업의 미래에 관한 공동입장을 발표하고, 탈탄소화 목표와 규제 유연성을 병행하는 한편 유럽 내 생산과 공급망 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기로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양국은 EU의 역내산 우대제도에서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영국 등 일부 협력국을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원산지 인정 범위와 적용 요건은 EU 차원의 후속 입법 과정에서 확정될 예정이다.

 

시장 전망과 우리 기업 시사점

 

독일 부품업계의 사업 재편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저수익 사업 정리와 비용 절감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동차 기술을 다른 산업에 적용하거나 외부 기업과 공동개발하는 사례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기업에는 기회와 과제가 함께 있다. ZF의 ADAS 사업을 하만이 인수한 사례처럼 독일 기업의 사업 재편 과정에서 사업 인수나 기술·공급 협력 기회가 생길 수 있다. 특히 CLEPA가 포트폴리오 조정 사례로 꼽고 맥킨지가 고성장을 전망한 전력전자와 레이더 등 차량용 전자장비, 말레 사례처럼 적용 산업이 넓어지는 열관리 분야가 유망하다. 열관리 분야에서는 한온시스템이 전체 매출의 35% 이상을 유럽에서 올리는 등 우리 기업도 현지 공급 기반을 갖추고 있다.

 

반면 EU의 역내 생산·원산지 요건이 구체화되면 한국에서 완제품을 수출하는 방식만으로는 일부 프로젝트의 요건을 맞추기 어려울 수 있다. 독일 중견 자동차부품기업 B사 구매전략 담당자 A씨는 코트라 프랑크푸르트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완성차업체와 주요 1차 협력사의 신규 견적요청서(RFQ)에는 단가 인하뿐 아니라 유럽 내 생산 여부와 부품 원산지 증빙 요구가 강화되고 있다”며 “역외 공급업체도 EU 역내 최종 가공공정이나 현지 기업과의 공동생산·기술협력 계획을 제시하면 수주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우리 기업은 가격경쟁력 확보와 함께 공동개발, 현지 생산기업과의 협력, 부품별 원산지 관리체계 구축 등을 병행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 독일 부품업계가 어떤 사업을 줄이고 어느 분야로 옮겨 가는지 꾸준히 살피는 것이 새로운 협력 수요를 찾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자료: 유럽자동차부품협회(CLEPA)(2026.3.23.), McKinsey(2026.1.6.), ZF(2025.12.23., 2026.7.30.), Continental, MAHLE(2026.7.8.), Schaeffler(2026.6.19.), Bosch(2026.4.10.), 

Aumovio(2026.5.7.), ingenieur.de(2026.2.27.), 파이낸셜뉴스(2026.9.9.), EU 집행위원회 「Industrial Accelerator Act」(2026.3.4.), 독일 연방정부·프랑스 대통령실 공동 언론발표(2026.10.16.), Euronews, Financial Times, 코트라 프랑크푸르트 무역관 인터뷰 및 자료 종합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공공누리 제 4유형(출처표시, 상업적 이용금지, 변경금지) - 공공저작물 자유이용허락

KOTRA의 저작물인 (‘버티기’ 대신 ‘갈아타기’ 나선 독일 자동차부품 업계, 사업 재편 4대 전략)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댓글

0
로그인 후 의견을 남겨주세요.
댓글 입력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