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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주요 통상협정 현황을 통해 바라보는 통상 네트워크 확대 전략
- 통상·규제
- 영국
- 런던무역관 전현진
- 2026-10-30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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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이후 영국 독자 통상정책 본격화, 양자·다자협정으로 통상 네트워크 확대
서비스·디지털 무역까지 협정 범위 확장, 시장 접근성 제고 및 공급망 다변화 목표
□ 브렉시트(Brexit)* 이후 영국 통상정책 변화 기조
2020년 1월 31일 영국은 유럽연합(European Union, EU)을 공식 탈퇴했으며, 같은 해 12월 31일 브렉시트 이행기간이 종료됨에 따라 자국의 산업구조와 대외 경제전략에 맞춘 독자적 통상정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시작했다. 브렉시트(Brexit) 이행기간 종료 후 기존 EU 자유무역협정의 특혜관세 및 시장접근 조건이 영국에 자동 적용되지 않게 됨에 따라, 영국은 자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및 다자간 경제협정 가입 등을 통해 통상 네트워크 유지 및 확대에 힘쓰고 있다. 영국 정부는 최근 수출시장 확대 및 서비스·디지털 교역, 공급망 회복력 강화 등을 통상정책의 주요 과제로 제시하면서, 해외시장 접근성과 기업의 대외 경쟁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영국은 2020년 12월 영국-EU 무역협력협정(UK-EU Trade and Cooperation Agreement, TCA)을 체결하면서 EU와의 지속적 교역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 또한 EU 회원국 시절 제3국과의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누리던 무역 혜택을 유지하기 위해 기존 협정의 주요 내용을 영국과 해당 국가 간 별도 협정으로 전환하는 무역 승계 협정(Trade Continuity Agreement)을 체결했다.
기존 교역 관계의 연속성을 확보한 영국은 이후 일본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Economic Partnership Agreement, CEPA)***을 체결한 데 이어 호주 및 뉴질랜드와도 신규 자유무역협정을 발효하고,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omprehensive and Progressive Agreement for Trans-Pacific Partnership, CPTPP)****과 같은 다자간 협정에 가입하면서, 일본, 캐나다 등 아시아·태평양 및 미주 지역 국가들과의 통상 네트워크를 한층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주: 영단어 ‘Britain(영국을 가리키는 역사적 명칭)’과 ‘Exit(나가다, 탈출하다)’의 합성어로,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의미한다. 영국은 2016년 국민투표를 통해 탈퇴를 결정한 후, 2020년 1월 31일 공식적으로 유럽연합을 탈퇴했다.
**주: 국가 간 상품 및 서비스 교역 시 적용되는 관세 혹은 각종 규제 및 절차를 완화하거나 철폐하기 위해 체결하는 협정
***주: 상품 관세뿐만 아니라 서비스, 투자, 지식재산권 등 경제 협력 전반을 폭넓게 다루는 무역협정
****주: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상품·서비스·투자·디지털 무역 등 다양한 분야의 무역 규범을 공유하고 시장 개방을 확대하기 위해 체결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으로, 회원국에는 일본·싱가포르·칠레·뉴질랜드·베트남·페루·말레이시아 ·브루나이·호주·캐나다·멕시코 등이 있다.
<브렉시트 전후 영국의 통상협정 체계 비교>
구분
브렉시트 이전
브렉시트 이후(2026년 9월 기준)
EU 시장 접근 체계
EU 단일시장·관세동맹의 구성원으로
회원국 간 자유로운 상품 이동 가능
영국-EU TCA에 따라
제3국 지위로 교역
제3국 FTA 체계
EU가 제3국과 체결한 FTA가 자동 적용
해당 국가와 별도 협정을 체결해야 적용
기존 EU FTA 승계 방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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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당수 FTA를 무역 승계 협정 형태로 전환
신규 FTA 체결
영국 단독 협상·체결 불가
호주·뉴질랜드·인도 등과 신규 FTA 체결·발효
디지털·서비스 협정
EU 차원의 통상협정 및 규범 적용
싱가포르 디지털경제협정(DEA)*,
우크라이나 디지털무역협정(DTA)** 등
별도 협정 체결·발효
통상정책의 추진 방향
EU 전체의 공동 이해관계를 반영한 협정
서비스·디지털 무역, 공급망, 수출시장 확대 등
영국의 정책 목표에 맞춰 설계
[자료: 영국 산업통상부(DBT), 영국 정부(GOV.UK)]
영국 산업통상부(Department for Business and Trade, DBT)는 2025년 6월 영국의 중장기 통상정책의 방향을 담은 「영국 통상 전략(UK Trade Strategy)」을 발표했다. 산업통상부는 해당 전략을 통해 브렉시트 이후 통상정책의 중점이었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확대를 넘어, 변화하는 글로벌 통상 환경에 대응할 계획임을 밝혔다. 또한 공정하고 개방된 시장을 경제 성장의 주요 기반으로 지적하며,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세·규제·통관 등의 장벽을 완화해 시장 접근성을 높이는 것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디지털 무역협정(Digital Trade Agreements), 특정 분야별 협정(Sector-Specific Agreements), 전문자격 상호인정(Mutual Recognition of Professional Qualifications, MRPQs)*** 등 보다 유연한 통상수단을 병행함으로써 서비스·디지털 분야의 해외시장 진출과 공급망 회복력 제고, 경제안보 강화를 함께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주: 전자상거래, 데이터 이동, 디지털 신원, 핀테크, 인공지능 등 디지털 경제 전반의 협력과 규범을 폭넓게 다루는 협정
**주: 국경 간 데이터 이동, 전자계약·전자서명, 데이터 현지화 제한 등 디지털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무역의 규범 정립에 보다 초점을 둔 협정으로, 디지털경제협정에 비해 ‘디지털 무역’에 더 초점이 맞춰져 있다.
***주: 한 국가에서 취득한 전문자격을 상대국에서도 일정 요건 아래 인정해, 변호사·회계사·건축사 등 전문직 종사자가 상대국에서 더 쉽게 자격을 활용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 영국 주요 통상협정 현황
2026년 9월 기준 영국은 EU 회원국 시절의 교역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무역 승계 협정을 기반으로, 제3국과의 신규 자유무역협정 및 다자간 무역협정으로 통상협정 체계를 확대해 왔다.
우선 최대 인접 시장인 EU와의 영국-EU 무역협력협정(TCA)을 시작으로 호주·뉴질랜드와 신규 FTA및 최근에는 인도와 포괄적경제무역협정(Comprehensive Economic and Trade Agreement, CETA)*까지 발효했다. 아울러 기존 협정의 현대화와 디지털 분야의 별도 협정을 함께 추진하는 등 통상 네트워크를 다각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주: 상품 관세 인하를 포함하여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 지식재산권, 통관 등 폭넓은 분야의 교역 조건을 다루는 무역협정
<2026년 9월 기준 영국의 주요 통상협정 체계 및 추진 현황>
협정 유형
주요 협정·상대국
현재 상태
주요 특징
EU
영국-EU(TCA)
발효 중
브렉시트 이후 영국-EU 간
상품·서비스 교역의 기본 틀
승계 협정
한국, 스위스, 튀르키예 등
기존 협정 발효 중
EU회원국 당시 적용받던 협정을 영국과
상대국 간 별도 협정으로 전환
신규 양자 FTA
호주
2023년 5월 발효
브렉시트 이후 영국이 독자적으로 체결한
신규 FTA
뉴질랜드
2023년 5월 발효
상품 관세뿐만 아니라 서비스·투자 등
폭넓은 분야 포괄
인도
2026년 7월 발효
상품관세 인하·철폐와
서비스, 투자, 정부조달, 통관 등 포괄
다자간 협정
멕시코·캐나다 등 11개국
2026년 9월 1일부로
모든 회원국과 적용
영국 포함 12개국이 참여하는
상품·서비스·투자·디지털 무역 등 관련 다자협정
디지털 무역협정
싱가포르(DEA)
2022년 6월 발효
디지털 경제 전반의 규범과 협력 확대
우크라이나(DTA)
2024년 9월 발효
디지털 무역 규범을 기존 영국-우크라이나
FTA에 추가·현대화
기존 협정 현대화
한국
협상 타결·발효 전
기존 FTA에 디지털·서비스 등
최신 통상 규범을 확대
스위스
협상 타결·발효 전
기존 상품 중심 협정을
서비스·디지털·투자 중심으로 확대
튀르키예
협상 진행 중
디지털 무역, 투자, 서비스, 정부조달 등으로
협정 범위 확대
[자료: 영국 정부(GOV.UK), 산업통상부(DBT)]
영국의 최신 주요 협정 중 EU와의 교역 관계는 브렉시트 이후 영국 통상정책의 출발점이자 여전히 중요한 축을 차지한다. 영국 산업통상부(DBT)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25년 영국의 대(對)유럽연합 수출은 3844억 파운드(약 5055억 달러[2026년 10월 14일 기준])로 전체 수출의 41.3%를 차지했다. 영국은 EU 탈퇴에 따른 교역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별도의 통상 체계를 마련했으며, 이에 따라 영국-EU TCA가 2021년 5월 1일 공식 발효됐다. TCA를 기반으로 영국은 협정상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상품에 대한 관세 부과나 수입 물량 제한 없이 교역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다만 EU 회원국 시절과는 달리 현재는 영국과 EU가 별도의 관세영역으로 구분되므로, 특혜관세를 적용받기 위해서는 원산지 증빙과 통관절차가 필요하다. 또한 TCA에는 영국과 EU 간 양자 누적(Bilateral cumulation)* 규정이 포함돼, 일정 요건을 충족할 경우 상대국에서 조달한 원재료나 가공품을 원산지 판정에 반영할 수 있다. 또한 한국, 스위스 등의 제3국과의 무역 승계 협정 체결함으로써 EU 회원국 시절 적용받았던 기존 특혜관세와 시장접근 조건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기존에 확보했던 글로벌 교역 네트워크를 보전했다.
기존 교역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한 영국은 이후 호주·뉴질랜드·인도 등과 독자적인 신규 FTA를 체결하며 통상 네트워크를 확대해 왔다. . 2023년 5월 31일 호주 및 뉴질랜드와 체결한 신규 FTA가 발효됐으며, 2026년 7월 15일에는 인도와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이 공식 발효됐다. 특히 주목할 점은 영국의 신규 통상협정이 상품 관세 인하에 한정되지 않고 서비스, 투자, 디지털 무역, 기업인의 이동 등 보다 폭넓은 분야를 포괄하고 있다는 것이다. 호주·뉴질랜드 FTA와 인도 CETA에서도 이러한 요소가 반영돼, 영국 기업이 상대국 시장에 진입할 때 직면할 수 있는 제도적 장벽을 낮추고 사업 활동의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했다.
*주: 자유무역협정 상대국에서 생산된 원재료나 수행된 일부 가공을 자국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인정해 최종 제품의 원산지를 판정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예를 들어 영국 기업이 EU산 부품을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 경우, 일정 요건 아래 해당 부품을 영국에서 생산된 재료와 함께 원산지 판정에 누적해 제품이 TCA상 원산지 요건을 충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 양자 FTA에서 다자간 협정까지, 다변화하는 영국 통상정책
양자 FTA 확대와 함께 영국은 개별 국가와의 협정을 넘어, 복수 회원국에 공통된 통상 규범을 적용하는 다자간 협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4년 12월 정식 가입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이다. 영국은 CPTPP 출범 이후 처음으로 새롭게 가입한 국가이자 최초의 유럽 회원국으로, 영국 정부는 영국의 가입으로 회원국 전체의 합산 GDP가 약 13조 파운드(약 17조 2361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제시했다. 또한 CPTPP 가입을 통해 말레이시아와 브루나이와는 처음으로 FTA 관계를 구축했으며, 일본·호주 등 기존 FTA 체결국과도 양자 협정과 CPTPP를 함께 활용할 수 있는 추가적인 통상 경로를 확보했다.
특히 상품 교역 시 원산지 누적(Cumulation of origin) 제도를 통해 CPTPP 역내에 공급망을 보유한 영국 수출품의 특혜관세 요건을 충족하기 쉬워졌다. 해당 제도에 따라 CPTPP 회원국의 원산지 상품**인 원재료나 부품을 일정 요건 아래 최종 제품의 원산지 판정에 누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영국 기업이 일본이나 말레이시아 등 다른 회원국에서 부품을 조달해 영국에서 최종 제품을 생산할 경우, 협정상 원산지 기준을 충족하면 해당 부품을 CPTPP 역내산으로 인정받아 다른 회원국으로 수출할 때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 영국 정부도 이러한 원산지 규정을 통해 원재료와 부품을 조달할 수 있는 선택지를 확대함으로써 공급망 다변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상품 교역을 넘어 서비스, 투자, 디지털 무역 등 기업 활동 전반으로 협력 범위가 확대됐다. 서비스 분야에서는 일부 회원국에서 현지 법인을 반드시 설립하지 않더라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과 전문서비스 관련 절차의 투명성을 높이는 규정을 포함된다. 디지털 무역 분야에서도 국경 간 데이터 이동을 지원하고 일부 데이터 현지화 요건***을 제한함으로써 금융, 법률 등 서비스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따른 제도적 부담과 규제 불확실성을 완화할 수 있도록 했다.
영국 정부는 CPTPP 가입이2040년까지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 규모를 연간 약 20억 파운드(약 27억 달러)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추산하며, 브렉시트 이후 추진해 온 독자 통상정책의 범위를 개별 양자관계에서 아시아·태평양 및 미주 지역의 경제권까지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주: 여러 회원국이 공통된 원산지 및 통상 규범을 적용하는 다자간 협정으로서, 개별 국가 간에 체결되는 양자 FTA와 달리 복수 회원국을 하나의 협정 체계로 연결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 자유무역협정 등 특정 협정에 참여한 국가에서 생산되어 협정상 원산지 기준을 충족한 상품이나 원재료를 의미한다.
***주: 특정 국가에서 생성 및 수집된 데이터를 해당 국가 내 서버나 데이터센터에 저장·처리하도록 요구하는 제도. 이러한 의무가 완화되면 기업은 국가별로 별도 데이터 저장 시설을 구축해야 하는 부담을 줄일 수 있다.
□ 통상 네트워크 확대 정책에 대한 현지 평가와 기업 활용 과제
양자 FTA와 다자간 협정으로 통상 네트워크를 넓혀가는 흐름의 배경에는 영국 정부의 통상정책 기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영국은 최근 신규 협정 체결뿐 아니라 기존 협정의 활용도 제고와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지원을 통상정책의 주요 과제로 두고 있으며, 2025년 「영국 통상 전략(UK Trade Strategy)」을 발표하며 이를 구체화했다. 이러한 통상 네트워크 확대 정책에 대해 현지 경제계 또한 새로운 시장 진출 및 투자 기회를 넓힐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영국상공회의소(British Chambers of Commerce, BCC)는 영국의 CPTPP 가입이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업의 접근성을 높이고 투자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했다. 산업별로도 영국의 통상수단 다변화에 대한 기대가 나타나고 있다. 먼저 서비스 업계에서는 CPTPP의 디지털 서비스 및 규범에 주목했다. 런던 금융·전문서비스 산업을 대표하는 시티 오브 런던의 행정기관(City of London Corporation)은 2023년 3월 영국의 CPTPP 가입 협상 타결과 관련해, 금융 및 전문서비스 기업의 해외시장 진출 기회를 넓히고 데이터 및 디지털 무역 관련 규범을 바탕으로 회원국 간 규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을 주요 기회로 꼽은 바 있다. 영국 기술산업협회인 techUK 역시 2025년 6월 발표된 영국 통상 전략에서 서비스와 디지털 무역을 주요 축으로 설정한 점을 환영하며 CPTPP와 싱가포르 디지털경제협정(DEA) 등에 이어 디지털 통상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전략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이행 방안과 정부 부처 간 정책 조율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편, 협정 체결이 곧바로 기업의 실제 활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도 과제로 제기됐다. 영국상공회의소(BCC)는 기업이 새로운 무역협정의 규정과 활용 방법을 이해하고 실제 거래에 적용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 산업통상부(DBT)가 2025년 실시한 기업 조사에 따르면, 수출 경험이 있거나 향후 수출 가능성이 있는 기업의 81%가 FTA를 들어본 적이 있다고 답했지만, 관련 내용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비율은 23%에 그쳤다. 또한 FTA를 활용해 거래하는 방법에 자신이 있다고 답한 기업은 35%, 정부가 협정 활용에 필요한 정보와 지원을 충분히 제공하고 있다고 본 기업은 24%에 머물렀다. 이는 통상협정의 경제적 효과를 실제 수출과 기업 성과로 연결하기 위해서는 협정 체결과 시장개방뿐 아니라 기업의 협정 이해도와 정보 접근성, 실제 활용 역량을 함께 높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이에 영국 정부도 통상협정의 체결뿐 아니라 기업의 실제 활용을 지원하는 데 정책적 비중을 두고 있다. 「영국 통상 전략(UK Trade Strategy)」은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관세, 통관, 제품 규제, 디지털 무역 규정 등에 대한 수출 지원 정보를 보다 쉽게 제공하고, 정부의 온라인 수출 지원 서비스를 통합·개선하는 방안을 포함하고 있다. 영국의 통상정책이 협정을 확대하는 단계에서 나아가, 확보된 시장 접근 기회를 기업이 실제 수출과 해외 사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범위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 시사점
영국의 사례는 기업이 해외 진출을 검토할 때 해당 국가의 국내시장 규모와 소비수요뿐 아니라, 그 국가가 어떤 통상 협정망에 연결돼 있는지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음을 보여준다. 영국은 EU와의 무역협력협정(TCA)을 통해 최대 인접 시장과의 교역 기반을 유지하는 한편, 호주·뉴질랜드·인도 등과 신규 양자 FTA를 확대하고 CPTPP와 같은 다자간 협정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영국을 사업 거점으로 활용하는 기업은 영국 내수시장뿐 아니라 협정 상대국과의 협정 적용 여부 및 교역 조건까지 함께 고려해 조달·생산·수출 구조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품 교역 측면에서는 단순히 협정 유형별 관세율만 비교하기보다는 원산지 규정 및 실제 공급망 구조를 함께 검토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혜관세 적용 여부는 제품의 생산지뿐 아니라 원재료·부품의 조달국, 가공 수준, 원산지 증빙 방식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CPTPP와 같이 회원국 간 원산지 누적을 허용하는 다자협정에서는 복수 회원국에서 원재료와 부품을 조달해 생산한 제품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특혜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어, 조달처를 다변화하고 공급망을 더욱 유연하게 구성하는 데에 활용할 수 있다.
최근 통상협정의 범위가 상품 관세를 넘어 서비스, 투자, 디지털 무역, 전문자격, 정부조달, 지식재산권 등 기업 활동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이에 따라 제조기업뿐 아니라 금융, 컨설팅, IT, 콘텐츠 등 서비스 기업도 해외시장 진출 시 데이터의 국경 간 이동, 현지 법인 설립 요건, 전문자격 인정, 투자 및 정부조달 관련 규정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협정 활용 여부에 따라 상품 수출뿐 아니라 서비스 제공 방식과 현지 사업 구조에도 차이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통상협정은 체결 여부만으로 활용 가능성을 판단하기보다 실제 적용 조건과 최신 변경 사항을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동일한 상대국과 복수의 협정이 동시에 적용될 수 있으며, 협정 유형별 관세율과 원산지 기준이 상이하거나 협정 개정 및 신규 회원국 가입에 따른 조건 변화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 기업은 통상협정을 단순한 관세 절감 수단이 아닌 시장 진출, 조달, 생산, 서비스 제공과 공급망 전략을 함께 설계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자료 출처: 영국 정부(GOV.UK), 영국 산업통상부(Department for Business and Trade, DBT), 영국상공회의소(British Chambers of Commerce, BCC), 시티 오브 런던 행정기관(City of London Corporation), 영국 기술산업협회(tech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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