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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광역 전력망 재편 본격화, HVDC 프로젝트가 여는 전력 기자재 시장 동향
  • 경제·무역
  • 일본
  • 후쿠오카무역관 김경미
  • 2026-06-01
  • 출처 : KOTRA

일본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 아래 광역 해저 HVDC 프로젝트 본격 추진

AI·반도체 산업 유치로 인한 구조적 전력 수요 급증 및 송전 인프라 조기 구축 필요성 대두

글로벌 기자재 수급 경색 속 조달 다변화 압박… 우리 기업의 GVC 편입 기회 확대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 : 에너지 안보 재정립과 탄소중립 목표


일본 정부가 2025년 2월 각의에서 확정한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와 디지털 산업 팽창 등 복합적인 글로벌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국가 에너지 안보 전략을 재정립하는 정책적 이정표이다. 3년 주기로 개정되는 본 계획은 2040년을 향한 새로운 에너지 믹스와 정책 방향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전 계획 대비 재생에너지와 원자력의 활용도를 한층 강화하여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을 구축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현재 일본의 에너지 공급 구조는 대외 의존도가 높은 특성을 보인다. 2023년 기준 1차 에너지 자급률은 15.3% 수준이며, 1차 에너지 공급의 81%를 화석연료가 차지하고 있다. 자원별로는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40%를 호주, 석탄의 약 30%를 인도네시아, 석유의 90% 이상을 중동 지역에서 수입하고 있어 국제가격 변동 및 전력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되기 쉬운 구조적 환경에 처해 있다. 특히 글로벌 분쟁으로 인한 에너지가격 급등이 국가 무역수지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됨에 따라 전력 공급망 안정화에 대한 정책적 논의가 가속화되었으며, 이를 계기로 특정 에너지원과 특정 지역에 편중된 수입선을 다변화하는 방향으로 정책 기조의 전환이 이루어졌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2040년까지 에너지 자립률을 30~40% 수준으로 상향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3년 대비 73% 감축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장기 목표를 수립하였다. 핵심 이행 수단으로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전체 발전 구성의 40%로 확대할 방침이다. 아울러 기존의 원전 의존도 축소 기조를 재검토하여 원자력 발전 비중을 약 20%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기조를 병행 추진한다. 원자력 발전의 경우, 2024~2034년 전망 기간 중 총 설비용량은 3308만 kW로 일정하게 유지되나, 기존 설비의 순차적 재가동을 통해 가동률을 높이고 실질적인 발전량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2025년 1월 기준 가동 중인 원전은 총 14기이며, 재가동 인가를 취득한 추가 원전들이 안전 심사 및 설비 공사 일정에 맞춰 단계적으로 전력망에 합류함에 따라 중장기적 발전량은 점진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 측면에서는 2024년 1억 4076만 kW에서 2034년 1억 8590만 kW로 32.1% 확충할 전망이며, 특히 풍력 발전은 같은 기간 594만 kW에서 1908만 kW로 221.2%가량 증설하는 등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일본 발전원 종류별 설비용량 전망 (전국 합계, 단위: 만 kW)>

발전원

2024

2025년

2029년(예상)

2034년(예상)

증감률(24→34)

화력

14,796

14,536

14,387

14,623

-1.2%

원자력

3,308

3,308

3,308

3,308

0%

재생에너지

14,076

14,593

16,700

18,590

+32.1%


태양광

7,670

7,981

9,206

10,494

+36.8%

풍력

594

724

1,390

1,908

+221.2%


배터리

36

57

206

225

+525.0%

합계

32,416

32,727

34,475

36,600

+12.9%

[자료: OCCTO 「2026년도 전국전력 수요상정」]



일본 전력 공급망의 구조적 제약과 수급 불균형 원인 


① 동서 주파수 분단 구조


일본 전력 공급망의 구조적 제약은 메이지 시대 전력 도입기부터 지속되어 온 이중 주파수 체계이다. 당시 관동 지역은 독일제 발전기(50Hz)를, 관서 지역은 미국제 발전기(60Hz)를 각각 채택함에 따라 시즈오카현 후지강과 니가타현 이토이가와를 경계로 동·서 전력망이 물리적으로 분리된 채 150년 이상 유지되어 왔다. 이에 따라 일본 전력 시장은 도쿄전력, 간사이전력 등 10개 민간 전력회사 중심의 권역별 독립 체계로 굳어지게 되었다.

현재 동·서 전력망을 연결하는 핵심 인프라인 주파수변환소(FC)의 상호 융통 용량은 지속적인 증설 노력에도 불구하고 약 300만 kW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는 일본 전국 최대 전력 수요(약 1억 5000만 kW)의 2% 미만에 불과한 규모로, 대규모 재난이나 전력 수급 위기 시 지역 간 유연한 전력 융통을 제약하는 근본적 원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과거 동일본대지진 당시 서일본 지역의 잉여 전력이 변환 용량 부족으로 인해 동일본 지역에 적시 공급되지 못하면서 대규모 순환 정전 사태를 겪은 바 있다.


이러한 변환 설비의 신·증설에는 막대한 자본과 장기적인 공사 기간이 소요된다. 일례로 히다신시나노 주파수변환소(90만 kW) 증강 프로젝트의 경우, 계획 확정부터 실제 운용 개시까지 약 8년이 소요될 만큼 단기간 내 인프라 확충이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 오랜 역사적 배경을 가진 동·서 주파수 분단 구조는 지역별 전력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동시에, 앞서 언급한 신재생에너지의 효율적 활용을 저해하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일본 지역별 주파수 분단 구조>



[자료: GeoData&Rankings]



② 재생에너지 발전 : 소비지-생산지 괴리와 출력 제어 심화


재생에너지 주요 생산 지역과 실제 소비지 간의 지리적 괴리는 전력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키는 주요 원인이다. 대규모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잠재력은 홋카이도, 도호쿠, 규슈 등 외곽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최대 전력 수요처는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에 밀집해 있어 전력의 생산과 소비 간 구조적 불일치가 지속되고 있다. 이로 인해 기존 전력망의 수용 용량을 초과하는 발전량을 강제로 차단하는 '출력 제어' 현상이 전국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이러한 출력 제어의 증가는 고정가격매입제도(FIT) 및 발전차액지원제도(FIP)를 통한 민간 투자비 회수를 저해하여, 신규 재생에너지 사업의 경제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로 규슈 지역의 출력 제어율은 이미 8%대를 기록하며 전국 최고 수준에 달해 있으며, 최근에는 그동안 출력 제어 발생 이력이 없었던 도쿄 권역에서조차 사상 최초로 출력 제어가 시행되면서 전력망 포화 문제가 대도시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력광역적운영추진기관(OCCTO)의 분석에 따르면, 향후 전국적인 출력 제어율이 최고 39%까지 상승할 수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 달성과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전력망 신설 및 증강을 통한 광역 송전 인프라 구축이 시급한 정책적 과제임을 뒷받침한다.


<2025년도 지역별 태양광·풍력 접속량 및 출력 제어율 전망>


지역

태양광·풍력 접속량

출력제어율

(2024)

출력 제어율 전망

(2025)

홋카이도

372kW

0.04%

0.3%

도호쿠

1158kW

1.3%

3.0%

도쿄

2149kW

0%

0.042%

주부

1238kW

0.3%

0.3%

호쿠리쿠

148kW

0.9%

0.03%

간사이

785kW

2.1%

0.6%

주고쿠

761kW

2.3%

1.5%

시코쿠

379kW

3.2%

3.8%

규슈

1308kW

4.8%

5.9%

오키나와

47만 6000kW

0.15%

0.09%


 [자료: 일본 자원에너지청(2025.12)]


③ 디지털 산업 발전으로 인한 전력 수요 급증


디지털 전환(DX)과 인공지능(AI) 확산의 가속화는 전력 인프라 확충 속도를 상회하는 수요 증가를 동반하며 전력 수급 불균형의 양상을 한층 복잡하게 심화시키고 있다.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르면, 2040년도 일본의 전력 수요는 2023년도 대비 약 20% 증가한 1조 1000억~1조 2000억 kWh 수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형 공장 및 데이터센터 등 대규모 전력 수요자의 전력망 신규 접속 신청 중 미반영된 대기 수요만 2030년도까지 누계 약 1500만 k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전력 수요 확대를 가속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정부의 경제 안보 정책과 연동된 반도체 산업 유치 움직임이다. 규슈 구마모토현의 TSMC 공장 유치를 필두로 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 확장은 전력 소비 밀도가 높은 기저부하형 수요를 창출하고 있다. 지속적인 무중단 가동이 요구되는 반도체 제조 공정과 데이터센터는 전력망 운영에 구조적인 부담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일본 전역의 데이터센터 서버룸 면적은 약 150만 ㎡에 이르며, 이 중 약 88%가 관동(64%) 및 간사이(24%) 등 기존 대도시권에 집중되어 있어 도심 전력망의 수용 한계를 심화시키고 있다.


전력광역적운영추진기관(OCCTO)의 전국 전력 수요 전망에 따르면, 2034년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는 44TWh, 반도체 산업은 7TWh에 달해 산업 부문 전력 수요의 약 14%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2035년까지 두 부문의 신·증설에 따른 추가 부하는 총 762만 kW(7.6GW)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대형 원자력발전소 약 7기분에 해당하는 새로운 기저 공급 용량이 필요함을 의미한다. 이처럼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전력 공급 여건이 첨단 제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로 부상함에 따라, 광역 전력망 구조 개혁은 현재 에너지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일본 정부 주도 전력망 정비/투자 지원 현황


이와 같이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재생에너지의 대량 도입 및 전국적인 전력 공급 안정화를 달성하기 위해, 일본 정부는 전면적인 전력망 정비에 착수하였다. 이에 따라 2023년 3월 OCCTO를 통해 '광역전력망 장기방침'을 발표하고, 향후 10년간 과거 대비 8배 이상인 1000만 kW 이상의 전력망 정비를 추진함과 동시에 2050년까지 광역 송배전망 정비에 약 6~7조 엔 규모의 투자를 결정하였다.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제도적 지원 방안도 확충되었다. 2024년 4월 개정된 전기사업법(GX탈탄소전원법)에 의거하여, 선로 길이 100km 이상 또는 설비용량 100만 kW 이상의 대규모 전력망 정비·갱신 사업자를 대상으로 건설 단계에서의 자금조달 지원(교부금 지급 및 저리 대출)과 완공 지연 리스크 보상 제도를 마련하였다. 또한 이에 앞서 2020년 법 개정을 통해 지역 간 연계선 정비 비용을 재생에너지 부과금 및 탁송요금 명목으로 국민이 분담하도록 개선함으로써 대규모 전력망 구축에 따르는 사업 리스크를 경감하고 있다.


일본 해저 HVDC(초고압직류송전) 프로젝트 개요 및 추진 현황


이러한 정책적 지원 추진되는 광역 전력망 정비는 기존 육상 중심 공급망의 지리적 제약을 극복하고 전력 융통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해저 HVDC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산지가 국토의 70%를 차지하는 일본의 지리적 특성상, 대도시 소비지로 향하는 육상 송전망의 추가 건설은 주민 수용성 확보 및 환경 훼손 문제로 인해 현실적인 제약이 크기 때문이다. 결국 지역 간 단절을 해소하고 전력 수요가 밀집된 대도시권으로 대량의 전력을 송전하기 위해서는 해저 케이블 구축이 실질적인 대안으로 귀결된다. 그러나 기존의 교류(AC) 방식 해저 케이블은 선로 연장이 길어질수록 정전용량 증가에 따른 전력 손실이 급증하여 장거리 송전에는 부적합하다는 물리적 한계가 존재한다. 이에 OCCTO는 송전 손실이 적고 능동적인 조류 제어가 가능하여 대도시권으로 안정적인 대량 송전이 가능한 고전압 직류송전(HVDC) 방식을 도입하기로 공식 결정하였다. 다만 일본 내 대용량 자려식(自勵式) HVDC의 장거리 해저 송전 경험이 제한적인 점을 감안할 때, 기술 검토와 외부 전문성 확보가 주요 과제로 부상하고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해외 공급사의 기술 및 기자재 참여 가능성을 시사한다.


 ① 동부 프로젝트 : 홋카이도-혼슈 간 전력망 구축


동부 프로젝트는 홋카이도와 도호쿠 지역의 풍부한 재생에너지(해상풍력 등) 잠재력을 전력 최대 수요처인 도쿄 수도권으로 안정적으로 송전하여, 수도권의 전력 공급 안정성을 강화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구체적으로는 설비 용량 200만 kW 규모의 고전압 직류(HVDC) 해저 케이블을 동해 루트를 경유하여 총 800km 구간에 부설하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홋카이도 시리베시에서 아키타를 거쳐 니가타를 잇는 해역 공사와 3개소의 교직변환소 신설 등 총 1조 5000억~1조 8000억 엔 규모의 대규모 육·해상 인프라 공사가 기획되어 있다. 본 사업은 2025년 2월 홋카이도전력 네트워크, 도호쿠전력 네트워크, 도쿄전력 파워그리드, 전원개발송변전 네트워크 등 4개사가 전력광역적운영추진기관(OCCTO)으로부터 유자격 사업자로 지정되며 가시화되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및 공기 연장 우려로 인해 사업비가 최대 1조 8000억 엔 규모로 팽창하면서 금융 조달의 불확실성이 핵심 과제로 부상하였다. 특히 유자격 사업자들이 응모 시 정부의 재정 지원 조치가 미흡할 경우 사업에서 철수할 수 있다는 이례적인 조건(12개 항목 조건서)을 첨부함에 따라 리스크가 표면화되었다.


자금 조달 방식으로 송전 사업 라이선스를 취득한 특별목적법인(SPC)을 설립하여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나, 적정 수익성 확보와 거액의 자금 조달 가능성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OCCTO는 실시안 제출 기한을 1년 연장하고 정비계획 확정 시기를 2026년 이후로 조정하였으며, 향후 일본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재정 지원 방안 마련이 사업 본격화의 핵심 전제 조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② 서부 프로젝트 : 주고쿠-규슈 간 전력망 구축


서부 프로젝트는 규슈 지역의 재생에너지 출력 제어 문제(2023년도 기준 8.3%로 전국 최고)를 완화하고, 서일본 지역의 잉여 전력을 타 권역으로 원활히 송출하여 전력 공급의 안정성을 제고하는 데 목적이 있다. 관문해협 주변은 시가화 구역으로 가공선 루트 확보가 어려운 점 등을 감안하여 해저 직류 케이블(HVDC)로 접속하는 방안이 채택되었으며, 이를 통해 기존 관문연계선과의 동시 피해에 따른 정전 리스크도 경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 사업의 총 사업비는 약 4200억 엔 규모로, 연계 용량은 초기 1GW(100만 kW)로 시작해 향후 2GW(200만 kW)까지 단계적으로 확장할 예정이다. 실시안 검토 과정에서 교직변환소·개폐소·해저케이블 공사비가 증액되어 당초 대비 약 400억 엔 규모의 비용 증가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주고쿠전력 네트워크를 포함한 3개 사업자가 2025년 2월 실시안을 제출하고 같은 해 10월 사업 실시 주체 결정 및 광역전력망 정비계획 책정을 완료하였다. 일본 정부는 주고쿠-규슈 간 연계설비를 포함한 지역 간 전력망 정비를 통해 향후 10년간 과거 10년(약 120만 kW) 대비 8배 이상인 1000kW 이상의 전력망 신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2039년 3월 완공을 목표로 공사 기간 단축 방안을 병행 검토하는 등 동부 프로젝트 대비 상대적으로 신속한 진척도를 보이며, 계획된 일정에 따라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일본 2대 HVDC 프로젝트 비교>


구분

동부 (홋카이도-혼슈 간)

서부 (주고쿠-규슈 간)

용량

2GW (200만kW)

1GW → 2GW 확장 예정

공사거리

약 800km

약 54km

총 공사비

1조 5000억~1조 8000억 엔

4200~4400억 엔

사업자

2025년 2월 유자격 4개사 결정

2025년 10월 사업자 결정 완료

완공 목표

미확정 (실시안 제출 기한 연장)

2039년 3월 (단축 검토 중)

주요 과제

금융 조달·컨소시엄 12개 조건

-

[자료: OCCTO(전략광역적운영추진기관)광역계통정비계획(2025.3)]


HVDC(초고압직류송전) 기자재 글로벌 수급 불균형 심화


다만, 일본 내 대형 광역 전력망 프로젝트는 글로벌 HVDC 기자재 시장의 수급 흐름 변화에 의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유럽연합(EU)은 REPowerEU 정책 아래 재생에너지 현대화와 전력망 고도화에 대규모 재원을 투입하고 있으며, 미국 또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근거하여 초고압 송전선 정비를 포함한 전력망 투자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초고압 장거리 송전선로 수요가 동시다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전력망 투자가 재생에너지 인프라 확장 속도를 미처 따라가지 못해 에너지 전환의 지연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프리즈미안(Prysmian), 넥상스(Nexans), NKT 등 글로벌 메이저 초고압 케이블 공급사들의 수주 잔고가 포화 상태를 유지하면서 신규 물량의 납기 확보 경쟁이 심화되는 추세다. 변환소 분야에서도 히타치에너지, 지멘스에너지 등 글로벌 자려식(VSC) HVDC 공급사들의 수주 물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어, 변환 밸브 등 핵심 부품의 글로벌 조달 환경은 매우 경직되어 있다.


일본 국내에서 HVDC 케이블 상용 기술을 갖춘 제조사는 대표적으로 스미토모전공과 후루카와전공으로 압축된다. 스미토모전공은 2012년 세계 최초 XLPE 직류케이블 상용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일본 내수 공급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영국 SSEN 셰틀랜드2 프로젝트 수주 내정, 독일 암프리온(Amprion)과의 30억 유로 규모 케이블 계약, 스코틀랜드 해저케이블 공장 착공 등 유럽 시장 중심의 대형 프로젝트 수행에 역량이 집중되어 있어, 일본 내수용 대규모 물량을 단기간에 모두 소화하기에는 제약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제조사인 후루카와전공은 경제산업성의 GX 사업 보조금(최대 307억 엔)을 지원받아 치바현 후쓰시에 약 1000억 엔을 투입한 HVDC 해저케이블 전용 생산시설 건설에 착수했으나, 본격적인 완공 및 상용 양산 시점은 2030년으로 예정되어 있다. 해당 공장의 연간 생산 능력이 약 200km 수준임을 감안할 때, 홋카이도-도호쿠-도쿄를 잇는 동부 광역 해저 프로젝트(약 800km) 등 대형 노선의 수요를 독자적으로 적기에 충당하기에는 일정상 한계가 존재한다. 결과적으로 전력망 인프라 적기 구축의 시급성이 고조됨에 따라, 일본 전력 시장의 해외 개방 압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우수한 기술력과 납기 준수 능력을 보유한 한국 기업들에게 실질적인 일본 시장 진입 및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의 결정적인 기회가 될 전망이다.


<글로벌 주요 HVDC 기업 현황>


기업

소재국

주력 품목

프리즈미안 

(Prysmian)

이탈리아

HVDC 해저케이블

넥상스(Nexans)

프랑스

초고압 직류 해저케이블

NKT

덴마크

HVDC 특화 XLPE 케이블

히타치에너지

 (Hitachi Energy)

스위스

VSC-HVDC 컨버터·변환소

지멘스에너지

 (Siemens Energy)

독일

HVDC 컨버터·차단기·변압기

스미토모전공

(Sumitomo)

일본

XLPE 직류케이블

후루카와전공

 (Furukawa)

일본

HVDC 해저케이블

LS전선

 (LS Cable)

한국

HVDC 해저케이블

LS일렉트릭

 (LS ELECTRIC)

한국

HVDC 컨버터 밸브·변압기·차단기

효성중공업

한국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GIS

현대일렉트릭

한국

초고압 변압기 차단기·컨버터

[자료: 각 기업 공식 홈페이지]


시사점 및 진출 전략 제언


일본 전력 시장은 낮은 송배전 손실률과 대형 정전 방지를 위한 엄격한 품질 사양을 유지해 왔으며, 조달 측면에서도 자국 내 검증된 대기업 중심의 장기 협력 관계를 고수하는 특성을 보여왔다. 그러나 최근 ‘제7차 에너지 기본계획’에 따른 재생에너지 비중 확대(2040년 40%)와 디지털 산업 유치로 인한 구조적 전력 수요 폭증에 직면해 있다. 특히 동·서 주파수 분단 구조를 극복하기 위한 동부(홋카이도-도쿄) 및 서부(주고쿠-규슈) 광역 해저 HVDC 프로젝트가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글로벌 수급 불균형에 따른 기자재 조달 경직은 일본 전력사들의 자국 중심 조달망에 다변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엄격한 기술 기준과 안보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 기술력을 갖춘 국내 중소 전력 기자재 기업들에게 중국산 저가 제품과의 차별화된 구조적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 요인이다.


이러한 우호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도쿄전력 파워그리드나 주고쿠전력 네트워크 등 일본 주요 전력 대기업들은 장기간 검증된 자국 계열사 중심의 보수적 조달 기조를 고수해 왔다. 그러나 대규모 광역 전력망 인프라의 조기 구축 압박이 거세지는 반면 전 세계적인 HVDC 기자재 공급 부족이 심화되면서, 적기 준공 기한을 맞추기 어려운 한계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엄격한 품질 기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안정적인 조달선 확보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해외 기술력 있는 공급처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관심이 점차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자본력과 현지 네트워크가 한정적인 국내 중소 기자재 기업들은, 일본 전력사에 품목을 직접 등록하는 방식을 취하기보다, 히타치에너지나 지멘스에너지 등 글로벌 메이저 EPC 기업의 가치사슬(GVC)에 2·3차 벤더로 편입되어 간접적인 납품 실적(Track Record)을 선제적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된다. 현지 전력 인프라 진출 자문 전문가는 "리스크를 극도로 기피하는 일본 전력사의 생리상 이미 검증된 글로벌 EPC사의 공급망을 타고 들어오는 한국 부품사들을 안정적인 대안으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본선 케이블 외에 필수적으로 소요되는 해저 케이블 보호관·접속 자재·초고압 전력망 감시 계측 장비 및 진단 솔루션 등 기술 차별성이 뚜렷한 고부가가치 틈새 품목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도 유효한 전략이다. 더 나아가 일본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국내 대기업이 HVDC 본선 및 변환 설비 공급권을 확보하는 시점에, 기술력을 갖춘 중소기업의 주변 장치(BOP)·배전반·가공 부품을 패키지로 연계하는 동반 진출 모델도 실질적인 대안으로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일본 전력 대전환의 발주 사이클이 본격화되기 이전인 지금이야말로, 인증 취득과 관계 구축에 선제적으로 투자해야  시점이다.



자료 : OCCTO(전략광역적운영추진기관), 자원에너지청, 각 기업 공식 홈페이지, 일본경제신문, KOTRA 후쿠오카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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