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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외국인 투자 환경의 특징: 한국과의 비교 및 현지 기업 인터뷰
- 투자진출
- 쿠바
- 아바나무역관 이명준
- 2026-05-19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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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비교할 때, 근로자 고용방식과 외화부족에 따른 자금인출 어려움이 가장 큰 차이점
법, 제도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
최근 미국의 제재 강화로 투자환경은 단기적으로 악화, 투자진출 고려시 각별히 유의해야
쿠바는 정말 외국인 투자를 원하는가? 쿠바 외국인투자법의 내용과 현실
쿠바는 구소련 붕괴로 촉발된 '91년 특별시기(Periodo Especial)를 계기로 기존의 소극적 투자유치 입장에서 벗어나, 1995년 처음으로 법률 제77호를 제정하고 외국인투자 환경 조성을 본격적으로 개시하였다. 이후 기존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2014년 외국인 투자법(법률 제118호)을 제정했다. 이 법은 투자자에게 수익의 자유 해외송금, 국제중재 접근권 등 상당히 안정적인 환경 기반을 제공한다고 평가된다. 특히 60개국 이상과 투자보호협정(BIT)을 체결하고, 국제상사중재에 관한 뉴욕협약과 제네바 협약에도 가입하는 등, 법제도 면에서는 국제 표준을 준수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오스카 페레스-올리바 부총리 겸 대외무역투자부 장관은 2025년 11월 아바나에서 개최된 제8회 투자 포럼에서 2025년 한 해 동안 쿠바 내에 13개국 32건의 신규 투자가 승인되었으며, 40개국 376개의 외국인 기업이 쿠바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제도적 기반과 진출 현황만 본다면, 쿠바는 분명 우수한 외국인 투자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앞선 사례에서 보듯, 법과 현실 사이의 간극은 뚜렷하다. 2014년 외국인투자법 제정 이전까지는, 반부패 정책 등으로 재산을 몰수당하거나 추방당하는 사례로 인해 투자환경에 대한 불신이 높았다. 법 제정 이후의 사정은 조금 더 복합적이다. 일례로 쿠바의 투자법은 수익의 자유로운 이전을 보장하고 있으나, 현실에서는 계좌동결 또는 지급불능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직원 급여는 국가 고용기관에 지급하도록 되어 있지만, 수수료가 높아 현실에서는 인센티브를 별도로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국가주도형 국가 특성상 관료체계로 인한 허가 지연 문제나, 최근 연료난으로 인한 물류/정전 문제 등도 풀어야 할 숙제이다. 따라서 최근의 문제점은 국가 중심의 경제 모델에서 비롯된 구조적 제약과 미국의 포괄적 경제 제재라는 외부 요인이 결합된 결과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최근 쿠바는 미국과의 협상을 이어가면서 자국의 투자환경도 적극적으로 개선하고 있어, 투자 환경은 중장기적으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KOTRA 아바나무역관은 외국인투자법이 실제 투자기업들에게 어떤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위해, 외국계 진출기업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실시했다. 또한, 투자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대해 정부는 어떤 대책을 가지고 있는지, 쿠바 대외무역투자부 (MINCEX) 고위 관계자의 최근 인터뷰들을 분석해 함께 소개한다.
고용: 근로자 직접 고용은 불가능, 국가 고용기관 의무사용과 높은 급여공제
원칙적으로 쿠바에서는 외국인 투자자가 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쿠바 투자법 제30조 및 제31조와 결의안 14/2018(MTSS)에 따르면, 쿠바 거주 근로자는 국가 지정 고용 기관(예: Acorec)을 통해 고용해야 한다. 또한 직접 해고는 불가능하며, 근로자는 고용 기관을 통해서만 대체 인력을 요청할 수 있다. 이는 한국이 고용안정법으로 고용기관 수수료에 상한을 둔 것과 차이가 있으며, 특히 쿠바는 간접고용을 의무화하였다는 점이 다르다. 또한 이러한 국가를 통한 간접채용 방식은 공제되는 수수료가 상당하다는 점에서 노동자에게 금전적 수취를 금지한 ILO 협약 제181조(민간고용서비스기구에 관한 협약)를 위반한다는 비판에 마주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국제 표준을 준수하려는 쿠바 정부의 노력에도 부정적인 인식을 미칠 수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정부 기준 환율(1달러 = 24페소)로 고용 기관에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 실제 시장 환율이 1달러에 500페소가 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실제보다 더 많은 외화를 납부해야 한다는 특징이 있다. 또한, 기업이 지급한 급여는 상당한 수수료가 공제되며, 근로자는 수수료 공제 금액으로 현지화 임금을 받는다. 실질급여가 적기 때문에, 근로자의 동기부여를 위해 일반적으로 별도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합작회사 A사의 수입 담당자는 "교통비 지원 및 물질적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 밝혔다. 외국계 기업 B사의 대표는 "근로자에게 별도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며, "이 또한 공식적으로 신고되고 세금도 납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외국계 기업 C사의 관리자 역시 "숙련된 기술인력은 대부분 국영기업 소속"이라며, "숙련된 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복잡하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고 지적했다. 인건비가 저렴한 편이긴 하지만, 투자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비용이 가중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근, 쿠바 대외무역부는 한 인터뷰에서 "최근 투자자들이 직원을 직접 고용하고 급여를 지급할 수 있도록 변화가 도입됐다"고 소개했다. 하지만 이는 Mariel 경제특구에 한정된 조치로 보이며, 쿠바내 전 외국계 기업으로 확대시키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수익 이전: 법률 상으로는 "자유로운 송금 가능", 현실은 "동결"
쿠바 투자법은 배당금과 이익을 자유태환화폐로 해외 송금하고 관련 세금을 면제받을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법은 '자유로운 수익 이전'을 보장하는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 한국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다. 그러나 쿠바 정부는 2025년 4월 특정 외국 기업의 외화 계좌를 동결하는 시범 조치를 시행하고, 이를 2025년 11월 모든 외국 기업과 외교 공관으로 확대했다. 외화 부족으로 촉발된 불가피한 조치였지만, 공식 법제화 없이 시행된 이 조치는 외국 투자자들의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이에 쿠바는 국제 결제를 가능하게 할 "유동성 계좌(cuentas con Capacidad de Liquidez)", "통화 접근능력 할당제(Asignación de la capacidad de acceso a divisas) 등의 제도를 마련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다만 A사는 "유동성 계좌가 외부 공급업체에 대한 대금 지급을 실질적으로 보장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B사 역시 "최근 유동성 계좌 제도를 통해 일부 송금은 실행되고 있다"며, "다만 이 조치가 언제까지 적용될지 알 수 없고, 국제 결제시장에서는 여전히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그는 "여전히 대규모의 수익금이 묶여 있다"며, "정부가 투자자들에게 생산, 재정적 자율성을 보장하고 투자금 회수에 대한 확신을 심어줘야 실제 외국인 투자가 확대될 것"이라 밝혔다.
이에 대한 대외무역부의 입장은 명확하다. "쿠바 정부는 민간 부문의 성장과 경제의 부분적 달러화를 지향"하나, 개방 의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금수 조치와 같은 외부적 장벽과, 관료주의 및 투명성 부족과 같은 내부적 장벽이 존재"하며, 정부는 "절차 간소화와 단일 무역 창구(VUINEX) 활용 등을 통해 문제 해결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설립 및 청산: 기업의 전체 생애주기에 정부 승인 필요
외국인 투자 기업 설립부터 청산에 이르기까지 내각 또는 대외무역투자부의 승인이 필수적이다. 기업을 설립할 때 정부에 사업 타당성 조사 보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주식 양도 또한 사전 정부 승인이 필요하다. 한국이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등록제로 운영되는 것에 비하면, 쿠바에서는 국가의 통제력과 영향력이 더 높고 관료주의와 비효율성이 생기기 쉽다. 청산 시 잔여 자산의 지급도 법적으로는 자유태환화폐로 보장되지만, 실제로는 은행의 외환 부족으로 인해 지급이 제한될 수 있다.
A사는 "실제 정부 허가 승인 기간은 매우 길다"며, "이는 수입제품의 회전율을 유지하고 공급 부족을 방지하는 데 필요한 안정적인 공급망을 저해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B사 역시 "중국에서 하루 걸렸던 신청을 쿠바에서 동일하게 신청하면 최대 몇 년까지도 걸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C사는 "입찰 단계에서 A/S 부품 재고까지 포함시키고 완벽한 매뉴얼을 제작하는 등, 예측 가능한 상황에 미리 최대한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쿠바 대외무역부는 "과거 절차가 느리다는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승인일정 단축, 요건 간소화 및 지연 방지조치 도입 등의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라며, "이러한 개선에도 불구하고, 외부 요인들은 (쿠바가) 더욱 신속한 프로세스로 이어지는 것을 가로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제 혜택: 매력적인 조건이나, 유사 수준의 경쟁국과 비교해 차별성 부족
쿠바에서 합작 투자 회사(JV) 또는 외국인 투자 회사(IEAC)는 최초 8년간 법인세가 면제되고, 이후에도 15%의 우대 세율이 적용된다. 2023년 기준 OECD 평균 법인세 유효세율인 21.9%, 한국의 법인세 유효세율인 24.9%보다 낮아, 신흥시장에 걸맞는 매력적인 세율로 보인다. 재투자된 이익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면세 혜택이 적용되며, 수입 장비에 대한 관세는 외국인 전액 출자 기업(FFE)의 자본재 수입(35%)을 제외하면 한국과 동일하게 면제된다.
따라서 쿠바의 세제 환경은 얼핏 보기에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동남아와 같은 다른 개발도상국과 비교하면, 특별히 유리하다고 보기 어렵다. 베트남의 경우 투자기업의 법인세율은 20%이나, 우대업종의 경우 10% 세율이 적용된다. 인도네시아의 법인세율은 22%이나, 투자규모에 따라 장기간의 면세 혜택을 제공한다. 쿠바가 매력적인 투자처임은 사실이나, 타 경쟁국과 비교할 때 상당한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오히려 미국 제재나 노후한 발전시설에 따른 안정적 전력공급 애로, 외화부족 등 다른 경쟁국보다 높은 리스크를 세제 혜택이 충분히 상쇄할 수 있는지에 대해 여전히 다양한 시선이 존재한다.
자연스럽게, 쿠바의 세제 혜택은 투자로 이어지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카리브해 이웃 국가인 도미니카 공화국은 2025년 50.3억 달러의 외국인 투자를 유치했다. 반면, 쿠바는 국가 통계에서 FDI 대신 '신규 투자계약 총 금액'을 발표하고 있는데, 이 금액은 2025년 11~21억 달러에 그쳤다. (이 금액은 발표 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어 정확한 금액 확인이 어렵다) 이는 쿠바의 매력적인 세제 혜택에도 불구하고 역내에서 아직 차별성이 부족하다는 반증이다.
다만 A사는 "세제 혜택은 실제로 상당한 도움이 된다"며, "다만 국가의 대내외적 리스크를 고려할 때 충분하다고 생각하기엔 다소 부족하다"고 밝혔다. 한편 B사는 "(투자유치로 이어지지 못하는 이유는) 제재로 인한 금융 접근성 제한뿐 아니라, 관료주의로 인한 느린 행정처리도 핵심 원인의 하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외무역부는 "행정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이러한 (세제혜택) 조치를 성공적이고 효율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인정하며, "프로젝트의 중요성과 투자규모, 투자금 회수 기간에 따라, 재정물가부는 추가적인 혜택도 제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분쟁 해결 및 투자자 보호: 제도/협정은 존재, 준수 여부는 불확실
쿠바는 60개국 이상과 양자 투자 조약(BIT)을, 12개국과 이중과세 방지 조약을 체결했으며, 국제 중재 판정의 집행을 보장하는 뉴욕 협약에도 가입하는 등 투자자 보호를 위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분쟁을 쿠바 경제재판소 또는 쿠바 국제상사중재재판소(CIAC)에서 처리하는 프로세스도 마련되어 있다. 그러나 그간 쿠바 정부에 대한 중재 판정 이행은 여러 가지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제한되어 왔다. 실제로 무역관 자체 조사 결과, 한 외국계 기업은 수익금 동결에 대한 중재 판결에서 승소했음에도, 여전히 동결된 자금을 송금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쿠바는 아직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회원국이 아니며, 뉴욕 협약 가입국임에도 중재판정 불이행 사례가 있어 법적 보호 수준은 낮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 다만, 정부 개입이 제한적인 마리엘 경제특구 (ZED Mariel)를 활용해 법적 안정성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할 만 하다.
한편, 합작회사 A사는 "청산시 문제가 생길 경우 쿠바 법원의 판결이나 보호 협정이 효과적으로 집행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다만 최종 처리까지 시간이 오래 소요될 수 있다"고 말했다.
결론 및 시사점
쿠바에서는 독특한 국가주도 경제모델과 60년간 누적된 전방위 경제제재가 결합되어, 투자 환경에 있어 법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미국 헬름스-버튼법에 따른 소송 환수 우려도 커지는 가운데, 2026년 들어 1월 에너지봉쇄, 5월 세컨더리 제재 등 새로운 요인들이 투자 환경을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에너지 봉쇄는 전력 사정을 악화시키고 물류 운영에 타격을 가했으며, 세컨더리 제재는 에너지, 자원, 관광, 금융 등 핵심 분야에서 국영기업과 거래하는 제3자를 폭넓게 제한할 수 있어 대쿠바 투자심리를 더욱 위축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해 A사는 "완전한 시장 자유화와 상업 거래의 공식적인 달러화 없이는 지속 가능한 수입 모델을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다"고 밝혔다.
한편, 대외무역부는 "쿠바는 복잡한 경제 상황과 외부 제재에도 불구하고 국제 자본 유치를 위해 일련의 획기적인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며, "소규모 기업부터 대규모 산업 인프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업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최근에는 그동안 적대시하던 해외 거주 쿠바인의 투자를 허용하고 법적 제도를 정비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한국 기업들이 쿠바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면, 법적 보장과 실제 위험 사이의 격차를 신중하게 분석하고, 반드시 법률 자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제도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국제 표준에 부합한다고 섣불리 투자를 결정하기보다, 투자하려는 분야의 제재 해당 여부 및 외화 조달계획을 우선 검토해야 한다. 또한 법인 분리나 미국 금융 기관과의 차단 등에 있어 다른 주요 투자기업들의 사례를 분석하고, 투자 소요기간이나 쿠바 정부의 정책적 우선순위 해당 여부, 투자금 회수 계획, 부품조달계획 등을 사전에 충분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자료: 쿠바 외국인투자법(법 118호), 쿠바 대외무역투자부 투자유치포털 Inviertaencuba FAQ, 한국 투자유치포털 Invest Korea FAQ, 한국무역협회, 쿠바 대외무역투자부 장관 NBC 인터뷰(26.3.19), 쿠바 재정물가부 포털 FAQ, UNCTAD Investment Policy Hub, PwC, 쿠바 관영매체 Cubadebate, EMERiCs 중남미 ('26.4.17), 쿠바 통계청 2024년 연간통계 (08호 대외부문, 2025년 발표 최신본), OnCubaNews, 미 재무부 OFAC 발표 E.O.14404('26.5.1.) 원문, 쿠바 내 외국인 투자기업 3개사 인터뷰 (5/4~12 실시)), KOTRA 아바나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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