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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형 키우던 러시아 유통망, PB·즉석식품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
- 트렌드
- 러시아연방
- 모스크바무역관
- 2026-05-18
- 출처 : KO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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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 둔화 속 품목 수는 줄이고 '팔리는 상품' 중심으로 진열대 재구성
온라인 식품 성장에 맞춰 소형 매장·즉석 소비 매장 확대
시장 동향
러시아 유통업계는 최근 몇 년간 점포 수를 늘리고 진열 품목을 넓히는 방식으로 외형을 키워 왔다. 그러나 소비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물류·운영비 부담이 높아지며 2025년부터 점포당 수익성과 운영 효율을 우선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2025년 러시아 소매 유통 총액은 전년 대비 9.9% 성장하며 처음으로 60조 루블(약 7500만 달러)을 넘었다. 다만 실질 성장률은 2~2.5% 수준에 머물렀다. 가격 상승이 매출 증가를 끌어올렸지만 소비 수요 자체는 예전만큼 강하지 않았다.
온라인도 비슷한 추세를 보이고 있다. 전자상거래 시장 자체는 성장하고 있지만, 지난 해 신규 온라인 판매자 등록은 18.1% 줄었고 폐업은 15% 늘었다. 온라인 식품 판매가 전자상거래의 최대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으나 시장 전체로 보면 신규 진입이 쉬운 단계는 지나고 있다.
상품 재편: 품목 정리와 PB 확대
이러한 변화는 먼저 매장 안에서 나타나고 있다. 러시아 유통업체들은 예전처럼 새로운 브랜드와 품목을 계속 늘리기보다, 판매 속도가 빠르고 수요가 비교적 안정적인 품목 중심으로 진열대 구성을 다시 짜고 있다.
지난해 7월 데이터에 따르면 식품 취급 품목 수는 전년 동기 대비 2.3%, 비식품은 1.8% 줄었다. 주류는 5.6%, 어린이용 식품·음료는 5.1% 감소했다. 비식품에서는 유아용품 신규 출시가 8.3%, 얼굴 관리 제품 신규 출시가 7.3% 줄었다. 판매가 더딘 품목이나 테스트 성격이 강한 상품은 빠지고, 회전율이 높은 기본 품목이 남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기업가정신·경제발전연구소(IRPE Russia)의 아르투르 가파로프 소장은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과거 유통체인들이 다양한 신제품을 실험적으로 판매해 볼 여지가 있었지만, 현재는 성과가 확실하고 필요한 매출 규모를 낼 수 있는 상품만 남기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체 브랜드(PB) 확대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PB는 원가를 직접 관리하기 쉽고, 브랜드 상품 수를 줄였을 때 생기는 빈자리를 메우는 데도 유리하다.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마진을 함께 관리할 수 있는 수단이다. 단순히 상품 수를 넓히기보다, 판매 안정성과 운영 효율을 기준으로 상품 구성을 다시 정리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
<러시아 유통망의 PB 제품>

Vkusvill(브쿠스빌)


유제품
초콜릿

Azbuka Vkusa
(아즈부카 브쿠사)


샐러드
차

Perekrestok
(뻬레크료스톡)


물티슈
육류
[자료: Vkusvill, Azbuka Vkusa, Perekrestok]
점포 재편: 온라인 전환과 매장 포맷 변화
점포 운용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2025년 러시아 주요 FMCG 유통업체들의 근거리 매장 증가 건수는 952개로 집계됐다. 2024년 5660개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1. 오프라인 축소와 온라인 배송 확대
온라인 전환은 식품 유통 재편의 중심에 있다. 러시아 온라인 식품 판매 매출은 연간 30% 내외의 고성장을 보이고 있다. 러시아 슈퍼 체인 Vkusvill(브쿠스빌)은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 2025년 286개 매장을 닫고 전체 매장 수를 1973개로 줄였다. 100㎡ 이하 소형점이 폐점 점포의 70% 이상을 차지했고, 그 결과 Vkusvill 매장 중 소형 점포 수는 24% 감소했다.
Vkusvill 측은 입지와 상품 구성 조정 차원의 최적화라고 설명했지만, 배송 비중이 커지면서 소형 오프라인 점포를 예전처럼 많이 유지할 필요가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2. 기존 포맷의 둔화와 도심형 매장의 부상
러시아 소비 둔화 속에서 성장했던 하드 디스카운터(초저가 할인점)의 성장세가 최근 둔화되고 있다. 2025년 러시아 하드 디스카운터 총매출은 1조7300억 루블(약 2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9.6% 증가했지만, 증가율은 2024년보다 낮아졌다. 올해 성장률은 19.1%로 예상되며 이는 201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단순 저가 전략만으로는 성장세를 유지하기 어려워지면서, 러시아 대형 유통업체들은 상권과 소비 방식에 맞춰 매장을 세분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도심 유동인구를 겨냥한 즉석식품 중심 매장이 부상하고 있다. 슈퍼마켓 체인 Magnit의 Zaryad ot Magnita(자랴드 오트 마그니타)가 하나의 사례다. 2025년 모스크바에서 처음 선보인 해당 포맷은 빠른 구매와 즉석 소비 수요에 초점을 맞춘 매장이다. 중심가, 관광지, 오피스 밀집 지역, 대학가, 주거단지 1층 등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주요 입지로 삼으며, 매장명인 ‘Zaryad(충전)’도 빠르게 식사와 구매를 해결하는 공간이라는 콘셉트를 반영한다.
<Zaryad ot Magnita 매장>

[자료: Adindex]
Zaryad의 평균 매장 면적은 약 100㎡이며, 취급 품목은 약 2200개로 압축됐다. 일반 근거리 소형 마트보다 상품 수를 줄이는 대신, 전체 상품 구성의 약 50%를 즉석식품, 베이커리, 매장 내 조리 상품으로 채웠다. 고객은 즉석식품(ready-to-eat) 코너에서 샌드위치 등을 직접 데워 먹을 수 있으며, 일부 매장에는 아시아식 라면을 조리할 수 있는 라면 스테이션도 운영되고 있다.
Zaryad는 식품 매장, 즉석식품 거점, 도심형 푸드 스페이스(Urban food space) 기능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매장이다. 대형 유통업체가 기존 근거리 매장과 별도로 즉석식품 중심 도심형 포맷을 운영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러시아 식품 유통망이 점포 수 확대보다 매장 기능 특화와 회전율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보여준다.
<Zaryad 매장 내 라면 스테이션 및 라면 코너>



[자료: pikabu.ru]
유통망 관련 러시아 정부 정책
1. 러시아산 제품 우선 진열 정책
상품 구성 재편을 촉진하는 또 다른 요인은 자국산 제품 지원 강화다. 러시아에서는 유통체인과 마켓플레이스가 러시아산 제품에 일정 비율의 진열 공간과 온라인 노출 비중을 배정하도록 하는 이른바 ‘러시아산 제품 우선 진열대(Russian shelf)’ 제도 도입이 논의되고 있다.
해당 법안은 2025년 여름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초안을 마련했으며, 당초 2026년 3월 1일 시행이 검토됐다. 그러나 유통업체와 마켓플레이스의 이행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시행 시점은 2027년 3월 1일로 1년 연기됐다. 올해 중 러시아 의회에서 법안이 심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초안에 따르면, 해당 제도는 비식품 부문에 우선 적용될 예정이다. 적용 품목, 최소 진열 비중, ‘국가 상품’ 인정 기준은 러시아 정부가 별도로 정한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해당 제품을 바닥에서 80~160cm 높이의 진열 공간에 배치하는 방안이 제시됐다. 자국산 판매 촉진에 기여하는 유통 체인에는 '러시아 유통 선도기업' 인증 마크가 부여될 예정이다.
현지 전문가들은 제도 도입 이전부터 이미 많은 유통체인이 자국 공급업체 비중을 늘려 왔다고 보고 있다. 러시아산 제품은 환율과 물류 리스크를 낮출 수 있고, 품목 축소와 원가 관리 전략에도 맞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산 제품 우선 진열 정책은 유통업계의 상품 구성 현지화 흐름을 강화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2. 주류 전문점 규제로 점포 확대 제한
주류 전문점은 지역별 판매 규제의 영향을 받고 있다. 러시아 볼로그다주에서는 2025년 3월부터 평일 주류 판매 시간이 12시부터 14시까지로 제한됐다. 이후 상트페테르부르크, 무르만스크주, 칼루가주, 이르쿠츠크주 등이 동일한 정책을 도입했다. 모스크바주에서는 2025년 9월 1일부터 주거용 건물 내 주류매장 입점을 금지했다.
전문가들은 신속하고 광범위하게 시행된 해당 규제가 주류 전문점의 신규 출점 감소는 물론 기존 매장 폐점으로 이어졌다고 평가한다. 실제 출점 감소는 Krasnoe & Beloe(크라스노예 이 벨로예), Bristol(브리스톨)과 같은 주류 전문 체인에서 두드러졌다. 판매 시간 제한이나 입점 규제는 기존 점포 운영에 큰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주류 전문 체인들은 점포 확대를 이어가기보다 규제 영향이 큰 지역의 점포를 조정하거나 신규 출점을 보수적으로 결정하고 있다.
<주거용 건물에 입점한 Bristol과 Krasnoe & Beloe>

[자료: WineRetail, Red&White]
시사점
최근 러시아 식품 유통망은 외형 확대보다 수익성 관리에 무게를 두고 있다. 취급 품목은 줄이고, 자체 브랜드(PB) 비중은 높이며, 수익성이 낮은 점포는 정리하는 흐름을 보인다.
수입제품의 경쟁자인 PB 제품 확대와 러시아산 제품 우선 진열 논의는 시장 진입 환경을 더 까다롭게 만들 수 있다. 유통망이 원가 관리와 공급 안정성을 중시하고 있어, 단순 완제품 수출보다 유통 체인과의 계약 생산, PB 납품, 공동 브랜드 개발 등으로 협력 방식을 넓힐 필요가 있다. 특히 러시아산 제품 우대 정책이 본격화될 경우, 수입 제품은 품질, 기능, 가격대, 브랜드 차별성을 더 명확히 제시해야 한다.
점포 전략도 기존의 매장 수 확대에서 온라인 배송, 즉석식품, 도심형 소형 포맷 중심으로 이동하고 있다. 온라인 식품(e-grocery), 간편식, 소포장 제품, 즉석 조리식품은 러시아 식품 유통망에서 성장 여지가 남아 있는 분야다. Zaryad ot Magnita와 같은 도심형 매장의 확산은 한국 라면, 음료, 간편식, 스낵류처럼 즉시 소비에 적합한 제품에 새로운 입점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료: 러시아 유통 업체 공식 홈페이지, Infoline, Forbes.ru, Retail.ru, Life.ru, TASS, Kommersant, Vedomosti, KOTRA 모스크바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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