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 체인지 나우(Change NOW)에서 프랑스 ESG 현황을 보다
- 외부전문가 기고
- 프랑스
- 파리무역관 곽미성
- 2026-05-29
- 출처 : KOTRA
-
지구를 위한 해결책 정상회의 체인지 나우(Change NOW)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ESG
프랑스 지역전문가 반기안, 임펄스 파트너스 상무
지구를 위한 해결책 정상회의 체인지 나우(Change NOW)
2026년 3월 30일부터 3일 동안 파리의 그랑 팔레(Grand Palais)에서는 환경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박람회 “체인지 나우(Change NOW)” 행사가 열렸다. 체인지 나우는 2015년 파리 협정(COP 21) 이후 “세상에는 이미 해결책이 많은데, 왜 아무도 실행하지 않을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2017년에 시작된 행사로 어느새 9회째를 맞이했다. 그 사이 행사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엄청나게 성장했다. 첫해에는 스테이션 F에서 약 2000명의 참가자들을 데리고 100여 개의 프로젝트에 대해 논의했었다. 매년 빠짐없이 열리는 행사는 올해 파리의 상징적인 장소인 그랑 팔레 유리 지붕 아래에 약 4만 명의 참가자들을 모았다. 여기서 보여준 해결책만 1000여 개에 이른다.
체인지 나우는 지구를 위한 세계 최대의 해결책 정상회의가 되기를 자처한다. 체인지 나우 참가자들은 지구와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을 열거하는 대신에 이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술과 사업 아이디어를 담은 해결책들을 선보인다. 심각한 문제들에 대한 인식을 환기시키는 걸 넘어 해결책을 제시하는데 중심을 둔다. 그 밑바탕에는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해결할 방법들은 이미 모두 갖고 있지만 그것들을 연결하지 않아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문제의식이 있다. 체인지 나우는 환경 운동가들의 외침이 기업가들의 실행으로 번역해 주는 플랫폼이 되고자 한다. 혁신적인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투자자, 정책 입안자, 대기업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여 협력을 도모하는 장이다.
체인지 나우에서 참가자들은 더 늦기 전에 지금 세상을 바꿔야 한다며 사안의 위급성을 외친다. 동시에 아직 공정하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만들 수 있는 시간이 우리에게 있다는 낙관주의를 설파한다. 다만 그 누구든 혼자서는 흐름을 바꿀 수 없고 모두 함께 행동해야만 가능하다. 이러한 믿음은 올해 행사 참가자들의 다양한 프로파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전세계 약 140개국에서 참가자들이 파리에 모였는데, 이들은 과학자, 경제학자, 사회/환경 운동가, 예술가, 혁신가, 창업가, 투자자, 언론인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다. 체인지 나우를 통해 이들은 서로 연결되고 협력함으로써 변화와 전환을 만들고자 한다.
<글로벌 임팩트 생태계의 다양한 이해 당사자들>
[자료: 체인지 나우 임팩트 리포트 2025]
체인지 나우 현장 스케치
올해 체인지 나우 개막식은 ‘지구 위험 한계선’(Planetary Boundaries)을 창시한 스웨덴의 요한 록스트롬(Johan Rockström)의 강연으로 시작했다. 지구 위험 한계선은 인류가 지구 시스템의 안정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는 9가지 환경적 '안전 운행 구역'을 정의한 과학적 지표다. 기후 변화, 생물 다양성 손실, 토지 이용 변화 등 주요 지표들이 이 한계선을 넘어서게 되면, 지구는 스스로를 복구하는 회복 탄력성을 잃고 돌이킬 수 없는 환경적 붕괴 상태에 빠지게 된다. 현재 과학계는 인류가 이미 기후 변화와 생물 다양성 붕괴, 새로운 화학물질 오염 등 여러 핵심 영역에서 위험 한계선을 훨씬 넘어서고 있다고 경고한다. 그리고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 내로 다시 돌아가기 위해 즉각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을 강력히 촉구한다.
체인지 나우 현장은 우리가 처한 문제들에 다시금 생각해보고 그에 대한 혁신적 해결책들을 체험해 볼 수 있는 영감의 자리다. 올해 행사에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해 1000여 개의 해결책들이 선보였는데, 주제들은 크게 환경, 사회 그리고 비즈니스로 묶을 수 있다. 환경이 기후, 해양, 생물 다양성 등을 다룬다면, 사회는 교육, 정보와 민주주의, 포용 등의 이슈로 이루어졌다. 그리고 비지니스 파트에는 투자, 기술과 인공지능, 기업의 사회적 책임 등을 다뤘다. 전시뿐만 아니라 행사가 열리는 3일 내내 약 500명의 강연자들이 연단에 섰다. 그 중에는 모나코 군주인 알베르 2세도 이름을 올렸다. 관심이 있다면 워크숍을 통해 특정 주제에 대한 심도 있는 지식을 얻을 수도 있었다. 또한 문화, 예술과 연계해 전시회가 이어지며 공연도 열렸다. 도서 사인회에서 유명 저자들을 만날 수도 있었다.
환경과 사회를 생각하는 주최측의 세심한 마음씀씀이는 분리수거와 재활용 등을 통해 쓰레기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대중교통 혹은 자전거를 이용해 행사장에 오면서 이동에 따른 탄소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하기를 권장 받았다. 전시에 사용하는 재료들은 탄소 발자국을 최대한 줄일 수 있게 설계하고 재활용된다고 한다. 행사장에서 마시는 음료와 서빙 하는 음식도 환경보호와 사회적 포용이라는 가치에 부합해야 했다. 미래의 주인공인 어린이들을 위해 별도의 프로그램을 만들어 운영하는 것도 특별해 보였다.
체인지 나우의 최대 장점은 여러 사람들을 만나 변화를 이끌어내는 플랫폼이라는 점이다. 앱과 미팅룸, 밋업 세션 등을 통해 참가자들은 상호 연결되고 그 결과 변화와 전환을 만들어낸다. 혁신적 해결책에 대한 아이디어가 프로젝트로 발전하고, 연결이 협력의 기회를 만든다. 현장에서 이루어진 만남과 대화는 구체적인 행동으로 이어져 지구와 사회가 가진 문제들을 해결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진 창업가들은 지구와 사회가 당면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을 전시하고 피칭까지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짐으로써 약 1만 개의 기업들과 1400명의 투자자 등과 현장에서 연결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미팅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기업간 협력, 투자 유치, 국제 파트너십 개발, 전문인력 채용, 언론 홍보 등의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하고자 했다. 변화에 기여하고자 하는 구직자들은 창업가들을 비롯한 다양한 규모와 분야의 기업들을 현장에서 만날 수 있었다.
<체인지 나우(Change NOW) 2026 현장>
[자료: 외부전문가 보유 자료]
기업 전략의 핵심으로 부상하는 ESG
프랑스에서 체인지 나우 같은 행사가 매년 성황리에 열리고, 다수의 대기업들까지 부스를 임대해 참여하는 배경에는 기업 전략의 새로운 핵심으로 부상하는 ESG가 있다. 프랑스에서 ESG는 더 이상 선택 사항이나 단순한 마케팅 용어가 아닌, 기업의 생존을 결정짓는 강력한 법적 규제이자 필수 성적표로 자리잡았다. 특히 2026년을 기점으로 기업 지속 가능성 보고 지침(CSRD)이 본격화되면서, 대기업들은 재무제표에 준하는 수준으로 ESG 데이터를 의무 공시해야 하는 엄격한 환경에 놓여 있다. 만약 근거 없는 친환경 홍보를 할 경우 연간 매출의 최대 4%에 달하는 막대한 벌금이 부과되는 등, 프랑스 정부는 '그린 워싱'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단호한 법적 잣대를 들이대며 실질적인 변화를 강제한다.
경제적 측면에서도 ESG는 투자의 핵심 기준이자 새로운 비즈니스 통행세로 작용한다. 프랑스 금융권은 투자 결정 시 ESG 지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며, 점수가 낮은 기업은 자본 조달 자체가 불가능할 정도로 금융 문턱이 높아졌다. 특히 패션과 화장품 등 프랑스의 주력 산업군에서는 제품의 전 생애주기를 추적하는 '디지털 제품 여권(DPP)' 도입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원료 채취부터 폐기까지 투명하게 공개하지 못하는 기업은 글로벌 공급망에서 도태될 수밖에 없는 냉혹한 현실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변화의 기저에는 기업의 도덕적 진정성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프랑스 시민들의 높은 눈높이가 자리잡고 있다. 프랑스 소비자들은 단순한 광고 문구보다 데이터로 증명된 진정성을 신뢰하며, 환경적 가치에 어긋나는 기업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불매운동으로 대응할 만큼 민감하다. 이처럼 강력한 규제와 까다로운 소비자 사이에서 기업들은 확실한 증거 없이는 친환경 홍보를 자제하는 '그린허싱(Greenhushing)' 현상까지 보이고 있다. 결국 프랑스에서 ESG 경영은 단순한 사회 공헌이 아니라, 변화된 시장 질서 속에서 신뢰를 얻고 영속성을 확보하기 위한 유일한 전략적 선택지로 평가받는다.
한국에 전하는 메시지
체인지 나우는 지속 가능한 세계로 나아가기 위한 글로벌 생태계를 만들고자 시작한 행사다. 혁신가들과 창업가들이 새로운 해결책을 가지고 지구와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데 필요한 자본과 전문지식, 인력을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영감을 주고 받음으로써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을 참여시키고, 구체적인 행동으로 실천이 이루어지게 연결해준다. 궁극적으로는 측정 가능한 결과와 임팩트를 만들고자 한다. 다시 한번 이야기하지만 체인지 나우는 환경 문제를 논의하는 학술 대회가 아니라, 해결책을 가지고 실제로 세상을 바꿀 수 있게 비즈니스 모델과 혁신 기술을 연결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체인지 나우 현장에서 한국인 참가자 혹은 기업을 찾기는 어려웠다. 타이완, 네덜란드, 우크라이나는 국가관까지 만든 반면에 한국 정부와 공공기관은 별도의 부스를 설치하지 않았다. 혁신 관련 행사마다 빠지지 않는 한국이 없는 게 신기할 지경이다. 게다가 중견기업이나 스타트업, 일반 참가자 등의 참여도 눈에 띄지 않았다. ESG가 단순히 규제 문제가 아니라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의 핵심으로 떠오르는 요즘 우리의 관심과 참여가 너무 적지 않나 싶다. 국제 무대의 많은 분야에서 한국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는데 ESG에서만은 아직 우리의 갈 길이 멀어 보인다. 세상을 바꾸기 위한 노력에 한국의 더 많은 이해당사자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해 본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가 작성한 정보로 KOTRA의 공식 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
<저작권자 : ⓒ KOTRA & KOTRA 해외시장뉴스>
KOTRA의 저작물인 ([기고] 체인지 나우(Change NOW)에서 프랑스 ESG 현황을 보다)의 경우 ‘공공누리 제4 유형: 출처표시+상업적 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사진, 이미지의 경우 제3자에게 저작권이 있으므로 사용할 수 없습니다.
-
1
스위스 바이오텍 데이 2026 (SWISS BIOTECH DAY 2026) 참관기
스위스 2026-05-29
-
2
잠비아, 핵심광물·광업 투자 확대 추진
잠비아 2026-05-29
-
3
일본, GX-ETS 2026년 4월 본격 가동... '배출권 보유·검증·보고' 의무화로 기업 대응 가속
일본 2026-05-29
-
4
간사이 지역의 수소산업 동향
일본 2026-05-29
-
5
일본 실질임금 개선 흐름과 물가 변수의 영향
일본 2026-05-29
-
6
중국, 2026년도 법정검사 외 수출입상품 추출검사 실시 공고 발표
중국 2026-05-29
-
1
2026년 프랑스 제약산업 정보
프랑스 2026-05-11
-
2
2026년 프랑스 화장품산업 정보
프랑스 2026-04-20
-
3
2025년 프랑스 방위산업 정보
프랑스 2025-08-07
-
4
2025년 프랑스 전력산업 정보
프랑스 2025-04-01
-
5
2024년 프랑스 항공 산업 정보
프랑스 2024-04-26
-
6
2024 프랑스 산업개관
프랑스 2024-04-25
- 이전글
-
다음글
다음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