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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정세 불안 속 이탈리아 소비 지형 변화
  • 경제·무역
  • 이탈리아
  • 밀라노무역관 유지윤
  • 2026-04-21
  • 출처 : KOTRA

브랜드보다 ‘실속’, 이탈리아 장바구니를 점령한 PB와 가성비

명절과 여행도 ‘저비용 고효율’, 이탈리아 소비자의 전략적 긴축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며 이에 따른 불확실성이 이탈리아 소비시장에도 점차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이탈리아에서는 소비심리가 눈에 띄게 위축되고, 에너지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물가 부담이 다시 커지면서 가계의 소비 패턴이 ‘선택과 절제’ 중심으로 재편되는 분위기다. 


ISTAT(이탈리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6년 3월 소비자신뢰지수는 전월 97.4에서 92.6으로 하락했으며, 이는 2023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겉으로는 소비지출이 유지되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 구매량은 둔화되고 있으며, 유통 현장에서는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소비자들이 필수재, 할인상품, 가성비 품목 중심으로 이동하는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이 에너지 가격과 향후 경기 전망에 대한 우려를 자극하면서, 그 여파가 이탈리아인의 일상 소비에도 서서히 번지는 모습이다.

 

<이탈리아 소비자 및 기업 경기신뢰 동향 지수(’17.1.~’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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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ISTAT(이탈리아 통계청)]

 

기본값이 된 PB 상품, "무엇을 사는가"의 변화

 

가장 먼저 변화가 감지되는 곳은 슈퍼마켓 진열대다. 최근 이탈리아 유통업계에서는 PB(유통업체 자체브랜드, Private Brand)의 존재감이 한층 커지고 있다. Circana 등 현지 시장조사 기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이탈리아 PB의 시장점유율은 30.4%까지 올라섰고, 매출은 315억 유로 규모에 도달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가치 기준 4.1%, 물량 기준 2.6% 성장한 수치로 브랜드 제조사 상품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러한 추세는 2026년에도 지속되고 있는데, 일부 이탈리아 유통 체인에서는 PB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며 제품 다양화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저렴해서 선택되는 흐름이라기보다, 불확실한 경제 여건 속에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품질, 원산지 신뢰도, 기능성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대표 리서치 기관인 Nomisma가 Centromarca(이탈리아 브랜드 제조업체 협회)와 공동으로 발표한 2026년 소비행태 보고서에 따르면, 소비자는 더 이상 ‘최저가’만 찾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안에서 품질과 가치까지 확보할 수 있는 상품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쟁과 물가 불안이 길어질수록, 이탈리아인의 장바구니는 유명 제조사 브랜드 중심에서 실속형으로, 그리고 유통사 주도형 소비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다.

 

<Esselunga의 PB(자체 브랜드) 상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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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sselunga 홈페이지]

 

할인점이 첫 번째 선택지로, "어디서 사는가"의 변화

 

PB 확대와 함께 더 두드러지는 변화는 할인점과 프로모션 제품 중심 장보기의 일상화다. 최근 이탈리아 소비자는 단순히 저렴한 제품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프로모션과 매장별 가격 경쟁력을 비교해가며 구매 채널 자체를 전략적으로 선택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탈리아 소비자 권익단체 Altroconsumo가 시행한 2026년도 유통망 평가 조사에 따르면, Eurospin·Aldi 등 할인점 계열은 가격 경쟁력과 품질을 동시에 인정받으며 '저가 대안'이라는 인식에서 벗어나 신뢰할 수 있는 주류 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할인점이 더 이상 경기 악화기에만 찾는 대안이 아니라, 평상시 장보기에서도 신뢰할 수 있는 기본 채널로 자리잡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소비자단체 Codacons는 "유가·에너지 요금 상승이 가계 구매력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이 같은 채널 이동이 앞으로도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전쟁 장기화에 따른 물가 불안이 이어질수록 이러한 소비는 더욱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2026년 이탈리아 유통망 소비자 만족도 상위 5개 유통망>

순위

유통망 명

유형

만족도 점수

1

NaturaSi

유기농 전문 슈퍼마켓

79점

2

Ipercoop/Coop

대형 슈퍼마켓

77점

3

Esselunga

대형 슈퍼마켓

77점

4

Eurospin

할인점

76점

4

Aldi

할인점

76점

[자료: Altroconsumo, KOTRA 밀라노 무역관 편집]

 

부활절 소비도 ‘실속형’으로

 

슈퍼마켓에서 나타난 실속형 소비는 부활절 명절 수요에서도 그대로 확인된다. Federconsumatori에 따르면, 2026년 이탈리아에서는 과일·채소·전통 제과류·초콜릿 제품을 중심으로 부활절 관련 품목 가격이 전년 대비 평균 5.2% 상승했으며, 특히 초콜릿 달걀은 평균 6%, 일부 소형 제품은 8% 안팎의 인상률을 보였다. 이에 가계는 명절 지출을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했다. 현지 보도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명절 소비를 완전히 포기하기보다, 전통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품목만 구매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 초콜릿 달걀이나 콜롬바(Colomba, 부활절 전통 비둘기 모양 케이크) 같은 상징적인 상품은 남기되 수량과 단가를 낮추고, 장보기 채널은 할인점과 판촉 행사 중심으로 이동했다.

 

부활절 연휴 기간동안 이동 패턴도 달라졌다. 900만 명이 넘는 이탈리아인들이 여행을 계획했는데, 여행자의 84%가 국내를 선택했으며, 장거리 여행은 7%에 그쳤다. 그리고 응답자의 22%는 국제 정세 때문에 휴가 계획을 바꿨다고 답했다. 여행자 4명 중 3명은 자가용을 이용했는데, 이는 항공권 가격 부담과 장거리 노선에 대한 불안감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는 이탈리아 소비가 생필품 구매뿐 아니라 명절 소비에서도, 나아가 여행이라는 비일상적 지출에서도 실용성을 우선하고 비용을 최소화하는 소비 기준이 가장 우선순위에 놓이게 되었음을 보여준다.

 

<부활절 초콜릿 달걀과 콜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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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www.foodpress.it]

 

시사점

 

이탈리아 소비자의 행동 변화는 일시적인 긴축이 아니라,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환경 속에서 '합리적 소비'가 새로운 기준으로 정착되는 과정으로 분석된다. PB 상품과 할인점이 기본값이 되고, 명절과 여행에서도 비용 최소화가 우선 순위에 오르는 이 흐름은 중동 정세가 안정되더라도 일정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이탈리아 시장을 공략하는 한국 기업이라면, '좋은 품질을 합리적인 가격에'라는 메시지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설득력을 가질 수 있는 시기다. 특히 식품·생활소비재·뷰티 분야에서는 가격 경쟁력과 함께 품질 대비 가치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커뮤니케이션 전략이 시장 진입과 확장의 핵심 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자료: ISTAT(이탈리아 통계청), Nomisma, Coop, Altroconsumo, Codacons, Federconsumatori, KOTRA 밀라노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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