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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관세법 개혁의 주요 내용과 시사점
  • 통상·규제
  • 벨기에
  • 브뤼셀무역관 노효주
  • 2026-03-20
  • 출처 : KOTRA

EU, 수십 년 만의 관세법 개혁으로 '데이터 기반 통합 통관 체계' 전환 추진

150유로 미만 면세 폐지 및 온라인 플랫폼 수입 책임 강화로 전자상거래 질서 재편

저가 신고 방지와 통관 데이터 관리 강화로 전자상거래 수출 기업의 규제 대응 중요성 확대

EU는 수십 년간 유지해 온 관세 행정 체계를 개편하는 ‘EU 관세법 개혁(EU Customs Reform)’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개혁의 핵심은 EU 관세 시스템을 데이터 기반 체계로 전환하는 것으로, EU는 관세 데이터 허브를 마련하고 EU 관세청을 신설해 통관 절차를 일원화하고자 한다. 또한 저가 물품 전자상거래 플랫폼의 급성장에 따라 소액 소포 과세 공백을 해결하고 플랫폼의 통관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35월 관세법 개혁안을 제안했고, 유럽의회는 20243월 관련 입장을 채택했다. EU 이사회도 20256월 부분 협상 지침을 채택하면서 현재 입법 기관 간 3자 합의가 진행 중이다.

 

전자상거래 소액 소포 과세 체계 개편


이번 개혁에서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전자상거래 통관 체계의 현대화다. 최근 전자상거래를 통한 소액 소포가 급증하면서 기존 관세 제도가 이러한 경향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에 EU는 소액 전자상거래 물품에 대한 과세 구조를 재편하고 온라인 플랫폼의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편하고 있다.

 

대표적인 조치로는 150유로 이하 소액 소포에 적용되던 관세 면제(De minimis) 제도의 폐지가 있다. 집행위원회에 따르면 2024EU로 유입된 150유로 이하 전자상거래 소포는 약 46억 개에 달했으며, 전체 배송의 약 91%가 중국발 물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소포는 관세 면제 기준을 활용하기 위해 실제 가격보다 낮게 신고하는 저가 신고(undervalue) 사례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EU 이사회는 이러한 소액 소포 급증이 역내 판매자와의 공정 경쟁을 저해하고 세관 행정 부담을 증가시킨다고 보고 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이사회는 202671일부터 150유로 미만 소포에 대해, 소포 내 물품을 관세 품목분류(HS)의 소호(sub-heading) 기준으로 구분하고 각 물품 범주별로 3유로의 임시 정액 관세(flat fee)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치는 영구 제도가 시행되기 전까지 운영되는 과도기적 조치로, 향후에는 EU 관세 데이터 허브를 기반으로 개별 품목의 일반 관세율을 적용하는 체계로 전환될 예정이다.

 

<150유로 미만 소액 소포 임시 정액 관세 산출 사례>

소포 내 물품 구성 예시

품목 카테고리 수

총 관세(예상)

비고

티셔츠 1장

1개

3유로

단일 품목

티셔츠 3장

1개

3유로

동일 세번 물품은 수량

상관없이 1회 부과

티셔츠 1장+양말 1켤레

2개

6유로

의류와 양말은

세번이 다름

실크 블라우스 1개+

울 블라우스 2개

2개

6유로

재질에 따라 세번 하위

항목이 다를 경우 합산

티셔츠 1장+운동화 1개+

스마트폰 케이스 1개

3개

9유로

세번 하위 항목이

3개로 이를 합산

[자료 : EU 이사회 발표 자료 기반으로 브뤼셀무역관 자체 정리]

 

한편 집행위원회는 20252월 비()EU발 소액 소포에 대한 2유로 처리 수수료 부과 방안을 제시했으며, 같은 해 79일 유럽의회는 관련 입장을 채택했다. 다만 이는 150유로 미만 소포에 대한 임시 정액 관세 부과와는 별도의 제도로 논의 중이다.

 

온라인 플랫폼 책임 강화


개혁안은 소액 소포 과세와 함께 전자상거래 거래의 통관 책임 구조도 변경한다. 집행위원회 원안에 따르면 2028년부터 EU에 상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이 공식 수입자로 간주되며, 관세와 부가가치세(VAT)가 구매 시점에 처리되는 방식으로 제도가 설계됐다. 이에 따라 소비자가 물품 도착 시 예상치 못한 추가 비용이나 서류 부담을 떠안는 구조가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저가 전자상거래 물품의 관세 산정도 단순화된다. 기존에는 품목별 HS코드에 따라 복잡한 관세 계산이 필요했지만, 개혁안에서는 저가 소포에 대해 단순화된 산정 체계를 적용해 세관 행정 부담을 줄일 계획이다.

 

데이터 허브·AI·EU 관세청으로 재편되는 통관 관리


이번 개혁을 뒷받침할 핵심 인프라는 EU 관세 데이터 허브다. 현재 EU에서는 수입업자가 27개 회원국 세관과 각각 통관 절차를 진행해야 하며, 회원국별로 운영되는 100개 이상의 IT 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EU 관세 데이터 허브가 도입되면 기업은 단일 포털을 통해 통관 정보를 최초 1회 제출하고, 회원국 세관이 이를 공동으로 활용하게 된다. 변동이 없는 한 공급망 정보는 한 번 제출하면 이후 재사용할 수 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는 2028년부터 데이터 허브 사용이 시작되며, 일반 수입기업은 2032년부터 자발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이후 2038년부터는 사용이 의무화될 예정이다. 또한 공급망 투명성이 높은 기업에는 기존 공인경제운영자(AEO)를 강화한 신뢰 및 검증(Trust & Check)’ 제도가 적용돼, 일정 조건을 충족할 경우 세관의 적극적 개입 없이 통관이 가능해진다.

 

개정된 관세법 체계 하에서 회원국 세관은 허브를 통해 동일한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고,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위험을 사전에 분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EU는 불법 제품, 안전 기준 미달 제품, ESG 기준 미준수 제품 등의 유입을 차단하고 관세 징수의 정확성도 높일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조정을 맡을 기관이 EU 관세청(EUCA)이다. 이사회와 의회는 20262EUCA 소재지 선정 절차에 합의했으며, 9개 후보 도시를 대상으로 양 기관이 각각 선호 후보를 선정한 뒤 325일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9개 후보 도시는 벨기에(리에주), 크로아티아(자그레브), 프랑스(), 이탈리아(로마), 네덜란드(헤이그), 폴란드(바르샤바), 포르투갈(포르투), 루마니아(부쿠레슈티), 스페인(말라가)이다. 

 

향후 전망 및 시사점


이번 관세 개혁은 세율 조정이나 단기적인 규제 강화에 그치지 않고, EU 관세 행정의 작동 원리를 바꾸는 제도적 전환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EU 관세 데이터 허브와 EU 관세청이 단계적으로 가동되면, 통관 정보의 제출·공유·분석이 EU 차원에서 통합적으로 이뤄지는 환경이 마련될 전망이다.

 

특히 150유로 소액 소포 과세 규정, 온라인 플랫폼의 수입자 간주 등 일련의 제도 변화로 전자상거래 기반 소액 수출 환경은 이전과 다른 구조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 면세 혜택에 기반한 가격 경쟁 전략은 점차 제약을 받을 수 있으며, 통관 데이터의 정확성과 규제 준수 역량이 기업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EU 소비자를 대상으로 직접 판매하거나 현지 물류를 활용하는 전자상거래 기업은 단계별 시행 일정에 맞춰 통관 전략과 비용 구조를 점검할 필요가 있다.

 


자료 : EU 집행위원회EU 이사회KOTRA 브뤼셀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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